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logue
구름 한 점 흘러가지 않은 맑고 청아한 하늘. 365일 내내 덥지도 춥지도 않은 선선한 이곳은 분홍빛으로 만개한 도원과 달콤한 코끝을 자극하는 달콤한 향기가 끝임 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런 나른한 도원 어딘가에서 조용히 거닐고 있는 한 소녀가 있었으니 선선한 날씨에 걸맞다고 해야 하나. 동양풍의 하늘하늘한 옷이 조금 크다 싶은 느낌이 있었지만 화려한 색감의 옷자락이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이 넋을 놓고 볼 정도로 아름답다.
“고요하구나.”
가지를 떠난 복숭아 꽃잎들은 바람에 몸을 맡기고 아름답게 휘날리고 있었다. 바람의 선로가 보일정도로 수많은 꽃잎이 휘날렸다. 많이, 아주 많이······.
“7년인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감상에 젖은 그녀가 지난 기억을 되뇌면서 청초한 미소를 지었다. 손바닥 위로 살포시 내려앉은 꽃잎은 달콤한 향기를 천천히 끌어올렸다.
“슬슬 만날 때가 되었지 않았느냐?”
호족장로 아랑은 복숭아나무 뒤의 누군가에게 말을 건넸다. 잇따라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 그림자는 꼬리가 한 개뿐인 성숙한 호족이었다.
“그날을 기억하느냐?”
“······네.”
“그럴 거라 생각했다.”
장로는 빙긋 웃으며 손위의 꽃잎을 바람에 흩뿌렸다. 꼬리가 한 개뿐인 일미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려 달싹이던 입술을 힘겹게 떼었다.
“너무 늦지 않았을까요?”
“그들이 너를 잊었을 거라 생각하느냐?”
장로의 단순한 질문에 소녀는 미소를 지었다.
“명심하거라. 너는 이미 죽은 몸이라는 사실을. 천 년간 모아온 모든 기운을 이용해 겨우 몸과 존재감을 부활한 것임을. 앞으로는 그 연약한 몸으로 죽는날을 기다려야 할 것이니라.”
그녀는 장로의 충고에 짧게 답했다.
“상관없어요. 이렇게 돌아올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인걸요.
“오늘 그들을 만나러 갈 테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장로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어머니 같은 억양으로 말했다.
“조심히 가거라. 설화야.”
“다녀오겠습니다. 아랑님.”
분홍빛으로 만발한 무릉도원에서 그녀는 자신의 모든 것을 잃고 새롭게 태어났다. 하지만 그녀는 모든 것에 감사했다. 앞으로 살아나갈 이유가 생겼으니까.
그녀가 조용히 인사를 남기고 차원의 공간속으로 사라졌다. 앞으로 새롭게 만들어갈 기억을 고대하며 장로 연꽃마을의 향긋한 기운을 만끽했다.
***
평화로운 대륙 하벨스. 수년간의 노력 끝에 인간은 하벨스 대륙 30%의 영토를 개척하는데 성공했다. 수많은 도시와 마을이 생겨나고 귀족과 하층민의 계급사회가 완전히 사라진 민주화시대가 개막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몬스터들과의 세력다툼은 빈번히 일어나고 있었다.
좋은 장비, 높은 등급의 아이템, 게다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미지의 미궁과 던전을 탐험하기 위해서 여전히 모험가들과 용병이 활약하는 시대. 때문에 생산직 직업들은 여전히 살만한 상황이다.
“어이어이! 최근에 엄청난 소식을 들었네!”
“아아~ 알고 있지. 소문의 그 대장장이 말하는 거지? 장비등급도 무조건 에픽 이상에다가 추가 스텟이 엄청나다며?”
“뿐만 아니라 대마법사이신 아게도브님이 거들어 마법 인첸트도 해준다고 하더구먼. 그분께서 그 대장장이의 능력을 인정하고 정기적으로 마법 인첸트라니! 엄청 대단한 사람 아니야?”
“글쎄~ 소문으로는 일종의 협박을 받았다는 소리가 있지만 설마 그 말이 사실이겠는가? 아무튼 우리야 좋은 물건 싸게 받으면 그만 아닌가! 덕분에 레벨100이 넘는 몬스터를 성 밖에서 만나도 무서워할 필요가 없어졌지!”
“아아, 대단하긴 하더군. 10레벨제한 한손직검으로 레벨50이 넘는 몬스터를 견제할 수 있다니 말이야.”
