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5회
----------------------------------------2014 메이저리그 디비전"거참… 오늘 날씨한번 더럽게 춥네..."
덕아웃에 들어간 선호는 따뜻한 핫팩을 만지면서 차갑게 얼어붙은 손을 녹이고 있었다. 생각보다 날씨가 무척이나 쌀쌀했기 때문이었다.
"그러게 말이야… 거참 드럽게도 춥구만! 키드! 손은 괜찮은가?"
"괜찮아요. 근데 타자들이 많이 힘들겠는데요? 갑자기 추워지니 원..,"
선호의 말에 옆에 있던 매카시 투수코치가 다가오더니 손가락은 괜찮냐며 물어보았다. 그러자 선호는 괜찮다고 대답하자 매카시 투수코치는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게 말이야… 생각보다 온도가 너무 떨어져서 큰일이야!"
매카시 투수코치의 말에 타자들을 비롯해서 릭 엑스타인 타격코치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 한번도 가을잔치라고 할수있는 포스트시즌을 제대로 경험해본적이 없었던 워싱턴으로서는 지금 이 모든 상황이 난생 처음 겪어보는 일이었다.
"생각해보니깐 우리가 매년 이런걸 경험 못해봐서 다들 허둥지둥 하는거 아닐까요? 저쪽은 어느정도 예상은 한것 같은데..."
"하핫! 그건 그렇구만!"
브라이스 하퍼의 말에 선수들 모두 가볍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모두 이런 날씨에게 경기를 하는건 난생처음이다보니 다들 조금씩 당황하고 있었다.
"하암… 조금 쌀쌀은 한데 저쪽도 많이 추운가봐요. 반응속도가 많이 느리던데?"
"날씨가 추우면 아무래도 움직임이 조금은 둔해지기 마련이죠… 아! 이제 슬슬 내 차례인가…"
덕아웃에 들어와서 잠시 언손을 녹이던 선호는 요즘 자신과 많이 친해진 애덤 라로쉬와 잡담을 하고 있었다.
그때 월슨 라모스가 뜬공으로 아웃이 되자 슬슬 타석에 설 차례가 왔다는것을 알게된 선호는 자신의 야구배트를 꺼내들고는 대기석에서 대기중이었다.
"하암… 공은 그런대로 빠른편이기는 한데..."
하품을 하면서 여유롭게 랜스 린의 투구패턴을 꼼꼼히 살펴보던 선호는 그를 보자 어느 한 사람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약쟁이 바틀로 콜론하고 투구패턴이 비슷한것 같은데?"
속구성애자이자 이제는 약쟁이로 유명한 바틀로 콜론과 약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다만 싱커볼러답게 공은 생각보다 괜찮은 편이었다.
"오늘 한건 해야겠어… 이런 상황에서는 내가 이끌고 가야지…"
그동안 수줍게 숨겨왔던(...) 자신의 타격능력을 이제는 봉인해제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선호였다. 잠시후 아스드루발 카브레라마저 외야뜬공으로 잡히자 이제 남은건 자신뿐이었다.
"에스프레소 하나 뽑아줘요! 진하게 더블샷으로!"
타석에 서기전 진한 에스프레소가 땡기기 시작한 선호는 덕아웃을 향해 큰소리로 에스프레소 더블샷한잔 주문을 하였다.
"야야! 금방 삼진당해서 올꺼냐?"
"크거 한방 치고 올께요! 내가 투타 천재가 누군지 알려줄께요! 으하하하!"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리며 타석이 있는곳으로 달려가자 덕아웃의 모든 선수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선호를 쳐다보았다.
"저 녀석 왜저래?"
"몰라… 요즘 이상해진것 같아..."
선호의 모습에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나 잠시후 초구를 쳐서 담장밖으로 공을 넘기자 워싱턴의 타자들 모두 입을 다물어야했다.
[한선호 선수! 초구! 초구를 쳤습니다! 아! 크다! 크다! 담장밖으로! 담장밖으로! 넘어가느냐… 넘어갑니다! 3회 솔로홈런! 선취점을 먼저 득점하는 워싱턴 내셔널스입니다!]
[한선호 선수! 오늘 컨디션이 정말 좋은것 같습니다! 랜스 린 선수의 포심 패스트볼 초구를 그대로 쳐서 담장밖으로 넘깁니다! 아… 한선호 선수!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세레모니를 합니다!]
[랜스 린 선수… 조금 충격을 받은것 같은 표정입니다. 아무래도 같은 투수에게 홈런을 맞은건 정신적으로 충격으로 다가올수밖에 없죠?]
마운드에서 주저앉은 랜스 린의 모습에 배성주 캐스터는 지금 그가 어떤 상황인지 어느정도는 이해간다는 해설을 하였다. 그러나 승부의 세상은 냉정한 법이었다.
[다시보시면 랜스 린 선수의 공이 약간 중심으로 들어왔습니다. 한선호 선수가 그걸 놓치지 않고 그대로 휘둘렸는데 그대로 홈런으로 만들어냈습니다.]
[한선호 선수… 지난번이었죠? 메디슨 범가너 선수를 상대로 홈런을 쳤는데 오늘 경기에도 맹활약을 합니다!]
