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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행복해지는 방법
그런데 놀랍게도, 남성분이 브라이엇씨의 손을 잡으시자 뭔가 맞잡은 부위에서 하얀 빛이 빛나는 듯한.. 착각인가요? 저는 눈을 비비고 다시 한번 보았지만 빛은 여전했습니다. 아무래도 착각이 아닌 듯 합니다.
「이건..」
제가 당황해서 입 밖으로 말을 내자 남성분은 흘깃 하고 눈길로만 저를 흝어보시더니 말씀하셨습니다.
「뭐야, 이 꼬맹이는?」
정말로 퉁명스러운 목소리에 저는 움찔, 하고 몸을 떨었습니다. 우, 우와..
「소.. 소녀는 유린나라고 해요.!」
「유린나?」
「너가 어디론가 행방불명 됬을 때에 새로 들어온 신입이야. 너 대체 어디를 갔다 온거야?」
딱 봐도 나이차이가 상당한 듯하지만 타무라씨는 꺼릴 것 없이 반말을 쓰셨어요. 그것에 제가 놀라고 있자 남성분께서는 툭툭 던지듯이 대답을 하셨습니다.
「뭐야, 또 꼬맹이가 늘어난건가.. 그리고 뭐냐, 그 말투는.」
「너 대체 어디에 있었던 거야?! 브라이엇이 이렇게 아픈데!」
타무라씨, 굉장히 발끈하신 듯 해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타, 타무라씨.. 」
제가 타무라씨의 옷깃을 잡고 바라보자 타무라씨는 저를 슥 바라보시더니 쳇, 하고 남성분에게서 물러나셨습니다.
「하? 내가 이 꼬맹이 옆에서 뒤치다꺼리만 해야 할 만큼 바빠보여? 그리고 왔으면 됬잖아. 왔으면. 뭘 그렇게 옆에서 쫑알쫑알 거리고 난리야 너는.」
「레이븐, 너!!」
에?
레이븐...?
저는 놀라서 얼른 남성분의 얼굴을 바라보았습니다. 설마, 설마 이 분이.. 그 레이븐 씨라는 건가요..?
세상에나, 정말로 제 상상과는 많이 틀리신 분이에요!! 사장님이 말하신 것과는 좀.. 다르신데. 뭔가 굉장히 날카로우시고, 예민해 보이시지만.. 그렇게 생각하다가 저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습니다.
안돼요!! 사람의 일면만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해서는!! 아직 저는 레이븐씨에 대해서 잘 모르잖아요!
「헉.」
그때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브라이엇씨..!」
브라이엇씨가 눈을 뜨셨어요! 저는 재빨리 브라이엇씨에게로 다가갔습니다.
「괘, 괜찮으신가요..?」
「여, 여긴...」
브라이엇씨께서 조금 풀린 눈동자로 주위를 이리저리 둘러보십니다. 그러고는 저에게 눈길이 닿였습니다.
「의무실이에요.」
그런데, 갑자기 어떻게 눈을 뜨신거지요..? 설마, 아까의 하얀 빛이? 저는 나름 생각하려고 애썼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역시 저의 머리로는 이해를 못하겠어요.
「레이븐...」
브라이엇씨가 희미한 목소리로 레이븐씨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레이븐씨는 그것을 들으셨는지 브라이엇씨에게로 귀를 가까이 대셨어요.
「..고마워..」
「쳇.」
브라이엇씨는 희미하게 웃으시며 레이븐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셨어요. 역시 레이븐씨가 브라이엇씨의 몸 상태를 낫게 한것이 분명하네요! 제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브라이엇씨를 바라보았는데,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브라이엇씨, 우, 우세요..?」
브라이엇씨의 조그마한 뺨으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립니다. 분명 브라이엇씨의 표정은 매우 편안하게 웃고 있는데. 눈물은 멈추지가 않았어요.
