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oraTio-99화 (99/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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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귀신 퇴치에요!

    저희들은 손목에 채워진 장치의 귀환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리고 잠시 기다리자, 레인씨부터 시작해서 제이슨씨까지 슉 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시고 말았습니다. 제 차례를 기다리고 있으니, 오래 걸리지 않아서 제 몸에도 무언가 찌르르 진동이 느껴져 왔습니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몸이 쿵, 하고 흔들리는 느낌이 오고. 그것이 끝날 즈음에는 이미 oraTio에 와 있었습니다.

    「모두들 어서와요-.」

    밀라나씨께서 한 손에 큰 콜라 병을 들고는 저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계셨습니다. 좌표를 이동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계시는 밀라나씨는 oraTio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분이셨습니다. 임무를 나가는 것도, 다른 지사로 이동하는 것도 밀라나씨가 있으면 굉장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으니까요. 여러모로 감사스러운 존재인 것이었습니다.

    「미안하지만 밀라나, 한번 더 이동시켜주지 않겠어?」

    「음?」

    밀라나씨의 눈동자가 동그래지셨습니다. 마치 밀라나씨는 어둠속에서 앉아 있는 고양이 같은 느낌의 분이셨습니다. 밀라나씨께서는 잠시 고개를 갸웃하고 혼자서 흔드시더니, 콜라를 들고 있지 않은 다른 한 손으로 노트북의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셨습니다. 그리고는 말씀하셨습니다.

    「임무 명령이 내려온 건 아닌데... 어디 가시게요?」

    「그건.」

    레인씨와 제이슨씨가 동시에 같이 앞으로 나서며 입을 여셨다가, 서로를 쳐다보고 찌릿찌릿한 시선을 교환하셨습니다. 결국 레인씨께서 제이슨씨보다 먼저 선수를 치셔서 밀라나씨에게 말하셨습니다.

    「말한 대로 임무는 아니지만, 가족끼리 갈 곳이 있어서 말이야. 설명은 나중에 차라도 한잔 하면서 듬뿍 해줄테니까 옮겨 줄거지?」

    「그야 저는 상관 없지만 말이에요.」

    밀라나씨께서는 들고 있던 콜라병에 꽂혀 있던 빨대를 입으로 넣으시고는, 힘차게 쭈웁- 하고 빨아 들이는 소리를 내셨습니다. 그렇게 마시시더니 캬아-하고 시원하고 기분 좋은 듯한 탄성을 내지르시더니, 콜라를 어지럽혀진 책상 위에 올려 놓으시곤 손가락으로 OK사인을 취하셨습니다.

    「못해 줄 이유야 없죠. 원래 이게 제 일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귀여운 레인의 부탁인데 말이에요-. 아, 그리고 차는 로열 밀크티로 부탁드려요!」

    레인씨도 고개를 끄덕거리시며 밀라나씨에게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셨습니다. 이 두 분께서는 oraTio 내에서도 사이가 매우 좋은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저는 왠지 모르게 훈훈한 감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며 서 있었습니다. 옆에 서 계신 제이슨씨께서 '역시 여자들 대화란 잘 모르겠네'하고 중얼거리시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럼 지금 바로 좌표를 찾아볼 테니 주소를 알려 주세요.」

    밀라나씨가 의자에 앉아 있는 몸을 빙그르르 돌려서 모니터 쪽으로 향했습니다. 저는 다가가서 편지에 적혀 있는 주소를 밀라나씨에게 알려드렸습니다. 밀라나씨께서는 주소를 입력해셔서 '적당한' 좌표를 찾는 작업을 하셨습니다. 저희는 밀라나씨의 작업이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또다시 막연한 불안감에 빠지신 레인씨를 달랬습니다.

