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윤은 뒤늦게서야 부끄러움을 느꼈다. 잔뜩 안겨서 바보같은 신음을 잔뜩 흘리다가 머리를 쓰다듬어지고 있다니?
그렇지만 그게 싫냐고 하면 아니었다. 애정이 가득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행동은 하윤의 마음에 쏙 들었다.
그리하여 잠시 쉬고 있던 와중이었다. 어느새 돌아온 서아가 눈치를 보며 현관을 열고 들어왔다. 여전히 나체인 모습, 그리고 흥건한 하반신.
눈이 마주치자 서아는 건방지게 노려보았다. 혜지라면 몰라도 처음 보는 여자한테 얕보이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그리고 그에 대한 하윤의 대응은 무관심이었다. 진상 손님을 대응하는 방법따위 수도 없이 알고 있었다.
딱 그정도 수준이다. 서아는 처음 받아보는 대응에 당황했지만, 거기서 더 해봤자 자신만 우스워지는 꼴이다.
얌전히 침대 옆으로 가 무릎 꿇고 앉았다.
늘 하던 대로.
“나 꼬신지 얼마나 지났다고 또 다른 여자를….”
이현은 그 말에 대꾸했다.
“내가 꼬신 거 아냐. 하윤이가 나 꼬신거지.”
“말도 안되는 소리….”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이현이 살짝 만져주자 그대로 가버렸으니까.
이미 흥분하고 있던 서아는 꼴사납게 절정하며 바닥에 엎어졌다. 그 모습을 보고 하윤은 생각했다.
‘저런 거 좋아하나?’
원한다면 충분히 해줄 수 있었다.
저 꼴사나운 모습도….
한편 이현은 생각이 복잡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
혜지에게 말하기는 껄끄럽다. 하지만 아예 평생 속일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그렇다면 부분적으로 속여야 하는데, 어렵지 않은 일이다.
이현은 하윤과 서아를 보았다.
“말 좀 맞춰줘라.”
우선 당분간은 비밀로 하자고 마음먹었다. 그렇지만 어쩌다가 들킬 것 같은 경우, 이현은 아무 것도 안했는데 하윤이 적극적으로 들이대다가 결국 범해버렸다고.
그 말에 서아는 이현을 보고, 다시 하윤을 보았다.
하윤 역시 키도 크고 탄탄한 몸이었지만 이현과 비교하면 귀여울 뿐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말을….
“알겠지?”
“흐옷…♡”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서아는 연신 고개를 끄덕인 후에야 풀려났다. 하윤은 애초에 이현에게 애정을 받는 것이 목적이었으므로 당연히 동의했다.
‘아니면 그냥 헤어지고 나랑 사귀어도 좋은데….’
그 말은 굳이 꺼내지 않았다. 그다지 좋은 얘기가 아니라는 것을 아니까.
하지만 이현은 그 속내를 읽었다. 하윤의 표정은 순진무구한, 별 생각 없어 보이는 표정이다.
그 차이에 약간이지만 소름이 돋았다.
“어쨌건.”
이현은 서아를 침대 위로 불렀다. 이렇게 된 이상 셋이서 하는 것도 좋아보였다.
이현은 시켜보고 싶었던 것을 시켰다.
“둘이서?”
곧이어 하윤과 서아가 달라붙었다. 하윤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최선을 다해, 하지만 어색한 움직임으로 자지를 빨았다. 반면 서아는 불만스러운 표정이다. 같이 펠라한다는 사실이 싫은 걸까?
싫어도 해야 했다. 서아는 뒤이어 봉사하며 입을 맞췄다.
하윤과 혀가 부딪치는 일도 잦았다. 혜지와는 다르게 열심히만 빠는 모습이니까.
역할 분담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혀가 부딪칠 때마다 서아는 짜증을 냈지만, 그러면서도 멈추지는 않았다.
이현은 그 모습을 보며 만족했다.
‘괜찮네.’
얼마 지나지 않아 하윤의 머리를 붙잡고 그대로 사정, 입 안이 정액으로 가득 찼다.
방금 배운 대로 입을 벌리고 속을 보여주는 모습. 이현 뿐만 아니라 서아도 끈적한 시선으로 그 모습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입을 닫으라는 명령은 내리지 않았다. 서아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몸이 먼저 움직였다.
정액 가득한 하윤의 입에 입을 맞추기, 그리하여 두 여자가 서로 정액을 머금은 채 키스하게 되었다.
열정적으로 쪽쪽거리는 모습, 그러나 애정따위는 없어 보였다. 그저 자신의 만족을 위해 행동하는 움직임.
이현은 다시금 발기했고, 둘이 격렬하게 키스한 후 서아를 무릎 위에 앉혔다.
하윤은 그 모습에 질투를 느꼈지만 참아내었다.
아직은 버틸 만했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너는….”
하윤은 이현이 시키기도 전에 옆에 달라붙어서 부끄러운 듯한 미소를 지었다. 만족스러웠으므로 더 말할 필요가 없었다.
곧바로 삽입, 서아는 쉽게도 가버렸다. 이현은 두어번 더 쓸 생각이었지만 하윤은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옆에서 아양부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서아는 당황했지만 표현하지는 못했다. 절정의 여운 탓이다. 이현은 피식 웃으며 하윤의 요청을 들어주었다. 서아는 옆에 내려두고, 하윤을 사용했다.
