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oraTio-100화 (10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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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귀신 퇴치에요!

「저는 정말로 평범한 대학생이라서, 딱히 누군가의 원한을 살 만한 짓은 하지 않았을 텐데.. 그런데도, 누군가가 계속 쳐다보고 쫓아오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요.」

「그 기간이 1년 정도라고 하셨죠?」

제 질문에 유라씨는 고개를 끄덕거리시며 네 라고 대답하셨습니다.

「그게 왜 귀신이라고 생각하시죠?」

「분명 저 의외에는 아무도 없는데 옷장 문이 열리거나, 닫아 뒀을 터인 서랍의 문이 열려 있거나.. 그리고 최근에는 무언가 흐릿한 형체가 제 앞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보아서, 그래서 너무 무서워서.. 그때 생각했어요. 혹시 이게 초자연 현상이 아닐 까 하고..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유라씨는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주먹을 꽉 쥐셨습니다. 유라씨의 표정에는 고통이 잘 드러나 있었습니다. 뒤에서 레인씨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확실히.. 여자 분 혼자서 사시는데 그런 현상들이 일어나니까, 매우 고통스러우셨겠죠.」

「네...」

레인씨는 그렇게 말씀하시고 나서는, 소름끼친다는 듯 몸을 움츠리셨습니다. 하하..

「그런데...」

유라씨께서 저를 흘깃 바라보셨습니다. 딱히 불쾌한 시선은 아닌, 그저 호기심으로 가득 찬 시선이었습니다. 저는 유라씨와 눈을 맞추며 미소를 지어 보았습니다. 그러자 유라씨께서 저에게 질문하셨습니다.

「그런데, 이름이..」

「린나에요. 유린나.」

「어려보이는데, 혹시 몇 살이에요?」

아, 지금까지 그게 궁금하셔서 저를 그렇게 바라보신거군요! 뭐라고 해야할까, 유라씨께서는 굉장히 남을 의식하시는 분 같네요. 저 같은 경우는 딱 봐도 유라씨보다 훨씬 어려 보일텐데. 저는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15살이에요.」

「어려..!」

유라씨는 놀란 목소리로 말하셨다가, 아차 하는 반응을 보이시면서 자신의 입을 두 손으로 가리셨습니다. 저는 그런 유라씨에게 말했습니다.

「괜찮아요,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소녀, 유라씨를 도와드릴 수 있는 기분이 들어요.」

「..정말 인가요?」

「네에.」

저는 대답하면서 집 안을 슬쩍 눈으로만 둘러 보았습니다. 집 안은 아파트의 위치 상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곳인 것 같았습니다. 어쩐지 조금 어둡고 추워요. 저는 살짝 코를 킁킁 거려 보았습니다. 라벤더 향의 방향제 냄새 말고도, 무언가 또 다른 냄새가 풍겨오기를 기대하면서.

「흐음..」

제가 소리를 내자 제이슨씨께서 저의 귀에 왜 그러냐고 속삭이셨습니다. 저는 고개를 돌려서 제이슨씨에게 속삭였습니다.

「있어요.」

「정말이냐!」

제이슨씨의 표정이 놀란 표정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확실히 지금 이 자리에는 없지만 다른 방에 귀신씨가 있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귀신씨가 있는 곳의 공기는 어째서인지 살짝 오싹오싹한 느낌이 드니까요. 그리고 귀신씨는 아마, 벽 너머로 저희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수도 있었습니다. 저는 일단 '모른 척'을 하기로 결정하고, 말했습니다.

「유라씨, 정말로 아무 일도 없었나요? 실례된 말씀이지만 귀신이란 것은 죽은 자의 영혼이니까요. 누군가가 유라씨를 원망하면서 죽은 일이 있었을 수도 있어요.」

「맹새컨데 그런 일은 절대로 없어요! 누군가가 죽은 건.. 3년전 쯤에 키우던 강아지가 죽은 것이랑 1년전 쯤에 옆집에 사시는 분이 사고로 돌아가셨다는 것 밖에 몰라요. 하지만 강아지는 동물이었고, 옆집에 사시는 분과는 교류도 없었으니..」

유라씨께서 말하시면서 한숨을 푹푹 내쉬었습니다. 유라씨는 그러시고는 고개를 숙인 채로 말씀하셨습니다.

