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랭크의 여관주인-33화 (33/222)
  • 03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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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사의 쉼터 : 여관 이용 ‘추가 사항’ 』

    ※ 제 ‘21회 서대륙 최고의 요리사’ 자격의 여관.

    ◈ 금일 추가 사항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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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노프 바바비어’

    ‘프레이시스 베일리아’

    ‘셀로닌 네르브리안’

    ‘폰 데크 에던’

    ‘마리나 레니아단’

    ‘브렌트 잉크’

    ‘베르히만’

    가게 벽. 큰 액자에 전시된 ‘7인의 원정대’라는 제목의 그림. 작품 속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의 이름이었다.

    검은색으로 깊게 그을려서 타버린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어두컴컴한 숲, 영웅이라고 불리는 자들은 나란히 서 있었다.

    사진과 견주어도 문제가 없을 엄청난 필력의 그림, 작품을 탄생시킨 자는 천계 대륙의 ‘노바인’이라 불리는 거장이었고, 그가 죽기 전에 남긴 그림 중에 특히나 ‘7인의 원정대’라는 작품은 전 대륙에 100피스 밖에 존재하지 않는 희귀한 것이었다.

    그만큼 ‘억’ 소리가 날 만큼 어마어마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그림이 여관에 전시되어 있다 보니, 종종 예술계통의 직업군이 본 작품을 보기 위해 여관에 찾아오기도 했다.

    ‘영웅’ 그렇게 불리는 자들은 인간이라고 취급받기보다 ‘영웅’ 그 자체로 사람들은 받아들였다.

    인간의 범주를 아득히 넘어선 강함을 지닌 자들로 현시대의 ‘등급화’ 시스템으로 측정했을 때. 7인의 원정대는 최소 SSS랭크거나 그 이상이라고 평가받아왔다.

    우리 여관의 이름이 ‘용사의 쉼터’가 아니한가, 모험가들이 자주 찾아오는 이 여관에 저런 그림이 있다면 여관의 설정과도 적절히 조화가 이루어지니, 별생각 없이 걸어두었다. 선물 받은 그림이라 창고에 처박아둘 수도 없는 노릇.

    가격이 워낙 비싸다 보니 가끔은 팔아버릴까 고민이 들 때도 있었지만, 이것을 선물로 주었던 동료가 말하기를 ‘팔아버리면, 죽여 버리겠다.’라고 으름장을 놓았기 때문에 것도 불가능이다.

    좌우간.

    이러한 그림을 두고, 일일이 내가 ‘이 그림은…’라며 한참을 설명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마침 그림을 보며 ‘임자, 이건 상당히 좋은 작품이군.’이라고 이야기하던 ‘아이리스’가 눈에 띄었으니, 정보전달의 소질이 있는 녀석에게 ‘큐레이터’를 추가로 맡긴다.

    자, 그림을 구경하러 온 손님들이 있고, 설명에 들어가기 직전인 아이리스도 준비가 되어 있다. 7인의 원정대 작품에 대해 들어보도록 하자.

    “마침 쪽수도 맞으니, 신사 해골들은 짐의 앞으로 오거라.”

    “달그락?”

    “달그락, 달그락.”

    “짐이 이들에게 원정대 영웅들의 형상을 씌워 설명하겠다.”

    “아이리스, 드래곤이라 그 정도 마법까지 가능한 건가!”

    “브라운, 이 정도는 4서클 마법사도 충분히 가능하다.”

    “크하하, 대장장이는 그런 거 몰러, 시작해보게!”

    아이리스는 캡틴을 앞으로 마르노프 바바비어의 형상을 씌우고, 그림과 함께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캡틴은 마치 자신이 ‘바바비어’가 된 것처럼 연기했다. 과연 이 해골들은 배우라는 직업에도 소질이 있는 것인가!

    ◈빛으로 이끄는 자 : 마르노프 바바비어◈

    ― 아이리스 : 크흠, 흠, 반갑다. 큐레이터 아이리스다. 짐이 하는 말을 집중해서 듣고 궁금한 점은 설명 이후에 질문하도록… 그럼 설명을 시작하도록 하겠다.

    ― 아이리스 : 7인의 인물들 사이에 중앙에 보이는 이 붉은 머리의 장발을 한 사내는 ‘마르노프 바바비어’ 통칭 ‘빛으로 이끄는 자’라고 불리는 영웅이다.

    ― 아이리스 : 바바비어는 천계 대륙, 천신의 자손이라 불리는 천계인이며 ‘신의 사자’라고 불릴 만큼 대단한 공적을 가진 ‘페지르정교의 최상급 기사’였다. 그리고 원정대의 대장을 맡아 ‘절망을 토하는 구멍’, '마력 전쟁'에 대한 원인을 찾기 위해 모험을 시작했지.

