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회
----------------------------------------한국에서 생긴일...그때 배정수는 같은팀에 있는 오정환을 보러오는 워싱턴쪽 스카우터들을 떠올리면서 과연 오정환이 올해 메이저리그에 갈지가 궁금했다.
"정환이 형이요? 글쎄요… 선수 계약같은건 저도 아는게 없어서 잘은 모르겠는데요? "
"그래? 요새 워싱턴에서 정환이보러 많이 오던데… 저번에는 단장인가 하는 사람까지 와서 보고 갔다고 카던데..."
"단장님이요? 그 엉덩이 무거우신 분이요? 으흠… 단장님이 나선다면 그건 진짜로 정환이 형을 잡겠다고 하는것 같은데… 저야 정환이 형이 오면 좋죠. 안그래도 클로져 구한다고 메이저리그에서도 난리가 아닌데…"
배정수의 말에 선호도 처음엔 고개를 갸우뚱거릴수밖에 없었다. 사실 선호도 오정환에 관한 소식은 자세히는 알수가 없었다.
같은 에이전트사에 소속된 선수라면 또 몰라도 한국야구선수는 개인 사업자다보니 에이전트를 따로 고용할수가 없었다(물론 몰래몰래 아는 지인들을 통해서 도움을 받기는 한다). 다만 자신이 알고 있는 범위내에서는 최대한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는 선호였다.
"너도 잘 모른다는 말이가?"
"네… 메이저에서 선수를 보러 올땐 주로 스카우터가 오는데... 단장님이 직접 오셨다는건… 진짜 워싱턴에서 정환이 형을 잡을려고 하나?"
"그라면 정환이도 워싱턴으로 가는거네… 이야… 이거 워싱턴에 한국선수 몇명이고? 니하고 진수, 거기에 정환이까지… 이야… 한국인 선수만 세명이네? 하하하!"
"근데 저도 자세한건 알수가 없어요. 다만 단장님이 보러 왔다는건 아마도 워싱턴에서도 정환이 형을 아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것 같아요."
"마! 그말이 그말 아이가… 근데 지금 메이저아들 일본에 그 다나카인가? 금마한테 관심 있는걸로 아는데…"
한국에서도 요즘 일본에서 가장 핫한 선수인 다나카 마사히로의 경기에 다들 모를래야 모를수가 없었다. 현재 22승 무패… 말도 안되는 괴물같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다나카 마사히로때문에 한국도 그가 과연 어느 팀에 갈지 궁금해할 정도였다.
"근데 너무 비싸서 우리 구단도 포기할것 같아요. 금액이 너무 크니깐…"
"니네 구단이? 구단주가 부자라매?"
선호의 말에 배정수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아니 엄청나게 부자로 알려진 워싱턴의 구단주가 포기할 정도라면 도대체 다나카 마사히로의 몸값이 얼마나 될지 궁금할수밖에 없었다.
"물론 우리 구단이 잡으면 좋겠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우리 구단만 노리는게 아니고 텍사스 레인저스. LA다저스, 시카고 컵스,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양키스 등등 돈많은 구단들도 그를 노리고 있으니깐요…"
선호의 말에 배정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워싱턴이 돈이 많은건 사실이지만 선호가 앞서 이야기한 구단들 특히 보스턴 레드삭스나 뉴욕 양키스는 정말로 돈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구단이었다.
"다들 다나카가 잡을려고 다들 혈안이라… 그라면 상대적으로 정환이가 찬밥이 되는거 아이가?"
"찬밥이라뇨? 오히려 다나카에게 시선이 가 있으니깐 상대적으로 정환이 형 노리는 팀들 입장에서는 집중하기 편하죠. 우리 구단도 차라리 잡기 힘든 다나카 선수를 잡을바엔 정환이 형을 잡는게 더 좋을지도 모르죠..."
"오! 그럼 정환이가 워싱턴 가는건 기정사실이겠네?"
"저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선배님…"
"마… 알겠다. 니도 사정이 있겠지…"
선호의 마지막 말에 배정수도 선호의 말이 무슨 뜻인지 대충은 알것 같았다. 그러다보니 배정수도 더는 오정환에 관해서는 묻지 않았다.
"하아… 정환이도 그렇고 니도 그렇고… 부럽다~ 내도 소싯적이에는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었는데…"
배정수도 한때는 메이저리그를 꿈꾸던 선수였다. 전성기였던 자기 실력이라면 메이저에서도 자신의 공이 충분히 통할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팔부상으로 구속이 저하된 이후부터 배정수는 해외쪽으로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저는 운이 좋은거죠…"
"운은 무슨… 나도 내가 부상만 안 당했으면 나도 충분히 메이저에 갈수 있을거라고 생각했거든? 근데 인자 보니깐 내가 부상을 안 당했어도 나는 못갈것 같다. 오늘 니 모습 보니깐 메이저 있는 아들은 도대체 뭐꼬? 괴물이가? 인자는 무섭게 느껴진다. 나도 어디가서 남 부럽지 않게 야구하나는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는데 니처럼 야구에 미쳐 사는 놈은 내 처음본다. 나는 니 처럼 그렇게 야구에 미쳐서는 못 살것 같다… 와… 대단하다. 대단해…"
배정수는 선호의 모습을 보면서 왜 선호가 메이저에 바로 갔는지 이제는 알것 같았다. 재능도 있는데 추가로 저런 열정을 가지고 있으니 재능과 열정 그리고 노력까지 다 가지고 있는데 메이저를 못가면 그게 이상한것이었다.
"뭘요…"
"아무튼 대단하다. 대단해… 그래 내 이야기가 좀 도움이 됐나?"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선배님… 그리고 이거 사인좀 부탁드려요 될까요?"
