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Master Smith-52화 (52/202)

Master Smith (52)

이름: 천둥의 펠리토늄(재료등급: 전설)

설명: 신의 벼락이 깃든 4차원 입방체입니다. 전설등급의 장비를 (제작/수리) 가능하며, 같은 속성일 경우 특정 효과가 부여됩니다. 천둥의 펠리토늄은 표면에 수천만 볼트의 전기가 흐르고 있습니다. 토르의 가호가 없다면 섣불리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주의! 이 재료를 사용하기 위해선 대장장이 관련 에픽 패시브를 서른 개 이상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그에 해당하는 스킬의 숙련도가 마스터 단계에 이르러야 합니다.

“이게 재료라고?”

표면에 수천만 볼트의 전기가 흐르는 입방체가 어딜 봐서 재료란 말인가? 스치기만 해도 깜둥이 전기구이가 되어서 잿더미가 되어버릴 것이다. 대놓고 살상력 100% 투척무기나 다름없다. 마스터 패시스 30개나 필요한 투척무기 말이다.

‘토르의 가호라······.’

묠니르의 특수스킬 강림에 분명 적혀있었지. 번개의 신 토르라고 말이다. 그렇다면 묠니르를 사용하면 토르의 가호를 얻을 수 있는 건가? 확실한 것은 천둥의 펠리토늄을 사용하기 위해선 묠니르의 힘이 절실하다 거다.

“다 완성 된 거야?”

“위험하니까 만지지 마. 순식간에 감전사 할 테니까.”

나는 미호를 천둥의 펠리토늄에서 떼어놓았다.

“주인님. 방금 전에······.”

“나도 느꼈다.”

놈들이 몰려오고 있다. 한둘이 아닌 10명이상의 실력자들. 공작급 녀석들이 분명하다. 그중에서 가장 크고 위험한 마력을 풍기고 있는 녀석은 분명 엠페러 길드의 마스터이자 군주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케르드가 분명하다.

예상대로다. 전설급 재료를 제작하자마자 하이에나처럼 달려들다니,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었던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그런데 이거 유감이네. 재료는 만들었지만 아직까지 내게서 뺏어가기엔 무리가 있을 거거든. 나조차 어떻게 할 수 없는 물건을 저들이 뭘 어떻게 하겠는가?

케르드를 포함해서 엠페러의 공작들이 우르르 몰려오기까지 30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들은 나와 미호 둘러싼 채 굳어진 표정을 유지했다.

“무슨 일이지? 단체로 몰려드는 모습이 썩 하찮기 짝이 없군.”

“구경하러 왔지 그나저나 거기 있는 여자는······?”

케르드가 미호를 지목하며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미호는 내 등 뒤로 숨으며 으르렁 거렸고, 나는 그녀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대답했다.

“내가 말한 동료다. 아무튼 이런 거나 물어보려고 온 것은 아닐 텐데?”

케르드가 손가락을 따악! 튕기며 긍정했다.

“재료는 만족하게 잘 나왔나?”

“두말하면 입 아프지. 만져볼래?”

나는 재료가 올라간 모루를 그의 앞으로 밀어냈다. 케르드는 한동안 빙산과 같은 차가운 눈으로 입방체를 바라보더니 쓴웃음을 지으며 등을 돌렸다.

“아니 됐다. 물건은 무기를 제작한 뒤로 받도록 하지. 말해두겠다만 쓸데없는 생각은 관두는 것이 좋을 거야.”

“물론.”

물론 네놈이 걱정하는 대로 쓸데없는 생각 중이다. 미안하지만 나는 네놈들에게 전설의 장비를 넘길 생각은 추호도 없거든. 애당초 새로운 장비 제작하라고? 지금의 나는 그럴 필요가 없거든. 이미 내 손에 전설의 무기가 들어와 있으니까.

“할 말 다 했으면 주변 녀석들 좀 물리지그래? 작업하는데 방해되거든. 그리고 나는 내일까지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동안은 내 작업을 방해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을 텐데?”

바드가 심기 불편한 어투로 볼륨을 키우자 케르드는 절반쯤 위세를 꺾으며 말했다.