마을광장이며, 시장바닥에서 소문이 자자한 대장장이의 소문은 마그르스 시장 입구에 위치한 2층 건물의 대장간에서 실존하고 있었다.
“이보게 바드! 대장창이 두 개 필요하다네! 실링은 이만하면 충분하지?”
“충분하다마다. 대장창이라면 성주변의 녹색 슬라임을 처리하려는 모양이군.”
“잘 알고 있구먼! 그놈을 처리하는 의뢰를 받아서 말이지. 빨리 처리만 된다면 의뢰보수에 일부분 떼어주도록 하지. 어떤가?”
“마다할 이유가 있겠나? 슬라임이라면 화속성 인첸트가 좋겠군. 두 시간만 기다려라. 아게도브에게 문의 할테니”
“잘 부탁하네!”
바드는 기다란 장창을 들고 대장간 건물의 2층으로 향했다. 마력으로 이루어진 탁자 앞에서 몇 시간 내내 인첸트에 열중하고 있는 늙은이의 정체는 모두가 예상하다시피 대마법사 아게도브였다.
“고생하는군.”
“······고얀놈! 감히 나를 이런 일에 부려먹다니.”
“인류를 위한 일이지 않은가? 평생 몬스터가 존재하는 하벨스 대륙에서 인류를 지키기 위해 일하는 거라고 생각해.”
바드는 장창을 아게도브 앞으로 쏟아내며 싱그럽게 웃었다.
“화속성으로 부탁하지.”
“끄응! 이렇게 부려먹다니······.”
“약속했잖아? 마족인 이사벨라를 마그르스 성지에 거주하도록 놔두는 것과 내 일을 돕는 대가로 나도 당신들의 일을 돕겠다고.”
마궁과 미궁, 던전을 소탕하는 일에 대해서 무기한 무제한 장비를 제공하겠다는 약속. 이만하면 대등한 거래라고 본다.
“그래도 나 같은 늙은이를 이런 일에 꼭 써먹어야 된단 말이야? 그것도 하루에 10시간씩이나!”
허리가 나갈 것만 같단 말이다! 요즘엔 허리가 쑤시는 것이 영 불안하단 말이지······.
“아무튼 약속은 약속이야. 그럼 뒷일 맡기지.”
바드의 뻔뻔함에 아게도브는 새삼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작은 길드 하우스. 이사벨라는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토끼 귀와 당근그림이 그려진 순백색 에이프런을 장착한 채로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길드원 대부분이 메인홀 앞에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와아아~ 이사벨라의 요리는 언제 봐도 호화롭다니까?”
극찬을 아끼지 않는 카스티바에 이어서 게르덱이 말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이런 식사를 매일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감격스럽다는 거죠! 그나저나 이사벨라님? 쿠샨님의 식사만 유독 많아 보입니다만······?”
이사벨라는 깜짝 놀란 토끼눈과 함께 말을 얼버무렸다.
“그, 그야 쿠샨은 덩치도 있고 많이 먹기도 하니까······.”
“흐음? 이사벨라 왠지 얼굴이 빨개지고 있는데~~”
카스티바의 지적에 이사벨라가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하필 그 방향에 있던 쿠샨의 얼굴과 마주쳤다.
“······아으에······. 아아아······!”
“뭐, 뭘 그렇게 부끄러워하는 거냐!”
산돼지 통구이를 크게 한입 베어 무는 쿠샨이 콧잔등을 붉히며 바락 소리치자 이사벨라가 이에 반문했다.
“하, 하나도 안 부끄럽거든?! 그냥 주는 대로 조용히 먹어!”
“뭐야, 둘이 사귀기로 한 거 아니었어? 꽤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카스티바의 돌직구. 안토니오와 담화연이 그 모습을 재밌다는 듯이 구경했다.
“사, 사귄다고? 이 늙다리 중년이랑?!”
“이사벨라. 나이로 따지면 네놈이 훨씬 할망구일거다.”
“이 아저씨가 뚫린 입이라고!”
고기를 뜯던 쿠샨의 안면에 족발당수가 작렬했다. 아무래도 둘의 관계가 발전하려면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그러던 도중. 이사벨라는 문득 무언가 떠오른 얼굴로 게르덱에게 말했다.
“게르덱. 한 가지 네게 알려주지 않은 사실이 하나 있어. 네 스승님. 그러니까 회색현자에 관한 이야기야.”
게르덱은 의외라는 얼굴로 이사벨라를 쳐다보았다.
“이사벨라님이 스승님과 아는 사이였습니까!?”
