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98 / 0133 ----------------------------------------------
8. 귀신 퇴치에요!
잠시동안의 정적이 흘렀습니다. 저는 그저 두분의 대답을 기다리며 고개만 갸웃거리고 있었는데, 레인씨께서 진지한 목소리로 제 이름을 부르셨습니다.
「...린나야?」
「네, 말씀하세요!」
레인씨의 눈이 당혹감에 물들어 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렇죠, 레인씨께서 귀신이라는 단어만 들으셔도 벌벌 떠신다는 것을 저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저는 손에 들려 있는 편지를 좀 더 힘을 주어 꽉 쥐었고, 바스락 소리가 났습니다.
「귀신이라니.. 도대체 무슨 이야기니?」
그 말에 저는 당당하게 대답했습니다.
「말 그래도의 이야기랍니다! 귀신씨를 퇴치하러 같이 가주시지 않으실래요?」
저는 그렇게 말한 뒤 에헤헤 하고 웃으며 끝맺음을 맺었습니다. 제이슨씨도 굉장히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계셨습니다. 의아함- 에 가까운 표정이려나요.
「레인의 능력이 지금 약할 때니까, 말의 통역밖에 되질 않아서 글자를 못 읽어서 말이야.」
아하, 그런 이유였군요. 저는 제이슨씨께서 당연히 편지를 먼저 읽으셨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이슨씨께서 레인씨에게 설명해 주실 줄 알았어요. 으흠, 이렇게 된 이상 제가 설명해 드릴 수 밖에 없겠군요! 저는 자세를 바로 잡았습니다.
「두 분께서 알다시피, 소녀의 어머니께서는 무당이셨답니다.」
「응, 그건 알고있지.」
저는 제이슨씨의 맞장구에 눈웃음을 지은 뒤, 말을 계속해서 이었습니다.
「그런 어머니의 영향인지 소녀의 눈에도 귀신씨는 보여요. 여기까지가 전제랍니다.」
「전제?」
레인씨는 제이슨씨의 옆에 꼬옥 붙어 계셨고, 제이슨씨만이 저와 대화하고 계셨습니다.
「이 편지의 내용을 읽어 보니, 이 분께서는 저희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것을 모르시는 것 같아요. 필체를 보아하니 매우 다급한, 그런 편지였어요. 내용을 설명하자면.. 한국의 분이신데, '스토커 귀신'한테 쫓겨지고 있다는 그런 내용이었답니다.」
저는 내용을 한 마디로 압축해서 설명했습니다. 두 분께서 눈이 동그래지시더니, 입을 모아 같이 소리내셨습니다.
「스토커?」
우후후, 저도 이제 쓸 수 있는 영어 표현이 많이 늘었다구요! 저는 고개를 끄덕여서 두 분의 말에 긍정을 표하고,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영적 능력이 없는 일반인이신데도 불구하고 확실하게 귀신의 존재가 느껴지시는 것 같아요. 거기다가 귀신에게 쫓긴지는 벌써 1년째..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쳐진 적은 없었지만, 혼자 있을 때 시선이 느껴진다거나 목소리가 들려온다거나 그런 것 때문에 상당한 고생을 겪고 계신 모양이에요. 그러다가 도저히 못 버티셔서, 저희 집에 이렇게 편지를 남기 신 것 같아요.」
「용케도 이런 산 속까지.. 어지간히 힘든 일이 아닌 모양이네.」
「그렇네요..」
저는 대답하며 턱을 만지작 거렸습니다. 그나저나 스토커 귀신씨라니, 이 편지를 쓴 분한테 개인적인 원한이라도 가지고 있는 걸까요? 하지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다니.. 이건 의아한 일이군요.
「그래서 그 사람을 도와주러 가겠다는 말?」
제이슨씨께서 물어 오십니다. 저는 제이슨씨를 바라보며 애원하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야 일단 이야기라도 들어보고 싶은 걸요. 혹시, 소녀라도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모르고..」
「그치만!!」
갑자기 레인씨께서 소리를 지르시며 제이슨씨의 등 뒤에서 튀어나오셔서, 저는 매우 깜짝 놀라 위로 펄쩍 뛰어올랐습니다. 레인씨는 새파래진 얼굴로 거친 숨을 내몰아 쉬고 계셨습니다.
