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화
쾅!!
‘아오! 한철민, 저 망할 놈!!’
연우를 낚아채듯 들고 바로 옆으로 피하자 강시의 팔이 아스팔트에 의미 없이 부딪혔다. 권능으로 얼핏 보니 저 보스 몬스터에 별다른 점은 없었다. 한 가지 문제라고 한다면 내가 지금 스킬을 쓸 수 없다는 점뿐.
소리 한 번 지르면 모든 게 끝나겠지만 그랬다간 어디선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 한철민에게 들킨다.
“으아악!! 저, 저리 가!”
“김기진 씨, 이쪽으로 오세요!”
혼비백산이 된 김기진 씨를 향해 소리쳐 봤지만 공포에 정신이 잠식된 사람한텐 들리지도 않는 모양이었다.
깡!
키에에엑!
급한 대로 야구배트를 던져 강시의 머리를 맞히자 강시가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내 쪽으로 주의는 끌었으니 이제 연우부터 안전한 곳으로 옮기면 된다. 허리를 숙여 연우의 어깨를 붙잡았다.
“연우야, 저기 수풀 보여?”
“네, 네!”
“언니가 5분 만에 다 끝낼 테니까 저기 가서 숨어있…….”
잠깐.
순간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손가락을 동그랗게 말아 수풀 쪽을 향해 들었다.
[D급 몬스터 대마 무덤]
[대지 속성]
[중독, 환각]
“허억!”
나도 모르게 숨을 확 들이마셨다.
‘이게 지난 시간선의 실수였구나.’
저곳에 숨으라고 했으면 연우는 그대로 중독 상태에 빠져 죽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지난번엔 내가 그렇게 했을 것이고.
키에에엑!
나를 향해 콩콩 튀어오던 강시가 다시 소름끼치는 비명을 질렀다.
“연우야! 그냥 거기 서있어! 5분 안에 끝낼게!”
“네, 네……!”
쾅!
강시가 긴 팔을 휘적거리며 나를 잡으려 했다.
“하아아!”
땅을 본 채로 소리를 지르자 ‘발 없는 말’이 발동되었고, 금방 강시의 어깨까지 올라왔다. 검은 동공이 나를 쳐다보기 전에 주먹에 힘을 줬다.
콰그작.
끼아아악!!
온 힘을 다해 강시의 얼굴에 주먹을 꽂자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진득한 파란 피가 손에 묻었다.
후드득.
손을 털며 바닥 위로 착지했다.
뭐, 이 정도 이동계 스킬은 괜찮겠지.
어딘가에서 음침하게 나를 지켜보고 있을 한철민의 시선이 끔찍해 인상이 찌푸려졌다.
“살려 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 주세요…….”
“아이고야.”
김기진 씨가 머리를 감싸 안은 채로 게이트 앞에 주저앉아 있었고 겁에 질렸는지 몸을 덜덜 떨었다. 나는 그의 발 앞에 떨어진 칼을 주워 들고는 비틀거리는 강시를 향해 달려갔다.
캬아아아악!!
후웅―
강시는 팔을 휘둘러 제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을 쓸었고 난 줄넘기 하듯 그 팔을 넘어 강시의 몸통 바로 앞까지 왔다. 강시의 팔이 느릿하게 내 쪽으로 향하는 걸 지켜보며 칼을 고쳐 잡았다.
촤아아악―
녀석의 팔이 내 머리를 날려버리는 것보다 내가 쥔 칼끝이 녀석의 명치를 찢는 게 더 빨랐다.
“으…….”
또다시 파란 피가 내 손 위로 쏟아졌지만 끈적하고 불쾌한 느낌을 이겨내며 칼날을 더욱 깊게 박아 넣었다.
탱그랑.
피 때문에 손이 미끄러져 칼을 놓쳤다. 파란 피를 뒤집어쓴 낡은 단검이 아스팔트 바닥을 굴렀다.
‘…낯설지 않은 느낌이네.’
잡아본 칼이라곤 식칼이 전부인데 이상하게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예전에 한번 써본 적이 있었나?
쿵.
얼얼한 손을 만질 때쯤 강시가 긴 팔로 제 배를 움켜쥐더니 이내 앞으로 쓰러졌다.
탱그랑.
[아이템 획득]
[팔각 / 최하급 부산물]
이상한 냄새가 나는 나무 조각이 손에 들어왔다.
