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회
----------------------------------------한국에서 생긴일..."아이고! 됐어요. 근데 강남아저씨! 축하드려요! 이번엔 유광점퍼 입으시겠네요?"
"어? 아하하! 그래! 드디어 입지! 그 유광점퍼 사놓고 무려 십년을 기다렸어… 십년을! 내 이걸 언제쯤 입을려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제서야 입어보네... 아! 맞다! 선호야! 서울트윈즈에서 너 우선권 지명했다는거 알고있냐?"
"알아요. 저도 뉴스듣고 깜짝 놀랐다니깐요."
이강남의 말에 선호도 알고 있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선호도 서울 트윈즈에서 설마 자신에게 우선지명권을 지목했다는 사실에 살짝 놀랄수밖에 없었다.
"으하하! 그럼 어서 빨리 서울로 와라! 서울이 너를 기다린단다!"
"아이고 사장님… 선호 메이저에서 뛰게 그냥 내버려두세요. 사람은 서울로 보내고 야구선수는 메이저로 보내라는 야구속담이 있잖아요."
"하하하! 그건 그렇네… 야구선수라면 메이저에 가야지! 암!"
오중석의 말에 이강남도 맞는 말이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이강남도 선호가 미국에서 활약하는것을 원했지 굳이 한국에서 야구를 하는걸 보고싶지는 않았다. 그냥 농담으로 던지는 말이었다. 그러다가 이야기의 주제는 어느새 아시안게임으로 넘어갔다.
"근데 이번에 아시아게임 열린다던데…"
"아! 그래… 내년이네… 근데 선호 너는 참가하니?"
"글쎄요… 아직 뭐 감독도 안정해졌는데 저도 아는 바가 없어서요."
"뭐 아시안 게임은 잘하겠지…"
"그렇겠죠? 요번 WBC는 못했지만 이번 아시아게임에서는 금메달정도는 따겠죠?"
선호의 입에서 WBC가 나오자 오중석과 이강남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 담배를 꺼내 담배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아오!!! 그 망할 WBC!!!!"
"에휴… 등신같은것들 때문에…"
WBC를 떠올리자 이강남과 오중석은 진심으로 빡친듯한 표정을 지었다. 올해 열렸던 WBC는 올해 그야말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이강남과 오중석은 하필이면 그날 경기를 같이 봐었다. 한국이 그야말로 일방적으로 떡실신을 당하는 일명 타이중 쇼크를 생중계로 봤기 때문에 지금도 그때 일을 떠올리면 깊은 빡침을 느낄수밖에 없었다.
"아니… 저기… 왜?"
다만 이를 알리없는 선호는 두 사람이 담배를 피우면서 진심으로 빡친 표정을 짓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을수밖에 없었다.
선호는 그냥 잘 못했나보다 그정도로 생각했는데 설마 사람들이 이정도로 깊은 빡침을 느낄줄을 꿈에도 몰랐다는 표정을 지을수밖에 없었다.
"야야… 선호야… 그때일은 말하지마라… 안그래도 드럽게 빡치니깐…"
"나는 그때일만 생각하면 지금도 자다가 벌떡 일어난다니깐… 에휴… 그날 경기를 내가 왜 봤는지… 하아…"
전직 야구선수인 오중석과 열혈 야구팬인 이강남은 그날 경기를 생각하면 아직도 빡친듯했다. 선호는 이 두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며 깊은 고민에 빠질수밖에 없었다.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도 저따구로 하면… 선호야!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꼭 참가해주렴! 제발!"
"글쎄요… 참가하면야 저야 좋죠! 국가대표인데… 근데 감독님이 누군지도 모르니깐 저도 답답해요."
"아오! 병신같은 KBO새끼들… 하아…"
아직 감독도 정해지지 않은 아시안게임을 떠올리자 오중석과 이강남은 다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얼마나 답답하면 이럴까?하는 안쓰러운 표정을 지을수밖에 없었다.
"근데 아시안게임에 프로선수가 나와도 돼요? 내가 알기론 일본은 사회인 야구인들이 나온다고 하던데…"
"야… 일본은 야구 인프라가 한국하고는 차원이 달라… 거긴 나라안에 독립리그도 있을정도니깐… 에휴… 이럴때는 축구가 부럽구만…"
"아니! 오사장? 그게 무슨 말이야?"
오중석의 말에 이강남은 그게 무슨 뚱딴지같은 말이냐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뜬금없이 축구가 거기서 왜나오냐는 표정이었다.
"내가 야구선수로 있을때 축구뛰는 선수들이 가끔은 부럽더라구요. 왜 거 있잖아요? 축구는 A매치나 월드컵같은 전세계적인 경기가 있는데 야구는 그런게 없잖아요. 그러니깐 가끔은 좀 부러워요. 야구도 그런게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건 그렇구만… 하기사 맞는말이야. 나도 같은 생각을 한적이 있었어… 야구는 하는 나라들만 하는데 축구는 하는 나라들이 엄청 많으니깐…"
"맞는말이야. 요즘 우현진이나 선호같은 특급 선수들이 잘 안나와서 걱정이야… 요즘 운동하는 애들 전부 축구 아니면 농구쪽으로 애들이 빠지니…"
오중석의 말에 이강남도 맞장구를 쳤다. 요즘들어 야구쪽에서는 좋은 야구선수들의 씨가 마르기 시작했다. 재능이 보이는 선수들은 모두 축구팀에서 스카웃하는 현실에서 야구팀들은 선수들의 씨가 마르기 시작한것이었다.
