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oraTio-70화 (7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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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신입인가요?

    그리고 호빈씨가 피곤하다고 하셔서, 그대로 모두는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지크씨와 저도 돌아가려고 하는 도중, 레인씨가 저를 불러 세웠습니다.

    「린나야!」

    「네?」

    제가 멈춰서서 레인씨를 바라보니, 레인씨는 저에게 다가오셔서 말했습니다.

    「린나에게 부탁할 것이 있어.」

    「부탁할 것..? 무엇인가요?」

    「린나에게만 적용할 '특별' 훈련이야.」

    특별 훈련..? 저는 고개를 갸웃하며 의아해했습니다. 어째서 저에게만..? 레인씨는 계속 말을 이으셨습니다.

    「그게,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린나는 능력을 다양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그리고 무엇보다 타입 B이기 때문에 능력을 제어하는 연습을 남들보다 더 해야해.」

    「그래서, 어떤 훈련인가요?」

    「별거 아니야. 실생활에 되도록이면 능력을 많이 쓰도록 해.」

    저는 눈을 동그랗게 떴습니다.

    「실생활에..?」

    「염력이니까 굉장히 편히 쓸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데? 안되는거니?」

    「아뇨, 안되는 것은 아닌데... 노력해볼게요.」

    저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딱히 내키지 않는것도 있었습니다. 지크씨는 그런 저의 마음을 눈치채신건지, 복도를 걸어가고 있다가 조용히 물어오셨습니다.

    「.. 특별 훈련이라는거 마음에 안들어?」

    「엣..?」

    「.. 표정이 어두워보여서..」

    그렇게 우물우물 조용히 말하시는 지크씨를 잠시 가만히 바라보다가 저는 헤헤 하고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아뇨, 마음에 안드는 것은 아닌데. 조금 불안해요.」

    「불안?」

    「옛날, 그러니까.. 어머니랑 함께 살고 있을 때, 어머니께서는 저의 능력을 절대로 써서는 안된다고 하셨기 때문에. 아직까지 능력을 쓰려고 하면 조금 가슴이 쿵쾅거려요.」

    그러자 지크씨는 어째서인지 자신의 손을 들어 살짝 바라보시더니.

    「왜?」

    하고 물으셨습니다.

    「아마.. 마을사람들에게 이상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저는 그렇게 말하다가 입을 다물어버렸습니다. 별로.. 기억하고 싶지가 않아서였어요. 지크씨는 그런 저를 빤히 바라보시다가 이해한다는 듯 저의 머리에 손을 살짝 올리셨습니다.

    「.. 나도 무서워.」

    「네?」

    「내 능력.」

    지크씨는 그렇게 말하시며 저의 머리 위에 있는 손을 조금 부빗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를 쓰다듬는 그 손은 조금 떨리고 있어서, 저는 팔을 뻗어서 지크씨의 손을 저의 머리에서 내리고, 곧 손을 꽉 잡아드렸습니다.

    oraTio에서 최강이라고 불리는 지크씨이기에, 지크씨도 자신의 능력을 무서워하실줄은 몰랐어요. 아직도 지크씨는 '그 때'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일까요?

    「그래도..」

    「그래도?」

    「린나가 있으면.. 아무것도 무섭지 않게 되서.」

    그런 지크씨의 말에 저는 눈을 동그랗게 떴습니다.

    제, 제가 있으면 지크씨가 아무것도 무섭지 않게 된다니. 뭐, 뭐라고 해야할까 조금 민망하기도 하고,마음이 간질간질하기도 하고, 조, 조금 부끄럽기도 하네요..!

    제가 새빨개진 얼굴을 감추려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자 지크씨는 맑은 웃음소리를 흘리시며 저의 머리를 다시 쓰담쓰담, 해주시는 것이였습니다.

    「도와줄게.」

    「무엇을..?」

    「특별 훈련..」

    지크씨가 어떻게 도와주시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는 일단 지크씨를 따라 지크씨의 방에 들어가...

