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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행복해지는 방법- Epilogue
「..」
저는 누군가가 어깨를 툭툭 치자마자 너무나 놀라 비명을 지르면서 벌떡 몸을 일으켰습니다.
「흐에, 누, 누구.. 아..」
그리고 그런 저의 뒤에서 멍하게 서있는 지크씨. 지크씨는 제가 사과의 말씀을 드리기도 전에 화이트보드를 꺼내시더니 뭐라고 쓱쓱 쓰셨어요.
『내가 뭐 잘못했어..?』
지크씨의 놀란 심정이 들어난 마침표 2개와 물음표 한개. 저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습니다.
「아니, 아니에요. 그냥 잠시 넋을 잃고 있었을 뿐이니까 너무 놀라시지 말아주세요. 괜찮으신가요?」
지크씨는 고개를 끄덕끄덕 끄덕이시고는 화이트보드를 쓱 숨기셨습니다. 저는 그걸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궁금증인데..
「지크씨.」
「?」
「그 화이트보드랑 다른것들은 대체 어떻게 숨기시는 건가요?」
정말로 100% 순수한 궁금한만이 있을 뿐이였습니다. 혹시 지크씨 텔레비젼에서 봤던 도라에몽씨의 친구분이라거나? 저는 그렇게 상상하다가 에헤헤, 하고 혼자서 웃었습니다. 지크씨는 제 말을 못알아들으신 듯 고개를 갸웃하다가 자신의 정장 외투를 보고 아 하고 작게 중얼거리셨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정장 마이를 벗으시기 시작했습니다!
「에..? 지크씨 지금 무엇을..?」
제가 어리둥절해 하며 묻자 지크씨는 아무말 없이 완전히 마이를 탈의하시더니 들었습니다. 지크씨의 와이셔츠와 넥타이만 입고 있는 차림은 처음보는 차림이군요! 어느쪽이든 멋지시지만.
그리고 지크씨가 마이를 들어올리자..
「와아.. 굉장해요..」
저는 저도 모르게 감탄했습니다. 빽빽하게 숨겨져있는 여러 도구들이 있었습니다. 총이라던가, 총이라던가, 총이라던가. 아, 그리고 칼도 있군요.
그리고 보통보다 훨씬 큰 속주머니가 있었습니다. 아, 이곳에 화이트보드나 수첩을 넣어놓으시는 군요? 저는 깨달았습니다.
「그런데도 그렇게나 많은 물건들이 들어있다는 티가 전혀 안나는 걸 보니 정말로 신기하네요..」
지크씨는 그래? 라는 표정을 지으시면서 다시 마이를 걸치셨습니다. 아- 역시나 전혀 티가 나지 않아요! 저는 신기해서 지크씨를 빤히 쳐다보았습니다.
「지크씨, 지크씨.」
「..」
지크씨가 저와 눈을 맞추셨습니다.
「소녀가 한번 만져봐도 되나요?」
지크씨는 잠시 가만히 있다가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와아, 기뻐요. 저는 지크씨의 옆으로 다가가서 지크씨의 옆구리쪽을 살짝 만졌습니다. 제 키가 지크씨와 차이가 많이 나는 터라, 편하게 만질수 있는 곳이 이 둘레밖에 없답니다.
「뭔가가 느껴지긴 하는데.. 정말로 신기하네요. 무기들은 호신용인가요?」
지크씨가 고개를 끄덕이십니다. 어라? 어쩐지 얼굴이 상기되어 계신데.. 어디 아픈것일까요? 저는 아무 생각없이 지크씨의 허리쪽에도 뭔가가 있을까 해서 꾸욱 눌렀습니다.
「..읏..!?」
「에? 에! 죄.. 죄송해요! 아프셨나요..!」
저는 지크씨가 갑자기 신음을 내시자 황급히 손을 뗐습니다. 어, 어쩌죠..! 지크씨를 아프게 할 생각은 아니였는데.. 저는 많이 당황했습니다.
지크씨는 뭔가 한숨을 연속으로 푹푹 내쉬더니 저를 손으로 감싸 들어올려서, 그리고 지크씨의 바로 앞에 내려놓았습니다.
「죄송해요.. 소녀 앞으로는 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지크씨에게 고개를 숙이면서 시무룩하게 사과했습니다. 우우, 기분이 우울해질 것 같아.. 지크씨는 아니라는 듯 손을 저으시더니 갑자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시고는 쓰러지듯이 의자에 앉으셨습니다. 어라?
