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oraTio-43화 (4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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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Diara

    「소녀를 만나고 싶어하신다니.. 이상한 일이네요.」

    제가 계속 의아한 목소리로 말하자 제 옆에서 같이 걸어가주시는 레인씨도 동감하시는지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린나는 그 Diara의 남자 말고는 만난 적 없는거지?」

    「네, 그렇답니다.」

    레인씨가 말하시는 '남자'라는 분은 레일이에요. 별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저는 Diara의 일원은 그 사람밖에 만나지 못했으니까요. 그러니까 굉장히 이상하다는 것이에요.

    어떻게 소녀를 알고, 또 어떻게 찾아오신 걸까요?

    「같이 들어가줄까?」

    레인씨가 전에 지크씨와 같이 왔었던 방 앞에서 걱정스러운 얼굴로 제게 물어오셨습니다. 저는 잠시 고민하고, 그리고 답했습니다.

    「아니요, 괜찮아요.」

    제가 웃으면서 괜찮다고 하자 레인씨는 그래도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이였으나 곧 고개를 끄덕여주셨어요. 에헤헤, 설마 무슨일이 생기겠어요? 저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살짝 방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왔네.」

    그러자 들리는 것은 소녀의 가느다란 목소리. 저는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성인 남성분과 조금 어린 여성분이 검은 소파에 앉아 계셨습니다. 남성분은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고 계신 반면, 여성분은 우아하게 다리를 꼬시고 차를 홀짝거리며 마시고 계셨습니다.

    「저기.. 소녀에게 볼일이 있다고 하셨나요?」

    저는 괜히 긴장되서 먼저 물었습니다. 그러자 여성분의 보랏빛 눈동자가 저를 흘깃, 쳐다봅니다. 그리고 여성분은 소리나게 테이블 위에 컵을 놔두고, 말하십니다.

    「네가 린나지? 유린나.」

    「네.. 그렇습니다만..」

    「볼일이라.. 응, 있어.」

    여성분은 그렇게 말하시며 자신의 턱을 만지작거리셨습니다.

    「네, 무슨 볼일이신가요?」

    저는 나름 웃음을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는데, 이상하게도 여성분과 남성분은 저에게 그 '볼일'을 말하시지 않고 두분끼리 계속 눈신호를 보내고 계신 것이였습니다. 저는 그 광경을 의아하게 쳐다보고 있다가 도저히 못참겠어서 결국은 말을 꺼냈습니다.

    「저기.. 볼일은..?」

    그런데 갑자기! 여성분과 남성분이 저에게로 척척 걸어오시는 것이였어요. 너무나 갑작스러워서 저는 뒷걸음질쳤습니다.

    「엣?.. 왜, 왜그러시나요?」

    으아, 목소리가 떨리고 있어요. 저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이제 저의 코앞까지 다가오신 두 분을 바라보며 물었습니다. 그리고 여성분이 저의 팔을 잡고는.

    「미안, 우리도 그사람이 시킨거라서 어쩔수가 없어.」

    「네..? 자, 잠깐..!」

    저는 갑작스레 저의 뒤에 서서 저의 몸을 고정시키는 여성분을 바라보며 필사적으로 빠져나오려고 몸을 바둥거렸습니다. 그런데도 역시 힘 차이때문인가, 빠져나올수가 없어서 저는 레인씨를 부를려고 입을 열었지만 곧 남성분의 큰 손이 저의 입을 덮치는 바람에 저는 아무런 소리도 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으으으읍!」

    말을 하려고 하면 이런 턱 막힌 소리가. 저는 굉장히 당황하다가 그래, 능력으로 이 두사람을 떨쳐내야겠다고 생각해서 정신을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어라?

    추욱 하고 팔에 힘이 빠집니다.

    「으읍..?」

    능력이, 발동되지 않아..?

    그리고 그것을 깨달았을 때 저는 패닉에 빠졌습니다. 어째서인지 능력이 전혀 발동되지 않아요! 한마디로 지금 제가 이들에게서 빠져나갈 방법은 없다는 말이 되는 것이였습니다. 이를 어쩌죠, 이를 어쩌죠!!

