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oraTio-82화 (8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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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신입인가요?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청색의 작업복을 입은 남자분이 모자를 고쳐쓰시며 저희에게 다가오셨어요. 남자분은 기쁜 표정으로 사장님께 악수를 청하시면서 말하셨어요.

    「사장님! 어서오세요. 이야기는 들었어요.」

    「그렇다네, 에드워드. 자네 요즘에는 어떻게 지내는가?」

    「물론 아주 잘 지내고 있죠, 이게 다 사장님 덕분이에요. 언제나 신세를 져서 죄송합니다.」

    에드워드, 라고 하시는 남자분께서는 뭔가 사장님과 과거에 통한 일이 있으셨던 모양이에요, 연신 사장님께 감사를 표하시면서 사장님의 손을 꼭 쥐었어요. 그리고 저는 이제와서 보니 에드워드씨와 사장님의 손 색깔이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을 보고 조금 놀랐습니다.

    에드워드씨는 건강해 보이는 혈색도는 손을 가지고 계셨지만, 사장님의 손은 창백하게 질려있는 듯 매우 하얀 손이였어요. 우음, 그렇다면 사장님의 피부는 엄청 하얀 걸까요? 늘 봉지를 쓰고 계시니까 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에드워드씨는 사장님의 뒤에 서있는 저희들을 보고 꾸벅 인사를 하시며 자기소개를 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 조사작업의 지휘와 책임을 맡고있는 에드워드 밀리어라고 합니다. 자, 이쪽으로.」

    에드워드씨도 굉장히 점잖으신 분 같아요. 저는 주춤거리시는 리리비안씨의 손을 잡고, 에드워드씨가 안내하는 곳으로 따라갔습니다.

    그리고 펼쳐진 것은 크나 큰 공간이였어요. 바닥은 하얀 타일들로 깔려있고, 벽에는 커다란 벽시계가 달려서 아직까지 째깍째깍하는 소리를 내면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누가봐도 연구소의 1층 로비라는 느낌이였어요.

    「꽤나 깔끔하지 않나요..?」

    제가 말하자 레인씨가 저의 말에 동의를 표하셨습니다.

    「그러게 말이야, 봐봐 저기 구석에는 관상용 화초들도 있어.」

    저는 레인씨가 가리킨 곳을 보았습니다. 정말로 레인씨의 말대로 예쁜 꽃들이 커다란 화분에 담겨서 정렬되어 있었어요. 에드워드씨와 비슷한 작업복을 입으신 분들이 화초에서도 뭔가 찾으시려는 듯 뒤적거리셨습니다.

    에드워드씨는 저를 빤히 바라보시더니, 곧 미소를 지으시면서 말하셨습니다.

    「저건 조화야.」

    「네? 조화라구요?」

    저는 놀라서 다시 한번 꽃들을 살펴보았습니다. 분명히 진짜같은데, 으으음 조화라니... 꽤나 잘 만들어졌네요!

    「그래, 저런 것 말고도 화장실에 가보면 꽤나 액자라던지 스티커라든지 붙여놓아서 꾸며놓고.. 정말 알수가 없는 것 투성이야.」

    그러네요.. 역시, 뭔가 찜찜한 기분이에요. 이런곳에서 그렇게 비도덕적인 실험이 이루어 졌다는 것은..

    저는 끙 하고 소리를 냈습니다. 지크씨는 저의 뒤에 서서 주위를 둘러보고 계셨구요. 레인씨는 리리비안씨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서 고개를 돌리시고는 물으셨습니다.

    「괜찮니?」

    리리비안씨는 확실히 아까보다는 움츠러들어 계셨습니다. 하지만 뭔가 리리비안씨의 눈빛은 꽤나 놀란 빛이 가득했습니다. 그런 리리비안씨의 표정에 사장님도 의아하신지.

    「무슨 일인가?」

    하고 물으셨어요. 그러자 리리비안씨는 아주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저희에게 말하셨습니다.

    「저.. 저는 이런 공간을 본 적이 없는걸요.」

    「네?!」

    모두가 놀라서 뒤를 돌아보고, 동그랗게 눈을 떴습니다. 그러자 리리비안씨는 본인이 더 놀라서 움츠라 드셨습니다.

    하지만 레인씨는 계속 물으셨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이 연구소가 너가 있던 연구소가 아니라는 거니!?」

    「아, 아뇨! 분명하게 제가 있던 연구소는 맞아요..!」

    레인씨는 더욱 더 목소리를 크게 하셨습니다.

    「탈출했다고 했잖아, 그렇다면 이 로비를 통과할 수 밖에 없어!」

    그 말은 사실이였습니다. 들어올 때, 벽면에 건물 안내도가 붙여져 있었는데 거기에서는 이 로비가 모든 공간과 연결되어 있었거든요.

    「하.. 하지만 정말인걸요, 저는 이 로비를 통해서 나오지 않았어요.. 그, 그래요, 저는 분명하게 다른 곳으로 나왔어요.」

    리리비안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시면서, 떠올리려는 듯 자신의 머리를 만지작 거리셨습니다. 그러다가 역시 떠올리기 어려운 기억인지, 얼굴을 찌푸리시면서요.

    그 때 지크씨가 아주 조그마한 소리로 무어라고 중얼거리셨습니다.

    「지크씨, 뭐라고 하셨어요?」

    저는 지크씨의 말을 듣기 위해서 지크씨에게 가까이 붙었습니다. 그러자 지크씨는 저와 눈을 맞추시더니, 다시 한번 중얼거리셨습니다.