“미안하군. 하지만 방금 전 소란은 그냥 넘어갈 정도의 소리가 아니었거든. 네놈에겐 별일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여기는 길드하우스다. 길드 장으로서 걱정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되는데?”

“꼭두새벽부터 큰 소란을 피운 건 사과하지.”

나는 영혼 없는 목소리로 대충 끄덕이며 사과했다. 케르드가 가볍게 손을 흔들자 엠페러의 공작급 장군들은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

“좋은 작품 기대하도록 하지.”

케르드는 유유자적 사라졌다. 나는 등 뒤에서 중지손가락을 치켜들어 강렬한 욕을 한방 먹여주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은 미호와 나뿐이리라.

“킥킥! 주인님 꽤나 속좁네?”

“쓸데없는 소리. 욕한 거 아니다. 그냥 손가락이 욱신거려서 들여다 본 것뿐이야. 우연찮게 방향이 저놈 뒤통수였던 것뿐이고.”

그나저나 수고는 웬 놈의 수고야?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상도 못하는 녀석이 말야.

케르드가 완전히 사라지고 난 뒤에서야 미호와 나는 긴장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미호는 가슴께를 짚으며 안도와 함께 커튼뒤쪽으로 소리쳤다.

“이제 나와도 돼. 아저씨.”

쿠샨이 붕대를 칭칭 감은채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현재 엠페러 길드에서 실종된 신분이다. 여기서 걸리면 이용해먹을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진다. 쿠샨은 최후의 최후까지 존재를 들켜선 안 되는 법이다.

“이제 어떡할 거야?”

“계획은 그대로 간다. 하지만 기간을 조금 앞당겨야겠어. 미호 너는 남은 8명의 공작을 모조리 처리해. 오늘밤 바로 시행한다.”

“이 늦은 시간에?”

“이 늦은 시간에만 먹히는 작전이 있잖아? 야심한 밤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이 침실에 들어간다면 어느 남자들이라도 흔들릴 수밖에 없을걸?”

일명 미인계. 남자라면 장군이든 뭐든, 미호의 미모에 끔뻑 넘어가리라. 그 말을 들은 미호가 대뜸 기대에 찬 눈으로 별무리를 흩뿌리며 바드에게 질문했다.

“그럼 주인님도 넘어와?!?!”

나 한번만 주인님 꼬셔보고 싶은데.

“씨알도 안 먹힐 소리 말고 어서 움직여.”

건방이 하늘을 찌르는 군.

“치이~ 알았다구. 하지만 만에 하나 놈들이 힘을 합쳐서 공격하면 어떡하지? 미인계가 그렇게 쉽게 걸려들까?”

그런 놈들 꼬시기 싫은데······.

“100퍼센트 통할걸?”

막상 꼬시고 나면 정기까지 빨아먹겠지?

일전에 쿠샨에게 부탁해둔 것이 있으니 미호는 그 기회를 알아서 이용하면 된다. 무엇보다 미호의 미인계가 통하지 않는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지못해 수긍한 미호는 뿌연 안개와 함께 바람처럼 사라졌다. 곧장 작전을 실행할 모양이다. 쿠샨도 덩달아 몸을 일으켰다.

“나도 네가 부탁한 걸 완수하러 나가야겠군.”

“걸리지 말고, 다치지 말고. 알았나? 무사히 돌아와야 이사벨라가 좋아하지 않겠나?”

“쓰, 쓸데없는 소릴······!”

부정하면서도 중년의 남자는 뒤도 안 보고 어깨너머로 엄지를 내밀었다. 츤데레도 아니고 무슨 감정표현이 저리 서툰 건지······.

‘이 몸께선 본래대로 움직여 보실까?’

바드는 파괴직전인 묠니르를 꺼내어 유심히 바라보았다. 마치 살아있다는 듯 고동치고 있다. 그러나 그 고동은 죽기 일보직전인 것처럼 불규칙 했다.

묠니르는 인격을 가지고 있는 무기에 가깝다. 무기 소유자에게 호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면 거의 틀림없다.

