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느껴보는 감각에 하윤이 신음을 흘렸다. 몸 속에 무언가 삽입되어있는 느낌. 익숙하지 않았지만 기분은 좋았다. 그 결과 애액이 새어나와 복도를 적셨다.
아무리 여름이라지만 아파트 복도는 차가운 법이다. 이현은 차갑고 딱딱한 바닥에 누운 채 바지까지 벗고 있었다.
“이, 일단 다른 곳 가서….”
하윤은 그 말을 듣지 않았다. 정확히는 들을 수 없었다. 이미 눈이 돌아간 탓에 들리는 거라곤 자신의 숨소리밖에 없었다.
게다가 쾌감과 파과의 고통이 섞인 나머지 더더욱 남의 말을 들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조심스럽게 허리를 들어올렸다가 다시 내리기.
하윤은 그동안 알바하며 몸이 제법 단련된 편이었다. 나름 가슴도 작지 않았다.
그 탓에 몸무게가 아주 가볍지는 않았다. 딱 보기에도 꼴릴 정도로 살이 붙어있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어쨌건 하윤이 계속 누워있는 이현 위에서 허리를 움직였고, 조용했던 복도는 찌봅거리는 소리로 가득 차게 되었다.
어설픈 허리놀림, 그래서 더 꼴린다는 감각을 느끼며 이현은 저항을 포기했다.
‘어차피 지금 눈 돌아갔으니 일단 진정될 때까지….’
지금 하윤의 표정은 그동안 본 적 없는 얼굴이었다. 혜지나 서아에게서도 보지 못한 표정.
자신의 위에 올라타서 쾌감에 굴복하는 것이 아닌, 느끼면서도 이현을 따먹고 싶어서 안달난 얼굴.
그 열정적인 얼굴에 이현은 묘한 감각을 느꼈다.
그러던 와중이었다. 벌써 익숙해졌는지 하윤은 허리를 흔들며 얼굴을 가까이 했다.
서로의 얼굴이 코 앞에 닿았다. 그리고 키스.
과연 키스도 엄청나게 못했지만 그 격렬함 만큼은 어디에도 견줄 곳이 없었다.
이현은 밑에 깔린 채 하윤의 손에 붙잡혀 범해졌다.
“읏…♡”
절정은 금방 찾아왔다. 먼저 하윤이 가버리고, 그 다음에 이현도 가버렸다. 질내사정을 했지만 그걸 신경 쓸 겨를은 없었다. 잠시 헐떡이다가 겨우 정신이 돌아왔다.
하윤은 밑을 보았다. 깔려있는 이현과 움찔거리며 흔들리는 몸, 그리고 뱃속 가득 부어진 뜨거운 정액.
조심스레 몸을 일으켰다. 천천히 삽입되어있는 보지를 빼내자 찌브븝 하는 소리와 함께 정액이 뚝뚝 새어나왔다.
무언가 빠져나가는 느낌도 함께였다. 처음 느껴보지만 아쉬운 기분.
둘 모두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이현은 곧바로 옷매무새를 정리했지만 하윤은 그러지 못했다.
여전히 정액을 질질 흘리는 채로 하반신에 아무것도 입지 않은 모습. 누가 보면 오해할 만 했다.
그리고 눈이 마주쳤다. 이현은 열린 현관문 틈새로 지켜보던 서아를 보았다. 당황하는 표정.
“어….”
잠시 복도를 보았다. 엉망으로 어질러져 있는 게 썩 좋은 모양새는 아니었다. 이현은 성큼 성큼 걸어가 현관문을 열고 서아에게 말했다.
“좀 쓸게.”
손짓으로는 하윤을 불렀다.
하윤은 당황하면서도 졸졸 쫒아갔다.
“자, 잠깐. 나 안입었는데….”
서아가 뒤늦게 자신의 꼴을 자각했다. 이현이 옷을 입지 말래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모습. 그러나 이미 하윤은 도착한 후였고 그 모습에 놀라기는 했지만 큰 충격은 받지 않았다. 아까 봤으니까.
그보다는 개발되어있는 몸에 관심을 가졌다. 가슴은 작은데, 개발되어있는 유두와 클리토스리가 눈에 띄었다.
추잡하다 못해 천박한 모습. 그렇지만 은근히 잘 어울렸다. 예쁘기도 하고.
‘얼굴이 예뻐서 그런가? 지금 보니 가슴만 작다 뿐이지, 몸도 되게 예쁘네. 오히려 갭차이 있어서 야하기도 하고….’
어찌되었건 어색하게 있다 물었다.
“누구…?”
“내 섹파… 같은 느낌?”
“혜지도 알아?”
“알아. 전에 3P도 했어.”
서아는 이현의 명령으로 더러워진 복도를 닦으러 나간 참이었다. 나체로 복도를 청소한다는 사실에 씹물을 질질 흘렸으니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으리라.
그리고 하윤은 방금 그 대답을 듣고 살짝 자신감이 들었다. 그동안 안되는 줄 알았는데 혜지도 아는 섹파가 있다니?
그렇다면 합법적으로 더 깊은 관계가 될 수 있다.
“그치만 혜지가 별로 좋아하지는….”
그따위 말은 중요하지 않았다. 하윤은 다시금 이현을 눕히고 범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큰 저항은 없었다. 위에 올라탄 채 어색한 움직임, 그러면서도 입으로는 신음과 함께 건방진 말을 했다.
“기, 기분 좋지? 흣♡”
과연 알바하며 단련된 것인지 움직임이 가장 좋았다. 서아와 혜지의 첫 움직임과 비교하자면 제법 차이가 났다.
