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oraTio-52화 (5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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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familia

「후..후엣취..!」

아까부터 살짝살짝 코가 간질간질 해온다 싶더니, 곧 찡- 해지면서 저는 재채기를 하고 말았습니다. 으응.. 그리고 훌쩍거리고 있자 옆에 앉아계시는 지크씨가 저에게로 휴지곽을 내밀어주셨어요.

「아, 감사해요.」

지크씨의 호의를 받아들여서, 저는 휴지에 코를 팽 하고 풀었습니다. 그래도 코가 계속 간질간질하고.. 으우.

제가 표정을 찡그리고 있자 세라씨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저에게 말을 거셨어요.

「감기야?」

「네? 아.. 아닌걸요!」

「거짓말이지.」

세라씨가 저의 이마에 손을 올리시더니 깜짝 놀라십니다. 그와 동시에 저도 깜짝 놀랐어요. 차가워..!!!

「이것봐..! 린나 열이 엄청나..!」

그 말에 뭔가 계속 열중해계시는 지크씨가 세라씨의 말에 조용히 태클을 걸었습니다.

「.. 너가 차가운거야.」

그러자 세라씨는 아 하고 알았다는 얼굴을 지으면서 저의 이마에서 손을 떼었고, 그 옆에 계시던 타무라씨가 이번에는 저의 이마에 손을 올립니다.

「하하 너도 참 바보같.. 린나 이마가 오히려 차가운데?!」

당황해서 외치는 타무라씨에게 이번에도 지크씨가 태클을 넣으십니다.

「..너가 뜨거운 거라니까.」

그리고 지크씨는 팔을 뻗어서 저의 이마를 만져보았습니다.

「열 없어.」

「헤헤, 다행이네요.」

혹시 진짜 아픈것이면 어쩌지 하고 걱정했어요. 아프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말이에요. 저는 저의 이마를 스스로 만져보았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세라씨와 타무라씨는 자신들의 손을 뜷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세라씨는 몸이 일반인보다 차가우시고, 타무라씨는 몸이 일반인보다 뜨거우셔서 그런 것 같아요. 신기하네요!

「레이븐이 돌아오면 가보자.」

「그래야 할 것 같아요.」

지크씨의 말에 저는 코를 다시 한번 팽 풀면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레이븐씨, 분명 출장을 가셨다고 했지요?

「어디로 출장을 가신 걸까요?」

「oraTio의 지사들. 우리는 건강검진이라고 부르고 있어.」

건강검진? 뭔가 생소한 단어에 저는 고개를 갸웃 합니다.

「우리같은 인간들은 병원에 못가잖아. 그런데 초능력자란게 이 본사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날을 정해서 레이븐이 찾아가곤 해.」

「그렇군요.. 레이븐씨, 굉장히 좋은 일을 하시는 군요!」

제가 웃으며 말하자 지크씨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뭔가에 열중하셨습니다.

「지크씨, 아까부터 무엇을 하고 계신건가요?」

그런 지크씨를 계속 보다가 저는 결국에 못참고 물어버렸습니다. 그러자 지크씨는 금빛의 아름다운 눈동자로 저를 빤히 쳐다보더니, 입을 여셨습니다.

「..뜨개질?」

「너는 정말 생긴거랑 따로 논다니까.」

「내가 어떻게 생겼는데?」

타무라씨의 악의없는 장난스러운 말에 지크씨가 순진한 표정으로 묻습니다. 그러자 타무라씨가 웃었어요.

「바보야, 그런건 거울보면서 천천히 생각해보라고! 너는 말이야 얼굴만 보면 완전히 플레이보이 같은 이미지라서.」

「..플레이보이...」

지크씨는 타무라씨의 말을 천천히 되말하면서 눈을 돌렸습니다. 그리고는 조금 있다가 다시 말하셨어요.

「..모르겠네.」

「에, 정말이냐.」

타무라씨가 놀란 듯 말하자 옆에서 세라씨가 이번에는 끼어드셨습니다.

「음, 그러니까. 지크는 잘생겼으니까 여자아이들이랑 많이 놀러갈 것 같다.. 라고.」

에? 그런 뜻인가요 ? 플레이 보이.. 란 것이. 저는 세라씨의 말에 눈을 깜빡였습니다. 지크씨는 세라씨의 말에 다시 고개를 드셨습니다.

「.. 내가 잘생겼어?」

그러자 타무라씨와 세라씨는 뭔가 놀란 듯 헉 하고 숨을 들이마쉽니다. 그리고는 바로 내뱉으셨어요.

「당연하지!」

「누구든지 그렇게 생각할걸?」

그러자 지크씨는 뭔가 머뭇거리시는 눈빛으로 저를 바라봅니다. 저는 그런 지크씨에게 미소를 지어주며 말했어요.