「어렴 풋이 느끼는 건데요..」

유라씨는 자신의 팔로 몸을 끌어 안으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게, 만약에 정말 귀신이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유라씨는 조금 말하기를 꺼려 하시는 느낌이셨습니다. 저는 괜찮으니 말씀해달라고 유라씨에게 말했습니다. 유라씨께서는 저희를 흘끗 쳐다보셨습니다.

「그 귀신은.. 남자일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엣? 어째서인가요?」

저는 눈을 동그랗게 떴습니다.

「저, 저도 잘 모르겠지만 어렴풋이 그렇게 느껴지는 걸요. 그래서 이렇게.. 무서운 거고요.」

「확실히, 남자 귀신이 쫓아다니는 거라고 하면 더 위험하고 기분 나쁜걸.」

뒤에서 제이슨씨가 유라씨의 말에 수긍하시는 듯 중얼거리시며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저는 그런 두 분을 번갈아서 바라 보았습니다. 남자라.. 확실하게 만나 봐야 귀신씨의 생전 외형과 성별을 알 수 있을 테지만, 유라씨께서 그렇게 말하시니 저도 귀신씨가 남자라고 믿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제 머릿속에 무언가가 하나 떠올랐습니다.

「유라씨, 혹시 애인이라던가 유라씨를 짝사랑 하시던 분이 계셨나요?」

제 말에 유라씨는 곰곰히 턱을 만지작거리시면서 기억을 되새기시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유라씨께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셨습니다.

「아니요, 애인도 있었지만 지금은 헤어진 지 오래고. 그리고 고백도 몇 번 거절한 적이 있었지만 전부 다 건강하게 살아 있는 걸요.」

「뭔가 미궁속으로 빠져드네요..」

도대체 어째서 귀신씨는 유라씨같은 잘못도 저지르지 않으신 분을 쫓아다니는 걸까요. 그러자 뒤에서 제이슨씨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럼 있잖아, 그냥 '모르는 사람'인 거 아니야?」

「엣?」

제이슨씨는 당연하다는 듯 태연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왜, 난 이유도 모르겠는데 나를 원망하는 사람같은 거 있을 수도 있고. 내가 모르게 나를 좋아하던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 거고.」

「으음.. 확실히 그렇긴 하지만 만약 일이 그렇게 돌아간다면 상당히 복잡하게 되어 버리네요.」

저는 고민했습니다. 고민하다가 유라씨에게 말했습니다.

「뭐, 상황이 전자이든 후자이든 귀신씨가 무사히 유라씨를 놓아주기 위해서는 유라씨의 협조가 꼭 필요해요. 이 점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러자 유라씨의 고개가 갸웃하고 기울여 졌습니다.

「협조라면.. 돈 같은 건가요?」

이번에는 저의 고개가 갸웃하고 기울여 졌습니다. 돈? 전혀 생각하지 못한 대답이었기 때문이에요. 그런 저의 반응을 보고 왠지 모르게 레인씨와 제이슨씨는 미소를 지으시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유라씨에게 말했습니다.

「아니요 유라씨, 돈은 필요 없답니다.」

「어라? 그런건가요?」

「귀신씨는 돈으로 움직이지 않거든요.」

그러자 유라씨께서는 잠시 멍하니 계셨지만, 곧 무언가를 깨달으신 건지 아 하고 탄성을 내지르셨습니다. 유라씨께서 처음으로 웃으셨습니다.

「그렇네요, 귀신이 돈으로 움직일 리 없죠.」

그리고 저희들은 몇가지 이야기를 더 나눴습니다. 주로 제 쪽에서의 질문들로, 유라씨의 생활 패턴이라던지 무언가 기억나는 건 더 없는지에 대한 물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다지 건질 건 없었습니다. 유라씨는 정말로 성실하고 착하게 사시는, 대학생이셨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에도 딱히 남들에게 원망을 살 타입은 아니셨습니다.

그렇다면 방법을 바꾸는 수 밖에 없겠군요.

유라씨에게 물어서 알 수가 없다면, '저 쪽'에게 물어봐야겠죠?

============================ 작품 후기 ============================

추천과 코멘트를 부탁드려도 괜찮을까요!?(?)

100화입니다. 지금까지 연재할 수 있던건 여러분들의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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