「어이, 왜 우냐. 우니까 더 못생겨보이잖아.」
레이븐씨의 부루퉁한 말에도 브라이엇씨는 계속 미소만 지을 뿐이였습니다. 브라이엇씨는 레이븐씨와 맞잡은 손에 살짝 힘을 주고는 말하셨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역시 레이븐은 지켜주는 구나..」
「흥, 그러다가 니 아빠가 귀신이라도 되서 나한테 해코지 할까봐 그러는 거다. 착각하지 마라 꼬맹아.」
에? 이건 무슨 말일까요.. 제가 의아한 표정으로 타무라씨를 쳐다보았는데. 타무라씨는 한숨을 내쉬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아까와의 한숨하고는 다르게, 어쩐지 무거운 짐을 드디어 내려놓은 듯한 안도의 한숨. 타무라씨도 미소를 짓는 것이였습니다.
「어쨌든 환자는 휴식을 안 취하면 머리도 몸도 돌아버리거든. 그러니까 이제 나가라 꼬맹이들. 여기는 내가 있지.」
레이븐씨는 나가라는 듯이 휙휙 손을 흔드셨습니다. 타무라씨가 그걸 보고 저에게 말하셨어요.
「나가자, 린나.」
「네..」
저와 타무라씨는 함께 문 앞으로 걸어갔어요. 제가 살짝 뒤를 돌아보자, 레이븐씨가 두 손으로 브라이엇씨의 손을 꼬옥 하고 쥐고 있는 것이 살짝 보였습니다. 그걸 저는 빤히 바라보고 있으면서 계속 몸은 걸어가고 있었는데, 그만 앞에 가던 타무라씨와 부딪혀버리고 말았어요!!
「꺄아?!」
「우와아앗!!」
손잡이를 쥐고 계시던 타무라씨는 제가 뒤에서 부딪힌 충격때문에 놀라서 벌컥 하고 문을 세게 열어버리셨고, 쾅! 하는 뭔가가 부딪힌 듯한 소리가 복도와 의무실에 울려퍼졌습니다. 레이븐씨가 뭐냐! 라고 짜증이 섞인 목소리를 내셨지만 제가 아무것도 아니에요! 라고 얼버무렸어요.
「뭐, 뭔가 물건이라도 있었던 건가요..」
넘어질 뻔해서 문 손잡이에 매달려있는 타무라씨를 지나쳐서 저는 문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조금 어두운 주위를 둘러보는데..
「지, 지크씨이이이이이-!?!!!?」
이럴수가 세상에나?! 어째서 지크씨가 이마를 두 손으로 감싼 채로 바닥에 쓰러져서 부들부들 떨고 계시는 걸까요!!! 설마?! 아까 큰 소리는 지크씨가 문에 부딪히는 소리?!
「어, 어떡하지..! 지크씨, 괜찮으신가요!?」
저는 황급히 지크씨에게로 다가가서 몸을 숙였습니다. 이러다가 지크씨가 새로운 환자가 되버릴 것 같아요!!
「.....읏.」
지크씨는 한 손으로는 계속 이마를 감싸시고, 그리고 한 손으로 바닥을 짚으셔서 겨우겨우 일어나셨습니다. 아픈 듯한 신음을 흘리시면서..
저는 그런 지크씨의 어깨를 감싸서 몸을 일으키는 것을 도와드렸어요. 지크씨는 벽에 등을 기대셨습니다.
「상처라도 나셨으면..」
저는 지크씨의 무릎 위에 살짝 앉아서 말했습니다.
「지크씨, 손 치워주실래요?」
지크씨는 제 말을 듣고 순순히 손을 내렸습니다. 어라, 조금 눈에 눈물이 맺혀있으시네요..
「다행히 피는 안나네요.」
제가 지크씨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말하자 지크씨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뭐야, 지크 부딪힌 거냐?」
타무라씨가 걸어오셨습니다.
「네, 그런 것 같아요.」
「이거.. 미안하네, 그런데 너 능력이면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을 텐데. 안어울리게」
그렇게 말하시면서 타무라씨는 쿡쿡 하고 웃음을 흘리셨습니다. 지크씨가 약간 부루퉁해지셨어요.
「타무라씨! 지크씨를 놀리지 마세요!」
「알았어 알았어~ 너무 놀랐나보네.」
그렇게 말하시면서 타무라씨는 무릎을 굽혀서 지크씨의 상태를 보셨습니다. 저는 지크씨의 이마를 쓰담쓰담 쓰다듬고 있을때, 한가지 떠올랐습니다.