「지크씨는 멋있으세요.」

「린나도 이렇게 말하니까 틀림 없어.」

타무라씨는 결정 났다는 듯이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며 자신있게 말하셨습니다. 지크씨의 손은 언제부터인가 멈춰 있었어요. 지크씨의 뺨이 빨갛게 물들여집니다.

「..모르겠네...」

「모르시는 건가요?」

「그게, 나는..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 잘 몰라서..」

그러자 또다시 타무라와 세라씨는 놀란 표정을 짓습니다.

「거울을 보면 되지 않아?」

「지금 가져다 줄까? 거울좀 보고 살라고 형씨. 누가 보면 매일매일 거울보면서 외모관리 하는 줄 알겠는데 이건 또 무슨 반전이람.」

「아니, 됐어.」

타무라씨와 세라씨가 열심히 권유했지만 지크씨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시며 사양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뜨개질을 하는 손을 움직이기 시작하셨어요.

그 말에 타무라씨와 세라씨도 자리에 다시 앉아서, 편안한 오후의 시간을 보내기 시작하십니다. 저도 마찬가지.. 엣취!

제가 Diara에 가있는 동안 무슨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저에게는 아직도 그것이 하나의 의문으로 제 가슴속에 남아있습니다. 갑자기 지크씨가 말을 하시게 되다니. 그것도 엄청 잘! 말을 안했던 시절따위 없다는 듯이 말이에요.

레인씨는 뭔가 알고 계신 듯 했지만 물어도 답해주지 않으셨습니다. 그냥 글쎄~ 라고 말하시면서 생글생글 웃으시는 것 뿐이구.

8월, 9월, 10월, 11월, 12월. 그리고 지금.

나름 저에게 있어서 중요한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일단 뭐니뭐니 해도 지크씨의 일이지요, 이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는거에요. 음음. 제일 좋은것은 지크씨가 다른사람하고도 말을 턴다는 것이였습니다. 낯선사람은 굉장히 싫어하시는 것 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지크씨는 좋으신 분이니까요.

두번째는.. 저에게 새 가족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여전히 지내는 것은 oraTio에서 지내지만, 레인씨와 제이슨씨가 집에 돌아가실 때는 저도 같이 돌아가는 것으로 되었습니다. 두분 다 굉장히 상냥하시고 좋은 분으로, 레인씨는 제가 돌아가신 저희 어머니를 굉장히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눈치채시고는 딱히 엄마라고는 불러주지 않아도 된다면서 저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고 애를 쓰셨어요. 제이슨씨는 저한테 아빠라고 불리고 싶은 모양이시지만요.

세번째는..

「너 살찐 것 같아.」

「시끄러.」

블레어씨와 프레지아씨가 저쪽편에서 티격대십니다. 바로 oraTio에 새로운 분이 왔다는 것이겠지요! 블레어씨는 Diara에 있을 때 저에게 큰 도움을 주신 분으로, 프레지아씨의 오빠가 되시는데 이번 사건으로 인해 Diara와 oraTio의 관계가 매우 악화되고 동생과 연락을 취하는 것도 막힐 것 같아서 그냥 아예 이쪽으로 오셨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모두가 술렁였지만, 블레어씨는 조용하고 성실하신 성격이라서 별 문제되는것이 없자. 모두는 완전히 익숙해진 듯 해요.

블레어씨가 오신 덕분인지, 밤에 혼자 밥을 드시던 프레지아씨도 차츰 모습을 드러내시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남매란 것은 좋은거네요. 저에게도 형제가 있으면 좋을텐데 말이에요.

「조금 추울지도..」

「여기는 지하니까 말이야. 히터를 틀어도 조금 추운것이 당연할지도.」

제가 떨며 말하자 타무라씨가 이유를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러자 세라씨가 어째서인지 옆에서 슬픈 표정을 지었어요.

「내가 옆에 있어서 일지도 몰라..」

「그, 그럴리가 없잖아 바보야! 젠장 마음만 같아서는 불태우고 싶은데 말이야.」

대체 뭐를!? 저는 타무라씨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러면 좀 따뜻해지겠지?」

「따뜻하기 보다는.. 뜨겁다는 것이네요.」

제 말에 타무라씨는 입을 다물었습니다. 어쩔수 없지요. 못버틸만큼 추운것도 아니고, 저도 이 정도는 가뜬해요! 훌쩍.

그런데 어라? 뭔가.. 추위가 느껴지지 않게 되었어요. 하지만 히터의 바람도 느껴지지 않네요. 갑자기 왜이런 것이죠? 제가 주위를 둘러보자 지크씨가 저를 바라보십니다.

