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MLB를 꿈꾸다-428화 (428/436)

431회

----------------------------------------2015년 메이저리그두 사람의 인연에 관해서 언급하는 김변형 해설위원의 말에 배성주 캐스터는 몰랐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그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었다.

[근데 이 선수 이름이 참 비범하지 않습니까?]

[하핫! 그렇습니다. 이름만 들어보면 엄청난 이름이거든요.]

배성주 캐스터의 말에 김변형 해설위원도 웃음을 터뜨렸다. 비범해도 보통 비범한 이름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공산주의 진영의 최고 수장의 이름과 쿠바의 독재자의 이름이 붙었기 때문이었다.

[미국에서도 이 선수 이름탓인지 좌측 안타가 나오면 공산주의의 힘이라는 드립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스카우터들도 이를 언급을 많이 했거든요.]

[그렇습니다. 한국 팬들도 놀랄법한데 미국에서 카스트로면 엄청난 이름이지 않습니까?]

[아무래도 쿠바쪽에서는 흔한 이름이기는 합니다만 미국입장에서는 카스트로란 이름이 주는 힘이 생각보다 크거든요.]

[네! 스탈린 카스트로 선수를 맞이하는 한선호 선수… 제 1구! 아! 포심 패스트볼이네요? 너클볼인줄 알았는데 아니네요?]

[한선호 선수가 너클볼만 주구장창 던지는 선수는 아니거든요. 기본 베이스는 포심과 너클볼을 적절하게 섞어서 던지기는 합니다만 저는 오늘 한선호 선수가 준비가 되어서 올라온게 아니지 않습니까? 급하게 올라왔기에 저는 오늘 한선호 선수가 너클볼만 던질줄 알았거든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근데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면서 약간의 변화를 주는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시카고 컵스도 머리가 아플겁니다. 한선호 선수가 너클볼만 던질거라고 예상했는데 갑자기 포심 패스트볼이 추가되면 정말 힘들어지거든요.]

[네… 말씀드리는 순간 조 매든 감독의 표정이 카메라에 잡히는데 표정이 많이 안좋습니다.]

[아무래도 좋을수는 없을겁니다. 예상못한 등판에 예상못한 선수와 붙게 되었으니까요.]

배성주 캐스터의 말대로 시카고 컵스의 조 매든 감독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자신이 예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게 흐르기 때문이었다.

“빌어먹을… 약아빠진 녀석같으니라고…”

자신이 예상했던 방향과 조금 다르게 가는 선호의 모습에 조 매든 감독 입장에서는 머리가 아플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쩔수 없는 노릇이었다. 표정이 굳어져가는 조 매든 감독은 덕아웃에서 선호를 어떻게 공략해야할지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후우… 이 녀석… 이렇게 나오신다…”

스탈린 카스트로는 선호의 포심 패스트볼에 놀랄수밖에 없었다. 너클볼을 예상하고 공을 골라서 나갈 생각이었던 그는 선호의 우디르급 태세전화에 가까운 선호의 공때문이었다. 너클볼만 주구장창 던질거라고 믿었는데 갑자기 포심 패스트볼이 추가된 이상 스탈린 카스트로는 다음 공이 뭐가 올지 예상하기 힘들어졌다..

(쉽지는 않겠어…. 이러면 차라리 포심을 노려볼까?)

차라리 이렇게 된 이상 치기 힘든 너클볼을 치는것보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포심 패스트볼을 치는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판단을 내린 스탈린 카스트로였다. 배트에 타르를 뿌린 그는 타석에 서서 마운드에 서 있는 선호를 노려보았다.

(자… 던져봐라… 던져봐… 다음 공은 뭐냐?)

선호의 공을 추리하기 시작한 스탈린 카스트로는 선호의 피칭을 지켜보았다. 머릿속에서 타이밍을 재면서 선호의 공을 쳐다보던 그때였다.

(이건 너클볼이야… 이건 그냥 내버려두는게…)

너클볼인걸 눈치챈 그는 너클볼은 그냥 내버려두기로 하였다. 어차피 치기도 힘든 공이었고 칠만한 공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예측은 무척이나 적절했다.

“볼~”

심판의 볼판정에 선호는 입맛을 다시며 공을 받았다. 오늘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은 그렇게 넓지는 않았다. 물론 다저스전에 올라왔던 주심에 비하면 넓은편이기는 하지만말이다.

“쩝… 이건 볼로 본다라… 으흠…”

자신의 너클볼을 치지 않고 그냥 흘러버린 스탈린 카스트로의 모습에 선호는 다음 공을 뭐로 던질지 고민하였다.

(일단 한번만 더 던져볼까?)

지금 그의 모습으로 봤을땐 자신의 너클볼은 그냥 흘러보낼 가능성이 있었다. 물론 심증일 뿐이지만 말이다. 한번 더 던져보는걸로 마음을 먹은 선호는 그에게 너클볼을 던졌다.

“볼!”

(오... 너클볼은 자기 존안에 안들어오면 안치겠다 이거네...)

