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잠깐...잠깐만"
현관 앞에서 쓰러지면서 상원이 간신히 내뱉은 말이었다. 뒤에서 상원의 코트 안으로 손을 집어넣던 조석희가 왜요, 하고 물었다.
아직 오른쪽 신발을 채 벗기도 전이었다.
"우선 벗고...."
"걱정마세요 제가 다 벗겨드릴 거니까"
"아니, 내 말은 신발을...."
조석희가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상원의 운동화 한쪽을 벗겨주었다. 그리고 목덜미를 끌어 안아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샤워는 커녕 침실에 들어가기도 전에
이런 일들을 벌이는게 상원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는 조석희를 거절할 만한 힘이 자신에게 주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자고로 반한 놈이 지는 것이 연애세계의 냉혹한 법칙이었다.
"하아...."
입술이 떨어져나가자 상원이 발그레한 얼굴로 조석희를 바라보았다. 몇번을 봐도 절로 감탄이 나올 만큼 잘생긴 얼굴이었다.
비현실적으로 잘 생긴 외모였다. 상원은 문득 자신의 뺨을 후려갈겨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이런 남자가 자신의 애인인데다 대학까지 합격했으니
아무리 봐도 이건 꿈인게 분명했다.
상원이 자신의 손바닥으로 뺨을 찰싹 내리치자 조석희가 낯을 찌푸리며 무슨 짓이냐는 눈빛을 보낸다.
".....안 믿겨져서"
"뭐가요"
"그냥, 다"
조석희가 상원의 목 부근에 얼굴을 가져다 대고 숨을 들이키며 말했다.
"선배 좋을대로 믿어요. 꿈이건 현실이건"
"....응"
가벼운 웃음소리가 뒤따랐다. 상원은 눈을 감고 조석희를 끌어 안았다. 그가 현실과 꿈 사이에서 행복을 맛보고 있을때 조석희의 인정머리 없는 음성이
들려왔다.
"선배 오늘은 뒤에 넣어도 되죠?"
묻고는 있지만 의사를 묻는게 아니었다. 오늘은 뒤에 넣고 싶으니 그리 알라는 통보와 마찬가지였다. 수능 며칠 전부터 대학 합격이 완전해질때까지 무리하는
것은 자제해달라는 상원의 부탁 때문에 조석희는 취향에도 맞지 않는 금욕 생활을 해야만했다. 예기치 않은 사고 때문에 재수를 택해야 했던 상원이 얼마나
실망을 하고 속상해 했는지 옆에서 지켜보았던 조석희로서는 들어주지 않을 수 없는 부탁이었다. 물론 물고 빨고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서로의 욕망을 달래주긴
했지만 그건 정말 말 그대로 어린애 장난이나 마찬가지인 수준이었다. 조석희는 하루에도 몇 번이나 상원의 엉덩이 사이로 성기를 밀어넣는 상상을 해왔다.
좁고 습한 구멍 안에 들어가고 싶어 아까부터 아래가 아플 정도로 당기고 있었다.
"선배도 제가 넣어 줬으면 좋겠죠?"
조석희가 무릎으로 상원의 바지 앞을 꾹꾹 누르며 말을 이었다.
"선배 내가 넣어주면 좋아하잖아요. 아프다고 해도 아프다고 울어도 결국엔 질질 싸잖아요"
아무래도 오늘 조석희는 말로 전희를 풀어나갈 모양이었다. 귀족같은 얼굴을 하고 아무렇지 않게 상스러운 말을 내뱉는 조석희의 모습에 상원의 얼굴은 점점
붉게 물들었다.
"바지 내려요"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상원은 자신의 벨트와 버클을 차례대로 끌러 바지를 내렸다. 허벅지 아래로 바지를 내리자 조석희가 한손으로 주욱 잡아당겨 발치까지
벗겨내 버렸다.
부끄러웠다. 상원은 아직도 남 앞에서 바지를 벗는 행위가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드러난 맨다리에 조석희가 단단하게 부풀어 오른 청바지 속 살덩이를 문질렀다.ㅏ
허벅지 안쪽이 쏠려 아팠지만 상원에게는 그런 고통의 여유가 없었다.
