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oraTio-59화 (59/133)
  • 0059 / 0133 ----------------------------------------------

    5. familia

    사건이 일어난 것은 늦은 밤. 저는 상당히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었는데, 왜냐하면..

    샤워를 끝내고 개운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기전에 찾아온 '귀신씨' 때문이였습니다.

    뒤에서 느껴지는 귀신 특유의 오싹한 한기에 몸서리치며 공중으로 펄쩍 뛰어오르자, 귀신씨는 공허한 눈빛으로 저를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고만 있으셨습니다.

    「뭐, 뭘까요?!」

    놀라서 뒤를 얼른 홱 하고 돌아보는데, 눈 앞에 있는 귀신씨는 바로 제가 예전에 지크씨와 같이 지하 4층으로 내려갔을 때 퇴치하려고 했던 귀신씨입니다. 아아.. 방에 부적이라도 붙여둘걸 그랬나봐요.

    「거길.. 떠날 수 없는 거 아니셨나요?」

    말이 통할까요? 귀신들 중에서도 말이 통하시는 분들이 있답니다. 인간의 모습으로 계시는 분들 말이에요. 너무 저급한 하급귀신은 안되는 것 같지만.. 우음.

    『아니, 나는 oraTio를 떠날 수 없는것.』

    「이곳에.. 묶여있다는 말씀이신가요?」

    한마디로 말이 통하고 지성도 가지고 계신다는 이야기네요. 음.. 외국어로는 럭키! 에요. 왜냐하면 해칠 의도가 없는 귀신이라면, 뭔가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에요. 저는 되도록이면 귀신씨들이 이 이승에서의 한을 풀고 행복하게 성불하셨으면 좋아요. 그것이 옳은 방법이라고 아직까지 믿고있어요.

    「일단 성함을 여쭤뵐 수 있을까요? 아.. 그러니까, 살아계셨을 때의 이름이요.」

    『후후, 내 이름은 네이샤야.』

    그런데 어라? 귀신씨는 전과 달리 굉장히 상냥한, 이곳 oraTio 사람들 특유의 미소를 짓는 것이였습니다. 특유의 미소.. 라고 하니까 조금 웃음이 나올지도 모르겠지만, oraTio사람들의 공통점은 굉장히 상냥한 미소를 짓는다는 것이였어요. 그냥 저의 생각일 뿐이지만 말이에요.

    「그럼.. 네이샤씨, 네이샤씨는 혹시 능력자셨나요?」

    『그래 맞아, 나는 능력자로서 oraTio에서 일하고 있었어.』

    역시, 저의 생각이 맞았네요.

    「그럼 왜 그때 소녀를 보고 도망을..?」

    『그야.. 이곳에서 나를 볼 수 있는 사람은 네가 처음이였단다. 너무 놀라서 어찌할 줄 모르고 도망쳤어. 가끔씩 어렴풋이 나를 느끼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확실히 나를 봐주고, 또 말을 걸어주는 건 너가 처음이야.』

    아하, 그래서 네이샤씨가 이렇게 들뜬 목소리(그래도 귀신 특유의 공허한 목소리였지만)로 이야기 하시는 것이군요. 아무도 자신을 볼수 없고,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것은 분명 지금의 저로서는 상상하지도 못할만큼 끔찍히 외로운 일일 것이에요.

    그렇게 생각하니 네이샤씨가 굉장히 가엾어 보였습니다.

    『그래도.. 나를 없애려고 할때는 정말로 무서웠어. 나는 이렇게 다닐수는 있지만.. 기운이 굉장히 약해서 그런 부적 하나로 간단히 사라질거야.』

    「그건 정말로 죄송해요. 레인씨가 부탁한 것이라서 어쩔 수 없었답니다.」

    『레인이라.. 그리운 이름이구나, 그 아이는 아직도 유령을 무서워하니?』

    「네.」

    저는 웃으면서 네이샤씨의 말에 답했습니다. '아직도' 라니.. 네이샤씨는 도대체 언제 이곳에 계신 것일까요? 저는 궁금증을 하나하나 풀어보기로 하였습니다.

    「저기.. 네이샤씨, 네이샤씨같은 영혼이 이 이승, oraTio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은 네이샤씨는 이곳에 어떤 한을 품고 있다는 것인데, 소녀는 그걸 풀어서 네이샤씨를 행복하게 성불시켜서, 다시 태어나도록 하고 싶어요.」

    그러자 네이샤씨의 조금 반투명한, 아름다운 녹안이 반짝반짝 빛나며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착한 아이구나, 이름이 뭐니?』

    「유린나... 아, 린나 브루스라고 하기도 해요.」

    『그래, 그렇구나.. 그것도 한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것이구나..』

    네이샤씨는 조금 공중에 둥둥 뜨시며, 중얼거렸습니다. 그리고는 옆눈질로 슬쩍 저를 바

    라보시고는 미소를 지으시며 입을 여셨습니다.

    『내가 이 가슴에 품고 있는 한은 린나나 모두에게는 중요하지 않고, 또 대단하지도 않은.. 그런 감정이야. 왜냐하면..』

    「왜냐하면?」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그런 당연한 감정으로, 나는 이 이승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니까.』

    에..?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감정..?

