S급 공무수행에 협조 부탁드립니다 (3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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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급 공무수행에 협조 부탁드립니다 (3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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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화
한숨이 절로 나왔다.
사실 이번 계획을 짤 때만 해도 하라는 세헌과 가까워지는 데에만 온 신경이 쏠려 있었다. 방송에 나오는 건 생각도 못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대본을 보니 당황스럽기 그지없었다. 언양으로 오는 길부터 해서, 거의 팀 K 밀착 취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촬영 계획표.
언양에 올 때 팀 K는 순간 이동 능력자인 래영을 제외하면 모두 밴을 타고 왔는데, 하라에게도 PD 한 명이 붙었다. 알고 보니 모든 멤버들에게 카메라가 붙는단다.
하라는 정말 도망치고 싶어졌다. 방송국에서 윤세헌과 마석관리 공익 영상을 찍는 것도 무서워서 달아난 게 고작 얼마 전인데!
권욱은 난감해하는 하라에게 웃으며 물었다.
“그럼 방송 찍는 거 싫어서 S급 안 하고 평생 E급으로 살 거예요?”
그러면 안 되나요. 물론 S급으로 살고 싶다. 하지만 방송에 얼굴 팔리느니 E급으로 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권욱 같은 사람이야 방송에 자신을 노출하는 게 십 년도 넘었으니 뭐 이런 걸로 그렇게 힘들어하나 싶겠지만, 하라 같은 소시민은 아무래도 무섭기만 했다.
게다가 권욱이 ‘잘해 봐라.’라고 응원하는 것도 별 적응이 안 됐다. 그러니까, 이 많은 사람을 하라의 퀘스트 달성- 즉, 연애 때문에 불러 모았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하라는 대본을 쥔 채 기가 막히고 창피한 마음으로 마른세수를 했다.
[성좌 ‘큐피트’가 주인공 된 기분을 즐기라고 조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