흥분한 남자의 숨결이 귓가와 목덜미에 축축하게 와 닿는 느낌에 상원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석희야"
상원이 초조한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선배 바로 넣어도 돼요?"
열기 띤 목소리가 물었다. 얼마간 사용하지 않은 그곳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넣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고 있으면서도 상원은 고개를 끄덕이고 만다.
조석희가 자신을 원한다는 느낌이 상원의 정신적 만족감을 충족시켜 주었다.
익숙한 손동작으로 버클을 끄르고 지퍼를 내린 조석희가 단단하게 달아오른 자신의 살덩이를 한손에 쥐고 상원의 다리를 벌렸다. 희뿌옇게 젖어든 선단이
긴장으로 움츠러든 구멍에 비벼졌다. 별개의 생명체 처럼 끄덕끄덕 움직이는 그 느낌에 상원은 소름이 돋았다. 그러나 하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그와 이어지고 싶었다. 아프고 힘들어도 지금은 아무런 생각 없이 좋아하는 사람의 몸과 맞닿고 싶을 뿐이었다.
"선배.... 비벼주기만 해도 여기 부드럽게 벌어졌다. 오므라지는 거 알아요?"
짓궂은 손놀림으로 조석희가 상원의 엉덩이 계곡을 어루만졌다. 상원이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눈을 질끈 감았다.
"음란해요 선배"
"..."
자신이 그동안 참아달라고 부탁을 했으면서 조석희가 건드리는 것만으로 이렇게나 음란한 반응을 보인다는 생각에 상원은 고개도 들지 못했다.
"선배한테 엄청 야한 냄새나요"
조석희의 나른한 속삭임에 이젠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넣을게요"
조석희가 상원의 한쪽 어깨를 끌어안고 허리를 아래로 숙여 몸을 밀어 넣었다. 훅, 하고 몸속을 치고 올라오는 이물감에 상원은 이를 깨물었다.
"힘, 빼요 긴장풀고"
"....아, 움직이지...."
움직이지 말라는 부탁을 한다고 해도 그것을 들어줄 성격도 아니었지만, 그 말을 끝까지 듣고 있을 여유도 없는 상태였다.
조석희는 벌쭉하게 벌어진 틈 사이로 사정을 두지 않고 달아오른 성기를 끝까지 박아버렸다. 상원은 한껏 눈을 치켜 뜬 채, 나오지 않는 비명을 목 안으로
삼켰다.
조석희가 한번 더 허리를 추어 올리자 상원의 눈가에 고여 있던 눈물이 뺨을 적셨다. 고통으로 인해 생리적으로 흐르는 눈물이었다. 상원은 눈을 두어 번
깜빡이자 뿌옇게 변할 정도로 눈물이 다시 고였다.
"아....파"
조석희의 팔에 매달린 상원이 간신히 한마디를 내뱉었다.
"참아요 선배"
하지만 조석희는 무자비했다. 뻑뻑하게 조여진 구멍 안으로 살덩이를 쑤셔 넣으며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나도 참았으니까"
틀린 말은 아니었다.
상원이 원하는대로 조석희는 대학합격 사실이 확인될때까지 나름, 금욕적인 생활을 영위해왔다. 상대가 알아주건 말건 그에게 그정도는 대단한 배려였다.
조석희는 상원의 어깨를 잡고 거칠게 추삽질을 했다. 귀두 끝이 아슬아슬하게 밖으로 나올라 치면 그는 단번에 뿌리 끝까지 박아 올렸다.
"...아, 아,,,,앗! 아! 읏...."
고통에 찬 신음소리가 열기를 띄었다. 상원은 본능적으로 다리를 벌려 남자가 자신의 안으로 더 깊이 드나들 수 있도록 도왔다.
조석희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런 상원을 내려다보았다. 상원은 순진한 얼굴을 하다가도 이럴 때는 놀랄 만큼 적극적이었다. 어떤 것이 본 모습인지, 그는
혹시라도 자신이 속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가끔 상원은 아무렇지도 않게 조석희를 흥분시키고 자극했다. 정작 본인은 그런 행동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는 얼굴을 했다.
괘씸하기 짝이 없었다.
"선배.... 좋아요?"