‘다들 무사하려나…….’
“지희 씨! 지희 씨!”
그때 한철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해맑게 웃으며 나를 향해 달려온 쓰레기 새끼가 숨을 잠깐 고르더니 다시 고개를 번쩍 들었다.
“각성하셨죠?”
“…….”
“무슨 스킬인가요? 아까 도약하는 게 장난 아니던데. 이동계 스킬? 방어계 스킬?”
잠깐 눈을 감은 채 분을 삭이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지금 눈앞에 있는 한철민의 멱살을 잡아 그대로 바닥에 메다꽂을 것 같았다.
“어떤 고유 스킬이에요? 등급은요?”
“그만.”
“이야~ 한 번에 각성하는 건 또 처음 봤네요! 다들 안 다친 것도 너무 다행이…….”
“조용히 하라고!!”
우웅―
내 외침에 공기가 울렸고 한철민이 살짝 휘청거렸다.
“안 다쳐서 다행? 니 눈에는 저 사람이 멀쩡한 걸로 보여?”
“지, 지희 씨…….”
“연우가 멀쩡한 걸로 보이냐고!!”
[발언력 상승]
[각성자 ‘신지의’의 발언에 각성자 ‘한철민’이 동요한다.]
“까딱 잘못했으면 여기 있는 사람 다 죽었어. 아무리 D급이어도 비각성자나 예비 각성자한테는 위험한 거 몰라?”
“이 바닥 장사가 다…….”
“아~ 장사? 사람들 절박한 마음 이용해서 돈 받아처먹는 장사? 사람 목숨 갖고 노는 장사?”
쿵.
천둥이 치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내가 딛고 있던 땅이 살짝 갈라졌다.
“사람 목숨으로 돈 버는 새끼들치고 끝이 좋은 놈 없었다. 알아서 판단해라?”
“히끕.”
한철민이 꼴사납게 딸꾹질을 했다. 그제야 그는 입을 다물었고 고개를 푹 숙였다.
[발언 결과 : 참회]
참회라, 진짜로 뉘우치는 건지 모르겠네.
“기진 씨. 이쪽으로…….”
한철민은 고장 난 기계처럼 버벅대다 김기진 씨의 상처 위로 약을 발라 주며 그를 보살피기 시작했다. 성질머리가 더럽다고 해서 육탄전까지 벌일 각오를 했는데, 발언력 덕분에 쉽게 상황이 종료됐다.
“큽, 흐응, 훌쩍.”
“아. 맞다, 연우야!”
연우는 던전의 한가운데 한껏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연우야, 다 끝났어!”
“끅, 히윽… 정말요?”
“응! 이제 집에 가… 아이쿠!”
지이익.
연우가 급하게 몸을 일으키다 결국 제 발에 걸려 넘어졌다. 싸구려 레이스가 아스팔트 바닥에 걸려 연우의 어깨가 훤히 드러났다.
‘이런 미친.’
그리고 내 머릿속도 새하얘졌다.
연우의 어깨와 쇄골 밑에는 시퍼런 멍과 화상 자국 같은 갈빛 상처들이 가득했다. 제대로 약을 바르지도 못했는지 여기저기 흉이 생겨 있었다. 나도 모르게 다리에 힘이 풀려 무릎을 꿇은 채로 멍하니 연우를 바라보았다.
“읏차.”
연우는 아무렇지 않게 옷을 다시 여미고 내 품 안으로 달려들었다. 톡 쏘는 풀냄새 같은 게 코를 찔렀다.
“괜찮아, 괜찮아. 연우야.”
“흐, 흐어, 허어엉!”
등을 몇 번 토닥여 주자 연우가 결국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아이는 내 옷자락을 꽉 붙잡고 한참 목 놓아 울었다.
아무리 몬스터가 사람의 목숨을 단번에 끊어 놓을 수 있다고 해도, 연우에게 있어 가장 무서운 건 몬스터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정말 괜찮아, 괜찮아질 거야.”
하루하루를 행복 속에서 살아도 모자랄 시기에 병원에서 괴로워하던 지유와, 부모의 학대 속에서 고통받는 연우가 자꾸만 겹쳐 보였다. 연우를 안은 팔에 힘이 들어갔고 눈물 때문에 시야가 부옇게 흐려졌다.
자기 자식을 사지로 내모는 부모, 사람의 마음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사람.
