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오자마자 샤워를 하러 들어간 조석희를 상원은 얌전히 소파에 앉아서 기다렸다. 일을 하는 아주머니가 캐리어 가방을 정리하고 나서 거실에
있던 상원에게 목례를 하고 나갔다. 상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그간 이 집에 드나들면서 일을 하는 아주머니와 얼굴을 마주친 것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처음에 상원은 아주머니가 말을 아예 못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했다.
얼마 전 아주머니가 냉장고에 갈비를 재워두었으니 불에 올려서 익히기만 하면 된다는 말을 그에게 했을때, 깜짝 놀라서 들고 있던 책을 놓칠뻔했다.
"뭘 또 90도로 인사를 해요"
'어?"
샤워를 마쳤는지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조석희가 거실로 나왔다. 브리프 한장만 입고도 그는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상원은 재빨리 시선을 거두었다.
"....감기걸려 옷 입어"
"이 정도로 감기 안걸려요"
조석희가 소파에 앉았다. 상원은 최대한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 잡지를 읽는척했다. 페이지를 넘기고 있지만 저쪽에 앉아 있는 조석희가 신경쓰여 눈에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소파에 앉아 상원은 아까부터 언제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어떻게 애기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일단 김이경의 실수를 막아두긴 했지만..... 그렇다고 평생 거짓말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물론 할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지만,
그러나 상대를 기만하는 것을 상원은 체질적으로 좋아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말을 해야 하긴 하는데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말을 하면 좋을까....
"선배"
"으응?"
그가 자신의 옆을 탁탁 손으로 두드렸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는 상원은 잡지를 테이블위에 내려놓고 그 옆으로 가 앉았다. 조석희가 상원의 한쪽 어깨에 손을 얹고는 소파에 비스듬히 앉아 리모컨으로
텔레비전을 켰다.
뉴스에서 주식시세와 이달의 증권에 관한 정보를 소개해주고 있었다. 조석희가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더니 심둥한 어조로 말했다.
"선배가 돈이 있으면 종목을 추천해주겠는데"
"종목?"
"주식이요"
"주식 같은거 하면 안돼. 패가망신의 지름길이잖아"
상원이 절곡한 눈으로 대답했다. 잠시 표정이 굳어 있던 조석희가 큭큭 거리며 그렇죠, 한다.
"패가망신하죠 맞아요 패가망신"
"...진짜야 우리 아버지 친구 분들 중에 주식 때문에 망하신 분들 꽤 계셔"
"그래 맞아. 그러니까 선배는 그렇게 위험한 주식은 하지마"
"응 하지 말아야지"
대단한 결심이라도 한 듯 고개를 끄덕이는 상원을 보며 조석희는 또 웃음을 터트렸다. 이번 친척 어르신의 사망으로 인해 외가 쪽 기업의 지분 문제가 조금
복잡해졌다. 그것 때문에 주주총회가 열리고 이런저런 모임에 불려가게 되었는데 그때 스치듯 들었던 정보에 의하면 한국의 모 기업을 합병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적어도 해당기업의 주식이 30%이상 오를텐데 자신이야 이 이상 재산을 불릴 필요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하지만 상원에게 귀띔이라도 해줄까 했던 건데,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니.
"선배 부모님 한번 뵙고 싶네요"
"우리부모님? 인사드리려고? .....음 후배라고 소개시켜드려야 하나? 갑자기 말씀드리면 놀라실 텐데...."
이런저런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진 상원이 인상을 쓰며 중얼거렸다.
"또 너무 앞서가는군"
"응?"
"그렇게 본다는게 아니라 그냥 어떤 분인지 궁금하다고, 대체 어떤 환경이면 선배같은 인간이 생길 수 잇는건지"
"나? 내가 왜?....이상해?"
"이상해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민망함에 상원은 목덜미를 손바닥으로 문질렀다.
"....좀 이상한가 하하"
"귀여워"
목덜미를 문지르던 손이 우뚝 멈췄다. 상원이 고개를 푹 숙였지만 붉어진 얼굴은 감출 수 없었다. 조석희가 그런 상원의 귀에 대고 몇번 더 귀여워, 귀여워 선배. 라고 말했다.
심장이 터져 버릴것 같아서 상원은 눈을 질근 감았다. 귓볼에 스칠 듯이 움직이던 조석희의 입술이 뒤로 물러갔다.
"선배 선물 맘에 들어요?"
