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oraTio-58화 (58/133)
  • 0058 / 0133 ----------------------------------------------

    5. familia

    「린나, 이것 좀 내려줘.」

    「아, 네.」

    레인씨의 부탁에 저는 저의 능력으로 높은선반 위에 놓여져 있는 작은 상자를  들어올려 레인씨의 앞으로 가져다 놓았습니다. 레인씨는 고마워 라고 말하신 후 자그맣게 웃으셨고, 저도 웃음으로 답해드렸습니다.

    「이건 무엇인가요?」

    「응? 수집품 상자.」

    「레인씨도 무언가를 모으시나요?」

    「뭐, 그렇지.」

    레인씨의 옆에 앉아서 레인씨가 하시는 행동들을 계속 지켜보고 있는 저는 레인씨의 수집품을 담았다는 상자를 빤히 쳐다보았습니다.

    「무엇이 담겨져 있는 것인가요?」

    「요즘은 머리끈 모으는게 취미라서, 이쁜거 많아.」

    레인씨가 신나는 얼굴로 말하시면서 상자의 뚜껑을 열고, 저에게로 슥 내미셨습니다. 저는 사양하지 않고 고개를 빼서 상자 안의 내용물을 바라보았어요.

    「정말이네요, 머리끈이 많아요.」

    「이쁘지?」

    「네, 정말로 이뻐요.」

    그러자 레인씨는 뭔가가 떠올랐다는 듯, 아 하고 소리를 내시더니 곧 흥흥 하고 뭔가를 꾸민 듯한 웃음소리를 내며 저에게 손짓을 하셨습니다.

    「린나, 이리와.」

    「네?」

    제가 레인씨에게로 다가가자, 레인씨는 저의 몸을 잡고 돌려 자신의 무릎 위에 저를 앉히셨어요. 솔직히 말하면, 조금 놀랐습니다.

    「레, 레인씨..?」

    「움직이면 안돼~」

    어린아이를 어루는 듯한 목소리로 레인씨가 상냥하게 속삭여오셔서, 저는 그저 가만히 손을 무릎 위에 올리고 얌전히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윽고, 슥슥 하는 매끄러운 소리와 함께 레인씨께서 저의 머리를 만지시기 시작하셨어요. 그리고 레인씨는 잠시 두리번거리시더니, 곧 옆에 있던 빗으로 저의 머리를 빗어주기 시작하셨습니다.

    저는 조금 간지럽고도 묘한 느낌에 살짝 몸을 움직였습니다.

    「왜그래, 아파?」

    「아니요.. 그냥, 누군가가 머리를 빗어주는 것은 굉장히 오랜만이라서.」

    어릴때는 어머니께서 많이 빗어주셨는데. 제가 그렇게 말하고 나서 가만히 있자 잠시 레인씨의 손이 멈춰있더니, 곧 저의 몸을 꽈악 하고 강하게 끌어안으셨습니다.

    「앗!」

    「그럼 앞으로 내가 많이 빗어줘야지~ 엄마니까 말이야!」

    고개를 돌려서 바라본 레인씨의 얼굴이 무척이나 기뻐보여서, 저도 기쁜 마음에 네! 하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나는 말이야, 어렸을때부터 빨리 결혼해서 딸을 낳고 싶다~ 라는게 꿈이였었어.」

    다시 저의 머리를 레인씨가 빗어내리면서, 레인씨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그래서.. 그게 안된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정말로 슬펐거든. 하지만 결국에는 이렇게 예쁘고 착한 딸을 얻었으니까, 이걸로 된거야.」

    「소녀는 그렇게 좋은 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머, 린나만큼 이쁜 딸이 어디있다고 그래?」

    그렇게 말하시면서 레인씨는 다시 한번 저의 몸을 꼬옥, 하고 껴안으셨습니다.

    「확실히 샴푸가 좋긴 좋나봐, 머릿결이 정말로 좋아.」

    「그런가요? 소녀는 머리를 자를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안돼 내가 반대할거야!」

    레인씨가 반대하신다면 평생 못자를 것 같은 예감이..

    레인씨는 능숙한 손길로 조그마한 상자에서 머리끈 하나를 꺼내서 저의 머리를 슥슥 묶으셨습니다.

    「흠.. 이렇게 하는게 나을려나?」

    「뭔가 불안해지네요..」

    「아니 보통 기대하는게 정상 아닐까?」

    레인씨는 저의 머리를 끈으로 묶었다가 마음에 안드시는지 다시 풀고, 그리고 다시 다르게 묶고, 끈을 바꾸고를 한참동안 반복하셨습니다.

    몇분이 지났을까요? 잠이 와서 꾸벅꾸벅 졸고싶은 마음을 필사적으로 참고있는데 레인씨가 기쁜 목소리로 소리쳐서 깜짝 놀라 깼어요.

    「다 됐다!」

    「에.. 으에..? 아, 다 된건가요..?」

    「봐봐 이쁘지~?」

    자신있게 척 하고 제 얼굴에 거울을 들이미시는 레인씨. 저는 조금 비몽사몽한 눈으로 거울을 잡고 들여다보였습니다.

    그러자 저의 눈에 보이는 것은 머리카락을 아래로 내리고 반은 위로 올려 땋아준 반묶음 머리. 묶여져 있는것은 새하얀 리본모양의 머리끈이였습니다.

    「레인씨, 솜씨가 좋으신것 같아요!」

    제가 감탄하자 레인씨가 부끄러우신 듯 고개를 돌리며 웃으셨습니다.

