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oraTio-4화 (4/133)
  • 0004 / 0133 ----------------------------------------------

    1.초능력자요?

    「아, 사장님 좋은 밤.」

    「좋은밤일세.」

    회색 양복을 입고, 의도를 모르겠지만 종이봉지를 머리에 쓰고 있는 분이 가녀리고 맑은 목소리와는 어울리지 않는 말투로 말하셨어요. 그러고보니 '사장님'이라는 것은...

    아, 이곳은 회사였지요? 그런데 사장님이면 엄청나게 바쁠텐데..?

    그러더니 사장님의 봉지에 그려져있는 귀여운 캐릭터같은 눈과 고양이같은 입모양이 저를 바라보았어요. 귀엽다고 생각해요.

    「먼길 오느라 수고했네, 린나양.」

    「아, 저기...」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무척이나 당황해, 꿀먹은 벙어리처럼 입술만 뻐끔뻐끔 움직일 뿐이였어요. 뭔가 굉장히 위축되고 긴장되는 듯한 느낌이에요. 으으, 어른분들의 말에 대답을 안하면 나쁜 아이인데!

    「아아, 그 마음도 이해한다네. 레인, 제이슨? 지금 피곤한가?」

    「당연하죠, 죽겠어요.」

    사장님의 말에 레인씨가 표정을 찡그리면서 싫은 소리를 냈어요. 하긴 저뿐만이 아니라 레인씨와 제이슨씨도 피곤하시겠지요.

    「흐음.. 그럼 검사같은 건 내일로 미뤄야하나?」

    사장님께서 팔짱을 끼시고는 조용히 중얼거리셨어요, 검사란 건 뭘까요?

    「설명도 필요할 텐데.」

    제이슨씨가 물한잔을 들이키시더니 말을 꺼내셨어요. 레인씨가 그것에 맞장구 쳐주듯이고개를 끄덕거리셨구요.

    「그렇다면 검사와 설명은 내일로 미루도록 하지. 린나양도 마음을 가다듬고 안정을 취하는 것이 필요할 테니까.」

    안정을 취하는 것은 좋아하지만 그렇게까지 피곤하진 않지만요.

    「그렇다면 방을 줘야겠네요.」

    방? 쉴수 있는 방인가요? 그것보다 이곳에 방이 있는건가요?

    「207호 열쇠를 린나양에게 주게. 그 층이 지금 청소가 끝났으니.」

    「네.」

    레인씨가 대답하더니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기셨어요. 저는 멍하니 지켜보고 있었어요.

    「그것보다 놀랍군..」

    「네?」

    갑자기 사장님께서 무릎을 끓으시며 저와 눈을 맞추자 깜짝 놀라서 간이 떨어질 뻔했어요.. 이 펜으로 그린듯한 눈이 귀엽네요, 한번 찔러보고 싶어요.

    「분명 보고에 따르면 린나양은 아무런 설명도 받지 않은 채 온것인데, 어째 이리도 침착한거지?」

    아.. 그렇게 생각하니 저도 신기하네요.

    「옛날부터 뭔가 이런쪽에는 둔감하달까, 별로 심각하게 생각이 안되서..」

    네, 저는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바보에요... 훌쩍.

    사장님은 저를 뜷어져라 한참 바라보시더니 입을 여셨, 아니 입이 어디 계신거지?

    「오히려 그게 더 좋을지도 모른다네.」

    「네?」

    「앞으로, 이런저런 일을 많이 겪을테니 말일세.」

    사장님의 의미심장한 말에 제가 멍하니 있을 때, 레인씨가 다시 나타나셨어요. 굉장히 빠르시네요.

    「자, 여기.」

    「이것은..?」

    「207호의 열쇠야. 여기에서 지하로 엘리베이터를 타면 갈수 있지.」

    그렇군요, 신기하네요.. 그런데.

    「그런게 가능한걸까요..?」

    여기는 큰 회사인데?

    「음, 확실히 현실적으로 따지면 문제가 많이 있지. 하지만 그 문제들도 '우리들'에게는 통하지 않아.」

    여기의 분들은 말을 의미심장하게 하시는 것이 특기인가봐요. 아니면 제가 잘 이해를 못하는거겠죠?

    ..네, 아무래도 후자의 쪽인것 같지만.. 어쨌든 확실한 것은 '문제가 안된다!' 네요! 결론만 알아낼 수 있다면 그걸로 된거에요, 음음.

    「방 찾아갈 수 있니?」

    음, 솔직히 말하면 자신이 없지만요. 하지만 쉬울거라고 생각해요.

    「네.」

    별로 다른 분께 민폐를 끼치고 싶지도 않고. 혼자서 조용히 가기로 결정했어요.

    「계단은 저쪽이야.」

    레인씨의 말을 듣고 저는 계단이 있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엣..?」

    저쪽의 벽 너머로, 이쪽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누군가가 있는것을 전 깨달았습니다.

    「...」

    아무런 소리도 내지않고, 가만히 이쪽을 응시하고 있는 여자분의 금발이 살짝 보이고, 저는 고민했어요. 모..못본척을 해야할까요, 아니면 놀라야 할까요?!

    그렇게 제가 갈팡질팡 하고 있을때, 뜻밖에도 여성분께서 먼저 벽에서부터 튀어나와버리셨어요! 순간적으로 온몸이 곤두서며 놀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 저기..」

    제가 먼저 말을 꺼냈으나, 여성분께서는 그저 저를 가만히 쳐다보고 계셨어요. 그런데 어라? 자세히보니...

