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은 부담없이 이현을 만나러 오기 좋은 날이다.
이번 주말도 마찬가지였다. 혜지는 아침 일찍부터 이현을 만나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매일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이렇게 가끔 만나는 것도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었는데, 역시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더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일까.
그렇게 데이트를 즐긴 후, 둘은 자연스레 집으로 돌아왔다.
이현과 함께 사는 집. 괜스레 미소가 지어지려는 것을 참으며 혜지는 이현의 몸에 얼굴을 부비적거렸다.
어찌되었건 집으로 돌아왔으니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커플이라면 으레 하는 행위지만, 특히 이 커플은 자제할 줄 모르는 행위.
혜지는 침을 꿀꺽 삼키고 옷을 벗기 시작했다.
여름이라 가볍게 입었던지라 얼마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혜지의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부끄러워서 그런 걸까? 그건 아니었다. 아무리 그래도 연애한 지 일 년이 넘었고 질내사정 당한 것만 수백 번이 넘어갈텐데 아직까지도 부끄러워하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부끄러워하는 이유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혜지가 입은 속옷은 대놓고 이벤트용 속옷이라고 말하는 듯한 시스루 란제리였다.
그마저도 사이즈가 한 치수 작은지 밑가슴이 튀어나와 있는 게 어지간히 꼴리는 모습이 아니었다.
이현은 데이트 하면서도 이 사실까지는 모르고 있었으므로 순간 멈칫했다. 놀랐다기보다는, 그 모습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정작 혜지는 부끄러워하며 얼굴을 들지도 못했다. 오랜만에 힘을 주긴 했는데 이상하다고 생각하면 어쩌지?
참으로 쓸모없는 고민이었다. 이현은 완전히 흥분한 채 다가와 혜지의 몸에 손을 올렸다.
“아, 안 이상해?”
“세상에서 제일 예뻐.”
진심이었다. 이렇게 부끄러워하는 모습까지도 어디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혜지는 내리깔은 시선으로 툭 튀어나와있는 이현의 바지를 보고, 그제서야 만족한 듯 배시시 미소를 흘렸다.
그리고는 천천히 욕실로 향하기 시작했다.
“일단 씻고….”
욕실 앞, 이현에게 안긴 채 잔뜩 흥분하고 있던 혜지는 조심스레 끈을 풀었다. 그와 동시에 속옷이 툭, 떨어졌다.
정말이지 언제 봐도 예쁜 가슴이었다. 이현은 조심스러운 손놀림으로 팬티까지 벗겨준 뒤, 자신도 옷을 벗었다.
혜지는 힐끔거리며 이현에게 달라붙었다. 손으로는 늘 그랬듯이 조금씩 애무해주면서.
그리하여 욕조에 물을 받은 후, 그 속으로 들어와서는 자연스레 이현의 무릎 위에 혜지가 앉았다. 자지가 계속 몸을 찔러댔지만 혜지는 함부로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몸을 돌려 이현의 얼굴을 바라보며 키스했다. 연인다운 키스, 사실 연인의 키스라기에는 너무 성욕이 가득하고 천박한 키스였지만 어쨌건.
서로 사랑하는 연인이 하는 키스이니 연인의 키스라고 불러도 문제는 없으리라.
“후읍…♡”
둘 사이에 타액이 길게 늘어졌다. 혜지는 풀린 눈으로 배시시 미소짓다가, 손으로는 빳빳하게 커져 있는 자지를 만져주었다. 마사지하듯 부드러운 움직임. 고환부터 정성스레 주물러주는 움직임에 흥분한 건 이현 뿐만이 아니었다.
혜지도 잔뜩 발정이 나서 애액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사실, 혜지는 키스로 흥분해서 발정난 게 아니었다. 물론 키스도 어느 정도의 지분은 차지하겠지만 제일 큰 이유는 지금 하는 봉사였다.
워낙 마조인 탓에 연인에게 정성스레 봉사하는 것만으로도 쾌감은 물론이고 만족감마저 느끼는 몸, 그게 혜지였다.
혜지의 봉사는 이현을 위함이기도 했지만 자신을 위함이기도 했다. 그 덕분에 혜지는 이현이 시키지 않아도 이런 저런 봉사를 하곤 했다.
지금 하고 있는 것만 봐도 손으로는 자지를 기분 좋게 해주면서, 입으로는 목과 어깨를 살짝씩 깨물어주며 애무하고 있다. 사실 이 자체가 엄청나게 기분 좋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현은 만족했는데, 그 느낌이 좋았기 때문이다.
혜지가 진심으로 자신을 위해 해주는 가벼운 애무, 싫어할 사람 없었다. 이현 역시 그 탓에 더욱 흥분하고 있는걸지도 모르고.
물론 애무만 받다가 사정할 수는 없었다. 이현은 답례하기로 했다. 손으로는 유두를 잡고 자극해주면서 귀를 애무해주는 모습, 자연스레 신음이 새어나왔다.
혜지는 봉사하던 것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 신음을 내야 했으니까.
손은 여전히 조물거리고 있다지만 입으로는 신음밖에 낼 수 없었다. 그리하여 이현 품에 안긴 채 연신 신음만 흘리던 와중이었다.