"...어?..응 맘에 들어"
사실 선물을 받긴 했지만 상원은 뜯어보지도 않고 테이블에 올려놓은 채였다. 굳이 포장을 뜯지 않아도 케이스의 모양이나 달콤한 냄새만으로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어서였다
"뜯어보지도 않고?"
"집에 가서 뜯어보려고 했어"
"보지도 않고 마음에 든다고요?"
"응 네가 준거면"
가끔 이런 식으로 상원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키스 한번에도 온몸을 바들바들 떨며 얼굴을 붉히는 주제에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조석희는 궁금증을 자아냈다.
"뜯어봐요 먹어봐"
"알았어 같이 먹자"
상원이 초콜릿 박스를 싸고 있던 고급스런 금색 포장지를 뜯어냈다. 상원이 하나를 집어 조석희에게 먼저 준 다음 다른 하나를 꺼내 자신의 입에 넣었다. 무엇을 먹든 그는 자신이 먼저
먹는 법이 없었다.
"선배는 그런데 왜 매번 선물이 초콜릿이야?"
조석희가 초콜릿을 끝을 깨물어 먹으며 물었다. 갖고 싶은 선물이 없냐고 묻자 상원이 미국 초콜릿이라는 대답을 해서 정말,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음, 아버지가 출장 가셨다 오시면 항상 나는 초콜릿을 사다주셨거든. 내가 어릴때부터 초콜릿을 좋아해서, 어머니는 향수를 사다주시고"
어머니는 향수를 사용하지 않으셨다. 하지만 아버지가 향수를 사다주시면 소녀처럼 얼굴을 붉히고 좋아하셨다. 어머니는 향수를 늘 보석처럼 조심스레 다루며 소중히
보관했지만 한번도 사용하지는 안으셨다.
상원은 그것이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 같아서는 어떤 마음인지 알 수 있을것도 같았다.
조석희가 주는 선물은 모두 소중했다. 너무나 소중해서 사용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그 자체가 상원에겐 선물이었다.
"초콜릿을 보고 왜 그런 표정을 지어요"
"내가? 무슨 표정을 지었다고 그래"
"좋아 죽겠다는 표정"
"안 그랬어 내가 언제...."
"그랬어요 난 그 표정에 익숙하거든"
조석희가 상원의 허리를 끌어 안으며 자신의 무릎에 앉히며 말을 이었다.
"항상 선배는 나를 그런 눈으로 쳐다보잖아"
"...."
상원은 등 뒤로 느껴지는 조석희의 맨살때문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선배는 뭔가 맛있는 냄새가 나거든요... 음 특히 여기"
조석희가 상원의 목덜미에 코를 댔다. 축축한 호흡이 머리카락과 엉겨붙어 민감한 목덜미를 간질였다. 아래에 비벼지는 감각까지 더해 상원은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조석희가 상원의 목덜미를 물고 빨며 손을 옷 속으로 집어넣어 더듬었다.
"여기 꼿꼿하게 섰어요"
힘을 받아 모양이 또렷해진 작은 돌기를 손톱으로 빙글빙글 돌리며 말한다. 상원은 점점 얼굴이 화끈거렸다. 무릎에 앉히며 희롱당하는 것은 또 다른 수치심을 불러 일으켰다.
"여기 먹어봐도 돼요?"
일부러 묻는다.
상원이 보일듯 말듯 고개를 끄덕였다.
"옷 올려봐요 선배가...응 그렇게"
상원은 그가 시키는 대로 자신의 옷을 걷어 움켜쥐엇다. 조석희가 상원의 몸을 들어 자신과 마주보게 만든다음 그의 가슴을 빨기 시작했다. 할짝거리다가 이빨로 질근질근 깨물었다.
신음소리를 내는것을 참으려 했지만 목 안쪽에서 가느다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상원은 그런 소리를 내는 자신이 부끄러웠다.
"왜 그래요"
"....."
"뭐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어요?"
상원이 대답하지 않자 조석희는 다시 가슴에 얼굴을 묻고 일부러 쪽쪽 소리를 내며 빨았댔다. 옷자락을 쥐고 있던 손가락이 부들부들 떨렸다. 한쪽 가슴에만 집중되는 자극을 상원은 입을 손으로 가리며 간신히
참아냈다. 조석희가 손가락 끝으로 다른 쪽 가슴돌기를 슬근슬근 문질렀다. 피부에 어린 열기를 그 정도의 손길로는 풀어낼 수가 없었다.
"..석희야"
"왜요 선배"
애를 태우려는듯 일부러 무심하게 묻는다. 상원은 자신의 입으로 다른쪽 유두를 만져달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해 울상을 지었다. 그러자 조석희는 어울리지도 않는 배려심을 발휘해 끈질기게 이유를 물었다.
