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oraTio-117화 (117/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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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운명을 바꾸는 방법

    마이렌과 지크, 마리는 브라이엇의 방으로 향했다. 브라이엇도 이 지하에서는 간부급정도의 중요한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지크는 브라이엇의 방 앞에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조용히 마이렌에게 물었다.

    「제이슨이랑, 레인은?」

    「린나는 그들의 딸이야. 그러므로 그 둘은 린나에 관한 일이면 섣불리 행동할 가능성이 있어.」

    마이렌의 대답에 지크는 마이렌을 옆눈질로 바라보며 '흐음'이라는 소리를 냈다. 마이렌의 판단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린나에 관한 일이기 때문에 섣불리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 것은 지크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지크도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사실 지금도 지크는 겉으로 티내지는 않지만 린나가 곧장 oraTio로 오지 않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기다렸어.」

    브라이엇이 미소를 지으면서 세 명을 맞이했다. 이미 마이렌에게 미리 연락을 받은 것이 분명했다. 마이렌은 브라이엇에게 농담조로 말했다.

    「참, 아직도 너의 지금 모습에는 적응이 안되는 것 같아.」

    「정말, 그런 소리 하지말고 들어오기나 하세요.」

    브라이엇도 부루퉁한 어조로 마이렌의 농담에 맞춰 주었다. 브라이엇의 허가가 떨어지자 세 명은 브라이엇의 방 안으로 들어 갔다. 여전히 불 같은건 키고 생활하지 않는 브라이엇이라서 방은 꽤나 깜깜했다. 하지만 워낙 미래에 관한 일로 브라이엇의 방을 들락날락거렸던 마이렌과 마리는 익숙한 듯 했고, 지크는 원래 밤눈이 밝기 때문에 상관 없었다.

    세 명은 적당히 테이블에서 자리를 찾아서 의자에 앉았다. 브라이엇도 자리에 앉고, 마이렌은 재빠르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브라이엇, 혹시 뭔가 보인 거라도 있어? 별 거 아닌 거라도 전부 말해주길 바래.」

    브라이엇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이렌이 입을 다물고 브라이엇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

    「자꾸만 검은 머리카락이 보여. 긴, 검은 머리카락. 마치 린나의 것과도 같은.」

    린나의 이야기가 나오자 지크는 브라이엇을 바라 보았다. 마리가 살짝 끼어 들었다.

    「그 머리카락은 정말 린나가 맞는거에요?」

    「그건 잘 모르겠어, 뒷모습이니까. 정말로 린나가 맞을 수도 있고, 아니면 범인일 수도 있지.」

    브라이엇은 거기까지 말하고서 지크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지크는 갑자기 자신이 지목되자 살짝 움찔하며 놀랐다. 브라이엇은 불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 보인 미래에는 검은 긴 머리의 여자아이와 함께, 지크의 모습이 보였어.」

    「지크의 모습이..?」

    마리와 마이렌, 둘 다 놀란 반응을 보였다. 지크는 그저 가만히 브라이엇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둘이 뭘 하고 있었는데요?」

    마리가 질문했다.

    「그건 잘 모르겠어, 마치 영화의 정지된 한 장면을 보고 있는 느낌이었어. 하지만 내 생각에 아마 지크와 같이 있던 걸 생각하면 높은 확률로 그 뒷 모습은 린나가 아닐까 싶은데...」

    브라이엇은 거기까지 말하고서는 혼잣말로 「아니, 린나보다 좀 작았던 것 같기도..」라며 중얼거렸다. 브라이엇은 결론을 내었다.

    「어쨌든 내가 본 건 여기까지가 끝이에요 사장님. 요번 미래는 다른 때보다도 더 노이즈가 너무나도 심해서, 다른 미래조차 감을 잡을 수가 없었어요. 도움을 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브라이엇이 자책하는 기운을 보이자 마이렌은 브라이엇을 격려했다.

