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oraTio-106화 (106/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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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귀신 퇴치에요!

    하지만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뒤를 돌아보려는 행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왠지 모르게 백호씨의 마음이 느껴져 왔습니다. 백호씨는 그저 유라씨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셨습니다.

    「1년전 쯔음에, 학교 내에 있는 카페에서 실수로 지갑을 잃어버리셔서는 안절부절 하시길래 말을 걸어서 같이 찾았었거든요.」

    그것이 백호씨가 말하셨던 유라씨의 호의라는 것이네요.. 저는 납득했습니다. 유라씨같은 상냥하신 분이라면, 첫눈에 반한다는 것도 허황된 말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결국 지갑은 찾았지만, 안에 들어있는 현금은 누가 모조리 가져간 채여서, 그래서 어쩌지 하고 당황하고 있었는데 정말로 고맙다며 환하게 웃어서 답해주신 분이여서, 기억에 잘 남는 것 같아요.」

    유라씨는 그렇게 말하시고는 고개를 살짝 숙이시더니, "그런데 설마 그런 일이 있을 줄은.."이라고 옆 자리에 앉아 있는 저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중얼거리셨습니다.

    유라씨는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말하셨습니다.

    「..절 위해서 희생하셨다니, 그런 것도 모르고 저는 1년동안 살인자의 옆 집에서 살고 있었다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분 께서는 제가 이사가기를 원해서 그런 행동을 취하셨던 거죠?」

    유라씨가 자신의 손을 만지작거리셨습니다. 유라씨의 목소리에는 진실된 마음이 가득 묻어나왔습니다.

    「.. 정말, 어떻게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저는 잠시 망설이다가 유라씨에게 말했습니다.

    「유라씨, 그렇다면 지금 전하는 것은 어떨까요? 감사한 마음을, 지금 뿐이라도 말로 전하는 거에요.」

    「말로..?」

    유라씨는 의아한 표정이었지만, 저의 진지한 모습을 보시고는 바로 표정을 고치셨습니다. 유라씨께서는 잠시 심호흡을 하시더니, 말씀하셨습니다.

    「저를 위해서 희생해주신 백호씨. 정말로 감사드려요, 당신은.. 저의 은인이에요. 평생동안 잊지 않을게요,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사실 저는 아무리 백호씨께서 착하신 분이고 유라씨를 연모하고 계신다고 해도, 이런 감사의 말에 원한을 푸실 수 있을까 마음속으로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곧 저의 이런 생각이 쓸데없는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 뭐지!?」

    제이슨씨의 외침소리에 저는 제이슨씨를 바라 보았습니다. 제이슨씨 뿐만이 아니라 레인씨, 유라씨의 눈길이 전부 저의 너머로 머물러 있었습니다. 뒤를 돌아 보았습니다.

    빛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일부로 불을 꺼놓고 거실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어두운 거실의 저의 뒤에서, 화사한 빛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빛은 한순간에 사라졌습니다.

    「저건..」

    제가 혹시 아까의 빛은 백호씨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을 때, 유라씨의 놀라 목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아까의 빛..」

    유라씨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습니다.

    「.. 나,남자가 있었어요. 웃고 있었어요.. 」

    그러더니, 유라씨께서는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마치 모든것을 다 알았다는 듯한 그런 아름다운 미소였습니다.

    그렇게, 사건은 끝이 났습니다. 저는 백호씨께서 성불하신 것을 확인했고, 그로 인해 유라씨와 작별인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유라씨께서는 처음 만날때보다 한껏 밝아지신 모습으로는 몇번이고 고맙다고 허리를 굽히며 인사하셨습니다. 짧지만 강렬했던 인연에, 저희는 웃으면서 작별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드디어 oraTio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밀라나씨가 왜 이렇게 늦게 왔냐며 걱정을 하셨고, 레인씨께서는 바로 밀라나씨에게 잡혀서 약속했던 티 타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밤이었지만, 미국에서는 낮이니까요.

    저는 잠이 왔었기 때문에 잠을 청하러 방에 가버렸고, 나중에 잠에서 깨었을 때 레인씨께서 저에게 소식을 전해주려 오셨습니다. 옆집 남자의 집 깊숙한 곳에서 백호씨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일 이후로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역시, 사람의 사랑이란 것은 위대하다는 것 이었습니다.

    ============================ 작품 후기 ============================

    에피소드 8의 끝입니다. 오늘 밤에 연참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에피소드 9의 프롤로그가 되겠네요. 다음 에피소드는 3인칭으로 진행될 예정이니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코멘트 답>

    비공사님 - 이사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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