    「좋아, 완료에요. 그럼 린나부터 옮기도록 할게요.」

    밀라나씨의 말씀에 저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위 아래로 크게 흔들며 네! 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아까 oraTio로 귀환할 때와 같은 진동이 제 몸을 감싸기 시작했고, 이번에도 눈을 감았다가 뜨니 벌써 제 몸은 대한민국에, 경상북도에 부산에 있는 어느 아파트 단지에 서 있었습니다. 저는 감탄사를 내 뱉었습니다. 역시 밀라나씨의 능력은 보면 볼 수록 신기해요-

    그리고 바로바로 제 옆에서 레인씨와 제이슨씨께서 나타나셨습니다. 저희는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 눈에 띄면 안되니까 목적지와 근접한 산에 있었습니다. 바로 앞에 아파트가 보였으므로, 저희는 그대로 걸어서 향하기로 했습니다.

    「아파트 많네-. 그리고 뭔가.. 아까 린나의 예전 집이 있던 곳과는.. 향기가 다르다고 해야 할까?」

    그렇게 말하시면서 레인씨는 코를 킁킁 거리셨습니다. 제이슨씨는 그걸 보시고 레인씨보고 돼지 같다고 놀리시다가, 레인씨에게 코를 잡혀서 응징 받으셨습니다.

    「소녀가 살던 곳은 한적한 시골 마을이니까 말이에요. 또 그리고 이 곳이 바다와 가까운 이유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역시 그런가.」

    저희는 아파트 주차장에 당도했습니다. 저는 종이를 꺼내 들었습니다.

    「어디보자...」

    저는 한참동안 종이를 붙들고 있었습니다. 저의 미간이 점점 찌푸려졌습니다. 종이를 한번 보고 주위를 한번 둘러 보고, 이것이 4번 쯤 반복되었을 때 레인씨께서 제 손에 들려 있는 종이를 가져가셨습니다. 제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치켜뜨자 레인씨께서 한숨을 내쉬시면서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습니다. 그리고는 말씀하셨습니다.

    「린나가 심각한 길치라는 사실은 이미 만천하에 퍼져 있는 사실인데 잊고 있었어. 내가 찾을게, 내 능력이면 길을 찾을 수 있을거야.」

    「다, 달라요! 요즘에는 oraTio 안에서도 길을 잘 찾아다닌다구요!」

    제가 방방 뛰었으나, 제이슨씨의 말이 들려와서 저는 입을 다물었습니다.

    「그걸 이루는데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말이야..」

    「....」

    부, 분해요. 부정할 수 없는 제 자신에게 분해요-! 저는 끙끙 앓으면서 길을 찾아 가시는 레인씨의 뒤를 제이슨씨와 같이 뒤 따랐습니다.

    레인씨를 따라가자 아파트의 입구가 나왔습니다. 아파트의 입구는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들어갈 수 있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저는 다시 레인씨에게 종이를 받아서 아파트에 적혀 있는 주소를 다시 한번 살펴 보았습니다.

    507호. 저는 역시나 심각한 기계치이므로 제이슨씨의 도움을 받아서 겨우겨우 번호를 누르고 '호출' 버튼을 눌렀습니다.

    뚜르르 뚜르르 하는 호출음의 반복이 몇십초 동안 이어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동안 저희들은 정적을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혹시 집에 계시지 않은 걸까? 하고 생각이 들 때 쯔음, 뚝 하는 소리와 함께 살짝 잡음이 섞인 여자 분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누구세요?」

    제가 나서서 대답했습니다.

    「안녕하세요, 혹시 소녀의 어머니.. 아니, 유세린이라는 이름의 사람에게 편지를 남기신 분 아니신가요?」

    그러자 잠시 동안 침묵이 흘렀습니다. 저는 혹시라도 끊어질 까 생각해서 다급하게 한마디 덧붙였습니다.

    「딸이에요.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서 찾아왔어요. 저기,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갑자기 뚝 소리가 났습니다. 당황하고 있는 와중에 끼익 소리가 나면서 자동문이 열렸습니다.