“그는 현자였기에 내가 인간계에서 사는 동안 내가 마족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 단순한 우연히 겹쳐서 알게 된 사이였지만 나는 그와 함께 한 약속이 하나 있었어.”
그는 자신이 죽기 전에 완전한 평화가 함께하는 미래를 보고 싶다고 했었지. 설령 마족인 나라도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그리고 그런 세계를 같이 만들자는······.
‘하지만 역시 무리야. 마족은 인간과 공존할 수 없어.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 앞으로도 무리야. 하지만 현자와 약속은 지킬 거야.’
이사벨라는 게르덱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현자는 네게 그런 숙제를 맡겼다고 생각해. 현자의 죽음은 유감이지만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 나는 그런 세계가 언젠가 찾아올 거라 믿으니까.”
“반드시······ 언젠가 그렇게 될 겁니다. 이사벨라님.”
풋풋한 분위기가 메인홀에 감도는 가운데, 길드원은 각자 할 일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전 이만 모나스 할아버지 대장간에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마르코 형이랑 리나가 기다리고 있거든요.”
게르덱은 길드하우스 지하에 있는 개인 실험실로 내려가 새롭게 마법연구를 시작했다. 카스티바는 어느 때와 같이 용병길드와 함께 파티를 맺어 의뢰수행에 힘썼다.
“나는 이번 저녁에 있을 술 파티에 참석을 해야 해서 미리 가있겠네! 나의 버터맥주를 선보일 기회거든!”
최근 그란다의 술이 기똥차게 팔리기 시작한 이유는 게르덱의 마법시료가 함께 부가된 뒤부터였다. 술맛을 돋우는 이유도 있었지만 HP가 회복되거나 각종 스텟이 증가하는 버프효과가 부가되었기 때문이다.
가격은 체력회복 포션보다 월등히 싸지만 매물이 얼마 없기 때문에 그란다도 꽤나 큰돈을 만지고 있다고 한다.
이사벨라는 다신 인간들 눈에 띄지 않도록 수인의 모습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중이다. 쿠샨은 여전히 대륙의 개척에 힘쓰는 중. 나이에 맞지 않게 무리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대쪽 같은 신념을 인정받아 큰 신뢰를 받으며 지내고 있다. 가끔 용병길드와 병합해서 대련대회를 개최하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그의 40연승 기록이 한 사람의 참여로 인해서 처참하게 무너졌다지?
-음? 아까부터 나는 누구냐고?
“저기······.”
그녀의 목소리다. 수줍은 어린아이 같은 말투와 청초한 목소리. 들어만 봐도 심적으로 안정되는 기분이다.
“레이나?”
“미안해.”
여관 뒤편에서 조용히 앉아있었건만 어떻게 찾아낸 건지 그녀가 내 곁으로 다가와 대뜸 허리 숙여 사과했다.
“왜 사과하는데?”
“당신이 찾아오고 나서 1년 동안 계속 떠올리려고 했어. 당신이 어떤 사람이고, 정말로 우리가 알고 있던 사람인지를. 하지만······.”
레이나가 눈망울을 글썽이며 아랫입술을 살짝 베어 물었다. 머릿속이 복잡하겠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아서 답답하겠지. 그래도 나는 상관없다.
“미안해. 아무리 떠올려 봐도 당신에 대한 추억이 전혀 없어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
그녀는 그저 고개를 숙인채로 침묵했다. 아래로 반짝이는 입자가 떨어지는 것을 보아하니 내 앞에서 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가보다.
이걸 어떻게 위로해야 한담. 우는 여자를 앞에 두고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선택지라도 나눠주면 좋았을 텐데.
“옆에 앉아,”
그녀는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고 내 옆에 바짝 붙어 쪼그려 앉았다. 나는 천천히 대화를 꺼내들었다.
“답답하지?”
“······.”
“내가 누구였는지 궁금하고, 당신들에게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하고, 어떤 추억과 시간이 있었는지 궁금할 거야. 거의 2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함께했으면서도 아무것도 떠올리지 못한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니까. 그런데 당신은 다른 이유로 우는 것 같군.”
그녀가 고개를 들어 나를 응시했다. 촉촉이 젖은 눈망울이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기세다.
“내가 잊혀졌다는 사실이 안쓰러운 거야? 내가 괴로울까봐?”
“아니야?”
잊혀지기 이전에 그들하고 함께한 2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세상에게 완전히 잊혀진 것도 그래봐야 2년이다. 한 평생을 무인도에서 갇혀 지내서 내가 잃어버린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는 뜻이 된다.