"응, 좋아. 너무 좋아"
숨을 헐떡거리면서도 상원은 몇 번이나 좋다고 대답했다. 쾌감에 솔직한 몸이었다. 상원이 느낄수록 그의 달짝지근한 체향이 전해졌다. 조석희가 그의 목덜미를
핥았다. 동시에 아래가 바짝 조여들었다.
"너무 보채지 말아요"
"...응?"
"그러지 않아도 잔뜩 박아줄 테니까"
"아, 안 보챘는데...흣"
조석희가 허리를 움직이자 상원이 입술을 깨물며 그의 팔뚝을 붙들었다. 아래서부터 전해지는 아찔한 감각에 조석희의 팔을 잡고 상원은 몸을 지탱했다.
상원은 아직도 섹스가 무서웠다. 그가 상상했던 섹스는 좀 더 부드럽고 다정한 교감이었다. 하지만 조석희와 하는 섹스는 난폭하고 거칠었으며 사정없이 몰아치는
폭우같았다. 팽팽하게 당겨진 연줄이 끊어져 낭떠러지 아래로 추락하는 연이 된 것처럼 정신이 아득해질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상원은 겁먹은 어린아이처럼
석희 몸에 매달려 엉엉 울기도 했다.
그렇다고 섹스가 싫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커다란 살덩이가 내부를 파고들면 상원은 선명한 쾌감을 느꼈다. 긴밀하게 이어져 있다는 만족감, 그가 자신의 내부에서
흥분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의 뿌듯함, 육체적인 만족도 좋았지만 상원은 조석희가 자신의 몸 위에서 근육을 경련하며 절정을 맞이하는 순간에 가질 수 있는
정신적 카타르시스를 너무나도 좋아했다. 그 순간만큼은 자신이 그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선배 아래, 진짜 맛있는거 알아요?'
조석희가 거친 숨소리와 함께 음란한 말을 귓가에 지껄였다. 상원은 어떻게그곳이 맛있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고 있었지만 차마 입에 담지 못했다.
그저 그가 자신을 먹는 것에 질리지 않기만 바랄 뿐.
"선배 나 좋아해요?'
"응...좋아"
"선배 구멍 안에 들어가 있는게 뭔지 알아요?"
"응...아, 알아"
조석희가 안에 들어가 있는 성기의 끝을 내벽에 문지르며 물었다.
"뭔데요? ...이게 뭔지 말해봐요"
"너...앗, 읏"
"정확히..말해봐요"
상원이 부끄러워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석희는 끈질기게 질문했다. 그는 순진하기 짝이 없는 상원이 천박한 단어를 말하게 하는 것을 즐겼다. 몇 번을 시켜도
그때마다 상원이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단 한번도 거절하는 법이 없었다.
"...네 것"
"제게 한두 개예요? 선배도 내 건데"
조석희가 상원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허리를 거칠게 놀리며 말했다. 상원이 눈썹을 잔뜩 찌푸린 채 곤란하단 표정을 지었다.
음란하고 저질스런 단어를 입 밖에 내는 게 여간 곤혹스럽지 않은 모양이었다. 조석희가 상원의 어깨를 가볍게 질근질근 깨물며 빨리 말해봐요, 하고 채근했다.
상원이 울먹이며 움츠러든 목소리로 답했다.
"네...자지"
말을 마치기 무섭게 상원의 얼굴이 잘 익은 사과처럼 달아올랐다. 조석희가 그런 상원의 뺨에 입을 맞추며 느슨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맞아요 선배 제 자지 좋아하잖아요"
"...."
수치심에 상원은 급기야 눈물을 보인다. 조석희가 소리 없이 눈만 슬며시 웃으며 재차 물었다.
"선배 제 자지 안 좋아해요? 그럼 싫어?'
"아니...."
"제 자지 좋아하죠?"
상원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좋아해 하고 한숨을 내뱉듯 고백했다. 조석희가 웃었다. 그는 상원의 어깨를 힘껏 안고 거칠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입술을 깨물며 신음소리를 참아내던 상원은 결국엔 엉엉 울면서 조석희에게 매달려 좋아해 석희야, 너무 좋아, 라고 몇 번이나 말해야 햇다.
만족스러운 대답을 듣고 난 후에야 조석희는 상원의 안에 그간 쌓아두었던 욕망을 모두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