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oraTio-61화 (6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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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familia

    「느, 능력이라니.. 도대체 어떤 능력이길래..!」

    마치 쥐 한마리 죽인것 쯤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한 목소리의 에이미씨 때문에 저는 덜덜 떨리는 목소리를 주체하지 못한채 소리쳤습니다.

    「내 능력.. 마리가 말해줬었어.」

    마리씨가 또 나왔어요. 도대체 에이미씨와 마리씨는 어떤 관계인거죠?

    「내 능력, 내 몸에 닿는 살아있는 모든것을 죽이는 능력이래.」

    저는 흡 하고 놀란소리를 간신히 참을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저런 능력이 있을 수 있는것이죠..?! 그리고 어째서 에이미씨는 그걸 저렇게 태연하신 목소리로 얘기하실 수 있는 것일까요..!

    「그래도, 나는 모르겠어.」

    에미씨가 뺀 손을 앞쪽으로 살짝 기울여서, 손에 남아있던 새하얀 쥐의 뼈를 바닥에 떨어트립니다. 그리고는 손은 투입구에서 다시 들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주저앉아서, 놀라 발버둥치며 뼈들에게서 최대한 멀어졌습니다.

    몸은 얼음처럼 차가워지고, 호흡이 거칠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뭘까요, 설마 레인씨가 자주 쓰시던 '패닉'이라는 것이 이런 것일까요..?

    저는 두 팔로 저의 몸을 움켜잡고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해도 유지할 수가 없어서, 여전히 떨리고 있는 목소리로 에이미씨에게 말했습니다.

    「에이미씨, 소.. 소녀는 이제..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응? 벌써 가는거야..?」

    「그, 그야.. 벌써 잘 시간이 많이 지나버렸으니까요. 소녀는 키.. 그래요, 키가 크고 싶어서 요즘 일찍 잔답니다.」

    그러자 잠시 침묵이 흘렀습니다. 에이미씨가 제 말을 알아들으시고 떠나신 건줄 알고 저는 뒷걸음질을 살짝살짝 치면서 자리를 뜨려고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들려온 에이미씨의 목소리에 온몸에 소름이 쫘악 하고 퍼졌습니다.

    「내일, 또 와줘.」

    저는 아무말도 못하고 저의 떨리는 다리를 보고 있다가.

    저도 모르게 입으로 조그맣게 '네...'라고 중얼거려 버린 것이였습니다.

    숨을 크게 들이마쉬고, 내쉬었을 때는 이미 방문 앞이였습니다.

    이곳까지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겠어요. 도중에 누구랑 마주치지 않아서 정말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후다닥 달려온 것이 분명하겠지요.

    저는 그렇게 생각했을 때, 저 자신이 너무나도 부끄러워졌습니다.

    처음 에이미씨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때는, 에이미씨를 가엾고 안타깝다고 생각했는데.. 에이미씨의 능력을 알아버렸을 때 곧바로 그 생각이 바뀌어버렸습니다.

    무섭다, 두렵다, 도망치고 싶다- 라고 온 몸이 격렬하게 외치고 있었던 것을 저는 느꼈습니다. 사람의 생각이란 것은 역시, 이토록 쉽게 바뀌는 것이군요.

    씁쓸하고도 슬픈 감정에, 저는 방에 섣불리 들어가지 못하고 조금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이러고 있어봤자..」

    저는 작게 중얼거렸습니다.

    그래요, 여기서 이렇게 서성이고 있어봤자 결국에는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일단 몸도 마음도 너무나도 지쳐버렸어요. 들어가서 자도록 해요.

    저는 그렇게 마음을 결정하고 열쇠를 꼽고 있는 손잡이를 끼릭, 하고 한번 돌렸습니다.

    그리고 손잡이를 당겨서 문을 열려고 할때,

    익숙한 중저음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윈쪽 귀에 속삭여왔습니다.

    「.. 어디로..」

    「힉...!!」

    사람의 몸은 너무 놀라게 되면 아예 움직이지를 못하나 봅니다. 저는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서 미친듯이 떨고 있었습니다.

    문을 열려던 손은 움직이질 않고, 왼쪽귀로부터 시작된 소름이 온몸을 타고 쫙 한번 퍼졌을때, 또다시 왼쪽귀에 한번 더, 속삭여왔습니다.