    예쁘다... 저는 생각했어요. 어깨보다 조금 긴 길이의 금발에, 약간 멍한듯이 보이지만 바다같아 아름다운 푸른 눈동자까지.. 그리고 중학생정도의 나이인것 같았어요.

    「신입?」

    「저..저기.」

    뭐라고 말을 해야하는데..! 오늘따라 저는 왜이럴까요!! 삐질삐질 등에서 땀이 흐르고있는것을 느껴요. 곤란해요!

    「나는 시바네 세라..」

    에? 자기소개인가요? 저 이름은...

    「일본 분이신가요..?」

    끄덕. 세라씨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세요. 그렇구나...아, 저도 얼른 말해야겠지요.

    「소,소녀의 이름은 유린나라고 해요.」

    그러자 저의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세라씨의 눈동자가 조금 커진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세라씨는 저에게 다가오셔서 저를 유심히 살펴보시더니, 다시 말하셨어요.

    「린나.. 브라이엇이 말한..」

    그렇게 말하시며 조용히 미소를 짓는 모습이 정말 예쁘다고 느꼈어요. 브라이엇이라는 분은 누구일까요?

    그렇게 골똘히 잠시 생각에 잠겨있을 때, 세라씨가 다가오시더니 저를 향해 팔을 뻗었어요. 저는 본능적으로 흠칫 놀라서 뒷걸음질을 치려고 할때.

    「귀여워..」

    저의 예상과는 완전히 다르게 세라씨는 저의 몸을 자신의 몸쪽으로 끌어안으시더니, 조용히 속삭이듯이 말하셨어요. 에, 귀엽다니.. 저는 저도 모르게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어요. 그리고 세라씨의 품이 정말 따뜻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도 느꼈구요.

    「저, 저기이..」

    당황해서 제가 말을 더듬자 세라씨는 조용히 저에게서 몸을 떼시더니, 일어서서 말했어요.

    「내일 봐..?」

    「아, 네..」

    얼떨결에 대답해 버렸네요. 세라씨는 그대로 걸어가 버리셨어요. 좋은 분 같네요. 다행이에요.. 자 그럼 저도 이만 가봐야 겠지요?

    ...

    「하아...」

    저는 고뇌와 후회로 꽉찬 한숨을 깊게 내뱉었습니다. 설마, 설마 했는데...

    역시 저는 길치에서 벗어날 수 없는걸까요? 슬퍼요...

    그렇게 생각하다가 저는 정신을 번쩍 차리고 저의 뺨을 제 손으로 두드렸습니다. 이렇게 좌절할 때가 아니라 어서 길을 찾아야 되요!

    하지만 지금 저의 앞에 있는건 계단이 아니라 엘리베이터였습니다. 엘리베이터는 처음 보지만요.

    「아, 혹시 이 엘리베이터로도 갈 수 있을지도..」

    조금의 희망을 품으며 저는 조심스럽게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어요. 그러자 1초도 안되서 띵동하는 소리가 들리며 문이 열렸어요. 괴, 굉장히 빠르네요..

    저는 일단 마음을 다잡고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어라? 뭔가 이상하네요.

    「버튼이 하나밖에 없어..」

    그것도 동그라미같은 이상한 그림이 그려져 있는 버튼이에요.

    「에잇.」

    눈 꼭 감고 꾸욱, 하고 눌러버렸습니다. 괘, 괜찮을 거에요! 인간의 발전에 제일 중요한것이 모험심이라고 하니까요!

    그런데 발밑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느낌이, 아래가 아니라 위로 가는것 같은데.. 역시 꽝일까요. 울고싶네요.

    조금있다가 도착한 곳에, 내리자. 저는 눈을 의심할수밖에 없었습니다. 어, 어째서 지하를 가려다가 옥상으로 온 것일까요?! 이 바보! 그리고 조금 춥네요. 한국이 초봄이라도 미국도 초봄이군요?

    그런데.

    「앗.」

    저는 그만 소리를 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무래도 누가 있을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거든요.. 어, 어쩌죠?

    저의 목소리에 그 '누군가'가 고개를 돌렸습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달빛이 어둠에 가려져있던 모습을, 환하게 비춰주었어요.

    눈이, 마주쳤어요.

    갑자기 바람이 불어와 눈을 찡그리고 본 그 모습은, 달 아래에 있는 그 사람은.

    갈색과 금색이 섞인듯한 색의 머리칼과, 마치 고양이가 어둠에서 바라보듯이 느껴지는 아름답고 날카로운 금빛의 눈동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봄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빨간색의 목도리.

    「저, 저기...」

    제가 말을 걸려고 하자 남자분은, 무언가 흠칫 하고 놀라는 듯이 눈길을 돌려버렸습니다. 그러더니 곧 그 자리를 벗어나서, 저의 옆을 스쳐 지나가셔서, 그대로 가버리셨을 뿐이에요.

    그리고 멍하게 저만이, 아까의 광경을 잊지 못한다는 듯이 서있었을 뿐이였습니다.

    ============================ 작품 후기 ============================

    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스토리가 진행될거에요

    여러분 많이많이 기대해 주세요...

    는 안될거야 난 흐엉엉..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