너클볼을 던졌는데 이를 전혀 건드리지않는 스탈린 카스트로의 모습에 선호는 발판을 발로 차면서 머릿속으로 스탈린 카스트로가 무슨 공을 원하는지 추리하기 시작했다. 그때 월슨 라모스가 선호에게 사인을 보냈다.

(슬라이더 어때?)

(슬라이더를?)

(지금 타석에 붙어있어… 프런트 도어로 부탁해…)

월슨 라모스의 사인에 선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손에 로진백을 만지던 선호는 이내 공을 글러브안에 넣고는 스탈린 카스트로를 쳐다보았다.

그를 쳐다보던 선호는 글러브안에 들어가있던 공을 만지면서 손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공이 살짝 휘어지면서 실밥이 터지기 시작했다. 실밥이 터진것을 확인한 선호는 히죽 미소를 지으면서 스탈린 카스트로를 쳐다보았다.

(안 걸리면 합법이지!)

선호는 스커프볼(공에 상처를 주는 부정투구)을 스탈린 카스트로에게 던지기 시작했다. 선호의 변화무쌍한 공을 보자 스탈린 카스트로는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공을 피하였다. 그러나 공이 포수 글러브 안쪽으로 들어오자 스탈린 카스트로는 그제서야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빌어먹을! 프런트도어 슬라이더라니…”

다저스의 칼 크로포드가 선호의 프런트 도어 슬라이더에 망신을 당한걸 뒤늦게 떠올린 스탈린 카스트로는 왜 칼 크포로드가 프런트 도어 슬라이더에 당했는지 알것 같았다. 마치 자신의 몸을 맞출듯 들어왔다가 갑자기 중앙으로 쏙 들어와 버리니 타자 입장에선 속을수밖에 없는 공이었다.

“우우!!! 고작 몸에 맞는 공이 무섭냐!!!!”

“공산주의의 힘을 보여줘! 마르크스가 보고있다!”

스탈린 카스트로가 뒤로 빠지는 모습에 시카고 컵스의 팬들은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다. 누가봐도 중간으로 들어오는 공을 겁을 내며 피하는 모습때문이었다.

[아… 시카고 컵스 팬들의 야유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네요…]

[아무래도 공을 피하는 모습에 실망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사실 한선호 선수가 던진 프런트 도어 슬라이더의 위력이 대단하기는 하거든요. 공이 마치 타자의 몸쪽으로 들어오다가 갑자기 중앙으로 쏙 들어오니깐요.]

[다저스 전에서 한선호 선수가 칼 크로포드 선수에게 써먹어서 꽤나 재미를 본 구종이지 않습니까? 근데 중앙으로 들어오면 위험한 공이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중앙으로 들어오는 구종이기에 상대하는 타자 입장에서는 속지만 않으면 그냥 넘길수 있는 공이거든요. 하지만 제대로만 구사하면 타자입장에서는 꼼짝 못하는 공입니다. 그만큼 위력이 대단하거든요.]

[제대로라는 전제조건이 앞에 붙는다는건… 그만큼 던지기 쉬운공은 아니라는 거군요?]

[맞습니다. 제대로 구사하기 쉬운 공은 절대로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잘못 던지면 그냥 홈런이 되기 쉬운 구종이거든요. 실제로 이 공을 던졌다가 패배한 선수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만큼 던지기 쉬운 공은 아닌데 한선호 선수… 정말 간이 크기는 큽니다.]

김변형 해설위원은 선호의 대담한 모습에 깜짝 놀랄수밖에 없었다. 말이 좋아 프론트도어 슬라이더이지 잘못 던지면 그냥 넘어갈수밖에 없는 구종을 저렇게 잘도 던지니 말이다.

[스탈린 카스트로선수… 조금 열받은것 같은데요?]

[저렇게 중앙으로 오는데 도망가는 모습을 보여줬으니 아무래도 화가 날수밖에 없죠. 더군다나 팬들의 야유까지 들으니 더 화가 날수밖에요. 스탈린 카스트로 선수! 침착해야합니다! 시카고 컵스의 명운이 걸린 1차전이거든요!]

[한선호선수! 던졌습니다! 스탈린 카스트로 선수! 헛스윙 삼진! 아! 한선호선수! 스탈린 카스트로를 삼진으로 잡아냅니다!]

[위에서 밑으로 떨어지는 공인데… 아! 스플리터네요. 한선호 선수의 스플리터에 그대로 당하고 마는 스탈린 카스트로 선수! 완전히 속았다는 표정으로 한선호 선수를 쳐다봅니다.]

[황당하다는 표정이죠? 여기서 스플리터를 던질거라고는 전혀 예상못한듯 합니다.]

[선두타자인 스탈린 카스트로선수를 잡아낸 한선호 선수! 다음 타자 호르헤 솔레어 선수 올라옵니다! 아… 이 선수에 대한 이력을 찾아보니깐 쿠바쪽에서 온 선수입니다.]

[2012년 시카고 컵스가 자유계약을 맺고 데려온 선수입니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홈런을 쳤을만큼 한방이 있는 선수입니다. 다만 주전으로 활약했던 선수는 아닌데… 오늘은 주전으로 나왔네요?]=============================※ = ※[작품후기]야구 강국다운 쿠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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