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oraTio-23화 (2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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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행복해지는 방법

    그 뒤로 사장님께 들은 얘기를 대충 요약해보자면.

    레이븐은 성격이 나빠, 하지만 귀여워. 그런 점도 매력이야. 그리고 나쁜 척 쿨한 척은 다 하고 다니지만 사실은 상냥한 성격이야. 많이 챙겨주고 이뻐해줘. 지크한테는 레이븐이 아빠라고 하기엔 너무 젊고, 형이라고 하기엔 조금 나이가 많은 듯한.. 정말 소중한 사람일거야.

    이렇게 이렇게 레이븐씨에 대한 이야기로 한가득이였습니다. 사장님은 레이븐씨를 정말 좋게 평가하고 계시는 것 같네요. 저도 한번 레이븐씨를 만나보고 싶어요.

    그리고 사장님의 말씀에 따르면, 지크씨가 간간히 수첩 대신 사용하는 화이트보드는 레이븐씨께서 주신 것이라고 합니다. 정말 좋은 생각인 것 같아요. 화이트보드는 쓰고 지우기도 쉽고.. 가지고 다니는 것이 조금 그렇지만, 지크씨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크기가 매우 작으니 상관 없겠지요?

    그렇게 사장님께 좀 더 얘기를 들어보고 싶었으나, 아쉽게도 사장님께서 가야 할 곳이 있으셔서 얘기는 다음번으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아니요,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아요. 지크씨를 알기에는 말이에요. 제가 의자에 앉아서 머리를 굴리면서 지금까지 들은 얘기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옆에서 힘없는 발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응? 누가 왔나 보네요. 저는 고개를 돌려서 누가 왔는지 확인하려 했어요.

    「브라이엇씨...?」

    저는 브라이엇씨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라?

    「에..?」

    어째서인지, 브라이엇씨의 반응이 조금 이상했습니다. 제가 이름을 부르면서 손을 흔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브라이엇씨는 이쪽으로 눈길을 한번도 주지 않고 그대로 주저앉듯이 의자에 털썩 앉으시는 것이였습니다. 저는 곧바로 브라이엇씨에게로 달려갔어요.

    「무, 무슨 일 있으신가요? 어디 몸이라도 안좋으신 거에요?」

    제가 걱정스럽게 말하며 브라이엇씨의 몸을 살피자 브라이엇씨는 힘없이 고개를 들더니 저를 바라보고 살짝 처진 미소를 지었습니다.

    「안녕, 린나..」

    「괘..괜찮으세요?」

    「아, 신경쓸 필요 없어.. 그냥 조금 피곤한 것 뿐이야. 피로가 쌓였나봐.」

    「그럼 방에서 쉬시지 어째서..」

    「조금, 숨쉬기가 답답해서..」

    그렇게 말하시는 브라이엇씨의 숨소리가 거칠다는 것을 저는 깨달았습니다. 괜찮으시다고 말하셔도, 하나도 괜찮지 않아 보이세요..

    「피곤할 뿐이라는 거, 정말이신가요..?」

    「그렇다니까.. 못 믿겠어?」

    브라이엇씨의 지금 상태를 보고 믿는것이 더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브라이엇씨의 팔을 살짝 잡고 말했습니다.

    「돌아가죠! 브라이엇씨의 방으로!」

    「린나...」

    브라이엇씨가 놀란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시다가 말하십니다.

    「걱정 안해도 된다니까, 내가 이런건 한 두번이 아니야.」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브라이엇씨는 숨을 고르시더니, 말을 이으셨습니다.

    「나, 태어날때부터 몸이 약해서 말이야. 그래서 치료를 해야 하는데 우리 가족은 그럴 형편이 안되었거든.」

    저는 브라이엇씨의 팔을 살짝 놓고, 브라이엇씨의 얘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엄마는 어렸을 때 돌아가셔버리고, 아버지 혼자서 날 감당하기에 내 병은 너무나 무거운 짐이였나봐. 그래서 아빠가 닥치는 대로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알아보다가, 발견한 것이 그거였어.」

    「..그거라니..혹시..」

    「응, 맞아. 실험체로 지원하는거야.」

    혹시, 설마 했는데 어렴풋이 예상했던 말이 브라이엇씨의 입에서 튀어나오자 알수 없는 기분이 저를 감쌌습니다. 저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

    「그런데, 돈이 있어도 말이야. 내 병은 완치가 불가능하대.」

    「..네?」

    「원인을 알수 없는 병이라나봐. 원한다면야 장기간 입원도 가능하지만 소용이 없을거래. 더 고통스러울 뿐이라면서.」

    브라이엇씨에게, 그런 사정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언제나 밝아보이시고, 활기차셨으니까.. 저는 입술을 꽉 깨물었습니다.