“난 당신들을 다시 만난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하고 있어.”
“내가 말하고 있는 건 그게 아니잖아! 당신 혼자 괜찮으면 어쩌자는 건데? 억울하지도 않아? 화도 안 나? 우리는 당신을 떠올리지 못해서 미안하기만 한데 당신은 어떻게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거냐고!”
화가 난다. 태연하게 괜찮다고 말하는 그의 말투에 참을 수 없이 화가 난다. 어째서 나는······ 그를 떠올릴 수 없는 걸까?
“그래서? 계속 미안해하기만해서 어쩔 건데?”
그런다고 기억이 돌아와? 내가 화라도 냈으면 좋겠어?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단지 이 순간을 받아들이고 새롭게 시작하면 되는 거야. 지금 이 상황이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는지 당신도 알고 있잖아?
“마음에 담아둘 필요 없다고 누누이 말하잖아. 나는 내 길드로 돌아온 것만으로, 당신을 만난 것만으로 만족하니까. 앞으로라도 좋은 기억을 만들면 되는 거잖아. 그러면 안 되는 거야?”
그녀가 입을 우물거리며 말을 아꼈다. 결국 그렇게 이해하기로 했는지 한숨과 동시에 한쪽 손을 내 앞으로 뻗으며 말했다.
“······레이나야. 잘 부탁해.”
그녀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그려졌음을 확인하고. 나 또한 그녀의 손을 붙잡으며 새롭게 인사했다.
“나는 바드다.”
***
이른 아침. 오늘도 밀린 일을 처리하기 위해 새벽같이 눈을 떴다. 풀무를 달궈놓지 않으면 작업이 늦어지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몸을 일으키려는 찰나에 나는 평소와 다른 괴리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하게 몸이 죄여온다. 무언가에 짓눌리고 있는 느낌이다. 이제 보니 숨쉬기도 힘들다. 간밤에 누군가 나에게 장난친 것이 아니라면 이런 일은 없을 텐데.
‘라두스랑 라그나로크. 이 녀석들 멋대로 튀어나와서 내 침대에서 자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나는 전과가 있는 두 사람을 의심하며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예상대로 눈앞에 새까만 머릿결을 목에 두른 라그나로크가 입가에 침을 흘리며 자고 있었다. 하지만 위에서 억압하는 위치가 아니니 짓누르고 있는 사람은 라두스가 범인이리라.
슬쩍 고개를 들어 올리니 그곳에는 눈꽃 같은 백발을 늘어트린 채, 처참한 자세로 잠들어있는 라두스와 금발을 개털로 만든 묠니르가 무식한 덩어리로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온몸을 갑갑하게 죄여오는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었다. 이러면 뒤에서 나를 끌어안고 있는 사람은 누구란 말인가? 예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는 내 허리를 둘러싼 작고 아담한 손을 발견했다.
‘······이건 누구 손?’
처음 보는 손이다. 흉터하나 나지 않은 백옥 같은 손은 부드럽고 기분 좋은 향기가 났다. 등 뒤에서 누군가 얼굴을 문대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후냐암······”
정체모를 잠꼬대. 들어본 적 있는 목소리다. 절대로 나타날 리 없는 누군가가 찾아왔음을 나는 직감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나 돌아왔어. 주인님.”
그녀의 한 마디를 듣고 심장이 멈춰버리는 것만 같았다. 동시에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거대한 감정이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이유는 알 필요 없다. 지금은 그저 반겨주자.
“다녀왔냐.”
“주인님 보고 싶어서 다시 돌아왔어. 정말로 보고 싶었어······.”
그녀의 목소리가 떨려왔다. 덩달아 내 눈시울도 젖어갔다. 갑자기 이런 식으로 재회하면 어쩌자는 거냐고. 마음의 준비도 없이 만나버리면 지금처럼,
“울 것 같잖아.”
그날 아침. 나는 모든 것을 되찾았다. 무인도에서 나온 이후로 많은 것을 잃고 한 번에 모든 것을 잃었지만, 오늘이 되어서야 진정으로 모든 것을 얻게 되었다.
가족, 사랑, 화목, 평화, 돈, 명예, 힘.
재회라는 반가운 선물로서 나는 비로소 확신했다. 그들을 만난 것은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이었음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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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오늘도 본격적으로 두드려볼까? 망치질!”
멈추었던 나의 2년의 시간은 그날이후로 새롭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째깍.
지금까지 Master Smith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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