“흐, 읏―”
혜지는 가볍게 절정했다. 애무한 지 20초가량 지났을 무렵이었다. 거의 5분 가까이 정성들여 봉사한 이현은 아직 멀쩡한데 고작 20초 애무받았다고 가버리다니?
혜지는 이 차이마저도 흥분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만지기만 하면 가버리는 수준으로 허접한 자신의 몸, 그것과는 비교하는 게 미안할 정도로 강하고 절륜한 이현….
자연스레 이현에 대한 애정과 복종심이 올라가던 차였다. 이현은 혜지를 일으킨 후 씻겨주기 시작했다.
딱히 귀찮은 일도 아니었다. 바디워시로 씻겨주다가 중간 중간 애무하면 그 때마다 조수 뿜는 모습을 보여줬으니까.
그 꼴사나운 모습에 혜지는 부끄러워 하면서도 이현이 좋아한다는 걸 알고 더 열심히 가버리곤 했다.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조수만 벌써 세 번을 뿜었다. 혜지는 절대로 이현을 이길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애초에 덤빌 일도 없겠지만 성적으로든, 물리적으로든 이현이 마음만 먹으면 혜지는 아무것도 못하고 패배하기만 하리라.
그리 망상하다가 다시금 조수를 뿜었다.
“어? 왜 가버렸대. 이번엔 손장난도 안했는데.”
“아….”
혜지는 황급히 화제를 돌렸다.
“내가, 내가 씻겨줄게….”
이현은 다행히 더 파고들지 않았다. 혜지는 타월을 사용하는 대신 자신의 가슴에 바디워시를 뿌린 후 이현을 씻겨주기 시작했다. 좋은 감촉, 이현이 만족했고 혜지는 또 가버렸다.
그리하여 어떻게든 씻고 나온 둘은 침대로 향했다. 다만 혜지는 이미 씹물로 하반신이 범벅되어 있었고, 제대로 걷기조차 쉽지 않을 만큼 느끼는 중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안 할 이유는 없었다. 침대에 눕자마자 다시금 키스. 서로의 혀가 얽히며 절정. 물론 절정은 혜지만 했다.
“키스만 했다고 절정하면, 나중에는 밖에서 키스만 하다가 절정할 수도 있으려나?”
어쩐지 가능할 것 같았다….
물론 지금은 그게 중요한 점이 아니었다. 이현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삽입했다.
혜지의 취향에 맞게 부드럽지 않은, 그럼에도 신경 써서 자궁 끝까지 밀어넣는 격렬한 삽입.
단숨에 포르치오를 느껴버린 혜지는 곧바로 절정했다.
“으호옷―”
곧이어 신음이 멈췄다. 이현이 혀를 집어넣은 탓이다.
절정하면서 키스, 연인 사이에서만 할 수 있는 특권이다.
혜지는 자신의 취향을 자기보다 잘 알고 있는 이현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너무 가버리긴 하지만 그것조차도 기분 좋으니까.
솔직히 말해서 혜지는 너무 가버리는 점에 약간 미안함도 느끼고 있었다. 이현도 가끔은 연인처럼 즐기고 싶을텐데, 너무 가버리기만 하는 거 아닌가 하고.
물론 전혀 아니었지만 혜지는 알 수 없었다….
어찌되었건 이현은 남자친구로서 백점짜리였다. 그렇기에 서아가 거슬리긴 해도 굳이 만나지 말라고 제지하지는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다른 여자가 몇 명 더 생겨도 크게 대들지는 못할 것 같다. 이미 이현에게 받고 있는 게 너무 많았으니까.
물론 여자친구로서 화내는 척은 하겠지만, 이현이 원한다면 열심히 막지는 못할 것이다.
차라리 더 열심히 자신을 가꾸어서 다시 이현의 마음을 돌리려고 노력하지 않을까 싶다. 혜지가 생각하기에도 이게 가장 가능성 있고 잘 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게다가 서아의 사례로 봤을 때, 여자가 더 늘어나더라도 계속해서 자신만 사랑해준다면 상관 없었다.
3P, 4P는 남자라면 누구나 꿈꿔볼 만한 플레이였다. 혜지 역시 그 사실을 알았다.
여전히 여자친구는 자신이 아니던가. 그러므로 다른 여자들이 이현을 채가려고 해도 스스로를 예쁘게 가꿔서 계속 사랑 받을 수 있으면 된다.
실제로 당장 기숙사에서도 강의를 듣는 시간만 제외하면 이현의 취향에 맞출 방법만 찾고 있는 혜지다.
물론 이현이 말하기를 공부도 소홀히 하면 안된다고 해서 최선을 다해 강의도 듣고 있다.
사랑의 힘일까? 공부 시간은 줄었지만 오히려 이해도 잘 되고 과제 성적도 좋게 나온다. 정말이지, 이현은 너무 좋은 남자친구였다.
관계를 가진 후, 늘어진 채 혜지는 속으로 생각했다.
‘조만간 현이 생일이었지? 서프라이즈로 와야겠다….’
강의가 있긴 했지만 1교시에 있는 강의인지라 곧바로 오면 얼추 시간이 맞는다. 혜지는 수제 케이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과 선물을 뭐로 할지, 그리고 또 무슨 플레이를 할지 생각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옆에 누운 이현 역시 만족한 얼굴로 누워 있었다.
지금 이혜지는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