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mith (152)
《몽환의 악마 라두스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라두스의 힘을 그대로 이어받습니다. 마기를 이용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고 스텟이 새롭게 조정됩니다. 스텟창을 통해 확인해 주십시오.》
《일정 수준에 해당하는 마족들을 부릴 수 있습니다. 잔여 포인트가 전부 마기에 투자됩니다.》
이름: 바드
직업: 전설의 대장장이/환생한 악마
레벨: UNKNOWN
현재 상태: 공허
장착무기: 없음
칭호: (진의를 깨달은 대장장이)▼ 보유한 칭호개수 350개.
MAX HP: 5,599,880/5,599,880▲
MAX MP: 3,450,040/3,450,040▲
EXP: 0.00%
근력(STR): 40360+7100▲
민첩(DEX): 9810+3250▲
행운(LUK): 2510+1200▲
지능(INT): 44905+2101▲
마기(DP): 90032+0▲
물리방어력: 940+320 (물리내성 패시브 적용완료)
마법방어력: 666+200 (마법내성 패시브 적용완료)
크리티컬 발동확률: 100%
최대 크리티컬 데미지: 99%~100% 최소 크리티컬 데미지: 96%~98%
《속성별 저항》
화염: 100%+22%저항 물: 100%+15%저항 번개: 100%+10%저항
대지: 100%+23%저항 공기: 100%+100%저항 철: 100%+0%저항
빛: 100%+5%저항 어둠: 100%+20%저항 무(無): 100%+0%저항
부정적 상태이상 저항능력 80%.
저항 실패 시 디버프 효과 지속시간 33%감소.
203가지의 패시브 효과 중첩 중. ▼(이곳을 눌러 패시브 확인가능)
바드는 스텟창을 확인하자마자 불쾌감이 먼저 엄습해오는 것을 느꼈다. HP와 MP는 인간수준을 넘어선 수치가 되었고, 레벨은 나타나지도 않는다. 기존 스텟은 몇 배나 뻥튀기 된 걸로 모자라서 모든 속성저항력이 100%로 조정되었다. 이건 마치······.
“넌 이제 인간이 아니야. 아니, 처음부터 인간은 아니었지만.”
“궁금한 게 있다.”
“궁금한 거? 뭔데?”
“이번 계약을 통해서 나는 얼마나 강해졌지?”
단순한 숫자놀이로는 얼마나 강해졌는지 감을 잡을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이전에 비해 한 단계 고차원적인 존재가 되었다는 정도?
라두스가 조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러고 보니 힘 때문에 계약했지? 물론 내 힘을 그대로 가져갔으니 무진장 강해졌지. 대륙의 절반을 날려버릴 정도로. 악마로 다시 태어난 기분이 어때?”
몸 안에서 무언가 끌어 넘친다. 주체할 수 없는 파괴력이 꿈틀거리고 있다. 하지만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이 정도로 아샨드를 대적할 수 없어.”
“아샨드랑 싸우려고 했어? 그건 무리 아닐까? 아무리 계약을 통해서 강해졌다 한들 악마와 신의 경계는 뚜렷하단 말이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엄청나게 강해졌지만 이 힘에도 한계가 있다. 그런 느낌이 든다.
“한 가지 더 묻지. 지금의 너는 완전히 부활한 거냐?”
내가 라두스의 피와 현자의 돌 사이에서 탄생된 초자연적인 존재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그녀의 피가 내 몸에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라두스가 완전히 부활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그녀는 쓴 미소를 지으며 내 어께에 머리를 기대었다.
“부활? 아쉽게도 그러지 못했네. 내 실체는 결국 너야. 말로 설명하기 복잡하지만 그냥 그런 줄 알고 있어. 확실하게 말해줄 수 있는 것은 나는 네가 죽으면 없어져버려. 물론 한시라도 떨어져있을 수 없고. 너와 나는 공생관계라고 볼 수 있지.”
일단은 그렇다고 이해하는 게 좋겠다. 아무튼 라두스와 계약을 맺은 이상 그녀에 대한 거부권이 완전히 사라졌다. 힘을 손에 넣었지만 마왕의 발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힘이라면 의미가 없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궁리하는 동안 라두스는 세상 밖으로 나온 것에 대해서 자축하고 있었다. 저리 좋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나는 내심 노심초사 하고 있었다.
‘저러다 홧김에 대륙을 날려먹는 건 아니겠지······.’
그녀가 허공을 빙빙 돌면서 즐거워하고 있는 동안에 나는 주위를 살펴보았다. 내가 마지막으로 막돼먹은 폭풍과 맞선 그 장소이자 현자가 죽은 장소다.
터억.
발에 뭔가 채였다. 딱딱하고 투박하게 생긴 돌이다. 핑크빛으로 반짝이는 크리스털······ 아니, 조금 다르게 생겼다. 이건 태초의 돌이 아니라.
‘설마’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기 무섭게 나는 인벤토리 안으로 냉큼 돌을 집어넣었다.
“바드~ 거기서 뭘 하고 있어? 이리 와봐. 재미난 구경 시켜줄게.”
라두스가 나를 꽉 끌어안고는 지평선 쪽으로 팔을 내뻗었다. 전방에는 아무것도 없는 평원뿐이다.
“뭐하는 거야.”
“흑(黑)”
그녀의 입에서 단 한글자의 단어가 튀어나왔을 뿐이었다. 그 순간 라두스의 손바닥에 검은 빛이 몰려 광선처럼 뻗어나갔다.
투웅!!!!
