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MLB를 꿈꾸다-8화 (8/436)

8회

----------------------------------------야구란 무엇인가?"혹시! 한번만 더 던질수 있냐?"

"네! 아저씨!"

"오케이! 그럼 이번에 내가 리드를 한번 해볼테니 이쪽으로 던져봐라!"

오중석의 주문에 선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운드에 섰다. 이강남은 선호의 투구폼을 지켜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 투구폼을 내가 어디서 분명히 본것 같은데… 어디서 봤더라?)

특이한 자세라면 자신도 바로 알아보겠지만 선호가 던지는 자세는 그다지 특이한 자세는 아니었다. 흔히 투수들이 많이 던지는 스리쿼터방식이었다. 그런데 아주 낯이 익은 투구폼이었다. 이강남은 자신이 저 투구폼을 분명히 어디서 많이 본 기억이 있었다.

"좋아! 너 제구도 되는구나! 이 괴물같은 녀석아!!! 아하하! 보셨습니까? 사장님? 저녀석 150인데 제구가 잡혀요! 잡힌다ㄱ… 왜, 왜 그러십니까?"

"아니… 저 선호라는 애가 던지는 투구폼말이야… 내가 분명히 어디서 많이 본 투구폼인데 기억이 안나서…"

"그렇죠? 저도 분명히 어디서 많이 본 자세이기는 한데 기억이 안나서요."

이강남의 말에 오중석역시 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오중석도 저 투구폼을 어디선가 많이 보기는 했는데 기억이 나지를 않았다. 다만 선호의 구속과 공의 무브먼트에 정신이 팔려 선호의 투구폼을 잊어먹은것이었다.

이강남의 말에 오중석역시 뒤늦게 고개를 끄덕이며 선호의 투구폼을 추리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 모두 선호의 투구폼을 어디선가 본 기억은 있는데 기억이 나지 않아서 답답해하고 있었다.

"아저씨! 또 던져요?"

"아… 잠시만… 저기… 사장님 혹시 저 녀석 투구폼 녹화 가능하십니까?""

"아… 그게 지금 스마트폰이라서… 내가 지금 당장 카메라를 내가 가져오리다!"

오중석의 부탁에 이강남도 잠시 기다려달라는 말과 함께 부리나케 자신의 집으로 달려갔다. 다행히 집과 건물과는 그다지 멀리 떨어진곳이 아니다보니 그는 집에서 자신이 산 디지털 카메라와 삼각대를 설치했다.

(호오… 저게 그 움직이는 영상을 찍는 기, 뭐라고 하던데... 이름이 뭐더라...)

선호는 미래의 발전된 기술을 보자 속으로 감탄을 금치못했다. 자신이 살때만해도 저런건 있지도않았다. 사람 움직임을 일일이 종이에 그리거나 아니면 말로 설명하는것이 대다수였다. 그런데 미래는 사람의 움직임을 기록하고 볼수 있으니 이 얼마나 살기좋은 세상인가?

"자! 선호군! 이번엔 투구폼을 녹화할겁니다. 준비는 되면 말해주세요!"

어느새 선호에게 높임말을 하는 강남의 말에 선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몸을 풀었다. 그리고 이내 준비가 되었다는 말을 하자 강남은 녹화버튼을 눌렸다.

"자! 일단 포심부터!"

포수마스크를 찬 중석의 주문에 선호는 와인드업을 하였다. 그리고는 물 흘러가듯이 부드러운 자세로 포심을 던지기 시작했다.

팡!!! 선호가 던진 공이 포수 글러브안으로 꽂히면서 강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강남은 이를 스피드건으로 측정하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몸이 풀리는 것인지 스피드건에는 154의 속도가 스피드건에 찍혔다.

"좋아! 한번 더 던져보자! 이번엔 투심으로!"

중석의 말에 선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투심으로 공을 파지하였다. 소년의 기억에 있다보니 공의 그립 쥐는법 정도는 선호의 머리속에 있었다.

(어디… 한번 던져볼까?)