    「에드와르드, 얼른!」

    여자분이 다급하게 소리치는 소리가 귓가에 들립니다.

    얼른이라니, 무엇을?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드는데 제발 아니라고 해주세요! 근데 아무래도 그 불안한 느낌이 딱 적중한 듯 합니다.

    슈슉, 순식간에 눈앞의 풍경이 흐려지더니 바뀌고 맙니다.

    ..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아무래도 제가 있던 장소가 순식간에 바뀐 것 같아요. 아, 생각해보니 분명히 제이슨씨도 이런것을 했던 것 같은데. 으음- 아무래도 능력이겠지요? 저는 끙 하는 소리를 냈습니다.

    하반신쪽에 푹신한 감촉이 느껴지고, 뭔가 굉장히 좁은 곳으로 이동한 것 같아요. 눈을 뜨니까 그 이유를 알겠습니다. 여기, 차에요. 차 안.

    아, 정말로 일이 꼬인듯한 느낌이 강하게 머리를 짓눌러옵니다. 이거, 제가 생각하기로는 분명히 납치가 분명해요! 정말이에요, 믿어주세요!

    「에드와르드, 이제 손 떼.」

    여성분이 굉장히 날카로운 목소리로 명령하듯이 말하자 남성분은 제 입에서 손을 치웠습니다. 후아, 숨이 탁 트이는 기분이 들어요. 그래봤자 차안의 공기는 별로 좋지 않지만..

    「능력을 쓸 생각은 하지 않는게 좋아. 내 능력은 능력자의 능력을 차단하는 능력이니까.」

    그런 능력도 있는 거군요, 난생 처음 알았어요. 저는 알아들었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했습니다. 원래 납치를 당한 후에는 최대한 얌전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어머니께서 가르쳐주셨는데, 정말로 그래야 할지 의문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단 저는 최대한 큰 소리로 물었습니다.

    「소, 소녀한테 왜 이러시는 거에요?!」

    아, 안될것같네요. 목소리가 계속 떨리고 있으니 말이에요. 저는 떨리는 몸을 숨기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번에는 여성분 대신 에드와르드라고 하는 남성분께서 대신 답해주셨어요.

    「.. 우리도 잘은 몰라.」

    「네?」

    이건 또 무슨 말이지요? 잘은 모르다니? 저는 고개를 갸웃, 했습니다.

    「우리도 명령받은거라서.」

    「명령이라니..?」

    「레일이 너를 데려오라고 명령을 내렸어. 우리는 거기에 따를 뿐이야.」

    남성분의 말에 집중하고 있는데 여성분이 남성분에게 화를 내듯 소리쳤습니다.

    「에드와르드!」

    「왜?」

    「그렇게 너무 많이 알려주지마! 어차피 도착하면 전부 알게 될테니까.」

    여성분의 화내는 듯한 목소리에 에드와르드씨는 입을 다물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엄청난 혼란에 빠져들었습니다.

    레일.. 이라면 분명, 지크씨를.. 어째서? 그 사람이 어째서 저를 데려오라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마땅한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막연한 불안이 발끝부터 저의 몸을 타고 올라옵니다. 이, 일단 진정해요. 당황하면 아무것도 못하게 되니까. 저는 혼자서 심호흡을 했습니다.

    「애초에 본사로 그냥 텔레포트 했으면 이런 수고는 없을 텐데.」

    달리는 차안에서 여성분이 쳇 하는 소리를 내며 불만스럽게 말하십니다.

    「틱틱거리지마. 이렇게나 많이 달고 그 먼거리까지 텔레포트 못해.」

    「무능하긴.」

    「너도 무능한건 마찬가지야.」

    우, 우와아. 지금 두사람이 싸우고 있는 걸까요? 순식간에 분위기가 살벌해집니다. 그나저나 모두들 어떻게 생각할까요.. 레인씨가, 지금쯤 저와 이분들이 그 자리에서 없어졌다는 것을 깨달으셨을까요? 그리고 제가 납치당했다는 것을 깨달을때까지는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요? 저는 한숨을 푹 내쉬었습니다.

    oraTio로 다시 돌아갈 수는 있을까요..