"어? 내한테 말이가?"
"네! 선배님!"
"내가 니한테 받아야 하는거 아니가? 거 별난 놈이네… 니도 참…"
선호가 사인지를 꺼내 자신에게 사인을 요청하자 배정수는 쑥쓰러운듯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내심 뿌듯한 표정을 지을수밖에 없었다.
한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메이저리그 야구 선수인 선호가 자기에게 사인을 요청했다는 사실때문이었다. 그래서일까? 배정수는 선호가 건낸 사인지에 최대한 신경써서 아주 멋드러지게 사인을 해주었다.
"자~ 여기…"
"감사합니다! 선배님!"
"고맙기는… 근데 니 언제 미국갈건데?"
"아마 추석은 지내고 가야하지 않을까해요. 그래도 추석인데 낯선 타지에는 보내기 좀 그렇고 한국 온김에 관광이라도 좀 할려구요. 야구만 한다고 한국에 관광같은건 한번도 해본적이 없거든요."
"그래? 하기사 야구만 했을거니깐 그럴수도 있겠네… 어디 관광할껀데?"
"음… 일단 여기저기 찾아서 가볼려구요. 서울에 살면서도 서울에는 거의 돌아다녀본적이 없거든요."
"근데 괜찮겠나? 니 그렇게 막 돌아다니가 사람들한테 사인공세 당할건데?"
"그럴리가요. 저 인기 별로 없어요."
"아닐껄? 나는 모르는 사람이 많아도 니 얼굴 모르는 사람은 없을건데… 내가 장담할께… 아마 내일되면 한국에 있는 사람들 니 한국에 온거 다 알게 될거다. 그리되면 아마도 여기저기서 연락 많이~ 올거다. 각오 단단히 하는게 좋을걸? 아! 맞다! 혹시나… 그 이선주라는 여자한테서 연락오면 절대로… 절대로 받지마라! 알겠나?"
"네? 이선주? 누군데요?"
"있다… 천하에 못쓸년이지… 아마 야구하는 선수라면 다들 싫어하는 여자다!"
배정수는 이름조차 거론하기 싫은듯 이를 갈면서 선호에게 조심하라면서 신신당부를 하였다. 그런 배정수의 모습에 선호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래요? 그렇게 못된 여잔가요?"
"그여자 하는일이 뭔지 아나? 지 입으로는 에이전트라고 하는데… 한국야구에서 에이전트가 어딨노? 그 여자가 주로 하는일이 뭔지 아나? 바로 마담뚜다… 마담뚜… 선수들하고 연예인들 주선해주는거..."
배정수의 말에 선호는 고개를 갸우뚱거릴수밖에 없었다. 아니 그냥 여자만 소개시켜주는건데 왜 저렇게 배정수가 화를 내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선호의 모습에 배정수는 이 여자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사업가요? 사업가면 돈을 벌어야하는데? 근데 여자를 소개해주면서 어떻게 돈을 번다는거죠?"
"그래…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갈수도 있겠지… 그럼 내가 자세히 설명해줄께! 이 여자 수법이 딱 이래! 니처럼 어린데 잘 나가는 운동선수들한테 접근해서는 비싼 스포츠용품이나 음식 등의 조공하가꼬는 어린 아들 마음을 잡아… 이 여자가 수더분한 연기를 정말 잘해… 그거에 속은 아들이 많지… 그래가꼬 서서히 그 여자한테 마음이 넘어간 아들을 보면서 이 여자가 슬슬 본색을 들어내지... 아들 운동하고 쉬려고 하는데 꼭 쉴려고 할때 불러… 어떻게든 오게 할려고 별별 말을 다해가면서 엄청나게 괴롭혀… 뭐 아들도 얻어묵은것도 있고 받은게 있으니깐 안갈수가 없지... 어쩔수없이 거 가면 티비에서 보던 여자연예인들이 거 딱 있다… 운동만 한 아들이 뭐를 알겠노? 이쁜 기집아들 있으니깐 눈이 확 돌아가는거지…"
말을 하다보니 목이 마른듯 앞에 있던 물을 원샷한 배정수는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이를 벅벅 갈면서 이 여자의 만행에 대해서 게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후… 거기 여자연예인들 있으니깐 거기 간 아들이 가만히 있겠나? 어떻게든 꼬셔볼라꼬 들이대지… 운동하는 아들이 또 가오가 있잖아… 더군다나 여자연예인들이 있는데 거서 돈없는 티 내고 싶겠어? 그럼 그 망할년 가게에서 돈을 펑펑 쓰기 시작해… 그게 시작이다. 나중엔 이 망할 여자가 계속해서 부르면 가고… 이 여자때문에 멀쩡한 아들이 서서히 망가지는기라… 실력좋았던 아들이 갑자기 실력이 왜 죽는지 아나? 다 이 망할년하고 엮이는 바람에 망하는거지…"
배정수의 말을 듣자 선호는 이 여자가 어떤 여자인지 알것 같았다. 전형적인 도박사들이 돈많은 호구들을 끌고오는 방법과 매우 흡사했기 때문이었다.
"선호야… 아무튼 이선주가 니한테 연락오면 절대로… 절대로 받지도 말고 나중에 찾아오면 무시해라! 알겠나? 혹시나 니한테 접근하면 바로 내한테 연락해라! 이 행님이 바로 그 여자 다리 몽둥이를 뽀사뿔꺼니깐..."
"아, 알겠어요… 선배님…"
배정수의 신신당부에 선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로 진심으로 싫다는듯 말하는 배정수의 모습에 선호는 이 여자가 무슨 여자인지 이젠 진심으로 궁금해질수밖에 없었다.
=============================※ = ※[작품후기]판사님! 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누군지는 아시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