    「물론 아빠는 낙담하셨지. 정작 나는 별 감흥이 없었지만. 인간이 죽고 안죽고는 그저 빠르기의 차이잖아?」

    브라이엇씨는 말씀은 그렇게 하시고 계셨지만, 그 표정에서는 굉장히 쓸쓸함과 슬픔이 묻어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빠는 내 남은 인생을 최대한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나봐. 하지만 아빠는 분명 잘못 생각한 게 분명해. 너무 충격을 받아서 그래서 조금 성급한게 분명했다구.」

    「브라이엇씨..?」

    「인간의 행복은 돈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야..! 그보다 더 중요하고, 소중한 것도 얼마든지 있다구..! 나는 돈같은 거 필요없었어! 비록 장난감같은거 못 가졌다고 해도, 새 옷을 못 입었다고 해도 나는 그저 아빠만 있었으면..」

    작은 무릎 위에, 작은 주먹을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꽉 쥐고, 브라이엇씨는 고개를 떨군채 절규하듯이 외쳤습니다. 저는 그저 그 브라이엇씨의 마음이 너무나도, 짠하게 전해져서 그저 멍하게 브라이엇씨를 바라보고 있었을 뿐입니다.

    「아빠가.. 죽어버리면.. 의미가 없잖아...」

    브라이엇씨의 입에서 작게 흘러나온 목소리는 저의 뇌 속을 엄청나게 뒤흔들었습니다. 그 순간.

    「브라이엇씨..?!」

    브라이엇씨의 작은 몸이 휘청거리더니, 옆으로 쓰러질려는 듯이 넘어갔습니다. 저는 당장 팔을 뻗어서 브라이엇씨의 몸을 잡았어요. 놀랄 정도로 힘없이 쳐져 있는 몸. 브라이엇씨는 지금 당장 위태롭고 부스러질것만 같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말을 이으실 뿐이였습니다.

    「아빠는 oraTio의 한 실험기관에서 실험을 했어. 하지만 그게 실패했어. 흔한 일이야, 실험이 항상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거든. 성공률이 50%밖에 안돼, 반반이라는 거지.. 하하..」

    「저, 저기..」

    「oraTio에서는 날 보호해 주기로 했어. 근데 난 내게 실험을 해달라고 요구했지. 더 이상 살아갈 이유가 없었거든. 내 전부와 같았던 존재가 사라져 버렸는데, 더이상 뭘 바랄 수 있겠어?」

    「브라이엇씨..!」

    저는 다급히 브라이엇씨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위험해, 브라이엇씨의 몸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위태위태 하신 것을 저는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습니다. 얼른,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으면.. 브라이엇씨의 몸에서 점점 힘이 빠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방금 사장님께서는 떠나가셔 버렸고, 지금 식당가에는 한적한 시간이라서 아무도 없는데. 아니야, 한 사람..!!

    「베스테씨-!!!」

    저는 있는 힘껏 쥐어짜내서, 터뜨리듯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 소리에 브라이엇씨의 몸이 움찔, 하고 살짝 떨렸습니다. 그때 옆쪽에서 답이 들려왔습니다.

    「뭐, 뭐야?!」

    다행이다..! 역시, 베스테씨가 계셨습니다.! 저는 브라이엇씨의 몸을 강하게 붙잡고, 베스테씨를 향해서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브라이엇씨의 상태가 이상해요!! 도와주세요!!」

    「뭐?! 알았어 금방 갈게 조금만!!」

    베스테씨가 다급한 목소리로 그리 말한 뒤 후다닥 하고 모습을 감추셨습니다. 저는 바로 고개를 돌려서 브라이엇씨를 바라보았습니다.

    「낙담하면 안돼요 브라이엇씨!! 이런건 브라이엇씨의 아버님께서 바라신 것이 아니잖아요!!」

    저의 말에 브라이엇씨가 고개를 드십니다. 브라이엇씨의 숨이 마치 물에서 오래 숨을 참고 있다가 바로 나온 것처럼 거칠었습니다. 브라이엇씨의 이마에서는 땀이 흐르고, 눈은 이미 퀭하고 빛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아요.

    좋아, 브라이엇씨는 지금 제 얘기를 듣고 계셔요..

    「그.. 그치만.. 아빠는..」

    「그래요, 브라이엇씨의 아버님은 분명 틀리셨어요. 너무 성급하신 것도 사실이에요.」

    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브라이엇씨의 눈동자가 흔들립니다.

    「하지만 설령 그것이 틀린 길이라고 해도 브라이엇씨를 위한 아버님의 마음은 변함이 없던 거에요!! 브라이엇씨를 사랑하고,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벼랑끝에 내몰리신 아버지의 심정을 브라이엇씨가 이해해주시지 못한다면 적어도!!」

    저는 그렇게 필사적으로 소리치고 나서 힘껏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었습니다.

    「적어도 그 마음에 보답을 해야 한단 말이에요!! 그걸 버팀목으로 딛고 일어서서 아버님께서 원한 것 만큼, 아니 더 행복해져야 해요!!」

    「나, 나는..」

    「그건 브라이엇씨에게 있어서 의무인 거에요!!」

    그리고, 저에게도..

    저는 있는 힘껏 소리치고 나서, 가파르게 숨을 골랐습니다. 너무, 소리를 질렀던 것일까요.. 목이 따끔따금 아파옵니다.

    「브라이엇씨?!」

    그때, 브라이엇씨의 살짝 물기서린 눈이 스르륵 하고 감기더니, 휘청 하면서 앞으로 쓰러지셨습니다. 저는 제 몸으로 브라이엇씨를 받았어요.