    「됐어, 에드와르드. 일단 재워. 나는 손을 쓸 수 없으니까.」

    여성분은 자신의 두 팔이 저를 단단하게 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 저의 팔을 잡은채로 팔을 들어보였습니다. 그러자 에드와르드씨는 아무말 없이 묵묵히 앞좌석으로 팔을 뻗어서 뭔가를 드셨는데.. 에?

    「그, 그만해요.!」

    「가만히 있어, 안 해치니까.」

    저의 격렬한 반항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저는 코끝에 대여진 냄새에 정신이 멍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거, 아마도 수면제.. 라고 저는 깨달아서, 있는 힘껏 정신을 지탱해보려고는 했으나 결국에는 흐릿해지는 정신을 그대로 놓치고 말았습니다..

    캄캄한 어둠속에, 가라앉아있는데 빛이 보여왔습니다. 그 빛을 따라서 가다가, 마침내 빛을 잡았다 라고 느낀 순간.

    「앗..!」

    저는 눈을 떴습니다.

    「눈을 떴나.」

    그리고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 저는 고개를 돌려서 그 목소리의 주인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찾은 순간 저는 소리쳤습니다.

    「당신은..!」

    헐레벌떡 몸을 일으키려고 했으나 어째 몸이 잘 일으켜지지가 않아서, 왜이러나 하고 봤더니 세상에.. 저는 의자에 앉혀져서 몸이 묶여져 있는 것이였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능력이 써지지가 않았어요.

    「오랜만이지? 린나양.」

    레일이 변한게 없는 능글능글한 웃음을 띄우면서 저에게 물어옵니다. 저는 눈을 날카롭게 뜨고 짜증난다는 목소리로 응했습니다.

    「네, 오랜만이네요.」

    제가 있는 힘껏 째려보고 있자 레일씨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웃음을 터뜨리더니, 곧 자신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가리켰습니다. 뭔가 하고 바라보니.

    「이거, 너가 낸 상처야.」

    「...」

    레일씨가 하얀 붕대를 가리키면서 말했습니다. 저는 고개를 돌려버렸어요.

    「아니, 그렇다고 해서 별로 복수한다거나 그런걸로 너를 여기까지 데려온건 아니고, 너를 데려온것은 다른 목적.」

    「다른 목적이라니?」

    「일단 너가 알아야 할게 있어. 너는 여기서 절대로 빠져나가지 못해. 그리고 여기는 Diara의 본사 지하야. 능력자들이 너희 oraTio같이 우글대는 곳이지. 한마디로 너가 여기서 날뛰어도 소용없다는 얘기야. 이정도면 알아듣겠지? 영특한 아이니까.」

    저는 얼굴을 찌푸렸습니다. 여기서 빠져나갈 수 없다니, 그럼 어떻게 다시 돌아가죠..?

    「그러니까 사장의 명령이니까 일단은 그 밧줄을 풀어줄게. 돌아다녀도 좋아.」

    「..어째서죠?」

    「그야 아무래도 인질같은 것이 아닌 너는 Diara의 일원이라는 소리같으니까 말이야.」

    레일이 뒤에 있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으며 말했습니다. 저는 눈을 동그랗게 떴어요.

    「일원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

    「너는 원래 Diara에 와야 했어. 그것이 조금 늦어진 것 뿐이야. 망할 oraTio놈들이 너를 꽁꽁 숨겨둔 것 같은데. 결국에는 이렇게 될 운명이였지.」

    레일의 의미를 모르겠는 말들속에서, 저는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이였습니다.

    ============================ 작품 후기 ============================

    니.. 님들 린나가 납치당했어요!!!!

    분명 오라티오에서도 난리가 나겠지요 헤헤

    귀찮다고 선추코 안해주면 작가 삐져서 엉망진창으로 써버릴지도 몰라요 ㅜㅜ

    는 어정쩡한 협박 죄송함다. 성실하게 열심히 쓰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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