    「그럼 이제..」

    「이제?」

    후후, 하고 레인씨의 부끄러운 웃음이 순식간에 음흉한 웃음으로 바뀌고.

    「여자들이 딸낳고 싶은 이유 1위!! 예쁜 옷이랑 장식으로 마구 꾸며줄 수 있기 때문이지!!」

    「레, 레인씨?!!?」

    뭔가 데자뷰를 느끼면서, 저는 레인씨에게 꿋꿋이 버티다가 결국에는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아.. 인형놀이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구나..」

    「저는 인형이 아니랍니다 레인씨..」

    「그래도 정말로 이뻐.」

    레인씨는 정말로 즐거워 보이셨어요. 오죽하면..

    「내가 생각해도 너무 이쁘게 꾸민 것 같아. 영원히 여기 두고싶을 정도야.」

    「위..위험해요!! 위험한 발상이에요!!」

    「후후 자랑하러가야지..」

    으아아아.

    저는 레인씨에게 한 손을 잡혀서 질질 식당가로 끌려갔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이렇게 끌려갈때마다 꼭 식당가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지요. 슬프게도...

    「제이슨~」

    레인씨가 기대에 부푼 목소리로 제이슨씨의 이름을 부릅니다. 그러자 제이슨씨가 차를 마시면서 이쪽을 돌아보았다가 어쩐지 풉 하고 마시고 있던 커피를 뿜으시고 마셨어요. 으아아 아까워라..

    「어때 이쁘지? 내가 꾸민거야.」

    「어, 진짜 귀엽..크헉?!」

    제이슨씨가 멍한 얼굴로 저에게 손을 뻗으시다가 레인씨에게 강하게 안면을 강타당하고 말았습니다. 제, 제이슨씨!!!!

    그리고 레인씨가 짜증난다는 목소리로 말하십니다.

    「내 딸한테 손 대지 마!!」

    「내 딸도 되거든?!」

    그리고 그 이후로, 저는 테이블의 의자에 앉혀져서 많은 사람들에게 구경당하는 전시된 인형의 기분을 맛보았습니다. 아니, 인형씨는 기분같은거 느끼지 않을테지만 말이에요. 그래도.. 그래도..

    부, 부담스럽습니다!!

    「어이 아까부터 린나가 얼음처럼 굳어있는데?」

    「그것도 나름 귀엽지 않나..?」

    「블레어 위험한 발상 하지마.」

    「변태 오빠.」

    「뭐가?!」

    모두의 호응이 좋은 탓일까요, 레인씨는 기분이 더 좋아보이십니다. 이러시다가 기분이 너무 좋으셔서 하늘로 날아갈 것만 같은 레인씨에요.

    「이제 누구한테 자랑할까~」

    「아아아아아 또 있는 건가요..」

    저는 저를 안고 부비거리시는 마리씨의 품에서 덜덜 떨면서 호소했습니다. 이건 마리씨의 옷이였는데 말이에요.

    새하얀 원피스. 레이스가 달려있는 거 말고는 별다른 무늬가 없는, 오래됬지만 굉장히 깨끗한 옷이에요.

    흐음, 그러고보니..

    「지크씨는 어디 가셨어요?」

    「응? 임무.」

    저의 말에 옆에 계시던 프레지아씨가 대신 답해주십니다.

    「지크씨, 요즘 굉장히 바쁘시네요?」

    「원래 바빴어. 요즘들어 조금 한가해진 거지.」

    「그렇군요..」

    지크씨, 보고싶은데 말이에요.. 으음..

    「아, 지크왔다.」

    타무라씨의 말에 저는 고개를 번쩍 들었습니다.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 아, 이 표현은 조금 안맞으려나? 으음..?

    「.. 뭐야?」

    지크씨가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나타나셨습니다. 아무래도 모두가 이렇게 모여있는 일은 드무니까, 놀라신 듯 해요. 하지만 이윽고 지크씨와 저의 눈이 마주치자.

    「...」

    「지크씨, 어서오세요!」

    저는 멍하게 서있으신 지크씨가 반가워서 웃으면서 인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어라?

    어째서인지 지크씨가 이쪽으로 다가오지 않으셨어요.

    「지크씨?」

    그것에 이상함을 느낀 제가 먼저 의자에서 폴짝 하고 뛰어내려, 지크씨에게로 걸어가자..

    「우와 굉장해 지크가 뒤로 걷고있어!!!」

    「저것이 바로 백스탭(back step)인가!!!」

    무려 지크씨가 저에게서 멀어지고 계신 것이였어요!! 당황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하고, 뭔가 갑자기 섭섭하기도 해서 제가 울상을 지으면서 지크씨를 바라보자, 지크씨는 굉장히 당황하셨습니다.

    「저기.. 그게..」

    지크씨의 얼굴이 터질것만같이 새빨개졌다 싶더니, 곧 지크씨는 저에게로 한걸음에 다가와 저를 품에 꼬옥 껴안았습니다.

    으응..? 아까는 도망치셨는데, 다시 다가오셨네요?

    아, 혹시 장난이셨던건가? 라고 생각해서 저는 울상을 풀고 헤헤 웃으면서 지크씨의 옷을 잡고 있는데. 어디선가 몇사람들의 숨넘어갈듯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였습니다.

    ============================ 작품 후기 ============================

    휴우 잠시 숨을 돌릴까 해서 외전같은 본편.

    <리코멘>

    하얀하늘빛님- 엌ㅋㅋㅋㅋㅋㅋ어째서일까옄ㅋㅋ

    외로운사신님-로..로리콤이라닠ㅋㅋㅋㅋㅋ앙댘ㅋㅋㅋㅋ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