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oraTio-122화 (12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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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운명을 바꾸는 방법

    「어떻게 해야 할까요.」

    린나의 말을 시작으로, 셋은 다 같이 진지한 표정으로 지금부터 해야할 일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우선, 블레어의 능력이 정말 한계까지 사용이 되었는가가 제일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만.」

    레일이 말을 꺼내자, 블레어는 어느샌가 침착한 표정으로 돌아와서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린나는 블레어를 바라 보았다. 즉, 이번 일에서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블레어의 존재였다. 린나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블레어에게 물었다.

    「블레어씨, 정말로 괜찮으신가요? 그렇게 한계까지 능력을 쓰시면 몸에 무리가 오는 것이 아닐지...」

    린나의 말에 블레어는 고개를 들고 시선을 린나에게로 돌렸다. 린나의 두 커다란 눈은 블레어의 대한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블레어는 눈을 감고는 대답했다.

    「확실히, 이 정도로 시간을 돌린적은 지금까지 한 번 밖에 없었으니까 얼마나 몸에 무리가 올지는 잘 모르겠어. 하지만 할 수 밖에 없으니까.」

    블레어는 의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치 당연한 일을 말하는 듯이.

    「내가 좀 힘든 것으로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할 이유는 충분하다 못해 넘쳐. 그리고 요번에는 특히나 여러명의 목숨이니까.」

    블레어는 그렇게 말하고 조금은 슬픈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마, 지크를 생각하는게 아닐까 하고 린나는 추측했다. 지크의 이름만 생각해도 갑작스럽게 밀려오는 슬픔의 감정을 멀리하기 위해서 린나는 재빠르게 레일에게 질문을 던졌다. 지금은 슬퍼하기에는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레일씨는 무언가 생각해둔 것이 있으신가요?」

    「흠... 글쎄다. 일단 내 생각에는 시간을 돌려서, 아버지의 비밀 연구소로 향한 다음 그 곳으로 들어가서 모든 데이터를 '말소' 하고 싶다고 생각해.」

    「말소... 인가요.」

    모든 데이터를 지워 버린다. 그것이 레일이 내놓은 대책이었다. 하지만 확실한 대책이었다. 실험에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지워 버린다면 분명 더이상 윌리엄은 클론에 대한 연구도 할 수 없을 것이었다.

    「사실을 말하자면... 아버지는 나조차 신용하지 않아. 그래서 아버지의 개인 연구실에는 출입할 수가 없었어. 하지만 내가 그 곳에 있으면서 개인적으로 추측한거지만, 아마 그 연구실에 아버지의 모든 실험 데이터가 모여 있을거야.」

    「그렇다면 그 방에 들어가면 된다는 이야기네요...」

    린나는 그렇게 중얼거리고서는, 무언가 깨달은 듯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그냥 그렇게 덮어버리듯이 처리해도 괜찮은 것일까요..? 윌리엄 어드마이스를 처벌하거나 하지 않으면, 아무리 데이터를 말소 시켜도 다시 연구를 시작하는게 아닐까요?」

    「...」

    린나의 말에 레일은 입을 다물었다. 레일은 무언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레일은 린나를 힐끔 바라보고는 입을 열었다.

    「아버지는... 국가로부터 비밀스러운 지원을 받는 과학자니까 말이야. 그러니까 아마도 이번 일도 국가가 그냥 눈을 감아주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 그 연쇄 살인 사건때도 아버지가 가짜 용의자를 보낸 것은 국가의 뜻이 아니겠지만.」

    「그건... 능력의 창조자라는 이유여서 인가요?」

    레일의 고개가 위 아래로 흔들렸다. 린나는 한숨을 푹 내쉬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성가시네요...」

    그 때 블레어가 조용히 입을 열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였다.

    「... 그 데이터를 oraTio에 보내는 것은 어때?」

    린나와 레일의 눈동자가 동시에 크게 떠졌다. 린나가 oraTio에요? 하고 되묻자 블레어는 고개를 끄덕였다. 블레어는 이유를 말하기 시작했다.

    「oraTio의 사장님이 알게 된다면.. 아마, 일단 하고 보자 라는 느낌으로 윌리엄을 잡으러 쳐들어올 것 같은 느낌이라서.」

    블레어의 말을 들은 두 사람은 잠시동안 멍하게 블레어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곧, 레일이 놀란 표정을 짓는 것과 동시에 린나가 밝게 웃음을 터뜨렸다.

    「역시 그렇죠, 사장님은 그러실 것 같아요!」

    레일의 표정이 '이 녀석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전혀 모르겠어'의 표정이여서 그런지, 린나와 블레어는 레일을 바라보고도 피식 웃음을 흘렸다. 린나는 레일에게 웃으면서 설명하듯 말했다.

