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oraTio-105화 (10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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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귀신 퇴치에요!

정말로 눈 깜짝할 시간이었습니다. 영화처럼 슬로우 모션은 보이지 않았지만, 제 몸을 중심으로 얇은 막이 방 안에 슉 하고 퍼져나가는 것이 보이더니 바로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제 몸에서 남자는 떨어져 나갔습니다. 정확히는 떨어져 나간 것이 아닌, 제 능력에 떠밀려서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대로 천장에 부딪힌 남자는 떨어 졌고, 저는 그것을 제대로 보지도 않은 채 제가 들어온 것으로 필사적으로 이동하면서 죽을 듯이 외쳤습니다.

「레인씨, 제이슨씨!!」

그리고 그렇게 소리친 직후, 벽 너머에서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바로 레인씨였습니다. 저는 기쁨에 겨워서 레인씨의 이름이 목에 막혀서, 그저 눈물만 흘리면서 레인씨에게 다가갔습니다.

「린나?! 왜 이런 곳에 있는거야? 여기는..」

방 안을 둘러보던 레인씨의 표정이 바뀌어 갔습니다. 그리고 잠시 쓰러지신 옆집 남자에게 레인씨의 시선이 머물렀을 때, 레인씨는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습니다.

「제이슨!!」

그러자 제이슨씨께서 레인씨가 부르는 순간 레인씨의 뒤에서 나타나셨습니다. 제이슨씨는 바로 이 옷장의 통로로 들어오셔서는 주위도 둘러보시지 않으시고 바로 옆집 남자를 힘으로 제압하셨습니다. 남자는 정신을 차린 것 같았지만, 아까 제 능력때문에 날아가 벽에 부딪혔던 충격이 남아있는건지 제대로 움직이지를 못했습니다. 벽 너머에서 유라씨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유라씨는 지금 이 상황 자체를 이해하시지 못하고 계셨습니다. 저는 레인씨에게 안겨서 숨을 고르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또다시 침실에서 쾅쾅하는 소리가 들려와서 걱정되서 달려와봤는데 린나 네가 없는거야, 그래서 당황하고 있었는데 설마 이런 곳에서..무슨 일 없었지? 괜찮지?」

레인씨는 저보다도 더 당황하셔서는 저의 몸을 이리저리 살펴 보셨습니다. 저는 그런 레인씨를 보고 조금은 마음을 안정시켜서, 바로 유라씨에게 말했습니다.

「유라씨, 경찰을 좀 불러주세요.」

「네?」

「빨리 부탁드려요! 이건 단순히 귀신씨로 인해 일어난 일이 아니에요.」

저의 강한 말투에 유라씨는 흠칫 놀라시더니, 살짝 미끄리시면서 바로 거실로 달려나가셨습니다. 거실에서 유라씨가 신고하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레인씨는 제이슨씨를 도와서 옆집 남자를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경찰은 빠르게 도착했습니다. 유라씨가 상황을 대충 설명하시자 마자 경찰분들은 빠르게 진입하셔서 옆집 남자분을 잡으시고, 다른 사람들은 옆집 남자의 방에 있던 유라씨의 물건을 보고 뭐라고 중얼거리시더니 옷장과 연결되어 있던 벽의 사진을 찍으셨습니다.

일단 저희는 모두 경찰서에 가야 했습니다. 일단 저희들은 저희가 여기 온 이유는 유라씨의 초대 때문이라고 말했고. 나머지는 귀신씨를 제외한 이야기들로 전부 사실로만 이야기했습니다. 몇몇가지 질문들이 더 이어졌고, 사건이 일단 일단락 되자 이미 늦은 저녁이 되어 있었습니다.

「경찰관에게서 살짝 엿들은 이야기인데, 그 남자 '자신은 범죄를 저지를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으며 그저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작은 실수'라고 주장하더래.」

레인씨의 말을 들으시자 제이슨씨는 길을 걸어가시다 말고 쯧 하고 혀를 차시는 소리를 내셨습니다. 유라씨는 아직까지 벌벌 떨고 계셨습니다. 저는 유라씨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무서운 사람이 1년도 넘게 자신을 스토킹하고 벽에 구멍을 뜷어서 자신의 방과 연결까지 하고 거기에다가 모자라서 유라씨의 물건까지 훔쳐가다니.. 당하는 입장인 유라씨는 얼마나 무서우실까요.

「아까 부모님께 전화 했었죠? 어떻게 됬나요?」

레인씨의 질문에 유라씨가 대답하셨습니다.

「아, 내일 아침에 데리러 오신다고 하셨어요. 일단 짐을 챙겨서 부모님의 집에서 살기로 했어요.」

「좋은 선택이에요.」

유라씨는 잠시 머뭇거리시더니, 말하셨습니다.