“아픈 기억은 모두 잊고, 앞으로 행복하게 살자.”
<사명>
[카르마를 밟는 자]
[업이 청산되었습니다.]
[달성도 대폭 상승]
[달성도 : 28%]
부디, 이 끔찍한 기억은 모두 잊고 앞으로의 연우의 삶에 축복만이 가득하기를.
연우에게 지유를 투영하는 비겁한 상상이 내 머릿속을 지배하기 전에 연우의 행복을 빌었다.
* * *
생각보다 상황은 쉽게 정리가 되었다. 한철민은 게이트 밖의 경찰을 보자마자 한참 멍하니 있다가 이내 순순히 자기 손을 내밀었고, 그렇게 경찰차를 타고 연행되었다. 격렬한 반항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한철민은 내 말을 들은 이후부터 고분고분한 태도로 나왔다.
경찰의 등장에 놀란 건 한철민뿐만이 아니었다.
“겨, 경찰이 왜 여기 있어?!”
제 딸을 데리러 온 연우네 부모도 경찰을 보고 화들짝 놀라더니 아이를 데리고 얼른 도망치려 했으나 이고은 서장에 의해 가로막혔다. 연우는 용기를 내서 제 상처를 보여주었고 연우네 부모도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연우는 어떻게 되는 거죠.”
“일단 보호 시설로 갑니다. 부모와 분리시키는 게 우선이니까요.”
차를 타기 전 연우는 한참 동안 나를 보다가 한 번 안기더니 그제야 어린아이다운 미소를 보여주었다.
‘고마워, 언니.’
연우는 입 모양으로 그렇게 중얼거리곤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부우웅.
연우가 탄 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난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왠지 모르게 가슴이 먹먹해져서 아랫입술을 꽉 물었다.
“많은 일이 있었군요.”
경찰차가 모두 떠난 후 게이트 앞에는 나와 이고은 서장만이 남아있었다. 지평선에 걸린 해 때문에 이고은 서장의 얼굴이 주홍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으며 그에게로 시선을 돌리자 그도 나를 쳐다보았다.
“가끔은 몬스터보다 사람이 무서운 것 같아요.”
“전 던전에 들어가 본 적은 없지만, 사람이 무섭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연우는 괜찮겠죠?”
이고은 서장은 단풍색의 하늘을 올려다보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미지근한 바람이 불고 이따금씩 매미 우는 소리가 들렸다.
“보호 자체는 확실하게 이루어질 겁니다. 그 아이가 당한 그동안의 학대가 인격 형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무엇 하나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게 이고은 서장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아까 그 아이가 신지의 헌터한테 보여준 미소를 보면, 스스로 잘 이겨 내지 않을까 싶네요.”
이고은 서장이 입꼬리를 올려 씩 웃었다. 내가 지금까지 본 그의 미소 중에 제일 큰 웃음이었다.
난 별말 없이 어깨를 으쓱였다. 공포, 분노, 이기심, 슬픔. 다양한 감정이 뒤섞였던 어떤 여름의 저녁이 저물어가고 있었다.
* * *
“최민 헌터!!”
콰앙!!
커다란 바위가 불로 만들어진 큐브에 맞고 튕겨져 나왔고, 이내 산산조각이 났다. 큐브가 다시 연기가 되어 사라지자 그 속에서 민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의 앞에 선 바위 거인은 크게 포효하며 제 몸에 있는 바위를 마구 던졌지만 민의 몸에 닿는 건 단 하나도 없었다.
민은 뒤를 살폈다. 한진우는 빈사 상태의 헌터를 치료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같이 온 방어계 헌터도 기력이 다했는지 자신을 서포트하기엔 움직임이 많이 굼떠졌다.
‘난처하군.’
민이 자세를 잡더니 총알처럼 바위 거인을 향해 날아갔다.
피이이잉.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민의 몸 주위로 새빨간 불꽃이 나타나더니 점점 푸르게 변해 갔다.
크아아아!!
바위 거인이 민을 잡으려 손을 뻗었지만 묵직한 팔은 그를 잡기에 너무나 느렸다. 민은 유성우처럼 빠른 속도로 바위 거인의 주위를 날아다녔고, 이내 두 손을 높게 들어 그대로 허공을 세로로 갈랐다.
퍼버벙!!
푸른 불꽃이 바위 거인의 몸을 반으로 터트려버렸다.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바위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민은 한진우와 다른 헌터들이 있는 쪽으로 ‘방공호’를 시전했다.