[투타에서 맹활약을 하는 한선호 선수! 지금 워싱턴의 팬관중석에서는 환호성이 장난이 아닌데요?]
"키드! 키드! 지니어스 키드!!!!"
"예!!!! 키드! 키드!"
"팬들에게 인사하게나…"
데이빗 존슨 감독의 말에 선호는 모자를 벗고서는 팬들에게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인사를 하였다. 선호의 인사에 팬들의 환호성은 점점 커졌다.
"내 에스프레소는요?"
"어? 아! 야! 어서 에스프레소 가져와!"
덕아웃에 앉아마자 선호는 에스프레소부터 찾았다. 그러자 라이언 짐머맨이 부리나케 커피머신이 있는곳으로 달려가 선호에게 에스프레소 더블샷을 건내주었다.
"아우! 좋다… 크흐! 진하네!"
선호가 커피를 마시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는동안 어느새 주변에는 여러 사람들이 달라붙기 시작했다.
"야야! 어서 안마해라! 뭐하냐!"
"어우! 수고했어… 우리 천재!"
라이언 짐머맨의 말에 몇몇 선수들이 달려오더니 선호의 어깨를 안마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언제 가져왔는지 월슨 라모스가 선호에게 에스프레소 더블 샷이 담긴 커피잔을 건내주자 선호는 당연하다는듯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선호에게 홈런을 얻어맞은탓일까? 잠시후 데나드 스판이 랜스 린을 끈질길게 괴롭힌 덕분인지는 몰라도 볼넷을 얻어 1루 베이스를 밟았다.
"오! 흔들린다! 흔들려!"
선호의 말대로 랜스 린의 공의 조금은 흔들리기 시작하자 다들 기대에 찬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다들 이 추운날 빨리 경기 끝내고 따뜻한 침대에서 쉬고싶다는 생각들뿐인 그들이었다.
그러나 흔들리기 시작하는 랜스 린을 보자 야디어 몰리나는 급히 마운드로 뛰어가 랜스 린과 가볍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괜찮아?"
"아… 괜찮아… 추워서 그런지 약간 손끝의 감각이 약해진것 같아…"
"일단 방금전 포심은 괜찮았어… 내가 리딩을 할테니깐 그쪽으로만 던져줘!"
"알겠어…"
야디어 몰리나의 말에 랜스 린은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괜히 야디로이드라는 말이 나오는게 아니었다.전력의 반을 차지한다는 말을 공공연히 듣는게 야디어 몰리나였다.
"이야… 저게 저렇게 되냐?"
"와… 역시 야디어 몰리나 답네…"
야디어 몰리나의 프레이밍(일명 미트질)에 애덤 라로쉬가 어이없게 삼진을 당하자 선호와 월슨 라모스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을수밖에 없었다. 설마 저걸 스트라이크로 판정을 받을줄은 전혀 예상을 못했기 때문이었다.
"아슬아슬하기는 했는데 저걸 스트라이크로 만드네… 프레이밍이 예술이라고 하더니만… 젠장… 슬슬 나가야겠죠?"
"그래… 아이고 나가자…"
야디어 몰리나의 프레이밍에 공수교대가 되자 선호와 월슨 라모스는 자기 장비를 챙겨입기 시작했다. 선호는 연신 하품을 하면서 마운드에 올라가는 모습에 데이빗 존슨 감독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썬이 연신 하품을 하는구만? 잠을 잘 못 잤나?"
"신경안쓴다고는 했지만 제대로 잠을 못잔것 같습니다."
매카시 투수코치의 말에 데이빗 존슨 감독도 고개를 끄덕일수밖에 없었다. 선호가 저렇게 하품을 많이 하는 모습도 처음보았기 때문이었다.
"근데 잠 못잔것 치고는 너무 공이 좋은데요?"
"그러니 말일세… 근데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매시니 감독은 속타는게 여기서도 보이는구만…"
"많이 답답은 할겁니다. 어제도 졌고 오늘도 지면 정말 벼랑끝에 몰리니깐요."
"하핫! 이럴때 에이스 투수가 두명이나 있으니깐 정말 든든하구만! 든든해!"
매카시 투수코치의 말대로 세인트루이스는 오늘마저 진다면 정말 벼랑끝에 몰릴수밖에 없었다. 선호를 공략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세인트루이스 타선진들이었다. 그러나 자비리스한 선호는 무자비하게 세인트루이스 타선진들을 초토화시키고 있었다.
"거참 지루하네... 내가 잘 던지는거야? 저쪽이 못하는거야?"
세인트루이스의 타자들을 가볍게 삼진을 잡아낸 선호는 지루한듯 하품을 하면서 월슨 라모스에게서 공을 받았다. 사실 가을좀비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세인트루이스랑 붙는다는 사실에 선호는 사실 어느정도 기대를 하고 있었다. 가을만 되면 뜨거운 불에 대인 황소처럼 미쳐 날뛴다고 한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나도 못하는 세인트루이스였다.
"괜히 쫄았나?"
단기전 경험이 그다지 없는 선호다보니 살짝 긴장도 되고 자신을 어떻게 짜릿하게 해줄까? 하며 어느정도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는 모두 사라진 선호였다. =============================※ = ※[작품후기]선호는 그냥 지루했던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