    「.. 탈출 했는데, 이 로비를 통과하지 않았다면.」

    「통과하지 않았다면?」

    「다른 통로가 있는게 확실하잖아. 응, 숨겨진 통로 말이야..」

    숨겨진 통로... 그래요, 방금 리리비안씨도 확실하게 '다른 곳에서 나왔다' 라고 하셨고. 그렇다면...!

    「.. 응, 그 숨겨진 통로는 바로 밖과 맞닿아 있는 것 같아.」

    저는 몸을 돌려서 지크씨가 하신 말씀을 모두에게 전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에드워드씨는 손을 입에 대시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네, 건물의 외벽을 둘러보는 건 대충밖에 하지 않았는데 말이야, 지금 시대가 시대니까 어떻게든 문이 숨겨져 있을 수도 있겠네. 응, 다시 한번 애들을 모아서 찾아봐야겠네. 그럼 애들이 다시 한번 건물의 외벽을 조사하는 동안 우리는 상황 보고를..」

    「.. 하지만.」

    에드워드씨의 말을 지크씨가 끊었습니다. 어? 지크씨가 다른 사람의 말을 끊는 것은 별로 있는 일이 아닌데 말이에요..

    지크씨의 표정은 진지하셨습니다. 지크씨는 작지만,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하셨습니다.

    「.. 발견한 건 아무것도, 없었죠?」

    「어.. 그걸 어떻게..」

    에드워드씨는 놀라신 표정이셨습니다. 지크씨는 계속 무표정으로 말을 이으셨습니다.

    「.. 이 연구소의 사람들이 바보는 아니니까, 눈에 띌지도 모르는 곳에서 그런 실험을 할리가 없어.」

    「..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아서 이상하게 여기던 참이지..」

    에드워드씨가 지크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시면서 응수하셨습니다.

    그리고, 사장님께서 입을 여셨습니다.

    「상황보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로 끝내도록 하지. 이런 곳에서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으니까 말일세. 일단 우리 모두 밖으로 나가서 같이 조사하는 것을 지켜보도록 하세.」

    사장님의 진지한 음성에, 저희는 모두들 사장님의 말을 따르기로 한 모양입니다. 모두다 같이 고개를 끄덕이고, 바로 밖으로 몰려 나갔으니까요. 그리고 사장님도 나가시려고 하실 때, 에드워드씨가 놀라신 표정으로 사장님에게 말을 거셔서 사장님을 멈추게 하셨습니다.

    「사, 사장님도 나가시는 겁니까?」

    「응, 그렇다만?」

    「아무리 그래도 덥지 않으십니까? 가뜩이나 몸도 약하신 분이신데...」

    저는 나가다 말고 멈추어서서, 사장님과 에드워드씨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에드워드, 나를 약한 사람 취급하지 말게.」

    「하지만..」

    「나는 편하게 앉아서 구경만 할 생각은 없네.」

    그리고 사장님께서 몸을 돌리셔서 이쪽으로 걸어오시기 시작하자, 저는 살짝 놀라서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나갔습니다. 지크씨께서 기다리고 계셨어요.

    사장님께서 저의 바로 옆까지 오셨을 때, 저는 살짝 여쭤보았습니다.

    「저기.. 사장님은, 몸이 약하신 분인가요?」

    저는 처음 들은 이야기였습니다. 사장님께서 몸이 약하시다니, 전혀 그렇게 안보이시는 분이였기 때문이였습니다.

    「...」

    사장님께서는 잠시 아무런 말도 없이 저를 응시하셨습니다. 사장님의 귀여운 표정의 종이봉지가, 왠지 모르게 사장님과 저의 벽으로 느껴진 것은 처음이였습니다.

    하지만 곧 그것은 바뀌어서, 사장님의 종이봉지는 귀엽게 웃는 표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아하하, 아니라네 린나양. 내가 얼마나 건강한 몸인데.」

    사장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저의 어깨를 다정하게 토닥토닥거려 주었습니다. 저는 사장님에게 말을 거는 것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이런 여름 날씨에 그렇게 정장을 차려입으시고, 그리고 종이봉지까지 쓰고 계시니까 엄청 더워 보이시는 걸요..?」

    이제와서 이렇게 걱정하는 제 자신이 부끄럽게 생각되었지만, 지금와서 보이는 사장님은 그저, 그저 저 혼자만의 생각일지도 모르나 지금까지의 강하고 듬직한, 믿음직 스럽고 장난기 많은 좋은 사장님으로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괜찮다네, 걱정하지 말고.. 자 가자.」

    지크씨보다도 더 가는 목소리, 그리고 여자보다도 하얗고 여린 손.. 그리고 멀어져 가는 사장님의 등에서, 저는 왠지 모를 왜소함을 느꼈던 것이였습니다.

    어째서일까요..? 아니, 애초에 사장님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지크씨는 알고 계시는 것일까요?

    저는 온갖 의문을 가슴에 품으면서, 지크씨의 손을 잡고 사장님의 뒤를 뒤따라갔습니다.

    ============================ 작품 후기 ============================

    여러분 오랜만이에요 눈물 ㅎ허ㅓ헣헣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 정말로 여러분들이 보고싶었어요...

    <코멘트 답>

    비공사님- 시험은 잘 치셨나요?

    외로운사신님- ㄴ 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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