    「사장님이 아니여도, 저희 oraTio에는 꽤나 성질 급하신 분들이 많으시니까요.」

    「그리고 동료를 끔찍하게 아끼니까.」

    「그래요, 맞아요!」

    린나와 레일이 갑자기 밝은 목소리로 떠드는 것을 레일은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고, 린나는 레일의 반응을 살펴보더니 물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레일씨? 데이터를 oraTio로 보내는 것.」

    「너희들 사람 잡으러 온다니 악역같잖냐..」

    린나는 레일의 말을 듣고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악역도 역시 나쁘지는 않을 것 같네요.」

    린나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 악역이라는 것도 꽤나 힘들 것 같다느니, 앗! 꽤나 멋질 것 같아요! 하는 소리를 늘어 놓으면서 미소를 지었다. 레일과 블레어는 그런 린나를 바라 보고 있었다. 언뜻 보면은 벌써 기운을 차린 듯 강한 모습같지만, 린나는 지금 이렇게 일부로 밝은 이야기를 하고 웃음을 짓지 않으면 금방 슬퍼질 것이었다. 그리고 린나도 그것을 알고 있기에, 이렇게 웃고 있는 것이었다.

    레일과 블레어는 그것을 눈치채고 있었다. 블레어는 조용히 린나의 옆에 다가섰고, 레일은 눈치챌 듯 말듯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레일은 린나의 말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린나는 레일이 중요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블레어와 능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블레어씨, 능력의 부작용은 정말 잘 모르나요?」

    「일단 기본적으로 한번 시간을 돌린다면, 기간에 상관없이 적어도 3개월 정도는 능력을 쓸 수 없어, 그리고 아마 꽤나 많은 힘을 소비한다고... 생각해.」

    린나의 표정에 걱정스러움이 드러나자, 블레어는 괜찮다는 듯 태연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괜찮아, 참을 수 없는 정도는 아냐.」

    린나는 그때 무엇인가를 깨닫고는, 블레어를 향해서 굉장히 밝은 미소를 보냈다. 블레어가 린나의 갑작스러운 진심의 미소에 움찔하고 놀라자, 린나는 말했다.

    「소녀 기억났어요! 블레어씨, 한 번 소녀의 목숨을 구해주신 적이 있었지요!」

    블레어는 린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블레어는 몇년 전, Diara에서 플로라에 의해 살해된 린나의 목숨을 시간을 되돌려서 구해준 적이 있었다.

    「... 기억하고 있었네.」

    「그거야 당연하죠! 지금도, 굉장히 마음속에서 감사하고 있어요.」

    린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마음속에서'를 표현하려는 것인지 가슴에 손을 얹고는 눈을 감으며 말했다. 블레어는 그런 린나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더니, 이윽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걱정마.」

    린나가 눈을 뜨고 고개를 들어서 블레어를 바라 보았다.

    「그때 처럼 절대로, 살릴 테니까.」

    평소처럼 의연하고, 침착하고 감정 표현이 없는 블레어와는 달랐다. 지금의 블레어는 자기 스스로 결의를 다지는 듯 했다. 린나는 그것을 알 수 있었다.

    「레일이 말했던 연구원도, 죄 없이 희생된 사람들도, 지크도 전부.」

    린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블레어가 주먹을 꽉 쥐는 것을 보았다. 린나는 손을 뻗어서 블레어의 손을 잡았다. 블레어가 움찔하고 놀라는 것이 느껴졌다.

    「소녀도 힘낼게요.」

    린나는 진지한 표정으로, 맹세하듯 블레어에게 말했다. 블레어가 린나를 바라보고 있을 때, 옆에서 레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 참 감동적이네.」

    「아 정말! 당신이란 사람은!」

    린나의 불만스러운 외침을 무시하고 레일은 말했다.

    「확실히, 블레어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해서 말이지. 일단... 이 녀석이 관련되어 있는 거니까 예의상으로도 보내줘야할 것 같고. 나중에 '처리'도 문제니까 말이야.」

    「그렇다면...」

    「일단 데이터를 oraTio에 전송한 다음, 바로 말소하면 되는 이야기야. 아버지를 막을 수가 없다고 해도 이미 데이터가 oraTio에 전해진 이상 oraTio가 이 녀석과 레비어스의 데이터를 가지고 연구를 계속 하게 두진 않을 거라고 생각해. 너희들이 말한 oraTio는 그런 녀석들이라고 생각되니까 말이야.」

    레일의 말에 수긍하듯 린나와 블레어는 둘 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지금부터 바로 한다. 블레어의 능력으로 어디까지 되돌릴 수 있을지 모르니까 1분 1초가 아까워.」

    레일은 그렇게 말하고 나서, 몇마디 덧붙였다.

    「.. 이건 블레어의 능력이긴 하지만, 신이 내려준 마지막 기회 쯤으로 보면 되겠지. 뭐, 나는 무신론자이긴 하지만 일단 그렇게 생각하자고.」

    ============================ 작품 후기 ============================

    늦어서 죄송합니다! 시험을 친다고 며칠 연재를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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