「그, 그치만 일단 그래도 귀신이라는 거잖아!! 지금 귀신을 만나러 간다는 거잖아!? 안그래! 안그래 제이슨 말해 보라고!!」
「아니 왜 나한테 그래 야! 야! 떨어져!」
레인씨는 제이슨씨에게 정면으로 달려드시더니 소리를 지르시며 제이슨씨의 멱살을 잡으시고 마구잡이로 흔드셨습니다. 제이슨씨가 속수무책으로 흔들리는 것을 제가 끼어들어 막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단 저는 레인씨부터 진정시키기로 마음을 정하고, 레인씨의 어깨를 붙잡고 레인씨의 눈을 뜷어져라 들여다 보았습니다.
「레인씨, 소녀 혼자 가도 괜찮은 걸요. 소녀는 그저.. 그저 허락을 얻고 싶어서.」
「안돼!!」
「엣?」
레인씨는 저의 말을 필사적으로 끊고 들어 오셨습니다. 제가 놀라서 의아한 소리를 내자 레인씨는 고개를 절레 절레 저으시면서 소리치셨습니다.
「린나를 낯선 사람에게 혼자 보내다니, 그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레인씨..」
레인씨의 저를 걱정하는 마음에 감동하고 있을 때, 제이슨씨께서 레인씨를 바라보며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린나와 같이 가는 것은 어때? 너는 oraTio로 돌아가서...」
「싫어! 너 전혀 믿음직 스럽지 않단 말이야!」
그리고 레인씨의 말이 끝나는 동시에 두 분은 서로 타이밍이라도 맞추신 듯, 일제히 달려들어서 서로서로의 볼을 잡아당기는 것에 여념이 없으셨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며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습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레인씨와 제이슨씨는 언제나 사이가 좋으시네요!」
「린나의 눈에는 이게 사이좋은 걸로 보이는 거야?!」
두 분께서는 결국 떨어져 앉으셨고, 저는 계속해서 두 분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결정권은 레인씨에게 있는 듯 했습니다. 제이슨씨께서 레인씨를 계속해서 바라보셨으니까요. 그래서 저도 같이, 레인씨를 뜷어져라 바라 보았습니다.
「뭐, 뭐야.」
일제히 두 사람의 시선이 쏟아지자 레인씨는 놀라신 듯 흠칫 하고 몸을 움직이셨습니다.
「설마 내가 결정해야 되는거야?!」
제이슨씨와 저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레인씨는 그런 저희들을 바라보시고 끙 하고 나지막한 신음을 흘리셨습니다. 그리고 제이슨씨와 저의 표정이 밝아졌습니다. 레인씨의 저런 반응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하, 하지만 지금 바로 당장 가. 그리고 이상한 사람이거나 위험하다 싶으면 바로 oraTio로 돌아가야 해. 알았지?」
기뻐요! 저의 표정은 곁에서 보기에도 매우 밝아졌을 것입니다. 저는 고개를 열심히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네! 감사해요. 레인씨, 제이슨씨!」
저의 말에 제이슨씨는 딱히 감사해 할 것은 없다며 머리를 긁적이셨고, 레인씨는 허락하시자 마자 또 다시 겁을 먹으셔서는 제이슨씨의 멱살을 잡고 흔드셨습니다. 저는 그런 두 분을 바라보다가 다시 편지를 펼쳤습니다. 맨 밑에 주소와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습니다.
「주소가.. 앗, 경상북도 쪽이네요. 으음.. 여기서는 꽤나 멀려나.」
제가 고민하고 있자, 제이슨씨가 저의 어깨를 잡으셨습니다.
「뭘 고민해, 우리에게는 능력자 동료들이 많잖아. 그런 거리쯤은 한 순간에 이동할 수 있지.」
저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밀라나씨에게 한번 더 부탁하지 않으면 안되겠네요!」
============================ 작품 후기 ============================
추천과 코멘트 부탁드립니다!
<코멘트 답>
비공사님-에이 설마 그러진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ㅎㅎㅎ 일단 예정 에피소드는 10까지니까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