당장 한국의 고등학교 야구팀의 숫자만해도 그렇다. 주말리그에 성공적으로 정착해 축구붐이 일고있는 고교축구와는 달리 고교야구는 주말리그가 정착되자 오히려 선수들의 숫자는 부족해지는 상황이 온것이었다.
사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야구부 감독들이나 코칭스테프들이 잘하는 선수만 쓰는 부작용이 일어난것이었다. 학생들의 혹사를 막으려고 했다가 오히려 더 혹사만 당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야구부를 운영하는데 큰손을 자처하는 학부모들때문에 재능있는 선수들이 학부모 입김이 덜한 축구로 발길을 돌리는 형편이었다.
그런 현실때문인지는 알수 없지만 현재 한국프로야구에서 좋은 특급고교 에이스들은 현재 씨가 마른 상태였다. 당장 선호만해도 혹사와 학부모들의 입김으로 인해 피어나지도 못한채 쫓겨난 선수였다.
그런 안좋은 기억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나가고 싶다는 선호의 말이 고마운 오중석이었다.
"그래… 참가할 생각이 있다니깐 다행이네… 근데 참가할수는 있겠니? 당장 내년 여름쯤에 열릴건데…"
다만 야구를 어느정도 알고있는 오중석은 과연 선호가 이번 아시안게임에 참가할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사실 선호는 워싱턴에서 가장 핵심적인 선수였다. 그런 핵심적인 선수를 워싱턴에서 과연 나갈수 있게 보내줄지가 의문인 오중석이었다.
"에이… 오사장… 설마 안보내주겠어? 메이저는 선수개인의 주장이 크다고 하던데…"
"아이고 이사장님… 그게 그렇게 쉽지가 않아요. 예전에 김변형 선배님이 메이저시절 이야기해줄때 들은건데 거기도 한국이랑 비슷하데요. 다만 나이로 대접해주는게 아니라 철저하게 실력으로만 선수들을 대접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렇지 선호야?"
"네… 거기도 사람사는곳이예요. 메이저나 한국이나 크게 다른건 없어요. 잘나가는 신인이라고 해도 너무 실력만 믿고 까불면 국물도 없어요."
"헐… 메이저는 좀 다를줄 알았는데… 별로 다른건 없네?"
"네… 다만 운동이나 이런건 본인이 알아서 해야해요. 거긴 자기가 알아서 몸조절하거든요. 여기처럼 구단에서 신경써주거나 하는건 없어요."
오중석의 말에 선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선호의 말에 이강남은 살짝 놀랍다는 표정을 지을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세남자의 수다는 쉬지를 않았다.
그때 가게의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 들어왔다. 손님이 온것으로 생각한 오중석이 제일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가게안으로 들어온건 남자가 아니라 여자였다.
"아빠!!!! 여기서 뭐해요?"
"엥? 나라냐? 여긴 어쩐 일이야?"
"아니! 사무실을 그렇게 비우고 오시면 어떡해요? 사무실에 갔는데 텅비어서 내가 얼마나 놀랐는줄 알아요? 여기서 뭐하세요? 아빠!"
가게안으로 들어온 키크고 늘씬한 미녀를 보자 선호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설마… 이 아가씨가?
"아! 선호야! 인사해! 여긴 우리 딸 나라! 나라야!!! 이 아빠랑 친한 야구선수인 한선호선수다! 인사하렴!"
선호는 이강남 아저씨한테 이런 미인 딸이 있는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어떻게!!! 저런 유전자에서 저런 미인딸이?
"에에??? 하, 한선호선수요?"
하지만 놀란건 나라역시 마찬가지였다. 맨날 아빠가 입버릇처럼 자랑하던 한선호 선수를 진짜로 보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던 나라였다.
"그래! 이녀석아! 진짜야! 진짜!"
"마, 말도 안돼… 어떻게…"
"아, 안녕하세요? 야구선수 한선호라고 합니다."
선호가 먼저 인사를 하자 뒤늦게 정신을 차린 나라도 같이 인사를 하였다.
"네? 아! 네!!! 저는 비너스의 나라라고 합니다…"
(지, 진짜네… 아빠가 어떻게…)
나라는 진심으로 놀랄수밖에 없었다. 자기 아빠랑 한선호선수랑 어떻게 친한지 그게 너무나도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자 봐라! 우리 딸! 한선호 선수가 나한테 줄려고 이렇게 선물도 가져 왔단다! 이건 워싱턴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선수 사인볼하고 글러브, 추진수 선수 사인배트에 사인볼, 그리고 이건 브라이스 하퍼 선수의 사인배트랑 사인볼! 아마 이걸 국내에 갖고 있는 사람은 여기 오사장하고 나하고밖에 없을거다! 아하하!!!"
이 와중에도 야구선물을 받았다고 기뻐하는 아빠의 모습에 나라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을수밖에 없었다.
=============================※ = ※[작품후기]요즘 회사들이 어려워서 큰일입니다. 저도 요즘 회사에 일이 없어서 죽을맛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