    「앗..!」

    제가 지크씨의 방문 바로 앞에서 소리를 지르니 지크씨는 문을 열다가 흠칫 놀라 뒤돌아보셨습니다.

    「그, 그려고보니 소녀 2년동안 한번도 지크씨의 방을 제대로 살펴본적이 없어요!」

    「그랬던가..」

    「그랬어요!!」

    「들어와.」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지크씨의 방문이 열렸습니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저는 나지막하게 인사를 내뱉고, 조심스럽게 지크씨의 방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지크씨가 실내용 슬리퍼를 주시길래 그걸 신었어요.

    그리고 지크씨는 달칵 하고 바로 옆에 있는 전등스위치를 누르셨습니다. 그러자 방에 불이 팟 들어오며 밝아졌어요.

    가구들은 저의 방과 다를것이 없었지만, 그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뭐라고 해야할까, 조리기구들이 굉장히 많네요..」

    「응.」

    「냉장고도.. 너무 많아?!」

    무려 지크씨의 방에는 큰 냉장고 두개와 미니 냉장고 5개로, 총 7개의 냉장고가 있는 것이였습니다?!

    그것에 굉장한 충격을 받아, 덜덜 하고 떨며 서있는데 지크씨가 그런 저에게 살짝 말을 걸어오셨습니다.

    「.. 냉장고 열면 부끄러울 것 같아..」

    「그, 그렇게 수줍어하면서 말하시면 소, 소녀 열지 않을게요..!」

    그리고 다른 곳을 둘러보니, 책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전부 다 영어로 쓰인 책 같지만, 레인씨의 능력덕분에 저도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내용이 전부 어려운 것 뿐이지만..

    그리고 또 고개를 돌려 다른 곳을 바라보니, 그곳에는 컴퓨터책상이 있었습니다. 저의 방에도 컴퓨터가 있긴 있지만, 소녀는 사용할 줄 모르는 터라 쓰지를 않거든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지크씨의 컴퓨터는 굉장히 크고, 거기다가 무려 화면이 3개로 붙어있는 것이였어요! 옆에는 검은색 헤드폰이 있었어요.

    그걸 와아- 와아- 라고 계속 탄성을 말하며 보고 있자 지크씨가 뭔가 들고 오셨습니다.

    「린나.」

    「네?」

    「이거.」

    지크씨가 저에게 내미신 것은 하얀 종이와 검정 펜. 저는 받아들고 지크씨를 바라보았습니다.

    「한번, 능력으로 글씨를 써봐.」

    「소, 소녀의 능력으로요..?」

    지크씨가 고개를 끄덕. 그렇구나. 능력으로 글씨를 쓰다니 참신한 발상이에요.. 한번도 해본적이 없지만,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저는 종이를 책상에 놓았습니다. 그리고 음- 손은 허리에 딱 붙여서 가만히 두고, 저의 능력으로 펜을 공중에 띄웠습니다.

    「그러니까아...」

    뭐랄까, 펜을 움직여 종이에 갔다대긴 했지만 횡설수설이네요. 지크씨는 그걸 계속 옆에서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그, 그것때문에 좀 부담스러울지도.

    「뭘.. 쓰면 되는건가요?」

    「아무거나.」

    「뭐든지 '아무거나'가 제일 어려운 것이에요..」

    「그럼... 일기라던가?」

    아, 일기. 일기란건 분명 오늘 일어났던 것을 기록하는 것이였죠? 예전에 저도 일기를 쓰긴 썼었는데, 미국에 오고나서는 한번도 쓰질 못했네요. 그렇지! 오늘부터 염력으로 밤에 일기를 쓰면 되겠네요, 헤헤.

    「네, 일기를 쓸게요!」

    그리고 저는 펜을 움직여보았습니다. 뭐랄까, 아직까지 어떻게 해야 잘 움직이는 것인지 모르겠어서, 펜은 덜덜 떨리기도 하고 삐끗삐끗거리기도 하고.