"제가 만지는게 싫어요? 싫어서 그래? 선배?"
"아니, 싫지 않아"
"그럼 왜 그래요 표정이 왜 그래"
다정한 목소리였다. 그러나 표정에는 다정함의 기색은 눈을 씻고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 알면서도 상원은 매번 그 거짓 다정함에 넘어가고 만다.
"좋아서 그래...."
"어디가 좋아요?"
"...네가 만져주는곳"
"제가 어디를 만져줬는데요?"
상원이 손가락으로 자신의 가슴부근을 가리켰다.
"만져줘서 좋았어요?"
"..."
"아니면 입으로 빨아줘서 좋았어요?"
",,,,입으로 해줘서 좋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입으로 이런 야한 말들을 하게 될 것이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 얼굴에 피가 몰려 화끈화끈 했지만 상원은 조석희가 원하는 대답을 모두 들려주었다.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게 상원의 지고지순한 마음이었다.
그것이 설사 음담패설이 된다 할지라도,
조석희가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초콜릿 박스에서 초콜릿 하나를 더 꺼내 들었다. 상원은 가만히 그가 하는 모양을 지켜보았다.
"입 벌려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를 두려움을 갖고도 상원은 착한 어린아이처럼 입을 벌렸다. 벌어진 입 안으로 조석희는 들고 있던 초콜릿과 함께손가락을 집어 넣었다.
"다물지 말고 가만히 있어"
상원은 눈만 뎅글뎅글 뜨고 겁에 질린 얼굴로 상대를 쳐다보았다. 조석희는 기분이 좋아졌다. 무서워하면서도 자신이 시켜면 어김없이 그대로 해주는 상원의 태도에 흠족함을 느낀 것이다.
그는 손가락으로 초콜릿을 지근지근 녹여 상원의 입 안에 덧발라 주었다. 입이 벌어져 있어 마저 삼키지 못한 침이 상원의 턱을 타고 흘러내렸다. 조석희가 입을 대어 그것을 핥아댔다.
입안에서 꾸덕꾸덕하게 녹은 초콜릿을 조석희는 손가락에 쿠욱 찍어 발랐다.
"허리 좀 들어주세요"
"...?"
상대가 무슨 의도를 갖고 있는지 몰라 의아하단 얼굴을 하면서도 상원은 엉거주춤 허리를 들었다. 조석희는 망설임 없이 상원의 바지를 벗기고 다리 사이에 손가락을 집어 넣어 초콜릿을 치덕하고 발랐다.
"서, 석희야!"
아무리 조석희를 사모해 마지않는 상원이라 할지라도 말릴 수 밖에 없는 행동이었다. 초콜릿을 그런곳에 바르다니 하늘과 땅이 뒤바꿔도 용납되지 않을 행위였다.
"하지마 더러워"
"어디가 더러운데"
"...거기"
조석희가 자꾸 손가락을 집어넣으려고 하는통에 상원은 엉덩이를 이리저리 움직여 피했다.
"그 더러운 곳에 넣고 싸는 저는 뭐예요 그럼"
"그래도.... 하지마, 선물을....그런데다 그러지마"
상원은 조석희의 어깨를 두손으로 붙들고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동안 이런저런 많은 일들을 겪어왔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기본적으로 상원은 조석희의 페니스를 제외한 다른 것을이
뒤로 들어오는 것을 엄청 꺼려했다. 애널 섹스도 처음에는 이상하고 무섭다는 이유로 필사적으로 피하는 것을 조석희는 늘 애 달래는 유치원보모가 된 심정으로 꼬여내 다리를 벌리게 했다.
좀 더 이런저런 일들을 같이 하고 싶은데 상원은 조석희의 기준에서 진도가 너무 느렸다.
"해도 돼요"
"안돼 미국하고 한국은....달라"
상원은 걸핏하면 양국의 문화차이를 주장했다. 물론 조석희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는 논리였다.
"왜 싫어요?"
귀와 뺨에 입을 맞추며 조석희가 물었다. 곤란한 질문을 던져 대답을 하게 만들때, 그가 상원을 달래는 방법이었다.
"....더러워"
"그런식으로 말하면 더럽지 않은게 없지. 선배 내 페니스도 더러워?:
조석희가 팬티위로 불룩하게 솟아 있는 살덩이를 가리키며 묻는다.
"아니..."
