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회
----------------------------------------2013년 메이저리그 시즌"아, 안돼!!!!! 썬!!!! 왜, 왜 올라가는거야? 왜!!!!"
"나, 나 망했어… 우린 이제 끝났어…"
"저, 저기 레이첼, 스테이시? 두 사람 왜 그렇게 흥분하는거야?"
레이첼과 스테이시은 선호가 8회에도 올라가자 절망에 가득찬 눈빛으로 티비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모습에 화연은 도대체 이 두사람 왜 이러냐?하는듯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흑흑… 그, 그런게 있어요… 이비, 설마 다음번에도 오, 올라오는건 아니겠지?"
"아, 아닐거야… 그럴리가..."
"썬… 제발… 제발 8회만 하고 그냥 내려가… 제발..."
"우리 기도하자… 레이첼..."
레이첼과 스테이시가 두손모아 기도하는 모습에 화연은 이 두 사람 왜 이러나? 하는듯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그러나 8회가 끝나고 9회가 되어서도 올라오는 선호의 모습에 레이첼과 스테이시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좌절한 표정을 지었다.
"레이첼… 흑흑… 우린 끝났어…"
"이비... 우리 망했어..."
"뭐, 뭐가 끝났다는거야? 두사람 설마 배팅이라도 한거야?"
"그런게 있어요. 화연언니..."
모든것이 끝났다는듯한 표정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화연은 여전히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고개를 갸우뚱거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티비에서는 9회까지 완봉승을 거둔 선호가 승리의 포효성을 지르는것이 보였다.
"야! 한선호!"
"아! 현진형님!"
덕아웃에서 장비를 정리하던 선호는 뒤에서 우현진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우현진에게 인사를 하였다. 선호의 인사에 우현진은 피식 웃으면서 선호에게 악수를 건냈다.
"수고했어! 얌마~ 너 정말 대단하던데?"
"아닙니다. 저도 선배님한테 많이 배웠습니다."
"하하! 녀석… 오늘 나도 많이 배웠다. 나중에 우리 술이라… 아! 너 미성년자지? 나중에 이 형님이랑 밥이라도 한번 하자!"
"네! 현진 형님!"
"근데 진수 형은 어디갔어?"
우현진은 추진수를 찾기 시작했다. 간만에 얼굴이라도 볼겸 찾아온 우현진이었다. 그때 양반은 못되는지 뒤에서 추진수의 사투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진아! 니 여 와왔노?"
"형! 오랜만이네? 이 동생한테 홈런이나 치고…"
"마! 내도 일단은 살아야할것 아이가? 나도 요새 성적이 안좋은데 우야겠노? 내도 살아야지…"
"하하~ 여전하네… 형! 좀 있다가 우리 한잔 할까?"
"크~ 좋지… 오늘 소주 한잔하까?"
우현진의 말에 추진수는 소주가 생각이 나는지 똭~ 소리를 내면서 소주를 마시는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우현진도 똭~소리를 내면서 서로 어깨동무를 하였다.
"어휴… 못말려…"
"선호야! 니도 갈래? 여 한식 잘 하는데 있는데… 같이 먹자!"
"나는 됐어요. 저 음식 가려서 먹어야해서요."
선호의 말에 우현진은 질린듯한 표정을 지었다. 음식도 가려서 먹는다는 말에 놀란것이었다. 세상에 먹을게 얼마나 많은데 음식을 가려서 먹는다니… 우현진으로서는 살짝 놀랄수밖에 없었다.
"헐… 진짜? 너도 참 피곤하게도 산다."
"김변형 선배님이 알려주셨거든요. 음식 조심해서 먹으라고… 그리고 저 맵고 짠 음식들은 안 좋아해서요..."
"그래? 그럼 담백하게 먹는걸 좋아해?"
"예… 저 담백한 음식을 좋아해서..."
선호의 음식취향을 듣자 우현진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우현진이나 추진수는 화끈하게 매운 음식을 선호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선수들마다 좋아하는 음식취향이 각각 다르다보니 가자고 하기도 그랬다.
"맞네… 니 매운건 안 묵제? 쩝~ 오야! 알았다. 현진아! 우리끼리 가자!"
우현진의 말에 선호는 그다지 땡기지 않는지 별로 먹고 싶지 않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몸으로 움직이는 직업인 이상 몸관리는 정말 필수였다.
무림에서 활동하던 당시에도 먹는 음식을 철저하게 관리했던 선호로서는 술을 마시러 가는 우현진과 추진수의 모습을 보면서 한심한 표정을 지을수밖에 없었다.