    「아니, 역시 브라이엇은 oraTio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능력자라는 것을 오늘도 실감했어. 너가 본 그 한 장면이 혹시 이번 사건에 대한 중요한 단서가 될 수도 있겠지. 일단 지크, 너는 아까의 그 이야기를 새겨 두도록 해.」

    지크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응했다. 브라이엇은 자신의 미래 이야기가 끝나자 이제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마이렌의 이야기 차례가 온 것이었다.

    「윌리엄 어드마이스에 대해서 이야기 할까 해.」

    마이렌이 서론을 이야기하자,  모두들 진지한 표정으로 마이렌에게 시선을 쏟았다.

    「우선 그 사람은 잘 알려져 있듯이 능력의 창조자. 혹은 능력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사람이지. 왜 이 사람만 이리 특별한 칭호를 얻었냐고 묻는다면, 초능력을 개발 성공한 연구집단의 리더가 이 사람이었기 때문이야.」

    마이렌은 머릿속에서 이야기할 내용을 정리하는 듯 눈을 감고 있었다.

    「그리고 뭐, 몇몇 연구원들은 자살하기도 하고 뭐 살해당하기도 하고- 어쨌든 이 사람은 승승장구했지. 그리고 DIara의 전 사장과 재혼하고― 일단 이 사람의 일생에 대해서는 여기까지 말하도록 하지.」

    마이렌은 이야기를 줄이도록 마음을 먹은 것 같았다.

    「일단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만 간략하게 정리해서 말해 주도록 할게. 일단 예전에 리리비안양이 있었던 부속 연구 기관에 갔던 것, 기억나나?」

    마이렌은 지크를 바라보고 말했다. 지크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마리와 브라이엇은 레인에게서 이야기를 들었을 거라고 생각해. 어쨌든 그 때 발견 했던, 정해진 수 보다 많은 연구 기기들에 대해서도, 린나와 지크의 데이터가 그 곳에서 발견된 것도 나는 전부 윌리엄의 소행이라고 보고 있어.」

    마리가 마이렌의 이야기를 거들었다.

    「하긴, 윌리엄은 특별 권한으로 제약없이 그런 지원을 할 수 있고, 또 Diara와 oraTio의 능력자 데이터를 마음대로 볼 수 있는 사람이니까요. 확실하네요.」

    「이걸 알았던 것은 몇년 전으로, 나는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아마 윌리엄이 그 곳에서 무슨 실험을 행했을 거라고 생각해. 그저 능력을 부여하는 실험이 아닌, 무언가 다른 실험에 대해서 말이야. 그 실험이 무엇인지 알았으면 좋겠다만, 이상하게도 '실험에 대한 기록'만큼은 싹 사라져 있었어. 다른 사람에게 들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듯이 말이야... 이런 말 하기는 조금 뭐한 감이 있지만, 확실히 그 곳에 있는 시체만 보고서는 우리는 무슨 실험을 행한건지 전혀 알 수가 없어.」

    무거운 이야기에 마이렌을 뺀 모두들 침묵을 유지했다. 마이렌은 계속해서 말했다.

    「다만, 그 실험이 지크, 그리고 린나와 관계가 있다는 것은 거의 확실한 것 같아. 아니면 윌리엄이 그런 데이터를 연구 기관에 보낼 리가 없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지크의 데이터가 거의 10년전 것이라고 하고, 린나의 데이터가 2~3년 되었다고 했었어. 2년전 시점으로 말이야.」

    마이렌의 다른 두 색깔을 가지고 있는 눈빛이 살짝 흔들리는 듯 했다.

    「그래서 나는 이런 생각을 해봤어. 혹시 윌리엄은 지크의 데이터를 이용해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가, 후에 린나가 나타나자 린나의 데이터를 이용해서 똑같은 것을 한게 아닐까 하고. 그렇게 생각해보니 납득이 되는 전개는 되더라고. 그리고 린나도 지크도 Type-B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니까 말이야.」

    브라이엇이 끼어들었다. 브라이엇은 살짝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마이렌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사장님은 혹시... 그 윌리엄이 한 모종의 실험이 요번 사건에 관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거야?」

    마이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 작품 후기 ============================

    살짝 이야기가 어려워지지만, 잘 풀어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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