엄청난 반동과 충격으로 인해 라두스의 몸이 살짝 뒤로 밀려나갔다. 그런 건 둘째 치고 곧게 뻗어나간 어둠의 광선은 파멸을 불러 일으켰다.
대지가 화산처럼 부풀어 오르고 그 가운데서 거대한 빛의 기둥이 하늘 끝까지 솟아올랐다. 먹구름이 빛의 기둥으로부터 멀어지고 하늘이 맑게 개방되었다. 그 모습은 말 그대로 죽음의 심판 같았다.
“대단하지? 너도 저런 걸 할 수 있다~ 이거거든!”
땅위로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땅 자체가 아예 소멸되었다. 직경 수백 미터의 거대한 싱크 홀.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이 그 자리를 대신할 뿐이다.
완전한 파괴와 소멸만을 위한 기술. 나는 파괴를 원하는 게 아니다. 지킬 힘이 필요한 것이다.
“이딴 힘은 용납 못해.”
“이딴 힘?”
라두스의 이마에 힘줄이 서더니 표정이 사납게 일그러졌다.
“내 힘을 무시하다니 배짱 한번 두둑 한데? 아직 위아래가 구별되지 않는 모양인데, 까불다간 네 소중한 사람들까지 통째로 소멸시키는 수가 있어.”
“흑(黑)”
나도 그녀와 마찬가지로 같은 기술을 사용했다. 라두스보다 한층 화려하고 강력한 마기가 손바닥 앞에서 구체 모양을 이뤘다. 그것은 단 하나의 점으로 압축되었고,
쮸와아아아앙───────────────────────!!
모든 파괴력을 한 곳에 담은 일격. 한 가닥의 빛줄기는 라두스가 만든 싱크홀 안으로 빨려가듯 날아갔다.
어떠한 굉음조차 없었다. 폭발하거나 빛의 기둥이거나 그런 거창한 것도 없었다. 단지 수백 미터의 싱크홀이 처음보다 몇 배는 커졌다는 정도였다.
“············파괴밖에 모르는 악마의 힘을 이딴 힘이라 말하지 않으면 도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하지?”
나는 주먹이 찢어져라 움켜쥐었다. 손가락 사이로 흘러나오는 한줄기 선혈이 바닥을 물들였다.
연구가 필요하다.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최대의 공격력을 발휘하는 방법을 찾아내야한다.
“저, 저기······.”
“뭐냐.”
“너 분명 나만큼 강해진 거지?”
“네가 그렇다고 말하지 않았나?”
“나는 흑(黑)만으로 저만한 파괴력이 안 나오는데······.”
그녀가 의기소침한 듯 중얼거렸다. 바드는 한 순간 깨우친 눈으로 라두스를 노려보았다.
“흥미로운 소릴 하는군.”
“아, 아니야! 아니야! 내가 너보다 약할 리 없잖아!”
“그 반응도 재밌어.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희귀한 몬스터를 찾아낸 기분이야.”
이 악마. 생각보다 알기 쉬운 타입이다. 어쩌면 역으로 이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도끼눈으로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동공이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완벽하게 동요하는 모습이다.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니야. 나는 네가 잠들어있는 동안 레벨을 888까지 올렸지. 네 힘을 그대로 물려받았다면 너보다 훨씬 강해지는 게 맞다.”
“8, 888?! 인류역사상 그런 인간은 단 한명도 없었어!”
라두스는 불신의 눈으로 반론했다. 바드는 차근차근 설명하기 시작했다.
“인간이 아니니까 가능한 일이겠지. 내 안에는 네 피가 흐르고 있으니까. 내 힘은 곧 너의 힘이다. 나보다 약하다고 부끄러워 할 필요 다.”
라두스의 표정이 해맑게 변하더니 어린애 같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듣고보니 그러네! 너, 나한테 고마워해라? 나 덕분에 이렇게 강해질 수 있었던 거니까!”
“당연하지. 그러니까 어깨 피라고.”
“예에~! 내 아들 최고!”
엄지 척! 따봉 척! 라두스는 내 분위기에 완전히 말려들었다. 이렇게 다루기 쉬운 악마가 인류의 적이었다니. 세상 오래살고 볼 일이다.
“우리가 이렇게 강한데 굳이 인간들을 죽이고 다닐 필요가 있나?”
“피를 보고, 마시는 것은 우리의 일상이야. 왜 그런 소릴 해?”
급격하게 눈초리가 바뀐 그녀가 나를 날카롭게 노려보았다. 나는 의심을 사지 않도록 냉큼 답변했다.
“내 말은 그렇게 나약한 피로 만족할 수 있느냔 소리다. 인간이 아니라 더욱 강한 놈들을 족치는 것이 정답 아닐까?”
“예를 들면?”
“강력한 마족이지.”
“동족상잔하라고? 하지만 하급 마족들도 인간처럼 약한 건 변함없는데.”
“당연히 그런 쓰레기들을 사냥하면 시간 낭비지. 내가 말하는 녀석은 조금 스케일이 큰 놈이라고. 이를테면 너 같은 악마라던가.”
“!!”
그녀가 놀라는 것도 당연하다. 설마 자신과 대등한 힘을 가지고 있는 666악마들을 전부 적으로 돌릴 생각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건 무리야. 떼로 몰려오면 손쓸 방법이 없어.”
“한명씩 꼬드겨서 조용히 처리하는 거다. 어차피 너희 마족은 강한 자가 높은 위치에 서는 거 아닌가? 힘이 곧 법이라며? 666악마든 뭐든 다 처리하고 최후에는······.”
마왕 아샨드를 족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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