「혹시, 레이븐씨를 데려오신 건 지크씨인가요?」
「에? 그거 정말이야?」
제가 묻자 지크씨는 금빛 눈동자로 저와 눈을 맞추시더니, 곧 시선을 돌리시고 고개를 살짝 끄덕, 하셨습니다. 역시나.. 아까 천장을 뜷고(!) 가신 것은 레이븐씨를 빨리 데려오기 위해서였군요.
「우와, 정말이냐.. 어디서 찾은거야? 아무도 연락을 못했는데.」
타무라씨가 의문을 제기했지만 지크씨는 눈만 깜빡거릴 뿐이시지 아무말도 못하셨습니다. 아니, 원래 말을 안하셨지! 하지만 화이트보드도 수첩도 꺼내지 않는 것을 보면.. 아, 그때 지크씨가 입을 살짝 벌리셨습니다. 그러더니 입모양으로 뭐라고 말하시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타무라씨가 지크씨의 입모양을 따라서 그대로 말하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알아듣지 못하겠네요. 어째서인지 고민하다가 깨달았습니다. 레인씨의 능력으로 '알아 듣는' 것 뿐이지, 모두 자기나라의 말을 하고 있으니까.. 입모양은 지크씨, 영어로 말씀하시는 거네요!
「뭐라고 하세요?」
「..몰라도 된다는데.」
그걸 전해주려고 일부로..! 저는 지크씨 나름의 상냥함에 살짝 감동했습니다.
지크씨가 갑자기 저의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시더니, 저의 몸을 들어올리더니 옆에 내려주시고, 지크씨는 몸을 일으켜서 일어서셨어요.
「지크씨, 이제 괜찮은 건가요?」
지크씨는 살짝 이마를 만지시더니 괜찮으신 듯 고개를 끄덕. 타무라씨는 그럼 다행이네 라고 말하신 후 저를 보고 말하셨습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러서 이제 밤이야. 린나는 일찍 안자면 키가 안큰다?」
「벌써 시간이.. 그럼 소녀는 이만 가보도록 할게요. 키는 중요하니까요.」
저는 그렇게 말하고 지크씨와 타무라씨를 남겨둔 채, 떠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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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나가 떠나간 뒤, 타무라는 지크에게 거의 농담과도 같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서, 정말로 너무 놀라서 그냥 그렇게 문에 맞은거야? 너는 oraTio 최강이잖아.」
말투나 목소리의 톤을 봐서는 비꼬는 것은 아니였다. 그냥 장난과 농담이였지만, 타무라한테는 반은 정말로 궁금한 것이였다. 지크는 그런 타무라의 마음을 아는 건지 모르는건지 잠시 멍하게 있다가 곧 미니사이즈로 작은 화이트보드를 꺼내서 화이트보드 펜으로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빙글 하고 화이트보드를 돌려서 타무라에게로 보여주었다.
「우와.. 언제나 너의 글씨체는 적응 안된단 말이야. 완전히 이미지랑 틀린다구, 그런 귀여운 글씨체.」
타무라가 이해할수 없다는 듯이 표정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리고 지크가 쓴 글씨를 들여다 보았다.
「우왓, 빽빽해..」
조그마한 화이트보드에는 지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빽뺵하고 작은 글씨체로 빼곡하게 차있었다. 그걸 타무라가 읽어보니.
『너가 문을 열려고 할 때 나는 문 앞에서 나름 상황을 지켜보고 있음과 동시에 언제 들어가도 될까 하는 타이밍을 재고 있었으므로 상당히 당황한 상태였음으로 지금은 판단. 그리고 문이 열리는 속도와 내 반응속도로 계산하면 그때 쓸 수 있는 능력은 '반사'정도. 하지만 반사를 쓰게 되면 문은 너와 린나가 있는 쪽으로 날아가게 된다. 그러면 린나가 다치잖아.』
타무라는 넋을 잃었다. 그리고 감탄의 목소리를 냈다.
「너.. 설마 그 짧은 시간에 이런 걸.. 생각하고 계산했다고..?」
타무라는 다시 한번 지크에 대해서 생각하고 감탄했다. 그리고 중요한 걸 깨달았다. 그래서 말했다.
「랄까 나는 어찌되든 상관 없다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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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다시 본격적으로 지크탐구생활이 시작됩니다.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