나는 묠니르의 정보창을 확인했다.

이름: 묠니르+0(전설)

내구도: 1/43210

공격력: 441(특수공격력 부여:+1)

속성: 번개(電)

특수능력: 전기면역력, 전기속성, 강림

전기면역력(레벨10)- 전기속성 공격에 대한 면역력이 90% 증가합니다.

전기속성(레벨10)- 무기 자체에 전기속성이 부여됩니다. 묠니르의 공격에 맞은 대상은 40%확률로 감전 상태가 되며 스킬 및 기본공격이 불가능해 집니다.

강림(레벨없음)- 모종의 패턴으로 번개의 신 토르가 강림합니다. 신의 강림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와도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설명: 내구도가 50%이상 감소했습니다. 공격력 및 특수능력 효과가 반감됩니다. 묠니르를 강화/수리하기 위해선 특수한 광물이 필요합니다.

알 수 없는 힘이 느껴집니다. 이 무기와 감히 대적하기 위해선 같은 등급의 무기가 존재해야할 것입니다.

묠니르에 특수공격력+1이 부여되어있습니다. 특수공격력은 평범한 공격력과 다르게 차원이 다른 추가적인 힘을 발휘합니다.

현재 묠니르는 당신에게 약간의 호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비를 남용한다면 묠니르는 당신을 공격할 것입니다.

※주의 무기파괴 직전입니다. 주의하십쇼.

재료 제작하는데 묠니르를 사용한 탓인가? 전에 없던 주의 문구가 새롭게 생겼다. 파괴직전인데 당연한 현상이다. 게다가 역시나는 역시. ‘토르의 가호’라는 문구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보통 ‘가호’에 관한 내용은 장비 자체의 특수스킬로 적용되는데 묠니르는 그런 게 전혀 없다. 그것도 아니라면 착용 시 적용되는 패시브라도 되어야 하는데, 토르의 가호가 적용되었다는 둥 그런 알림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윈드 마스터 세트 경우는 착용즉시 바알의 숨결이 발동되는데 토르의 가호는 도대체 발동 조건이 뭐란 말이야! 간만에 욕 나오게 만드는 군. 빌어먹을!’

한참을 고민하던 도중. 바드는 묠니르의 능력에서 간과하고 있던 요소를 발견했다.

‘미친, 특수능력 전기면역력을 완전히 잊고 있었잖아?’

이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계책이 마련 되어있다. 굳이 토르의 가호가 아니더라도 저 빌어먹을 4차원 입방체를 반질 수 있단 말이다!

묠니르는 착용 즉시 전기속성 공격에 대한 면역력이 90%증가한다! 내구도 50%이상 감소한 것으로 특수능력 효과가 반감되었다고는 하나, 그래도 45%의 면역력이 추가 상승한다. 온갖 패시브를 두른 내 신체능력은 번개속성 저항력 80%에서 추가로 10%상승한 상황. 여기서 묠니르까지 착용하면 번개속성 저항력135%에 육박하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한손에 망치를 들고 있어야 가능한 이론이지만 상관없다. 펠리토늄을 사용하는 데는 그리 손이 많이 가지 않으니까. 꽤 예전부터 말했다마는 녹이고 붓는 것이 대부분이다.

역시 펠리토늄은 강화나 수리과정이 동일하고 사용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참으로 쓸모가 많은 아이템이다.

‘좀만 기다려라. 반드시 고쳐 줄 테니까. 전설의 재료도 만들었는데 너라고 못 고치겠냐?’

묠니르는 바드를 재촉하듯 애타게 울부짖었다.

‘오냐, 네 몸 반드시 고쳐 줄 테니까 보채지 좀 마라. 지난번처럼 새침데기마냥 번개나 떨어뜨리지 말라고. 제대로 내구도 오르면 그땐 직접 훈육시켜줄 테니까.’

우웅───!

다잔에서 사흘 째 새벽이 다가왔다. 승승장구하는 바드의 기세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바드의 패기 넘치는 도전은 함성과 함께 시작되었다.

“가즈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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