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oraTio-14화 (1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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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잘 부탁드립니다!

    <이것은 지크의 시점입니다. 린나가 임무를 하러 가기 전 사무실에서부터 이어집니다.>

    「사장님 잘 감시해 놔!!」

    레인의 말에 나는 충성 포즈를 취했다. 그러자 레인은 만족스럽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린나를 데리고 방을 나갔다. 그리고 나는 옆에 있는 사장을 바라보았다.

    「..」

    『귀여운 표정 지어도 안돼.』

    내가 사장 책상에 있는 화이트보드에 이리 적어서 보여주자 사장은 낙담한 듯 했다. 아무래도 사장이 쓰고 있는 종이봉지는 감정에 따라 표정이 바뀌는 최첨단 기술이 들어있다고 한다. 종이봉지에 그런거 넣지마..

    어쨌든 나는 레인의 말대로 사장을 잠 감시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딱히 할일도 없으니까. 언제나 한가하다. 아아, 자고싶다.

    사실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그저 아무것도 하지않고 그저 있고 싶다. 그것이 설령 의미같은게 없는 일이라고 해도. 나는 아무것도 하지않고,

    그렇게 죽고싶다.

    「빈틈!!」

    내가 약간 생각을 하고 있는 틈에 사장이 빠져나가려고 기회를 노리면서 튀어나가려고 하자 나는 사장의 귀를 손으로 잡아 끌어당겼다.

    「아, 아아아! 항복! 연장자에게 좀 더 살살! 아아!!」

    사장이 고통스러운 듯한 비명을 흘린다. 연장자는 개뿔. 처음만났을 때부터 사장은 이런 이미지였다. 그때 내가 상당히 어렸음에도 불구하고 바보같다고 생각했으니까 말이다.

    「너무하다네! 내가 불쌍하지도 않나!」

    전혀...

    사장의 제멋대로인 행동에 조금 화난 나는 사장의 얼굴에 씌여있는 종이봉지를 벗겨서 종이봉지를 한손으로 잡고, 다른 한손으로는 종이봉지에 권총의 총구를 들이댄다.

    「안돼에에에에!! 에베릴!!!!」

    사장이 소리친다. 에베릴?! 언제 이름이 바뀐거야 종이봉지에서!!

    나는 일 안하면 당신의 에베릴은 죽습니다 라는 뜻으로 총구를 흔들흔들 흔들었다. 그러자 사장은 무릎을 끓었다.

    「부탁이야.. 제발.. 시키는 대로 할테니까.. 내 에베릴을..!」

    그러니까 종이봉지 하나 가지고 그렇게 감정이입 하지 말아줘, 내가 쪽팔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끄응 하고 신음했다.

    그때 사무실의 문이 벌컥 열리더니 누군가가 들어온다. 누구?

    「..」

    브라이엇! 나름 반가웠으나 어째서인지 보통때의 브라이엇이랑 다르게도 브라이엇은 문틈으로 나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마치 이리오라고 하는 신호같다. 나는 조금 분위기가 이상한 것을 깨닫고, 총을 집어넣고 사장에게 종이봉지 에베릴을 돌려주었다.

    「흐아아아 에베릴 보고싶었어어어어.. 어 근데 지크 어디가?」

    나는 나를 쳐다보는 사장을 뒤로 하고 문을 나선다. 사장, 분명 내가 나갔으니까 또다시 도망쳐서 회사 안을 돌아다니면서 놀러다니겠지. 결국 사장님만 좋은 꼴이다. 아아.

    문을 나서자 브라이엇이 이번에는 복도 귀퉁이에 숨어있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왜저럴까. 의문을 가지고 다가갔다. 그러자 브라이엇이 속삭이듯이 말했, 아, 잠깐만, 귀에 그렇게 대고 말하면, 가, 간지럽, 앗.

    「린나 오늘 처음으로 임무 가지?」

    브라이엇의 말에 나는 끄덕였다. 브라이엇에게는 전해지지 않았을 텐데 어찌 알고 있나 생각해봤더니, 아무래도 미래를 보면서 슬쩍 본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브라이엇이 진지해 지는 때는 별로 없다.

    그 중 하나는 '미래에 뭔가 불길한 일이 일어날 때-..'

    나는 뭔가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불안이 피어오르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브라이엇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도대체 무슨일이야.

    「거기에, 무장강도 10명이..」

    브라이엇의 말을 다 듣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눈이 번쩍 뜨이는 것을 느꼈다. 그렇다면 어서 알려야..!

    그런데 내가 몸을 일으키려 하자 어째서인지 브라이엇은 내 옷깃을 꽉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잠깐만, 잠깐만! 제대로 들어봐!!」

    아, 미, 미안.. 나는 다시 허리를 숙여서 브라이엇에게 귀를 대준다. 아, 간지러운데. 눈물 날 것 같아..

    「부탁이니까, 지크 혼자 가줘.」

    그게 무슨 소리? 내가 의아하게 쳐다보자 브라이엇은 이유를 설명했다.

    「만약 지크 혼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가게 되면, 미래가 바뀌어버려.」

    나는 브라이엇이 하고 있는 일을 잘 알고 있다. 브라이엇은 '제일 좋은 미래'로 가기 위한 연결고리를 전부 살펴보고 있다. 그러므로, 만약 내가 아닌 다른사람이 가거나 그렇다면..

    「안그러면, 조금... 간 사람들 중 한명이..」

    심장 박동이 크게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나를 사로잡는다. 두근, 두근. 나는 마른침을 삼켰다.

    「..죽는, 미래.」

    브라이엇의 대답을 나름 예상하고 있었으므로 나는 고개를 떨구었다.

    알았다, 결론은 그냥 나 혼자 가라는 얘기인거잖아...

    일단 재빨리 달려나간다. 이런것은 타이밍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그 타이밍을 맞추지 않으면.. 일단 나는 그 타이밍이 별로 안 남았다고 생각해서, '능력'을 발동해서, 매우 빠른 시간에 밀라나와 레인이 있는 곳에 도착하게 되었다. 아, 힘들어.. 왜 내가 이런 고생을..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머릿속에 그 아이. 린나가 떠올랐다.

    .. 군 생각 없이 가기로 했다.

    ============================ 작품 후기 ============================

    지크시점이라 해도 별거 없습니다. 그냥 어째서 지크는 린나가 있는 곳에 나타났는가에 대한 해답입니다. 그러므로 기대하지 말라고 했자나요 여러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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