원래부터 운동신경이 좋았던 것일까? 애매하던 허리놀림도 실시간으로 나아지고 있었다.
그에 따라 건방진 소리도 계속되었다. 이정도면 자기 몸도 괜찮지 않냐, 등등.
물론 자존심을 세운 것은 아니었다. 하윤은 진지하게 자기 자신을 어필하고 있었다. 알바 면접에서도, 대학 면접에서도 자기 어필은 중요했다.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뭐든지 사용해 자신의 유능함을 알려야 했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아니었다. 의도는 좋았으나 암컷주제 하기에는 너무 건방진 말이었다.
이현은 하윤의 손을 잡았다. 하윤은 그만두게 하려는 줄 알고 기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곧바로 몸이 뒤집혔다. 하윤은 처음으로 밑에 깔린 자세가 되었다. 순간 놀라 힘까지 주었지만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어, 어?”
당황하던 차, 이현은 평소에 하던 대로 깊게 쑤셔넣었다.
단숨에 보지를 관통당한 하윤은 신음조차 내지 못하고 절정했다. 씹물이 분수처럼 퓻, 하고 쏘아지더니 발가락을 오므린 채 덜덜 떨어댔다. 하지만 감상의 시간은 없었다. 이현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진심 피스톤을 시작했다.
그때마다 하윤의 몸이 흔들리며 암컷다운 반응을 보여주었다. 바보같은 소리를 내지르며 가버리기.
한 번의 삽입이 묵직하게 자궁을 찔러댔다. 하윤은 처음 느껴보는 감각에 몸을 떨었다.
이렇게 당한다면 혜지처럼 교성을 내지르는 것도 당연했다. 정작 자신은 소리도 못내고 절정만 반복하고 있지만.
“―♡”
이 폭력적인 쾌감에 하윤은 단숨에 무너졌다. 입에서는 침을 질질 흘리면서 겨우 신음만 내뱉을 뿐이다.
하지만 그 사실에 신경쓰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 좋아했다.
‘아, 갑자기 서아 옛날 모습 오버랩되서 급발진했네. 계속 당하고만 있어야 변명거리가 되는건데. 이렇게 되면 나도 따먹은 게 되는거고….’
하윤은 서아가 아니었으므로 그 이후로 건방진 말을 하지는 않았다. 애초에 그럴 목적이 아니었을뿐더러 제대로 말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현은 이미 이렇게 된 거 즐겨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윤의 머리채를 잡아서는 자신의 사타구니에 강압했다.
“청소펠라 해줘.”
그런데 의외로 하윤의 반응이 심상찮았다. 어쩐지 망설이는 듯한 모습. 그 생각을 읽어보았더니 정말로 그러했다.
‘입으로는 약간….’
보지도 되고, 파이즈리도 되는데 입은 힘들다?
하기야 보지는 애초에 그런 용도로 만들어진 기관이고, 가슴 역시 충분히 성적인 대상으로 쓰인 적이 많았다.
하지만 입은 말하거나 뭔가를 먹는 기관이지, 자지를 빠는 용도가 아니라는 것이 하윤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현은 이걸 교정해줄 의무가 있었다. 암컷의 입은 자지를 빨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줄 의무.
예전에 어쨌건 지금 암컷의 몸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자지에 봉사해야 했다. 몇 번 강압하자 하윤은 조심스레 자지를 입에 물었다.
“으븝…♡”
맛이 좋지는 않았다. 냄새도 느껴지긴 했지만 은근 야할 뿐이었다. 하윤은 자지를 입에 머금은 채 조심스레 혀를 사용했다. 내키지 않더라도 이현과 더 깊은 관계가 되고 싶었으니까.
그리고 이현은 이걸 고쳐줄 생각이었다.
어떻게? 아주 간단한 일이다. 암컷의 몸은 쾌감에 약해 속이기 쉽다. 펠라하는 채로 몇 번이고 절정하다보면 자연스레 그 쾌감이 펠라에서 왔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이현은 자지를 빠는 하윤의 몸을 쓰다듬었다. 그러자 흠칫, 하며 몸이 떨린다.
‘금방 되겠네.’
그동안 발달한 이현의 손놀림은 하윤을 절정시키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하윤은 펠라를 하는 동안 세 번이나 가버렸고, 마침내 입에 정액을 받을 수 있었다.
그 후로는 기다리는 것과 꿀꺽 삼키는 것까지 배웠다. 자꾸 목에 걸렸지만 하윤은 어떻게든 삼켜냈다.
‘그리고….’
다음에 할 것을 생각하는 찰나, 하윤이 다시금 이현을 덮쳐버렸다. 이번에는 건방진 말을 하지 않고 암컷답게 교성이나 흘려댔지만,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심지어 아까 해줬던 것에서 배웠는지 하윤은 계속 절정하면서도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쉽지 않은 일이다. 애초에 기승위는 여자가 템포를 조절할 수 있어서 적당히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는데, 지금 하윤은 자신이 가버리든 말든 진심전력으로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자신보다는 이현의 페이스에 맞춘 듯한 움직임.
하윤으로서는 자신에게 애정을 줄 수 있는 이현이 자신을 좋아하면 되는 일이었다. 몇 번을 가버리든 상관이 없었다.
그리하여 이를 악물고 가버리며 허리를 흔들던 가운데, 다시금 질내사정이 되었다.
그제서야 하윤은 조수를 찍 쏘아내며 움직임을 멈췄다.
그 모습은 어딘가 무섭기도 했지만 훌륭한 오나홀의 모습이었다. 이현은 만족과 당황의 기분을 반씩 느끼며 하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