하윤 역시 금방 가버렸으나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이현을 껴안은 채 몇 번이고 가버렸다.
그렇게 질내사정까지 마친 후, 청소 펠라는 서아가 하게 되었다.
서아로서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다른 보지를 사용해놓고 청소 펠라 해달라니.
그렇지만 자지를 앞에 두고 참을 수 있을리도 없다.
서아는 능숙하게 정액을 받았고, 보짓물을 질질 흘리다가 이현의 쓰다듬을 받아 절정했다.
“흐읏…♡”
하윤은 알게 모르게 그 사이에 끼어들었다.
서아는 어렴풋이 눈치챘지만 말하지는 않았다. 너무 추해보일테니까.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집에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모두 옷을 입고, 서아는 여전히 나체인 채로 집에 있었다.
나오기 직전, 이현은 서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오늘 고생했어.”
뿐만 아니라 가볍게 절정까지 시켜주었다. 불과 3초만에 젖꼭지를 만져지며 가버렸지만 그게 이상하다고 느끼지는 못했다. 지금 서아는 이현에게 다시 반하는 중이었다.
어쩐지 짜증났던 것들이 순식간에 날아가는 기분, 서아는 이현을 더 좋아하게 되며 멍하니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문이 닫힌 후에는 그 자리에서 자위하기 시작했다.
딸감은 방금의 상황, 그리고 이현을 생각하면서.
*
집으로 돌아온 후에는 별다른 일이 없었다. 혜지에게 들키지도 않았고 하윤도 아무렇지 않은 듯 보였다.
그날 밤이었다. 이현은 기분 좋게 혜지와의 시간을 보내고 잠시 밖으로 나왔다. 목이 말랐던 탓이다.
그리고 문 틈으로 보이는 하윤과 눈이 마주쳤다.
하윤은 조심스레 문 밖으로 나와, 이현 앞에 섰다. 그리고는 다시금 침실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했어?”
“어, 응.”
“나도 해줘.”
이현은 당황했지만 거부하진 않았다. 혜지는 지쳐 쓰러졌으며 지금 잠들어 있었다. 잠시 나왔다 들어가는 건 문제가 없을 터다.
그리하여 하윤의 방으로 들어가려 했는데, 그 자리에서 옷을 벗고는 몸을 내미는 모습이 보였다.
싱긋 웃는 모습.
이현이 물었다.
“방에서 안하고?”
“굳이?”
덧붙이는 말도 있었다.
“아니면, 나가서 해도 괜찮고….”
그 생각을 읽어보건대 평범한 섹스로는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조금 더 자극적인, 그래서 혜지보다 자신의 몸이 더 기분 좋다고 느낄만한 상황을 바라고 있었다.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이현은 하윤의 방에 들어가 옷장을 열어보았다.
‘오….’
마음에 드는 게 있었다.
밑가슴이 보일 정도로 짧은 크롭티와 두 번 접으면 의복으로서의 가치가 사라지는 미니 스커트.
하윤은 코트라도 걸치려던 모양새였지만 이현은 허락하지 않았다. 뽀얀 얼굴이 붉어졌다.
그렇지만 붉어지기만 할뿐, 결국에는 그 의상을 입었다.
속옷도 입지 않아 누가 봐도 정상적이지 않은 모습.
야외 노출을 즐기는 여자거나 그쪽 일을 하는 모습으로 보일 것이다. 하윤도 그 사실을 알았지만 나름 참을 만했다.
이런 모습을 시킨다는 것 자체가 자신을 봐주고 있다는 증거였으므로.
“갈까?”
조심스레 밖으로 나왔다.
이현은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고 기다렸다. 하윤은 잠시 긴장하며 이현을 쳐다보았다.
엘리베이터는 CCTV가 있고, 조명이 있어서 밝다. 자신의 모습이 모두 담길 것이다.
부끄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현은 가려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하윤은 종종걸음으로 빠르게 이동해서 벽에 딱 붙었다. 보였을까?
알 수 없었다. 그렇지만 이현이 웃는 모습을 보니 이게 정답인 듯 싶다.
하윤 역시 미소짓는 가운데, 엘리베이터는 1층에 도착했다. 그와 동시에 복도의 조명이 켜진다.
문득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본 하윤은 흥분했다. 그 결과 허벅지를 타고 약간의 물이 흐르는 가운데 둘은 걸음을 옮겼다.
사실 할만한 곳은 정해져 있었다. 근처 공원이나 공중 화장실. 하지만 가면서 괴롭히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이현은 이동하면서도 하윤의 몸을 만졌고, 티를 들춘 채로 걷게 시키기도 했다.
그리하여 모든 부위를 드러낸 채 걷던 하윤은 수치심보다 이현이 즐겨준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있었다.
곧이어 공원이 드러났다. 최근 보수를 해서 잔디가 깔려있는 친환경 공원이라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찌되었건 하윤과 즐기기에는 좋은 위치다. 손장난으로 하윤을 먼저 보내버린 뒤, 이현은 뭘 할지 생각했다.
‘좀 다양하게 하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