선호는 공을 던질때마다 과거 비도술을 익히는것같은 느낌을 받았다. 검을 던지는 것보다 공은 던지는법이 훨씬 쉽다보니 선호는 마음편하게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팡! 하는 소리가 포수미트에 박히자 중석은 미소를 지었다. 투심의 무브먼트가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홈플레이트에서 살짝 떨이지는 투심 특유의 무브먼트가 제대로 나왔다. 그러나 미소를 짓는건 중석만은 아니었다. 중석의 뒤에서 스피드건으로 속도를 찍고있던 강남역시 절로 미소가 나왔다.

"굿! 좋아!!! 공이 정말 좋은데? 오늘 긁히는 날이냐? 하하! 스피드는요?"

"1, 150이라네… 투심이 이정도라면…"

야구외길 19년인 이강남은 선호가 던지는 공을 보자 자신이라면 이 공을 칠수 있을지부터 상상해보았다.

"저건 죽어도 못치겠다… 저렇게 떨어지는 공은 쳐봐야…"

"그라운드볼이죠…"

두 사람 모두 자신이 타석에 서서 저 투심을 상대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그러자 두 사람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제 뭐 던지면 되요?"

"너 뭐 던질수있니?"

"슬라이더만 던질수 있어요."

"커브는?"

"그건 학교에서 안 가르쳐줘서…"

선호의 말에 중석은 에잉거리면서 혀를 찼다. 그러나 커브를 안가르쳐주는 이유는 그도 잘 알고 있었다. 원체 배우기도 어렵기도 하지만 커브자체가 타고나야지 배울수 있는 공이었다.

오죽하면 체인지업은 연습으로도 배울수 있지만 커브는 어느정도는 타고나야 던질수 있다는 말까지 있었다. 배우기도 어렵고 성적을 내야하는 학교의 사정을 생각하면 커브같이 배우기 어려운 구종을 선수들에게 굳이 가르치는 감독이나 코치들은 없었다.

"그래… 그럼 슬라이더 한번 던져보자~"

중석의 주문에 선호는 슬라이더 그립으로 공을 쥐고는 와인드업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는 슬라이더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팡! 포수미트에 박히는 소리에 중석은 온몸에서 소름이 돋았다.

(이, 이렇게 떨어지면…)

슬라이더하면 보통은 좌우로 움직이는 횡슬라이더를 생각한 중석이었다. 그러나 선호가 던진 슬라이더는 횡슬라이더가 아니라 위에서 밑으로 떨어지는 종 슬라이더였다. 휘어지는 각도가 마치 포크볼마냥 갑자기 뚝 떨어지는 공의 움직임에 중석은 급하게 포수 글러브를 내리고는 간신히 공을 받았다.

"이녀석아! 위에서 밑으로 떨어지는걸 던지면 어떡해? 깜짝 놀랐잖아?"

"죄송해요! 많이 놀라셨어요?"

"하하! 내가 이정도로 놀라겠냐? 사장님… 스피드는 얼마나 나왔습니까?"

선호의 말에 중석은 뜨끔했지만 나름 허장성세를 보이면서 껄껄 웃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뒤에서 이를 찍고있는 강남에게 스피드가 얼마나 나왔는지 물어보았다.

"1, 146… 이건 고속 슬라이더인데…"

엄청나게 빠른 슬라이더 속도에 강남은 입을 쩍 벌린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변화구의 특성상 그렇게 구속이 빠른건 아니지만 슬라이더가 이렇게 빠르게 오면 타자는 치기가 너무나도 힘들수밖에 없었다.

"허허… 저렇게 빠른 슬라이더면…"

"포심, 투심, 그리고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면… 굳이 다른 공이 필요할까요?"

이강남의 말에 중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봐도 이정도 공이면 국내에서는 감히 저 공을 칠수 있는 타자는 아마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물론 세세한 분석이 들어가면 다르겠지만 당장 선호의 앞에 프로선수를 타석에 서서 상대한다고 가정하면 아마 삼구삼진이거나 범타로 물러날 확률이 컸다.

=============================※ = ※[작품후기]저 고속 슬라이더때문에 부상당하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류현진도 그중에 하나... 그러나 인공이는 능력이 다르니~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