    「어디에 갔었어?..」

    그리고 조용하고 부드럽게 뒤쪽에서 뻗어진 누군가의 손이 저의 손을 상냥하게 감쌉니다. 저는 눈을 꼭 감고 목소리에게 물었습니다.

    「지크, 씨.. 에요..?」

    그러자 제 손을 잡고 있던 손이 떨어지더니, 탁. 하고 한발짝 멀어지는 듯한 발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황급하게 뒤를 돌아 등을 방문에다가 최대한 밀착했습니다. 손은 계속 문 손잡이에서 떼지 않고 있었습니다. 어둠속에서 희끗희끗하게 보이는 누군가는 말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실루엣이나, 키를 볼 때 이 사람은.

    지크씨가 분명했습니다.

    「지크씨.. 왜 여기에..」

    비록 지크씨라고 해도, 갑자기 저를 놀래키시다니. 저는 조금 경계하며 말했습니다. 그러나 지크씨에게 들려온 것은 대답이 아닌 질문이였습니다.

    「린나야말로, 어디에?」

    지크씨의 평소와 같은 높낮이가 없는 말투가, 이처럼 오싹하게 느껴진 것은 처음이였습니다.

    「소, 소녀는.. 그게..」

    변명거리를 찾아야 합니다.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면서 쓱 하고 지크씨의 눈치를 봤더니.

    지크씨의 차가운 금빛 눈동자가 이쪽을 뜷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마치 마음을 꿰뜷어보는 것 같은 눈빛에, 저는 거짓말을 할 힘도 내지 못한채.

    지크씨의 눈을 도저히 쳐다볼 수 없어서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

    「.. 말하고.. 싶지 않아요...」

    내뱉은 말은 이것이였습니다. 지크씨는 저의 말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한참동안 둘 사이간의 침묵이 이어져갔습니다. 저에게 한발짝 갑자기 다가와서 그 침묵을 깨버린 것은 지크씨였습니다.

    지크씨가 저에게로 손을 뻗었습니다. 저는 순간 지크씨가 저를 때리시려는 줄 알았습니다. 그만큼 그 손길이 진지했기 때문입니다. 눈을 꼭 감고 부들부들 떨며 뭔가가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예상을 빗나가고 저는 어느새 지크씨의 품에 포옥 안겨 있습니다.

    에?

    「.. 내 방.. 옆방이잖아.」

    지크씨의 말은 상당히 뜬금없어서, 저는 의아한 눈빛으로 지크씨를 올려다 보았습니다.

    「그러니까.. 귀를 기울이면 문을 닫고 여는 소리, 들려.」

    「..네..」

    그건 저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린나가 이런 시간대에 나가는 일은 드물어서..」

    「소녀를.. 뒤따라 오신 거군요.」

    지크씨가 입을 다무십니다. 그랬던.. 것이군요. 이번에는 침묵을 이쪽에서 깨버립니다.

    「지크씨가 예전에 말씀하셨던.. 아무것도 없다고..」

    「..」

    「그건 혹시.. 역시, 에이미씨 때문이였나요..?」

    제가 지크씨의 품에서 살짝 벗어나서, 지크씨와 눈을 맞추며 조용히 물어보자 지크씨의 금빛 눈동자가 살짝 흔들립니다. 그리고는,

    「응.」

    이라고 지크씨는 대답하시면서 고개를 살짝 끄덕이십니다.

    그러더니 지크씨는 품을 빠져나간 저를 다시 한번 끌어당겨서, 다시 끌어안으십니다.

    「잊어버려.」

    하지만 그 행동과는 정반대로, 지크씨의 목소리는 단호했습니다.

    「못본걸로 하는 것이, 너에게 좋은 일이니까.」

    ============================ 작품 후기 ============================

    그럼 린나가 에이미랑 대화할때 지크는 계속 린나 지켜보고 있었다는것이 되는군요.

    이런 무서운놈.

    <리코멘트>

    외로운사신님- 그런것이죠!

    비공사님- 따...딱히 웃지는..않..않..

    하얀하늘빛님- ㅎㄷㄷㄷ 할말을 잃으신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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