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회
----------------------------------------스프링캠프"으흠… 그렇게 할려면 엄청나게 노력을 했겠구만… 그런데 학교는 왜 자퇴를 한건가?"
"그게… 학교에서 약간의 사고를 쳤습니다. 감독님의 말 때문이었습니다. 다쳤으니 나가라고… 야구하는 모습이 가상해서 받아줬는데 병신이 되었으니 필요가 없다는 말요…"
"그 말에 결국엔 사고를 쳤겠구만?"
"네… 생각해보면 너무 어리석은 행동이었죠. 해서는 안되는 짓을 해버린거죠."
후회한다는 내 말에 테드 러너나 비서는 흡족한 표정을 지으면서 눈앞에 있던 차를 다시 한모금 마셨다.
"반성했다면 그걸로 충분하네… 물론 그 학교 감독에게는 사과하지 말게나… 자네가 성공한다면 그때 실컷 복수하게나!"
"네… 그때 떠나고 나서 잠시 방황을 했었죠. 그리고 정신 차리고는 다친 오른쪽 말고 왼쪽으로 던지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선호의 말에 테드 러너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 손을 잡았다. 아마 오른쪽이 다쳤을때 절망감과 왼손으로 다시 던지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겠는가? 불굴의 의지로 다시 일어난 선호를 보자 테드 러너는 이 동양인 소년의 의지에 자신도 모르게 박수를 칠뻔한 그였다.
"대단하구만… 아무튼 정말 고생 많았어… 그럼 나는 이만 가보겠네!"
"네! 저도 저녁 잘 먹었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겠다는 테드 러너의 말에 나 역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확실히 부자는 부자인듯 그가 식당밖에 나오자 그의 앞에는 롤스로이스 차량이 나왔다.
"자네가 우리 팀과 계약을 한다면 이 차를 내가 주겠네. 이 안에 돈다발을 가득 담아서 말이지…"
"글쎄요. 저는 돈다발보다는 여자가 더 좋겠는데요?"
테드 러너의 농담에 나 역시 농담을 던졌다. 그러자 테드 러너는 껄껄 웃으면서 차문을 열고는 뒷좌석에 앉았다.
"하하하! 역시 젊어서 좋구만! 잘 있게나! 미라클 보이!"
차를 타고 떠나는 테드 러너를 바라보며 선호는 고개를 저었다.
"능구렁이가 따로 없네…"
"그렇지? 사람좋아보이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걸로 더 유명한 양반이지…"
"원래 돈은 그렇게 버는거에요. 저 양반도 그걸 잘 이용하는거고… 들어갈까요?"
선호가 호텔로 돌아가려고 발걸음을 돌리는동안 테드 러너는 차에 타면서 비서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보게…"
"네! 회장님!"
"자네는 어떻게 보았나? 저 소년이?"
"아주 무서운 친구인것 같습니다."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네… 저 친구… 나하고 아주 비슷해… 내가 저 친구의 빈틈을 찾으려고 할때 저 친구역시 나의 빈틈을 찾고 있었어…"
"..."
"아주 무서운 꼬마야… 허허! 이거 아주 재밌는 일이 생기겠어! 허허!"
테드 러너의 말에 비서도 같은 생각인듯 더는 말을 하지않았다. 테드 러너는 선호를 떠올리자 이마에서 식은땀이 절로 나왔다. 나름대로 사업으로 많은 돈을 번 그다보니 사람보는건 나름대로 식견이 있는 편이었다.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상대방의 빈틈을 찾는게 그의 주특기였는데 오늘 어린 소년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자 테드 러너는 아주 신선한 충격을 받을수밖에 없었다.
"저 미라클 보이는 시카고의 테오 엡스타인은 절대로 감당못하네… 그리고 그놈들은 아마 싼값으로 후려칠려고 할거야…"
"저런 유망주를 싼값으로 데려갈려고 하겠습니까?"
비서의 말에 테드 러너는 코웃음을 쳤다.
"시카고 구단주성격은 내가 더 잘 알아… 그 인간… 아마 100만달러로 후려칠려고 할걸? FA나 트레이드로 데려온 선수한테는 돈을 잘 쓰지만 유망주한테는 아주 짠돌이 가되는 양반이니… 리조녀석한테 일러두게… 저녀석한테 돈은 아끼지 말라고… 최소 스티븐 녀석만큼은 챙겨주면 알아서 올거야..."
"리조 단장에게 그렇게 일러두겠습니다."
"그래… 돈문제는 걱정하지 말라고 하고… 그만 가세나… 오늘 많이 피곤하군..."
피곤하다는 테드 러너의 말에 비서는 조심히 차를 몰고는 호텔로 출발하였다. 그리고 얼마 후… 폴 코브는 테오 엡스타인이 제시한 계약금액을 듣고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네? 배, 백만달러요?"
"그, 그렇습니다. 저희 시카고 컵스에서 한선호군에게 제시할수 있는 계약금액은 100만달러입니다."
폴 코브의 말에 테오 엡스타인도 쪽팔리는지 말을 살짝 더듬거렸다. 폴 코브는 테오 엡스타인의 제안을 듣자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우… 백만달러라… 왜 그런 금액을 제시했는지 이유라도 듣고싶은데… 가능할까요?"
"회사에서는 선호군의 가능성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모든 유망주가 성공을 하는건 아닙니다. 이전에 펠릭스 에르난데스 선수가 중남미의 유망주로 75만달러에 계약을 하신건 알고 있으시죠? 저희는 그 친구보다 25만달러를 더 추가한것입니다."
테오 엡스타인의 제안에 폴 코브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만약에 선호가 시카고 컵스에 미련이 있었다면 울며 겨자먹기로 이 말도 안되는 계약을 추진했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폴 코브도 나름 믿는 구석이 있다보니 그는 미련없다는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우… 그렇다면 저희쪽에서는 시카고 컵스와는 더 이상 일을 진행하기가 어렵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폴 코브씨…"
폴 코브의 말에 테오 엡스타인역시 이를 악물수밖에 없었다. 그도 윗선의 지시에 따르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 계약은 이미 물건너 갔다는건 그도 알고는 있었다.
미련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폴 코브를 쳐다보던 테오 엡스타인는 그와 가볍게 악수를 하고는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쩝… 정말 아쉬구만... 빌어먹을 구단주… 조금만 더 쓰지… 하아… 왠지 모르게 이번일은 두고두고 후회할것 같은데..."
테오 엡스타인은 오늘 이 계약을 놓친걸 두고두고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러나 그건 그냥 미신이라면서 그는 고개를 저었다.
한편 테오 엡스타인과 미팅을 마친 폴 코브는 이 사실을 바로 선호에게 연락을 하였다.
"어이가 없네요. 설마 그런 금액이라니…"
[맞습니다. 이번에 워싱턴이 제시한 금액하고 비교하면 더욱더 말이 안됩니다. 선호군…]
선호는 워싱턴이 제시한 금액을 떠올리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워싱턴이 얼마나 제시했는지는 알려줬나요?"
[그쪽도 어느정도는 알고 있을겁니다. 그걸 알면서도 이렇게 나온다는건 선호군에게 많은 돈을 쓸 생각이 없다는겁니다. 이미 시카고 컵스는 선호군에게 돈을 쓸 생각이 없어보입니다.]
=============================※ = ※[작품후기]짠돌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