「지크씨.. 귀가 빨개요. 열이라도 나시는것이 아닐까요? 소녀와 같이 의무실에 한번..」
제가 이야기를 끝내기도 전에 지크씨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셨습니다. 우응? 우으응..? 저는 일단 지크씨의 뜻에 따라서 지크씨의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또다시 생각을 계속하며 저의 세계로 빠져들었습니다.
그래요, 저는 그날 셀리씨에게 찾아가 지크씨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지크씨의 모든것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저는 지크씨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제가 들은것은 오로지 진실 뿐으로, 그 진실을 보고 생각할 뿐입니다.
하지만 한가지, 저는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지크씨가 테이블에 엎드려 계시길래, 저는 머리를 쓰담쓰담 해 드렸어요. 그러자 지크씨는 살짝 고개를 들어서 저를 바라보시고는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저와 지크씨는 닮았어요.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지는 몰라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닮았다는 것은 외모가 아닌, 여러가지가 있어요. 그 중 하나는 아마도 '사정'이겠죠.
지크씨의 사정처럼 저도 저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으니까요. 그것이 지크씨와 닮았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물론, 비교하기에는 지크씨가 너무나도 큰 상처를 입고 말았지만..
지크씨가 한때, 너무나도 연약하고 가련해서, 자신을 바라보고 들어줄 사람이 한명도 없어서 모든것을 포기했다고 해도. 그것이 지금의 지크씨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지크씨는 지금 스스로 일어서려 하는 중이니까요.
계단에서 굴러 넘어져서, 바닥에 철푸덕 넘어져 버렸다고 해도 보통의 사람들은 쉽게 스스로 일어설 수 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받은 상처가 대단하지 않을 때의 얘기에요.
하지만 지크씨는 일어설 수 없었습니다. 혼자서는 안되고, 다른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지크씨가 받은 충격과 아픔이 너무나도 커서,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였기 때문이에요.
똑같은 상황인데도 어째서 결과가 이렇게나 달라졌다고 하면 그것은 그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이 되겠지요. 지크씨는 그저 요령이 없었을 뿐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리고 지금은 오히려 지크씨를 칭찬해드리고 싶습니다.
동정같은게 아니에요, 불쌍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에요.
지크씨는 그렇게나 큰 상처를 입고 모든것을 포기하고, 자신의 모습조차 잃어버렸었는데도. 비록 몸을 일으키는 것은 다른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해도.
마지막의 자신의 두 다리로 땅을 밟으면서 일어나려고 하는 것은 혼자서 해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과거를 극복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대단한 일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저 나름대로 지크씨에게 존경과 칭찬을 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살포시 지크씨의 손을 잡습니다.
「이제 괜찮나요?」
「...」
지크씨가 눈길을 살짝 돌려서 저와 지크씨의 손이 맞닿은 부분을 바라봅니다.
「아직인가요?」
지크씨는 아무말도 없습니다. 하지만 지크씨의 눈동자는 평소와는 달리 뭔가를 생각하는 눈동자입니다. 저의 너머에 있는 무언가를 바라보는 눈이 아닌, 저를 확실하게 바라봐 주시는 눈동자입니다.
「그럼 좀 더 노력하도록 하죠.」
저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소녀가 지크씨의 옆에 있을테니까. 힘들면 언제든지 기대오셔도 괜찮아요. 아니, 기대주세요.」
지크씨는 이번에는 고개를 완전히 돌려서 저를 바라봅니다. 지크씨의 큰 금빛 눈동자가 살짝살짝 흔들리더니 지크씨는 환한 미소를 짓습니다.
「응.」
그것이 지크씨가 저에게 처음으로 목소리를 들려준 날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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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한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였다.
내게 필요한 것도 거창한 것이 아니였다.
안아줄때의 따뜻한 온기와, 괜찮다 는 말 한마디.
그리고 그걸 깨달았을 때, 이미 나의 세상은 변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저로써는 나름 에피소드 3은 훈훈하게 가려고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제 필력이 상당히이이이이이ㅣ이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 그지같은지라서 무리였습니다.
에라이 더 성장한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서 노력 또 노력하겠습니다 ㅎㅎ
코멘 안주면 제가 집에 찾아가서 초인종 테러... 는 못하겠지요. 어정쩡한 협박 죄송합니다. 그래도 추천주면 땡큐 알럽
그리고 혹시나 이 '소설에 대해서' 궁금증이 있다면 코멘으로 질문 날려주세요. 다음편 후기에서 답해드립니다.
아 그리고 에필로그인데 앞부분이 뜬금없다면 그냥 저의 욕심입니다. 하하하하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