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oraTio-53화 (53/133)
  • 0053 / 0133 ----------------------------------------------

    5. familia

    「그런데, oraTio는 이런 실험도 하는 것인가요?」

    제가 계속 눈을 빛내며 루이스씨의 날개를 만지작 거리고 있자 루이스씨는 간지러운 듯이 몸을 움직이긴 하시지만 피하지는 않으면서 저의 말에 대답해 주셨습니다.

    「아니요.」

    「에?」

    「.. 원래는 하지 않아요.」

    그때 갑자기 누군가가 저의 등 뒤에서 껴안듯 달라붙어서! 싶었더니 로이스씨였습니다. 로이스씨는 저의 어깨를 주물거리면서 말하셨어요.

    「호기심 많은 린나양-. 어깨가 많이 뭉쳐있네.」

    「아, 앗 아파요!!」

    어깨에서 느껴지는 아픔에 힘껏 발버둥쳤지만 로이스의 손은 어깨에서 떼지질 않았습니다. 아아아 이 욱신거림이...!

    「우리들의 실험은 말이야, 허락받지 않은 실험이였어. oraTio의 나~쁜 사람이, 그걸 어기고 고아인 우리들을 데려와서 멋대로 실험을 해버린거지.」

    「네...?」

    저는 놀라서 고개를 돌려 로이스의 얼굴을 바라보려고 했으나 로이스씨가 두 손으로 저의 얼굴을 잡아버려서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아아~ 볼 말랑말랑 해라.. 이래서 어린애가 좋다니까!」

    행복한 듯 외치시며 저의 볼을 조물조물 만지시는 로이스씨.

    「로, 로이흐히?!」

    볼을 집중 공격 당하고 있기 때문에 말도 제대로 된 발음으로 말하지 못하는 저를 루이스씨도 왠지 재밌다는 눈빛으로 쳐다보셨습니다. 으아, 루이스씨.. 믿었는데!!

    소녀 슬픕니다!!

    그때 뺨에서 손이 갑작스레 떼어집니다. 그와 동시에 저의 뺨이 쭈욱 잡아당겨졌다가 놓아졌기 때문에 저는 아픔의 신음을 냈습니다. 이러다가 뺨이 덜렁덜렁거려버리면 어쩌죠... 흑.

    로이스씨의 행동을 제지하신 것은 다름아닌 지크씨였습니다.

    「지, 지크씨..!」

    저는 기쁨이 잔뜩 담긴 목소리로 지크씨의 이름을 부릅니다. 지크씨가, 지크씨가 저를 구해주셨어요! 지크씨는 한 손으로는 로이스씨의 손을 꽉 잡으신 채, 눈빛만 돌려서 저를 바라보셨습니다. 로이스씨는 뭔가 당황하셔서 바둥거리셨습니다.

    「아.. 역시 너무 심했던 걸까나?」

    로이스씨가 애써서 밝게 웃으면서 말씀하시는 것을 지크씨는 그냥 넘어가시더니 로이스씨의 손을 놓고, 저에게로 다가오십니다.

    「지크씨.. 그래도, 소녀 그다지 아프지 않았..」

    덥석.

    응?

    저는 의아함에 고개를 올려서 지크씨와 눈을 맞춥니다. 어째서, 지크씨의 양 손이 각각 저의 뺨을 만지고 있는 것일까요. 저는 혹시나 싶은 마음에 눈을 살짝 흘겨서 지크씨를 뜷어져라 쳐다보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지크씨의  홍조와 함께...

    「지,지흐히-?!」

    돌아오는 것은 지크씨의 머뭇거리는 뺨 잡아당기기 뿐.

    그래도 슬퍼요, 그래도 저는 분노!! 세상에 믿을 것이 없다고 하던데 진짜였나봐요!! 지크씨, 믿었었는데에에-!!

    그 뒤로 세라씨와 타무라씨까지 가담해서 마지막 루이스씨의 차례로 저의 볼을 가지고 놀기가 끝났을 때, 그제서야 저는 루이스씨의 이야기를 이어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아.. 슬픈 세상..

    내일 아침에 일어났을때 볼이 추욱 늘어져서 흔들리면 어떡하죠? 사, 상상만 해도 무서워-!! 저는 속으로 비명을 질렀습니다.

    「로이스의 말대로 우리들의 실험은 아직 승인되지 않은 것이였어요. 인간의 몸에 능력을 부여하기 위해 몸을 개조해버리는 실험도 매우 비인륜적이였지만, 이건 좀 더 극악스러웠거든요.」

    「무슨 실험이였는데요..?」

    저는 양 손으로 저의 볼을 쓰담쓰담 하며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루이스씨는 한번 싱긋 미소를 지으시더니, 답하셨어요.

    「인간의 몸이랑, 동물의 몸이랑 합치는 실험이에요.」

    「네?」

    저의 눈이 커지고, 저는 이해를 못해서 다시 한번 설명해주기를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루이스씨는 아무말 없으시더니, 곧 눈을 감고 피식 하고 웃으시며 등 뒤에 달린 날개를 몇번 파닥였습니다.

    아..?

    「우리의 실험같은 경우에는 몸에 새의 날개 부분을 만들어내는 이식 수술. 」

    로이스씨도 날개를 파닥거리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전멸했었지? 우리 형제 둘만 빼고.」

    로이스씨의 표정이 갑자기 굳는다 싶더니 루이스씨의 얼굴에서도 그 나긋나긋하던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습니다. 아, 저때문에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과거를 떠올려 버리신 것일수도..! 저는 우왕좌왕했습니다. 어, 어떡해야 되죠?