"내기가 텅 비었구만… 빨리 채워야 하는데… 그나저나 슬슬 집에가면… 이히히! 큭큭~ 빨리 가야겠구만!"
두 사람이 한잔 걸치려고 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단전이 텅빈것을 느꼈다. 아무래도 오늘은 좀 무리를 했다는 생각이 든 선호는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여자들을 떠올렸다.
텅빈 단전을 다시 꽉 채울려면 여자가 필요했다. 선호는 자신의 아랫도리를 슬쩍 정리하면서 워싱턴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재빨리 집으로 돌아갔다.
한편 이날 선호와 우현진의 경기가 끝난후 한국의 뉴스에서는 이날 경기를 계속해서 다루었다. 특히 뉴스를 전문으로 다루는 채널에서는 이날 한선호와 우현진의 경기를 보도하면서 오늘 서울시내의 풍경을 보도하였다.
[치킨사장 김백숙 : 바쁜데 너무 좋아요. 이렇게 매출이 올랐던적도 없었거든요.]
[치킨집 한쪽편에 마련된 대형티비에서는 한선호 선수와 우현진 선수의 경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이나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선동운 최성원 이후 두번다시 볼수 없는 이른바 드림매치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서울시내의 대형티비가 있는 치킨집 가게들은 손님들로 다들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우현진 선수와 한선호 선수가 삼진을 잡을때는 팬들은 박수를 치면서 응원의 목소리를 높혔습니다. 이날 경기는 3대0으로 워싱턴의 승리로 끝났지만 우현진 선수와 한선호 선수의 한국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맞붙는다는것에 한국의 야구팬들은 감개무량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지나가던 행인1 : 너무 대단하죠...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저렇게 맞붙는것을 티비로 볼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띡~
"이야… 저 녀석 드디어 성공했구만! 하하하!"
오중석은 티비를 끄면서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가게앞에 크게 쓰여진 선호의 사인을 최대한 잘 보이게 걸어두었다.
"이녀석! 정말 고맙다! 선호야! 하하하!"
오중석은 선호가 미국에서 자신에게 보내준 사인지와 같이 찍은 사진을 보면서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이야 그전에도 몇번 찍은게 있었으니 상관은 없었지만 사인을 이렇게 크게 보내줄거라고는 생각도 못한 그였다.
"와아… 아저씨! 이거 진짜 한선호 선수 사인이예요?"
그때 가게안으로 사야인(사회인 야구인의 약자) 오중석이 운영하는 가게안에 들어오더니 바로 눈앞에 선호의 사인을 보자 놀란 표정을 지을수밖에 없었다.
"네! 저희 가게 단골이었죠. 지금이야 미국에 가 있어서 연락은 잘 안되지만 그래도 가끔은 연락같은건 와요."
"우와…"
오중석의 말에 사야인은 진심으로 부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요즘 한국에서 가장 핫한 선수가 바로 한선호였다. 그동안 여자스포츠쪽에서는 피겨의 김민아나 배구에 김은경같은 걸출한 스포츠 스타가 있었지만 남자쪽에서는 수영선수인 박대한 선수와 축구의 박주성 이외에는 이렇다할 선수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운 남자 스포츠 스타가 나타나니 특히 야구계로서는 좋아할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축구의 박주성의 인기에 밀려 어린선수들이 야구대신 축구를 선택하는것 때문에 골머리를 아팠던 야구계로서는 새롭게 떠오르는 선호가 반가울수밖에 없었다.
그 탓일까? 선호의 에이전트인 폴 코브 코퍼레이션은 지금 한국기업에서 걸려오는 전화와 팩스에 놀란 표정을 지을수밖에 없었다.
"사장님!!! 여기 한국기업에서 광고제의가…"
"아하하! 이거 완전히 일복이 터졌구만! 터졌어!"
폴 코브는 한국기업에 밀려오는 광고 러브콜에 행복한 비명을 지를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이렇다할 선수하나 없이 근근히 회사를 운영하던 그로서는 이런 대형 계약이 터져준 덕분에 지금 너무나도 행복할수밖에 없었다.
"선호군… 당신과 나는 아무래도 오랫동안 같이 있어야할것 같습니다."
폴 코브는 이번에 선호와의 계약을 한걸 자신의 인생의 최고의 성공이었다고 자부했다. 역시 인생은 한방이다! 라는것을 알게된 폴 코브는 또다시 한국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으면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 = ※[작품후기]언제쯤 한국에서도 이런 빅매치가 열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