쿠궁.
빠르게 떨어지던 바위 조각들이 방공호에 부딪혀 떨어져 나갔다.
‘생각보다 너무 길어졌어.’
민은 머리가 핑 도는 걸 느끼며 천천히 땅 위로 내려왔다.
“컥! 쿨럭!”
후드득.
민의 턱을 타고 핏줄기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민은 인벤토리에서 물 한 병을 꺼내 그대로 제 얼굴에 부었고 입에 남아있던 피를 뱉어냈다.
다낭 S급 던전. 공략법도 다 알고 있는 던전이었고 보스 몬스터였던 바위 거인 역시 어려운 상대가 아니었다.
‘같이 온 헌터들도 전부 베테랑급이었는데, 도대체 왜?’
민은 바닥에 떨어져있던 부산물 하나를 집어 자세히 살펴보았다.
“…게이트 조각?”
아까 밀고 들어왔던 게이트의 일부였다.
화르륵.
손으로 작은 불씨를 만들어 내자 게이트 조각은 너무나 쉽게 재가 되었다.
민은 입고 있던 가죽 재킷 안쪽에서 찌그러진 담뱃갑을 꺼내 그 속에 박혀 있던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었고 손끝으로 불을 붙였다.
“하아아…….”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상 현상이다. 아니, 어쩌면 처음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를 둘러싼 세상의 균형은 조금씩 깨지고 있었다.
“이 던전도 곧 폭발하겠네요.”
그때 새하얀 빛이 그의 뒤로 다가왔다. 민은 딱히 놀라지 않았다. 눈만 살짝 굴려 빛을 바라보곤 담배를 더욱 깊게 빨아들일 뿐이었다.
“폭발 시기가 점점 짧아지는 것 같은데.”
“이대로 가면 아마 숨 쉬듯이 게이트 폭발이 일어날 겁니다.”
게이트 폭발. 그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과 파괴적인 힘을 얻게 한 사건이다.
민은 다 태운 담배를 한 손에 꽉 쥐고 그대로 재로 만들어버렸다. 빛은 민의 옆을 둥둥 떠다니다 말을 덧붙였다.
“당신이 구한 그 각성자, 어떤 사람인지 알아냈습니까?”
민의 눈썹이 움찔거렸다.
“아니.”
위아래로 가볍게 흔들리던 빛이 덜컥 움직임을 멈췄다.
“당신답지 않군요.”
빛은 다시 둥실 떠올라 민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그가 알고 있던 시간의 이탈자는 이렇게 허술한 사람이 아니었다. 잃을 것이 없어 무모했지만, 그렇다고 질 싸움을 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민은 어딘가 모르게 나사가 빠져있었다. 일전에 비슷한 일을 시켰을 때 그는 상대를 위협하면서 원하는 정보를 전부 얻어 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러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민은 그러지 않았다.
“그 각성자가 신경 쓰입니까?”
휘이잉―
바람이 불었다. 민의 붉은 머리카락이 눈가 주변에서 찰랑거렸다.
‘신경 쓰일 수밖에 없지.’
민은 상태창을 열어 가장 구석에 박힌 글자를 노려보았다.
<사명>
[구원자를 구할 자]
[구원자를 구하라. 늘 그래왔듯.]
[달성 완료]
[보상 : 구원자의 위치 열람, 구원자의 구원]
절대자조차 볼 수 없었던 자신의 사명. 그 사명이 신지의가 이 세상의 구원자라는 걸 말하고 있었다.
‘늘 그래왔듯.’
민은 그 부분을 한참 곱씹다 상태창을 닫곤 빛의 물음에 답했다.
“창조자 쪽 사도는 아닐 거야. 그런 느낌이 들어.”
“당신 입에서 느낌이라는 단어가 나오다니, 의외네요.”
민은 한 손으로 마른세수를 하며 빛을 쏘아보았다.
“뭐가 됐든 우리는 서로의 목적만 달성하면 되지 않나?”
터벅터벅.
민은 방공호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새하얀 빛은 그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그렇죠. 우린 그러기 위해 사도 계약을 맺은 거니까요.”
“…….”
“저는 세상의 유지를, 그리고 당신은…….”
민이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당장이라도 빛을 찢어 죽여버릴 것만 같은 눈빛이었다.
“알량한 속죄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