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회
----------------------------------------2013년 메이저리그 시즌지금 누군가는 악역을 자처해야하는 상황… 데이빗 존슨 감독은 스스로 악역을 자처하기로 다짐을 하였다. 옆에 둔 차가운 음료수를 원샷을 한 데이빗 존슨감독은 조심스럽게 선호에게 다가갔다.
"선호군… 정말 미안한데 오늘은 6회까지만 가능하겠는가?"
"6회요? 지금 공을 그다지 많이 던지지도 않았는데요?"
"알고있네… 허나 나로서는 자네 몸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네… "
"감독님! 하지만!"
그때 옆에서 이를 듣고있던 윌슨 라모스 포수는 말도 안된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데이빗 존스감독에게 다가가려고 했다. 퍼펙트 게임을 달성할지도 모르는데 교체라니!
월슨 라모스는 도저히 납득을 할수없었다. 메이저리그 야구 불문율중 하나가 퍼펙트를 달성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는 투수를 내리지 않는다는게 일종의 불문율처럼 내려오는 원칙이었다.
그걸 잘 알고있는 월슨 라모스는 이건 아니다 싶은 마음에 감독님에게 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넜다. 그러나 뒤에서 누군가 자신의 어깨를 잡는느낌에 그는 뒤를 돌아보았다. 자신의 어깨를 잡은 사람은 다름아닌 추진수였다.
"저녀석이 어떻게 나오는지부터 보자고… 감독님도 의견만 물어보시는거잖아…."
"알겠어… 추…"
추진수의 말에 월슨 라모시는 알겠다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제발 끝까지 같이 가기를 바라는 월슨 라모스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선호가 내려가지 않겠다고 말하기를 바랬다.
"네… 감독님! 그럼 6회만 막고 내려가겠습니다."
선호의 말에 월슨 라모스는 바로 탄식이 나왔다. 제발 내려가지 않기를 바랬지만 선호는 데이빗 존슨감독의 말을 순순히 따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려가겠다는 말을 하면서도 선호의 얼굴에서는 아쉬운 표정들이 가득했다. 만약에 다른 투수였다면 감독의 말에 발끈할수도 있겠지만 선호는 그렇게 눈치가 없는 편이 아니었다.
나름대로 홀로 살면서 생긴 눈치가 있는 선호는 객관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생각해보았다. 이제 막 데뷔한 햇병아리가 감독의 말에 토를 다는것도 그렇고 감독님의 말도 나름의 일리가 있다보니 선호는 잠시 생각해보다 이내 군말없이 따르기로 하였다.
"정말 고맙네… 매카시 코치 7회에는 불펜진들을 투입할 준비를 하게나!"
"네! 감독님!"
"정말 미안하네… 선호군…"
선호의 통큰 양보에 데이빗존슨 감독은 선호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매카시 투수코치에게 불펜진들의 몸을 풀어두라는 지시를 내렸다.
데이빗 존슨감독은 선호가 자신의 지시에 거절이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이 들었는데 다행히도 자신의 지시에 순순히 따라주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괜찮습니다. 시즌은 길고 길잖아요. 다음에 또 달성하면 되죠 뭘~"
"선호군… 오늘 정말로 미안하네… 퍼펙트를 달성할지도 모르는데 교체를 해서 말이야…"
"미안하시면 다음에 햄버거라도 하나 사주세요. 치즈버거로요~"
"아하하! 알겠네! 알겠어! 내 꼭 맛있는 치즈버거를 사오겠네! 이왕이면 더블로 사오겠네!"
선호의 말에 데이빗 존슨 감독은 껄껄 웃으면서 꼭 치즈버거 더블로 사주겠다는 말을 하였다. 그렇게 감독인 데이빗 존슨 감독의 면을 살려준 선호는 아쉬운 교체를 맞이해야했다.
그러나 월슨 라모스 포수는 여전히 납득이 되지않는 표정을 지었다.
"썬! 이대로 포기하는거야?"
"아쉽지만 어쩔수없죠. 감독님의 지시잖아요."