    「브라이엇씨, 브라이엇씨..! 눈을 떠보세요..!」

    그리고 있는 힘껏 브라이엇씨의 몸을 흔듭니다. 하지만 제가 필사적으로 브라이엇씨의 이름을 부르면서 몸을 흔들어도, 브라이엇씨는 그저 인형처럼 흔들흔들 힘없이 흔들릴 뿐이였습니다.

    「린나!!」

    베스테씨가 마리와 타무라씨, 그리고 빅터씨를 데려오셨습니다.

    「뭐야, 무슨 일이야..」

    타무라씨가 주위를 둘러보시다가 저에게 기대서 쓰러져 있는 브라이엇씨를 발견하고 매우 놀라셔서 소리치셨습니다.

    「라잇..!」

    「위험해, 빨리 의무실로 옮기지 않으면..!」

    빅터씨께서 달려오시고, 브라이엇씨를 재빨리 등에 업었습니다.

    「내가 능력으로 먼저 가있을게..! 마리는..」

    「레이븐을 찾겠어요!」

    마리씨가 소리치셨습니다.

    「린나와 타무라군은 다른사람에게 이 상황을 좀 알려주세요..! 긴급상황이니까요.」

    마리씨는 침착해 보였지만, 저는 알수 있었습니다. 마리씨는 상당히 동요하고 있는데 일부로 그것을 숨기고 계신 거에요. 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 빅터씨의 발 밑에서 먼지와 같은 바람이 살짝 일어나더니, 곧 빅터씨의 몸이 두둥실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굉장한 바람을 일으키면서 그것을 이용해 빅터씨는 매우 빠른 속도로 날아..아니, 정확히 말하면 살짝 뜬 정도이지만 말이에요. 이곳을 신속하게 빠져나가셨습니다. 제발, 브라이엇씨께서 무사하시면 좋을텐데.. 저는 제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브라이엇씨에게 너무 심한 말을 해버린 걸까요..

    타무라씨가 저에게 말을 걸어오셨습니다.

    「그럼, 나 얼른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러 갈테니까! 린나도 부탁해!」

    「..네!」

    그래도 일단 제가 할수있는 건 할수밖에.. 저는 일단 그나마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하는 훈련장을 향해서 뛰어갔습니다. 뛰어가면서도 제 머릿속은 복잡한 것들로 꽉 차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요? 그래. 브라이엇씨께서 아프셔서..

    「앗..!」

    저는 앞을 제대로 보지 않고 그저 뛰어가다가 누군가랑 부딪치고 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지금 이럴 상황이 아닌데..! 저는 급하게 일어서려 하다가 또다시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으으, 다리에 힘이 빠지다니.. 그런데 저의 팔을 잡아 당기는 힘이 느껴지고, 저는 어느새 서있었습니다.

    이 느낌은..

    「지, 지크씨!」

    눈 앞에 빨간색의 목도리가 아른거립니다. 지크씨가 틀림없어요.

    「긴급상황이에요!」

    제가 크게 소리치고 고개를 올려서 지크씨의 얼굴을 바라보자 지크씨께서 무슨일이냐는 듯한 눈빛으로 저를 쳐다보시고 계셨습니다.

    「브, 브라이엇씨가..! 쓰러지셨어요!」

    저는 말하다가 멈칫했습니다. 어라..? 어째서, 목소리가 떨리고 있어..? 지크씨의 몸이 살짝 굳더니, 곧 지크씨는 화이트보드를 꺼내서 빠르게 글씨를 휘갈겨 쓰십니다.

    『레이븐 아직도 안돌아왔어?』

    라고 쓰여있었습니다. 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사장님께서 그리 말씀하셨으니까요. 지크씨의 눈동자가 흔들리며 커집니다. 그러더니 지크씨는 입술을 깨물더니, 다급한 눈빛으로 천장을 바라보셨습니다. 응? 천장은 왜.. 라고 생각하는 그 순간.

    「꺄악..!」

    지크씨가 살짝 뛰었다 싶었는데 곧 그것이 엄청난 속도가 되어서 그대로 천장을 뜷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 아니.. 가능한거에요!? 저는 도대체 무슨 광경을 보고 만 것이지요!? 마치 돌이 땅바닥에 떨어지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먼지에 둘러싸인 자욱한 연기가.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지크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천장에는 큰 구멍이 뜷려있었습니다. 저는 서둘러서 그 구멍을 살펴보았고, 구멍으로 보이는 것은.. 또다른 천장과 또다른 구멍?

    혹시 지크씨, 밖으로 나가시려고 하신거..? 이곳은 지하라서 밖으로 나가려면 조금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되어요. 그렇다고 해도, 설마 천장(과 위층의 입장에서는 바닥)을 뜷을리가..

    어쨌든 지금 이렇게 꾸물꾸물 움직일 때가 아니에요! 저는 다시 뛰기 시작했습니다.

    ============================ 작품 후기 ============================

    뭐지 이 급전개는

    이라고 저도 쓰고 황당했습니다. 언제나 똥같은 필력이라서 정말 죄송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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