    그리고 계속 집중하고 있기도 하니 머리도 지끈, 아파지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한 15분쯤 지났을까, 저는 소리쳤습니다.

    「다썼어요!」

    그러자 침대에 걸터앉아서 책을 읽고 계시던 지크씨가 고개를 드셨습니다. 제가 종이를 내미니 그것을 살펴보시는 지크씨.

    「처음이야? 글씨 쓰는거.」

    「네, 그것때문에 글자 크기가 고르지 못하고 삐뚤삐뚤하죠..?」

    「괜찮아. 잘했어.」

    지크씨는 살짝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주시며 저의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셨습니다. 헤헤.

    제가 쓴 일기의 내용은 대충 이랬어요.

    "오늘은 oraTio에 새로운 신입분이 오셨습니다.

    이름은 호빈이라고 하시고, 저와 같은 한국분이셨습니다.

    oraTio에 오고 나서는 처음보는 한국분이였기 때문에, 굉장히 기뻤습니다.

    그리고 호빈씨를 보고 나니 한국이 조금 그리워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생활도 무척 행복하니 괜찮습니다.

    저는 호빈씨와 앞으로 더욱 친해져서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모두하고도 더욱 더 친하게 지내고 싶습니다."

    저의 일기를 다 읽은것인지, 지크씨가 물어오셨어요.

    「린나.」

    「네?」

    「한국에 가고 싶어?」

    저는 지크씨의 말에 조금 놀랐지만,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한국은 그래도 소녀의 고향이니까, 가끔씩 그리워질때가 있는 것 뿐이에요. 하지만 소녀는 지금 생활이 너무나도 행복해서,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아요. 아.. 하지만..」

    저는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서글퍼졌습니다.

    「어머니 아버지의 무덤도.. 이곳에서는 살펴보지를 못해서...」

    지크씨는 아무말도 하지 않으시다가, 곧 화제를 돌리시려는 듯 저의 팔을 살짝 끌더니 말하셨습니다.

    「다른것도 해보자.」

    「엣? 이번에는 무엇일까요?」

    그러자 지크씨는 살짝 두리번거리시더니 무언가를 또 가져오셨습니다.

    「이것은..」

    「능력 조절에 좋을 것 같아서..」

    무려 색종이!

    「소녀는 빨간색이 좋아요!」

    지크씨의 방에 종이접기 교본이 있는것도 신기하지만, 저는 그 책에 실려있는 여러 종이접기들이 너무나도 귀여워서 제일 마음에 드는 고양이를 접어보기로 했습니다.

    「능력으로만 접어봐.」

    「네!」

    하지만 이것이 결코 쉬운것이 아니라서, 종이가 자꾸 너덜너덜 찢어지게 되어 저는 30분이 지나서야 겨우 종이고양이 한마리를 접을 수 있던것이였습니다.

    「아으... 히.. 힘드네요오...」

    「..연약하구나.」

    「죄.. 죄송합니다아아...」

    겨우 일기 한편 쓰고 종이접기 한번 한것으로 헥헥대는 저를 지크씨는 걱정되는 눈빛으로 쳐다보시는 것이였습니다.

    앞으로 연습하면 나아지겠지만.. 과연 정말로 능력을 잘 쓸 수 있게 될까요..?

    일단 레인씨의 말씀대로 되도록 생활하면서 능력을 자주 쓰도록 해요!

    ============================ 작품 후기 ============================

    어후 바빠서 2주뒤에 찾아온 레바시아입니당.

    여러분 오랜만이어요- 호빈이는 다음편에!

    여러분 재밌게 보시면 코멘트나 추천좀 해주시고 가요~ 선작은 85분이나 감사하게도! 해주셨는데 코멘 꾸준히 달아주시는건 두분밖에 안계셔요 ㅠㅠㅠ

    항상 감사합니다! 여러분 사랑해요 하트

    <리코멘>

    비공사님- 으아니?! 좋은 생일선물이군요!!

    외로운사신님- 으앜ㅋㅋㅋㅋㅋㅋㅋㅋ 진정하세옄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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