    「아..!」

    제가 소리를 내자,레인씨께서는 뒤에서 저의 어깨를 잡고 안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제이슨씨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뒤에 서 있는 우리가 외국인이라서 안 들여보내줄 줄 알았는데...」

    「어쨌든 들어가자, 들어가자!」

    저희는 엘리베이터에 들어갔습니다. 5층을 누르고 기다리고 있는데, 레인씨께서 외마디 소리를 내셨습니다.

    「아, 잠깐만.」

    「왜 그러신가요? 레인씨.」

    제가 묻자 레인씨께서 가방을 뒤적거리시더니 무언가를 꺼내셨습니다.

    「이 쯤에서 렌즈를 한번 바꿔 끼워줘야 할 것 같아서.」

    「아아.」

    저는 레인씨의 말을 알아 듣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능력자용 특수 렌즈'에요. 저걸 끼면 능력을 쓸 때 눈이 빛나는 것을 숨길 수 있다고 해요. 레인씨는 빠른 손놀림으로 5층에 도착하고 나서 현관문의 초인종을 누르기 전에 얼른 렌즈를 바꿔 끼셨습니다.

    「좋아.」

    레인씨의 확인을 들은 저는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띵-동 하는 경쾌한 소리가 적막한 아파트에 울려 퍼졌습니다. 얼마 기다리지 않았는데 문이 덜컥하고 열렸습니다. 문 틈 사이로 여자분의 검은 머리카락이 슬쩍 보였습니다.

    「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서 인사했습니다. 그리고 여자분을 바라 보았습니다. 지금 보니까 꽤나 저와 비슷할 정도로 아담한 키에 마른 체형, 어깨까지 오는 안으로 살짝 말린 검은 머리와 검은 눈이 한국적인 느낌이 들어 왠지 모르게 반가웠습니다. 여자분께서는 살짝 겁먹은 눈으로 제 뒤에 서 계시는 레인씨와 제이슨씨를 바라 보셨습니다.

    「혹시 소녀의 집에 오셨던 장본인이신가요?」

    「..소녀의..?」

    앗, 아. 저는 꽤나 당황했습니다.

    「죄, 죄송해요. 일종의 습관적인 말투같은 거라서..」

    제가 휘적거리며 말하자 여자분께서는 앗 하고 놀라시며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여자분께서 말하셨습니다.

    「네, 이 집에는 저 혼자 밖에 살지 않아요.. 그런데 왜 유세린씨가 아닌 따님 분..께서?」

    「죄송한 이야기지만 소녀의 어머니께서는 소녀가 5년 전에 돌아가셨답니다. 소녀라도 이야기를 들어드릴 수는 없을까 해서 찾아온 것 이랍니다. 아, 그리고 제 뒤에 서 계신 분들께서는 소녀의 양어머니, 양아버지이시므로 안심하셔도 괜찮답니다.」

    「죄, 죄송합니다..!」

    여성분께서는 제 말을 들으셔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경계를 완전히 풀지는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는 모습이 귀여운 분이라고 살짝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결국 집 안으로 들어 와도 괜찮다는 말을 받아 낸 것이었습니다!

    「조,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집에 있는 커피라도 드릴 테니까..」

    「괜찮답니다. 방금 차에서 커피를 마시고 온 참이여서요.」

    레인씨께서 대답하셨습니다. 여성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레인씨를 바라 보셨습니다. 그러시고는 '그렇다면..' 하시면서 자리를 잡고 앉으셨습니다. 아, 레인씨의 능력이 제대로 통하는 것이군요! 다행이에요. 그리고 레인씨는 굉장히 지적인 여성다운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그걸 보시고는 여성분께서는 살짝 긴장이 풀리신 것 같았습니다.

    「아, 자기소개도 안했구나. 제 이름은 한유라라고 해요. 21살로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이에요.」

    본격적으로 유라씨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 작품 후기 ============================

    추천 코멘트 부탁드려요! 이 초보작가가 먹고 사는 것 들이랍니다

    <코멘트 답>

    비공사님- 해답이 이 편에 나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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