    ― 아이리스 : 그는 ‘불’이라는 원소에 가장 가까운 마법을 사용하는 마검사로, 짐 같은 대형 개체를 거뜬하게 절멸시킬 수 있는 ‘초월 마법’을 사용한다고 전해진다.

    ― 아이리스 : 관계로는 ‘프레이시스 베일리아’와 가장 가까운 사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 그것은 완벽하게 밝혀진 부분이 아니었기에 명확한 설명이 불가하다.

    ― 아이리스 : 그의 최후는 밝혀진바, 우리 같은 ‘능력’의 존재가 아닌 ‘권능’ 그 자체를 의미하는 ‘마하블’이라 불리는 초월적인 존재와 마주하며, 이후 알려진 이야기가 없다.

    ◈무자비한 정점 : 프레이시스 베일리아◈

    ― 아이리스 : 유일하게 원정대에서 ‘권능’의 존재로 전 대륙에서 태어난 생명체와는 전혀 다른 존재 의미를 가지고 있는 자, 외모가 아름다워 여성으로 간주하였으나 결과적으로 남성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 아이리스 : 아쉽게도 원정대 중에서 가장 정보가 적은 일원으로 알려져 있고, 그 외에 원정대에서 가장 강력한 영웅인 것은 확실하다. 베일리아가 가진 ‘권능’이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 아이리스 : 원정대의 임무 수행 중, 폰 데크 에던이 다른 일원들과의 불화로 인해 피해를 주려고 한 적이 있었고, 베일리아가 혼쭐을 내며 사건이 종결된 적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 아이리스 : 그의 최후는 원정대 이후 밝혀진 바가 없다.

    ◈마법의 선구자 : 셀로닌 네르브리안◈

    ― 아이리스 : 모든 마법사가 선망하고 있는 존재 ‘셀로닌’은 마법명가 ‘네르브리안’을 세운 대마법사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 아이리스 : 마계, 천계, 인계를 포함한 ‘마탑’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셀로닌의 마법기초’라는 책으로 공부를 하게 될 정도로 ‘마법의 선구자’라는 이명이 어울리는 존재이다.

    ― 아이리스 : 마법이라 불리는 모든 것을 다룰 수 있는 지혜로운 인간, 현재 마법 사회를 이끄는 ‘게이트’ 가문을 강력하게 일으켜 세운 장본인이기도 했다.

    ― 아이리스 : 원정대 내부에서 늘 일원들에게 지혜로운 말을 건네는 등의 기록에서도 상당히 호평이 많았다. 애당초 그대들이 느끼고 있는 것처럼, 가장 친숙하고 정겨운 이름의 영웅이라고 할 수 있다. 아니 할아버지라고 해야 할까.

    ― 아이리스 : 그의 마지막 이력으로는 원정대원의 최후가 모두 비슷하듯, 환계의 ‘흰나비 숲’에 그의 마지막 행적이 남아있고, 그 이후로 행방불명 상태라고 기록되어 있다.

    ◈존귀한 명왕 : 폰 데크 에던◈

    ― 아이리스 : 흠… 그대들도 알고 있겠지만, 데크 에던이라는 제국을 세운 장본인으로 기록된 바로는 상당히 싹수도 없다고 알려져 있군.

    ― 아이리스 : 그는 과거의 인계 대륙의 명가 중 하나로 알려진 ‘데크’ 가문의 종자로 가문의 교육방식대로 다양한 훈련을 받아왔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는 본래 원정대의 일원이 될 수 없었다.

    ― 아이리스 : 그러나 ‘절망을 통하는 구멍’을 찾기 위해서는 데크 에던이 가진 ‘특수한 힘’이 필요했는데, ‘레니아단’의 뜻으로 그를 원정대로 끌어들이게 되었다.

    ― 아이리스 : 물론 그가 원정대의 일원이라는 단 하나의 여파로 지금까지 남아있는 거대한 제국 중 하나 ‘데크 에던’이 있을 수 있겠지만.

    ― 아이리스 : 인간의 육체를 가진 것 치곤, 상당히 실력이 좋은 인물이라고 알려져 있다만, 성격이 좋지 않아, 원정대의 일원들과 잦은 불화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 아이리스 : 이후의 종적으로는 데크 에던 제국을 세운 후, 행방불명이라는 것과 그로 인해 제국은 주변 인물들로 정권이 유지되고 있나 보더군.

    ― 아이리스 : 그래도 원정대였으니 나름 영웅이라고 칭송받는 중이다.