    「우리 둘도 죽어가고 있었거든요, 이 실험의 부작용 때문에. 몸 전체가 거부반응을 일으키고 있었지요. 날개는.. 한쪽밖에 자라지 않고. 그러던 중 oraTio의 한 연구기관에서 이상한 실험이 일어나고 있다는 정보가 새어나가서 그걸 확인해오러 온 사람에게 저희는 발견되었어요. 그리고, 살아났지요.」

    루이스씨는 그렇게 말하며 해맑게 웃으셨습니다.

    「레이븐이 아니였다면 우리는 이미 죽어있었을 걸?」

    「레이븐씨..?」

    「거부반응으로 괴로워 하고 있는 우리들을 치료해주었거든. 다행히도 원인을 알 수가 있었나봐. 우리를 치료하는 것도 굉장히 큰 일이였을 텐데.. 감사히 여기고 있어.」

    로이스씨는 그렇게 말하면서 루이스씨의 옆에 가서 서셨습니다.

    「어쨌든, 우리는 단지 린나의 얼굴을 한번 보러 나왔을 뿐이야. 우리는.. 별로 이 외견이 다른사람에게 보여지는 것이 싫어서 방 밖으로 나오지 않거든. 우리의 방은 102호. 나름 고민상담을 맡아주고 있으니 고민이 생겼을 때는 언제든지 우리를 찾아와!」

    「귀기울여서 열심히 듣고, 그에 맞는 최대한 좋은 해결방안을 같이 찾아줄 테니까 말이에요.」

    저는 로이스씨와 루이스씨의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네, 알겠어요. 언젠가 꼭 찾아가 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루이스씨와 로이스씨는 떠나갔습니다. 저는 손을 흔들다가 둘의 뒷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힘없이 손을 축 내렸습니다.

    「oraTio에 정말 그런 사람이..」

    아무래도 조금 충격을 받았나봐요. 저는 찝찝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러자 타무라씨가 얘기해 오셨어요.

    「Diara랑 마찬가지야. 우리라고 해서 그런 더러운 인간이 없다는 보장은 없지.하지만 적어도 내가 보장하는데, 본사에는 그런 인간들이 없어. 있다고 하면.. 저기 지방쪽의 연구기관들일까. 대부분 다른 건물로 위장하고 있는데. 그것때문에 눈에 띄지 않으니 가끔 지들맘대로 하는 이상한 인간들이 생겨나서 말이야.」

    타무라씨가 팔짱을 끼시고는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우리가 이러는 동안에도 이상한 실험을 당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지.」

    「..으.」

    저는 타무라의 말에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 그러자 타무라씨는 놀라시며 그렇다고 해서 제가 축 쳐질 필요는 없다며 다독여 주셨습니다.

    저는 뒤를 돌아서 지크씨를 바라보았습니다. 지크씨의 눈동자는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가만히 보니, 멍을 때리시고 있는 것도 같았지만. 제 눈에는 어디 먼 곳을 바라보는 것 처럼 보여서 저는 그냥 지크씨에게 말을 걸지 않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어이, 지크!」

    하지만 타무라씨는 저의 생각과는 다르신 것 같아요. 지크씨는 갑자기 타무라씨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니 깜짝 놀라서 우왕좌왕 하시다가 지크씨의 오른쪽에 서 계시는 타무라씨를 그제서야 발견하고 바라보았습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냐?」

    타무라씨는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지크씨의 어깨를 툭, 하고 건드렸습니다. 그러자 지크씨는 타무라씨가 건들이신 어깨를 조금 만지작 거리시더니, 곧 중얼거렸습니다.

    「..별로.」

    「뭐, 그러면 됐지만 말이야. 멍 때리고 있는 사람을 보면 꼭 이러고 싶어진다구.」

    타무라씨는 그렇게 말씀하신 뒤 킥킥거리면서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버리셨어요. 세라씨는 그런 타무라씨와 지크씨를 번갈아서 바라보시더니, 베스테씨가 요번에 새로 만드신 메뉴. '알쏭달쏭 음식' 을 한입 드셨습니다.

    알쏭달쏭 음식! 이란 베스테씨가 심심하셔서 만든 새로운 메뉴에요. 베스테씨에게 몇 안되는 동그란 구의 모양에 위쪽 정중앙에만 숟가락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구멍이 뜷려있는 특이한 그릇이 있으신데, 그 그릇을 가지고 만드신 메뉴입니다.

    베스테씨가 아무 음식이나 만들어서 그 알쏭달쏭 그릇에 넣어서 이 메뉴를 시킨 사람에게 내밉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내용물을 모른채로 음식을 먹게 되는 것이니까 말이에요. 언제나 메뉴는 디저트 종류입니다.

    정말 재밌는 분이라고 생각해요, 베스테씨!

    「세라씨, 무엇인가요?」

    그러자 세라씨는 냠냠 드시더니, 곧 말하셨습니다.

    「...바닐라 아이스크림.」

    「우와아.. 이렇게 추운 날씨에 아이스크림이라니, 베스테씨도 짓궂으셔라.」

    그러자 옆에서 슬쩍 지크씨가 끼어들어 옵니다.

    「오히려 추위를 이기는 방법이야.」

    「에? 그런가요?」

    지크씨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우와, 신기하네요!

    그때 지크씨가 잠시 휴대폰을 꺼내서 슥 흝어보더니 벌떡 일어나십니다. 저는 놀라서 지크씨를 바라보았어요.

    「지크씨, 갑자기 왜그러시나요?」

    「..레이븐이 도착.」

    ============================ 작품 후기 ============================

    아저씨 돌아오셨군요

    린나의 뺨은 소중합니다 사랑입니다

    <리코멘>

    아 그리고 52화의 여러분들의 학교 폭파 소원 리코멘은 무려 만화로 지크가 직접 답해주었습니다! 그러므로 얼른 '공지사항'을 확인하세요! 뿅!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