「저기,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아니였으면 저.. 아마 계속 모르고 살았을지도 모르고..」

유라씨는 그렇게 말하시고는 아직도 소름이 끼치시는 듯 양 손으로 자신의 팔을 문지르셨습니다. 저는 그런 유라씨의 어깨를 살짝 토닥였습니다.

「그래도 큰 일이 일어나기 전에 알아서 다행인거에요.」

유라씨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셨습니다. 그리고는 물으셨습니다.

「괜찮아요? 많이 무서웠죠..?」

「소, 소녀는 괜찮은걸요! 정말이에요! 원래 많이 놀라거나 그래도 금방 평정심을 되찾는 성격이라서. 에헤헤..」

저의 말에 유라씨는 더이상 별 말씀을 하지 않으셨지만, 그래도 여전히 걱정스러운 눈빛이셨습니다. 저는 그런 유라씨에게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일단 표면적인 사건은 끝났지만 말이에요.」

「네?」

「아직 하나 해결되지 않은 일이 있어요. 다시 집으로 돌아가도 될까요?」

저의 말에 유라씨께서는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걸로 드디어, 백호씨의 원한이 다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풀릴 수 있게 되었어요. 저는 레인씨와 제이슨씨에게 눈짓을 했습니다. 레인씨와 제이슨씨는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그러고보니 너 이제 괜찮냐?」

「어?」

제이슨씨가 레인씨의 등을 살짝 밀면서 물으셨고, 레인씨는 뒤를 돌아보며 무슨 소리냐는 듯한 얼굴이셨습니다.

「아니 원래 귀신 얘기만 들어도 벌벌 떠는 주제에 묘하게 아까는 침실에서 갑작스럽게 소리가 나도 놀라지도 않고 바로 뛰어 가더라고.」

「아 그건.. 그냥 그때는 린나가 걱정되서 무서워하는 거 생각할 겨를 없었고. 그리고.」

저도 레인씨의 이야기를 유심히 듣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지금 생각해보았더니 역시 귀신보다는 사람 쪽이 훨씬 더 무섭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생각하니까 별로 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레인씨는 살짝 멋쓱게 웃으셨습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제이슨씨와 저는 눈을 빛내면서 동시에 레인씨에게 말했습니다.

「기특해!」

「기특하셔요!」

「뭐야 너희들, 대본이라도 짰니?」

조용히 이런 저희들의 모습을 보고 있던 유라씨께서 웃음을 터뜨리셨습니다.

「정말 사이 좋은 가족이네요.」

유라씨의 웃음과 말에, 저희들은 서로를 바라보면서 같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분위기는 순식간에 훈훈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경찰서에서 집에 걸어가는 길. 유라씨와 저희는 오늘 일어난 일 이외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습니다. 그리고 유라씨의 집에 도착해서 유라씨께서 문을 여는 순간, 저는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아, 그런데..」

유라씨께서 저희들을 향해 물어보셨습니다.

「이제 밤이 다 되어가려고 하는데, 괜찮으신가요?」

유라씨께서는 저희들의 귀가가 늦어지는 것을 걱정하시는 모양이었습니다. 저는 고개짓으로 괜찮다고 대답했고, 제이슨씨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아마 린나가 표면적이 아닌 내부적인 무언가를 해결하고 나서야 돌아갈 생각인 것 같고요.」

「걱정마세요, 아마 소녀의 생각으로는 얼마 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고 저희들은 거실에 모여 앉았습니다. 저는 잠깐 머릿속을 정리한 뒤, 모두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지금부터 소녀가 하는 말은 다 진실이라고 믿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 말을 시작으로 백호씨에게 들은 것들을 모두에게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레인씨와 제이슨씨는 그저 덤덤하게, 하지만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으셨지만 유라씨는 굉장히 놀라신 듯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놀람과 경악을 금치 못한 표정에서 점점 유라씨는 슬픔의 표정으로 바뀌셨습니다. 제 이야기가 끝나갈 즈음에 유라씨의 눈에는 눈물자국이 살짝 보였습니다.

이야기가 끝나자, 유라씨께서 중얼거리셨습니다.

「거짓말이라고 믿을 수 없어요.」

저는 유라씨의 말에 살짝 의아해져서 고개를 들고 유라씨를 빤히 바라보았습니다. 유라씨께서는 손등으로 쓰윽 눈물을 훔치시더니 슬픈 미소를 지으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기억하고 있는 걸요. 백호씨라는 분..」

「엣.」

그 순간 뒤에서 오싹한 느낌이 느껴졌습니다.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누가 있는지.

============================ 작품 후기 ============================

ㅈ죄송합니다 밖이라서 애매한 곳에서 끊어버리네요! 다음 화로 에피소드 8은 마무리입니다! 추천과 코멘트를 주신다면 굉장히 기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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