    ◈긴 귀의 정의로운 사수 : 마리나 레니아단◈

    ― 아이리스 : 엘프 종족이라면 누구나 칭송할 그 이름 ‘마리나 레니아단’이다. 그는 ‘아리안텔 엘프’로 고대로부터 유서 깊은 가문의 궁사였다.

    ― 아이리스 : 그녀가 마법을 사용하며 쏘는 화살은 대륙을 넘어갈 정도라는 전설이 있을 정도니, 당연히 원정대의 일원으로 있어도 이상할 것이 없다.

    ― 아이리스 : 남을 배려할 줄 알며, 지혜롭고 정의로운 성격을 지녔기에 폰 데크 에던이 헛소리를 할 때마다 으름장을 놓는 대표적인 인물이었다고 하는군.

    ― 아이리스 : 관계로는 그녀가 폰 데크 에던과 오랜 과거부터 알고 있었던 사이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실제로 원정대의 모험간 사이가 두터워져 미묘한 감정의 기류가 흘렀다고 한다. 인간이나 엘프나 짐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구나.

    ― 브라운 : 자네도 아서를 사모하지 않는가.

    ― 아이리스 : 크흠, 임자의 경우는 다르다! 아무튼 마무리 설명이다.

    ― 아이리스 : 그녀가 폰 데크 에던이 자신의 제국을 건립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하는데, 제국의 왕이라고 하는 폰 데크 에던이 행방불명되는 동시에 함께 자취를 감추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대륙의 그림자 : 브렌트 잉크◈

    ― 아이리스 : 그래, 그대들이 알고 있는 ‘브렌트 길드’의 시초 점이라고 할 수 있는 ‘브렌트 블랙’에 대해 설명하겠다.

    ― 아이리스 : ‘브렌트 블랙’이란 실제 이름이 아니라 대륙의 그림자라고 불리는 ‘마법 정보원’을 두고 일컫는 말이지, 브렌트 길드에서 대대손손 내려오며 길드 마스터가 물려받는 명예로운 글자라고 할 수 있다.

    ― 아이리스 : 베일리아와 마찬가지로 정보가 가장 작은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브렌트 길드 자체가 정보에 관련된 조직이다 보니, 당연히 ‘브렌트 블랙’에 대한 정보도 적을뿐더러 정확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 아이리스 : 확실한 것은 브렌트 블랙은 현재 다른 일원들이랑 다르게 ‘사망 확정’이 되어 있다는 것, 이유는 원정대 모험간 일반 개체들과는 차원이 다른 마물을 조우하며 그것에 의해 치명적인 피해를 본 그는, 원정대에게 도움이 되기 위하여 그 마물과 함께 자결했다고 한다.

    ◈불세출의 칼날 : 베르히만◈

    ― 아이리스 : 지금까지 베르히만이 없었더라면 짐도 그대들에게 설명이 힘들었을 테지, 그렇다. 베르히만은 이 원정대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기록했던 검사, 원정대에서 가장 젊은 나이로 세계를 구원했던 자, 젊은 검사들이 우상으로 꼽는 1위의 영웅이다.

    ― 아이리스 : 그는 검사의 제국이라고 불리는 ‘아젤’ 제국 ‘검황’의 수호 검사로 알려져 있는데, 인간이 검을 다루는 것에 한계점을 아득히 박살 내버린 괴물 같은 존재다.

    ― 아이리스 : 더욱 원정대가 대단한 존재들이 모인 것으로 판단되는 부분은 ‘베르히만은 원정대 중에서 가장 약하다.’라는 것이다. 어쨌거나 그가 SSS랭크의 영웅이라고 칭송받는 모험가인 것은 틀림없다.

    ― 아이리스 : 절망적인 순간에서 이 모든 것을 기록하고, 원정대들의 이야기를 적어나간 그는 ‘남대륙 트라튼 고대유적’에서 마지막 행적이 남아있었고, 그 이후로는 행방불명이다.

    모든 설명이 끝나자, 7인의 영웅 모습으로 잠시 변장했던 해골들이 원래 자리로 돌아갔고, 사람들은 손뼉을 쳤다.

    ‘이 정도로 각 영웅에 대해 빠삭하게 알고 있다니, 대단해 아이리스.’라고 말하자, ‘오랜 시간을 살아온 용에게는 원정대 이야기가 이솝우화나 다름이 없다.’고 말한다.

    “자, 그럼 짐에게 질문 있는 자.”

    “저기 영웅들 뒤에 반대로 앉아 있는 사람은 누군가?”

    “음… 짐은 처음 발견했는데, 마커스 네 이놈 어떻게 찾았지.”

    “나도 모르게 훑어보다가….”

    “저건 그냥 화가의 실책인 것 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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