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Part 1. 동생이 생기다 편 (2/6)

Part 1. 동생이 생기다 편 

그날 저녁, 식사를 끝내고 다현이와 같이 설거지를 했다.

“저기, 다렁아.”

“…?”

나는 녀석이 건네주는 거품 가득한 그릇을 받아들며 장난스럽게 말을 걸었다. 녀석이 왜 부르냐는 듯 힐끔 쳐다본다. 미간에는 자신을 부르는 호칭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살짝 주름이 생겨 있었다. 큭큭. 암만 그래도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있어서야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네, 소년.

“있잖아… 아까 한 거 또 해볼래?”

“아까 한 거라니?”

“형♡”

챙그랑-

애교를 담아 형이란 발음을 내뱉기가 무섭게 다현이 들고 있던 컵을 주르륵 떨어뜨려 버렸다.

헉,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게 그렇게 충격적이었냐?

후다닥 손을 뻗어 녀석이 깨뜨린 유리조각을 치우고 있자 잠시 굳어있던 다현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내가 다렁이면, 넌 지렁이냐.”

“엉?”

이렇게 우리 형제는 서로를 향해 조심스러운(?) 첫발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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