「지크씨, 눈이..」

지크씨의 눈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지크씨, 소녀에게 신경을 써주셔서 정말 감사하지만 지크씨가 힘드시니까 괜찮아요.」

「.. 안힘들어.」

「그래도 괜찮은걸요?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요.」

제가 웃으면서 괜찮다고 하자 지크씨는 그래? 라고 조용하게 중얼거리시더니 눈을 한번, 감았다가 다시 뜨셨습니다. 그러자 지크씨의 눈은 원래의 색체를 되찾았어요. 그러자 다시 한기가 저의 몸을 감쌌습니다.

으우. 갑자기 느껴져서 그런지 더 춥게 느껴지네요.

「모두들 다 히터에 의존하고 있네요?」

「우리도 그럴려고 왔지-!」

그때 갑자기 들리는 낯선 목소리에 저는 정신을 벌떡 차린 뒤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재빨리 고개를 돌렸습니다.

그곳에 서계신 건 훤칠한 남성 두 분으로, 한분은 검은 머리칼에 검은 옷을 입고 계셨지만 다른 한 분은 흰 머리칼에 하얀 옷을 입고 계셨습니다. 으응? 누구시지요? 이 분들도 oraTio의 일원일까요?

「루이스, 로이스! 여어 엄청 오랜만이다!」

타무라씨가 반가운 듯한 목소리로 소리치십니다. 역시, oraTio의 분들이신가 보네요. 루이스씨와 로이스씨.. 가 되시는걸까요!

「그렇네요,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서 미안해요.」

「거기에 있는게 린나구나? 너는 우리를 모르지?」

하얀 분이 신나게 저를 향해 소리치셔서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음.. 그런데, 누가 루이스씨이고 누가 로이스씨인 것이죠? 저는 눈을 깜빡깜빡 할 뿐이였습니다. 그저 저기, 저.. 하고 머뭇거리면서 중얼거릴 뿐이였어요.

그리고 저는 두 분이 몸을 움직이시자 뭔가를 보고 너무나도 놀라고 말았습니다.

「나, 날개..가..?!」

인간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 두 분의 등에. 날개가 달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날개도 완전한 것은 아니고, 각각 한쪽씩만 달려있었어요. 그리고 검은분의 등에는 새하얀 날개가, 하얀 분의 등에는 칠흑같은 날개가.

「하하, 처음뵙겠어요. 나는 루이스. 쌍둥이 중 형이에요.」

검으신 분이 루이스 씨였습니다. 저는 루이스씨가 웃으시며 내미는 손을 잡고 얼떨떨하게 바라볼 뿐이였습니다.

「그리고 내가 로이스, 쌍둥이 중 동생이야!」

로이스씨가 신난 얼굴로 저의 어깨를 잡고 흔드셨습니다.

「.. 린나는 날개에 대해 설명해주길 바라고 있는 것 같은데.」

지크씨이이이..! 저는 감동해서 지크씨를 바라보았습니다. 맞아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바로 그 말이였어요..!!

그러자 루이스씨는 저와 눈을 맞추시면서 상냥한 목소리로 속삭이셨습니다.

「그렇게 놀랄 것 없어요. 저희도 마찬가지로 '실험체'이니까요. 단지 초능력 대신 이 날개를 얻었을 뿐이에요. 한쪽이지만 말이에요.」

「그러니까 너무 놀라지 않아도 돼!」

루이스씨의 말에 로이스씨가 웃으면서 덧붙였습니다. 저는 살짝 고개를 빼서 두 분의 날개를 그저 바라보았어요. 파닥파닥 움직이는것이.. 정말로...

「루이스, 감싸줘.」

지크씨가 무표정으로 말합니다. 그러자 루이스씨는 소리내서 살짝 웃으시더니, 곧 저에게로 로이스씨와 함께 다가왔습니다.

「자.」

그리고 로이스씨와 루이스씨가 일제히 커다란 날개를 펼치시더니, 저의 몸을 감싼 것이에요! 그런데 따뜻했어요! 우와아..

「시, 신기해요!」

「그런가?」

제가 눈을 빛내며 외치자 로이스씨는 썩 기분이 나쁘지 않은 듯 헷 하고 웃으시며 말하셨어요.

「.. 날개 씻었지?」

「그럼그럼, 매일매일 씻고 있다구요. 말리는데 시간이 30분씩 걸린다는게 문제지만 말이에요.」

지크씨와 루이스씨의 대화가,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 작품 후기 ============================

지크는 폭풍성장 + 취미가 운동이라는 버프를 받아서 건강튼튼하기 때문에 감기같은거 안걸립니다. 날개 형제의 출현이네요 딱히 큰 비중은 없지만, 매력있는 캐릭터들이라서 쓸때 굉장히 기분이 좋습니당.

<리코멘리코멘>

하얀하늘빛님- 그야 지크니까요 ㅋㅋㅋㅋ

비공사님- 음 그럴때는 소설의 내용에 관한 것을 이야기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하하하하(무책임)

외로운사신님-으아아 개!!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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