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버니 근데 옷이 왜 이렇게 더러워요? 사야 언니가 뭐라고 할 텐데. 아, 맞다. 맞다. 이거 테난 오빠가 준건데. 예쁘죠?”
이리케가 자신의 목에 걸린 장신구를 싯카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저 멀리서 사란토야와 테난이 걸어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싯카! 너 대체 어디 갔다가 온 거야!”
사란토야가 혼례복을 입은 채 며칠 간 사라져버린 동생을 비난하며 말을 이었다.
“꺅! 그 옷은 뭐야? 어디 더러운 곳에서 굴렀기에 옷이 그렇게 된 거야. 너 술 마시고 또 돌 찾는다고 산으로 들로 뛰어다닌 건 아니겠지? 잠깐 춤만 추고 벗으면 되는 걸, 여태 그걸 입고 있었니?”
이리케와 사란토야의 말에 라다크의 얼굴이 잿빛으로 변했다. 거기에 못을 박은 것은 테난이었다.
“처남. 오랜만이야. ……옷을 그렇게 입으니까, 아, 아니 내말은 그러니까……, 오랜만이다. 처남.”
싯카를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횡설수설하는 자신의 형을 보는 순간 라다크는 깨달았다.
지금 자신이 벌일 일이 저 멍청한 형의 행동보다 수십 배는 더 머저리 같은 짓임을.
“이제 좀 놓지.”
옆에서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라다크의 손이 자연스럽게 힘을 풀었다.
“미친 놈 같으니.”
싯카가 기분 나쁘다는 얼굴로 침을 뱉고 옷에 자신의 손을 슥슥 닦아 냈다. 라다크 역시 오만상을 찡그리며 자신의 손바닥을 옷 위에 문질렀다.
결국 마르케의 싯카는 쟈뉴아의 부족장 아들 둘에게 청혼을 받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쟈뉴아와 마르케의 공존은 불행히도 약간은 이상한 시작으로 그 긴 세월의 첫 장을 장식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