    『.. 가엾은 우리 에이미...』

    그리고 갑자기 네이샤씨는 애처로운 얼굴로 중얼거리시더니, 눈에서 붉은 눈물을 주르륵 흘리셨습니다.

    「에..? 에이..미?」

    어라? 어라라? 어디선가 들어봤던것도 같은 말에 저는 잠시 멍한 표정으로 서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네이샤씨가 갑자기 저에게 바짝 다가오셔서 깜짝 놀라버렸어요!

    『그래, 린나는 자세히 보니 우리 에이미와 나이가 비슷해보여.』

    「네? 네..?」

    『그러니까 부탁이야, 우리 에이미와 친구가 되어주지 않을래..?』

    저는 어리둥절하게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였으나, 왠지 네이샤씨의 표정과 눈빛이 너무나도 애처롭고 슬퍼서 저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여버렸습니다. 그러자 네이샤씨의 표정이 단번에 화악하고 밝아집니다.

    『고마워, 그래준다면 정말로 고마울거야.』

    「에.. 그러면 일단 그 에이미씨가 계신 곳을 알려주지 않으시겠어요? 에이미씨, 그..실례지만 제대로 살아계시는 oraTio 맞으시죠?」

    네이샤씨가 기분좋게 고개를 끄덕이십니다.

    「하지만 이상하네요, 소녀는 그 에이미라는 분을 한번도 만나뵌 적이 없는데..」

    제가 의심쩍은 눈빛으로 중얼거리자 네이샤씨가 살짝 입가에 미소를 짓고는 말씀하셨습니다.

    『그럼 오늘 처음 만나는구나, 가자! 내가 안내해줄게.』

    「에 자.. 잠깐! 기다리세요, 네이샤씨!」

    제가 말리기도 전에 네이샤씨가 귀신의 몸으로 저의 방문을 스윽 통과하는 바람에 저는 할수 없이 잠옷 차림으로 방문을 열고 네이샤씨를 쫓아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거, 큰일이네요.. 이제 잘 시간인데..

    저는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그냥 저의 직감인데, 왠지 이 풍경을 다른분께 들켜서는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래서 저는 재빨리 네이샤씨의 뒤를 쫓아갔습니다.

    「하아.. 네이샤씨.. 상당히 재빠르시네요..」

    『미안해, 조금 들뜬 나머지.』

    제가 계단 난간에 몸을 지탱하며 들뜬 숨을 고르고 있자 네이샤씨가 사과를 해오셨습니다. 그나저나 여기.. 계단..

    「지하 4층..?」

    저는 눈을 동그랗게 떴습니다. 네이샤씨의 뒤만 뒤쫓느라고 여기가 어디인지는 파악하지 못했었거든요.

    「저기.. 이곳에는 딱히 별 거 없다고..」

    『응?.. 그야 당연해, 에이미는 oraTio의 비밀 그 자체니까 말이야.』

    네이샤씨가 말하시는 말이 의미심장해서 저는 그저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리고 네이샤씨를 따라서 지하 4층의 복도 끝으로 점점 깊숙히, 어둠을 헤쳐나가고 있는데 뭔가 익숙한 풍경이라서 저는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지크씨와 왔던 것을 깨달았습니다.

    「네이샤씨, 소녀의 기억으로는 이곳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분명히 있단다. 린나가 잊어버리게 된 것 뿐.』

    네이샤씨가 한번 더 의미심장한 말을 말하셔서, 저는 고개를 들었는데 아무래도 도착한 듯 보여요.

    「여기는..」

    복도 끝에 있는, 혼자만 덩그러니 있는 문. 문은 잠겼는지 열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문의 밑에는 뭔가를 집어넣을 수 있게 되있는 작은 구멍이.

    하지만 여기는 분명 아무것도 없다고 지크씨가 그랬는데...

    『한번 문을 두드리고 말을 걸어볼래?』

    네이샤씨의 말에 저는 역시 아무것도 없을텐데 라고 생각하면서 문을 조그맣게 똑똑 두드렸습니다.

    「저기.. 누군가 계시나요-?」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어중간한 소리로 저는 네이샤씨의 말이 맞다면 이 안에 계실 에이미씨를 불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저는 몸을 돌려 네이샤씨를 바라보았습니다.

    「네이샤씨, 역시 이곳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

    「.. 누구?」

    네이샤씨에게 말하던 말은 도중에 들려온, 처음들어보는 갸녀리고도 작은 소녀의 목소리에 의해 끊기고 말았습니다.

    놀라서 저는 문을 쳐다봅니다. 혹시 환청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았지만 저의 그런 생각을 부정하듯, 다시 한번 정확하게 목소리는 또다시 들려왔습니다.

    「.. 마리 목소리가 아니야, 누구..?」

    ============================ 작품 후기 ============================

    이로써 그 잠겨있던 문 너머에는 누군가가 살고 있었다는 것으로 되었습니다!

    지크는 어째서 린나에게 거짓말을 한 것일까요?

    아 그리고 이제 모바일로 지크답변만화 봐도 엑박 안뜹니당! 하지만 조아라 앱에서는 못봐여~

    <리코멘>

    비공사님- 어.. 어떤 위험수치가?!

    하얀하늘빛님-..피식.. 근데 늑대는 평생동안 일처일부제던데..?!는 쓸데없는 이야기군녀. 헤헷 죄송합니당.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