"그래도 퍼펙트를 달성할지도 모르는거잖아?"
"괜찮아요! 나중에 또 하면 되죠! 이거 롤렉스 시계 날라가서 아쉽겠어요. 퍼펙트게임 달성하면 투수가 포수한테 롤렉스 시계 선물한다고 하던데..."
"얌마! 그게 중요한게 아니거든? 허허… 녀석도..."
선호의 농담에 월슨 라모슨은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선호가 괜찮다는 표정을 짓고 있지만 지금 선호의 속마음은 절대로 그렇지 않다는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였다.
(쓰리겠지… 녀석…)
월슨 라모스는 선호의 머리를 쓰다듬어 줄뿐 더는 뭐라 말은 하지않았다. 처음엔 건방진 꼬맹이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자주 이야기도 하고 대화를 해보니 그렇게까지 건방지지도 않았고 아주 예의바르면서도 성실한 선수였다.
더군다나 스티븐말고 자신이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던지는 놀라운 컨드롤과 강속구에 반한 월슨 라모스는 어느새 선호에게 안좋은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나서주는 편이 되었다.
그렇게 약속된 6회까지 마린스의 타선을 깔끔하게 막은 선호는 미련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왼쪽 어깨에 아이싱을 하고서는 덕아웃에 앉아있었다.
"아… 이게 뭔가요? 한선호선수 교체가 되었습니다."
"네… 어깨에 아이싱까지 한걸로 봐서는 6회까지만 던지는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하지만 지금 위싱턴 팬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은것 같은데요?"
"네… 안그래도 6회까지 퍼펙트였는데 교체라뇨… 이건 선수의 어깨에 문제가 있지 않으면 교체하지 않는게 관례인데요…"
오늘 위싱턴의 경기를 중계하고 있던 MLB해설자들은 다들 당황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은 5회까지 완벽하게 마린스의 타선을 꽁꽁 묶은 선호의 투구를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다.
오직 포심과 투심 그리고 체인지업으로 상대선수들을 힘으로 제압하는 선호의 투구패턴은 요즘 젊은 투수들에게서도 보기 드문 올드스쿨 피처였다.
정말 간만에 보는 올드스쿨 피처를 보자 MLB해설자들은 정말 신이 날수밖에 없었다. 변화구같은걸로 상대하는게 아니라 압도적인 구위의 힘을 바탕으로 시원시원한 피칭을 하는 선호의 피칭에 해설자들은 보는 내내 속이 다 시원하다는 표현을 아낌없이 하였다.
이는 경기를 직관하러온 나름대로 야구 좀 봤다하는 사람들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질질 끄는 타입이 아니라 칠테면 쳐봐라!하는 식으로 던지는 선호의 투구패턴은 요즘 신인같지 않은 대범함과 답답한 가슴에 시원한 사이다를 들이킨것같은 개운함을 주기 충분했다.
더군다나 6회까지 퍼펙트상황이었기에 위싱턴의 모든 팬들은 오늘 혹시?하는 기대에 차 있었는데 갑자기 6회가 끝나자 아이싱을 하는 선호의 모습에 팬들의 기대는 와장창 박살이 날수밖에 없었다.
"야!!! 이게 뭐하는 짓거리야!!!"
"퍼펙트인데! 데뷔전 퍼펙트를 망치는거냐!!!!!"
"야! 진정들 해! 혹시 어디 아프거나 한거 아냐?"
"그, 그런가?"
화난 위싱턴의 팬들은 선호가 교체가 되었다는것에 순간적으로 너무나도 화가 난 나머지 받아들일수 없는 상황이었다. 눈앞에서 퍼펙트게임을 볼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사로잡혀있던 팬들로서는 7회가 시작되자 갑자기 투수교체가 되니 다들 믿어지지 않는 표정을 지을수밖에 없었다.
=============================※ = ※[작품후기]오늘 와이프가 없습니다. 너무나도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는데... 오늘 야근해서 9시가 다되어서야 집에 왔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