"입증해봐요 거짓말 아니라고"
조석희가 소파에 몸을 깊숙이 기댄다. 그러자 제스처의 의미를 바로 파악해버린 상원은 민망함에 얼굴이 달아오른다.
"거짓말 한거예요? 선배?"
"아니야.... 그렇지 않아"
조석희가 상원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거만한 눈동자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상원은 정확히 읽어냈다. 손을 뻗어 그의 팬티를 끌어내렸다. 반쯤 힘을 받은 성기가 튀어 나온다. 상원은 무릎을
꿇고 앉아 그것을 입에 물었다.
샤워를 하고 나왔지만 수컷 특유의 시큼한 냄새가 코끝을 찌른다. 뻣뻣한 체모가 뺨에 닿을 정도로 무성했다. 상원은 정성스럽게 털을 헤집어 곧추선 남자의 살덩이를 손에 쥐었다. 부드러운 살갖에
이가 닿지 않도록 조심조심 혀를 움직여 조석희의 성기를 적셨다.
"...입술 모으고 빨아요 네 목구멍 끝까지 넣어요"
소파에 몸을 기대고 앉은 조석희가 희미하게 눈을뜨며 이런저런 음란한 지시를 내렸다.
상대의 서투름이 흥분을 부추겼다. 이제는 익숙해질 법도 한데 상원은 여전히 이런 행위에 어린아이처럼 서툴렀다.
아래에서 내려다보는 상원의 얼굴은 유난히 어려보인다. 조석희는 손을 뻗어 상원의 목덜미를 쓸어내렸다. 상원이 어깨를 움찔거렸다. 이 정도의 손길로도 느끼는 것이다. 남자들이 꿈꾸는 여자의 상이
낮에는 요조숙녀 밤에는 창부라고 하던가. 성직자처럼 고결하고 단정한 얼굴을 한 상원이 창부처럼 다리를 벌리고 쾌감에 젖은 교성을 내지르는 모습은 몇 번을 보아도 질리지 않았다.
서투른 펠라에도 그는 벌써 입안이 마를 정도로 욕망을 느꼈다.
"선배...."
흥분에 들뜬 목소리.
상원이 고개를 들었다. 조석희의 내리감은 눈에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돈다. 그가 진심으로 흥분했음을 확인한 상원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이 순간 상대의 애정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상원은 행복했다.
그가 상원을 일으켜세웠다. 흘러내린 바지 사이로 보이는 속옷위가 도톰하게 부풀어 올라 있는것을 보고 조석희가 물었다.
"선배도 제 것 입에 물고 무슨 생각하셨어요 이렇게 세우고"
"아니 이건 그냥...."
아까 전의 흥분이 가시지 않은 것이라 대답하려 했다. 그러나 조석희는 차분하게 상대의 대답에 귀 기울여 듣고 잇을 성격이 아니었다.
"선배가 빨아서 제 좆에도 초콜릿이 묻었네요"
"미안해 닦아 줄게"
상원이 허둥지둥 티슈를 찾았다. 테이블 위에 놓인 티슈케이스를 찾고 손을 뻗으려던 그는 등 뒤에서 잡아끄는 힘에 의해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괜찮아요 어차피 넣을건데"
"뭐?"
"선배 안에서 도달하고 싶어요, 선배 뱃속에 제 자지를 넣고 내장에 흠뻑 싸고 싶어요"
"...석희야"
그냥 하자고 한다디만 해도 응해줄 텐데, 대체 왜 저런 상스러운 말들을 쏟아내는지 영문을 모르겠다고 상원은 생각했다. 저질스럽고 음란한 말을 지껄이면서도
그는 여전히 귀족과도 같은 고아한 아름다운 눈을 하고 있었다.
저눈에 얼마나 많은 여자가 넘어갔을까.
상원은 스스로 조석희의 무릎에 올라가 앉으면서 씁씁한 아픔을 느꼈다. 이런 순간에도 여자처럼 질투를 하고 있는 자신의 마음을 상대가 눈치 채지 않길 바랬다.
"좋은 냄새"
밀착된 몸으로 흔들리는 조석희의 웃음소리가 느껴졌다. 그는 상원의 엉덩이 사이에 자신의 성기를 가져다대고 천천히 밀어넣었다. 불룩하게 부푼 귀두 끝이 구멍에 걸쳐져 억지로 몸을 벌렸다.
상원은 이를 악물었다. 아무리 조석희를 좋아해도 이 순간만큼은 죽어도 익숙해질 수 없을 것 같았다.
"천천...히"
"못해... 나 흥분해서 금방 갈 것 같거든"
그말과 동시에 굵직한 살덩이가 안으로 무지막지한 기세로 쑤셔넣어진다. 갑작스런 삽입에 상원의 입술끝이 부들부들 떨렸다.
"넣기만 했는데...머리끝까지 저릿해. 선배 안 엄청 축축하고 조여요"
조석희가 상원을 끌어안고 조요한 목소리로 감상을 들려주었다.
"무슨 맛이에요?"
"...어?"
질문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 상원이 얼뜬 표정으로 되물었다.
"지금 선배 아래로 초콜릿 먹고 있잖아. 맛있냐고 묻고 있는거예요"
조석희가 허리를 움직였다. 상원이 짧게 앓는 소리를 냈다. 입술이 겹쳐졌다. 두툼한 혀가 상원의얇은 입술 여기저기 핥았다.
"나는 선배 맛있는데....하아 갈 것 같아"
그가 달뜬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며 허리를 짧게 연달아 올렸다. 아래부터 달콤하게 마비되는 그 감각에 상원이 숨을 헐떡거리기 시작했다. 조석희가 몇번이나
갈 것 같다고 속삭였다. 하지만 그렇게 말을 해도 그는 절대로 쉽게 끝내지 않음을 상원은 수 많은 경험을 통해 배우게 되었다.
"응...하아...아..아, 응 흣"
허리가 흔들리면서 상원의 신음소리도 이러저리 흔들렸다. 조석희는 꼿꼿하게 선 상원의 유두를 이빨로 잘근잘근 씹었다. 아프다고 울먹이며 말했지만 그는 나폭하게
상원의 엉덩이를 움켜쥘 뿐이었다.
"아파...응 . 아흣.. 윽 읏..."
"그래도 좋죠?"
"하...아"
"빨리 그래도 좋다고 말해요...빨리"
조급하게 재촉하는 목소리에 상원은 돌기가 떨어져 나갈 것 같은 고통을 느끼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좋다고 대답했다.
"좋아...하아..좋아"
"선배 애널 초콜릿 맛있게 먹는데요. 개걸스럽게 벌름거리면서"
초콜릿이 쿠퍼액과 뒤섞여 질척거리는 음란한 소리를 냈다. 수치심에 얼굴이 붉어진 상원이 고개를 내저으며 그게 아니라고 중얼거렸다.
"그럼 뭐가 맛있는건데 응?"
다정한 목소리.
땀에 젖은 손바닥이 상원의 등을 쓸어내리자 오싹한 욕막이 전해졌다.
덫이었다.
상원은 먹이에 독이 들어있음을 알면서도 그것을 베어 물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가 서글퍼졌다.
안을 빠듯하게 누르고 있는 성기의 크기를 봐서 이미 상대가 흥분할 대로 흥분해 있다는 것이 뻔한데 그의 얼굴은 차분하기만 하다. 욕망을 저렇게 까지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이
같은 남자로서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그러나 욕망의 끝이 어디에 다다를지 알기에 상원은 울 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니가 맛있어"
조석희의 시원한 눈매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린다. 하지만 만족스럽단 표정은 짓지 않았다. 상원은 그가 자신이 기다리는 대답을 들을 때까지 집요하고 음흉하게 자신을 괴롭힐 것임을 알고 있었다.
"네가...네 흥분한 자지..."
조석희가 천천히 허벅지에 힘을 주어 허리를 들어올렸다. 살갗이 부딪힐 때마다 몸 전체에 전해지는 열기에 상원은 말을 잇기가 힘들었다.
"하아...좋아.... 해줘"
"you need to explain it in the concrete" (구체적으로 말해봐)
영어가 이렇게 섹시한 언어라는 생각은 전에 해본적이 없었다. 입안에서 부드럽게 혀가 굴리며 만들어 내는 음성이 달팽이관을 지나 뇌로 전달되며 몸 전체에 달콤한 소리를 퍼지게 해주었다.
상원은 약에 취한 사람처럼 몽롱한 눈을 하고 천박한 말을 내뱉었다.
",...안에 해줘, 내 안에 뜨거운 정액을... 잔뜩 싸줘.... 제발"
조석희가 그제야 만족스런 포식자의 얼굴을 하고 상원의 몸을 바싹 끌어 안았다. 남자의 욕망을 다스릴 이유는 이제 존재하지 않았다.
상원은 아래가 찢어질 듯이 거칠게 거듭되는 추삽질에 직전까지 발휘된 상대의 인내심에 경의를 표해야 했다.
조석희는 자신을 그렇게 자유로이 놓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