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스럽게도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풋풋한 움직임에 만족하지 못했을지언정 심리적으로는 충분히 만족했기 때문에.
여전히 가슴 사이에 끼운 채로 흔들던 와중이었다. 아무런 전조도 없이, 백탁의 액체가 뿜어져 나와 가슴과 얼굴을 더럽혔다.
하윤은 얼굴을 찌푸렸으나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랐을 뿐이다. 다시 정신을 차린 후에는 오묘한 표정을 지었다.
누군가를 기분 좋게 했다는 감각, 묘한 만족감이 있었다.
가슴과 얼굴에 끈적한 것이 묻고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점은 익숙하지 않았지만 어쨌건.
‘그래도 잘했어….’
문득 이현의 얼굴을 올려보았다.
만족하는 표정. 욕망으로 번들거리는 눈빛.
확실히 이 상황에 거부감은 없어보였다. 그저 눈 앞의 암컷을 탐하겠다는 의지만이 엿보였다.
하윤 역시 원하는 바였다. 사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깊은 관계가 되고 싶은 것은 확실하기 때문에.
그리하여 어색한 움직임으로 이현의 위에 올라탔다.
이현은 천천히 손을 뻗어 하윤의 허리를 붙잡더니, 조심스러운 손길로 바지를 벗겨내었다.
그리고 하윤의 돌핀팬츠 속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 사실에 흥분한 것일까? 이현의 숨소리가 아주 약간이지만 거칠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둘 모두 말을 하진 않았다. 대신 서로 눈을 맞추고, 눈빛으로 대화했다. 하윤은 이미 사정했음에도 사그라들지 않는 자지를 쓰다듬으며 심호흡 했다.
‘그래도 들어가겠지? 당연한거니까….’
하윤의 처녀 보지가 처음으로 남자를 만났다. 귀두 끝부분으로 입구를 눌러대는 감각, 묘하게 간지러우면서도 떨렸다.
하윤은 재촉하지 않았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질구를 꾹 밀어눌렀다.
가장 이상적인 결말이라면 이대로 처녀막이 찢기며 관계를 가지게 되는 것이리라. 하지만 이현의 물건은 너무 컸고, 하윤은 삽입 자위조차 해본 적 없는, 말 그대로의 숫처녀였다.
계속하여 강압했지만 삽입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풀리지 않은 채 애액만 흘리는 처녀 보지는 이현의 크기를 감당할 수 없었다.
어쩐지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하윤은 당황했고, 이현도 당황했다. 하지만 티내지 않은 채 다른 연기를 시작했다.
갑작스레 정신이 든 척 시선을 피하더니, 조심스레 하윤을 밀어냈다. 그때까지도 하윤은 계속 삽입을 시도했지만 고통스럽기만 할뿐,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첫 경험에서는 흔한 일이다. 여자쪽이 한 번도 보지를 쓴 적 없어서 아예 들어가지 않는 경우.
다만 지금은 연인의 첫관계가 아니었고, 불륜이나 마찬가지였다. 어쩌면 다음 기회는 없을지도 몰랐다.
그렇든 말든 이현은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미안. 없었던 일로 하자….”
물론 없었던 일로 할 생각은 없었다. 애초에 진심으로 말했어도 하윤은 포기하지 못한다. 이현은 황급히 옷을 주워들고 자신과 혜지의 방으로 가 숨었다.
혼자 남겨진 하윤은 멍하니 거실에 있었다.
*
시간이 흘러 혜지가 돌아왔지만 상황은 이미 종료된 후였다. 하윤은 방에서 나오지 않은 채 자위하는 중이었다.
쾌락을 위해서는 아니었다. 이현의 물건을 받아들이려면 어느정도 개발을 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리하여 열심히, 두려웠던 것도 참고 삽입 자위를 하고 있었다. 손가락을 넣고 천천히 휘젓기.
처음에는 거의 슬픈 마음으로 했지만 지금 와서는 충분히 느끼고 있었다. 원래부터 제법 잘 느끼는 편이었는지는 모른다.
하윤은 애액을 질질 흘리다 조수를 뿜었고, 살짝 풀린 얼굴로 침대에 쓰러졌다.
‘아냐. 쟤도 당황스러웠을테니….’
그 사이 하윤은 다시 자기 합리화를 끝마친 후였다. 오히려 마음을 드러내었으니 전보다 쉽게 가능할 것이라는 합리화.
물론 그 바탕에는 ‘최이현도 날 좋아한다’라는 전제가 깔려있었다. 흔히 보이는 유형이다.
어찌되었건 다음 날이 되어서는 혜지가 외출하지 않았다. 하윤 역시 집에 있으며 둘과 함께 식사했다.
이현은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혜지 앞에서야 원래대로의 모습이었지만, 가끔 혜지 없이 복도에서 마주치면 어색한 미소를 흘렸다.
그것마저도 하윤은 자기 좋을대로 해석했다.
그리고 다시 방에 틀어박혀 자위했다.
“흐읏…♡”
반나절 내내 자위하다 잠들고, 또 일어나서 밥먹고 하루종일 자위만 한 덕분인지 하윤의 보지는 딱 쓰기 좋은 상태로 변해있었다. 그렇지만 혜지가 집에 있었으므로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다. 대신 은근슬쩍 근처에서 신호를 보냈다.
지나갈 때마다 몸을 건드린다거나, 은근슬쩍 은밀한 부위를 터치한다거나. 가끔은 옷을 내려 가슴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때마다 이현은 못본 척 지나갔지만 저도 모르게 힐끔거리는 건 확실하게 보였다.
‘혜지 나가면….’
그리 생각하며 시간을 보내던 와중이었다. 돌연 이현이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어디로 가는 걸까?
하윤은 간편하게 차려입고 뒤를 밟았다. 흑심은 아니고, 순수한 호의일 것이다. 아마도.
어찌되었든 이현의 뒤를 밟다 도착한 곳은 꽤나 좋은 아파트였다. 이현이 엘리베이터에 타자 하윤은 계단으로 엘리베이터에 표시되는 층수를 보며 따라 올라갔다.
그리하여 도착한 층, 하윤은 적당히 몸을 숨기며 쫒았다. 복도가 제법 넓었으므로 숨을 곳은 많았다.
그리고는 자연스레 비밀번호를 누르는 이현의 모습.
‘비밀번호가 1234….’
예전에 살았다던 자취방일까? 그런 것 치고는 지나치게 좋아보였지만, 하윤은 계속 지켜보았다.
그리고 안에서 누군가 나왔다. 여자였다. 아무것도 입지 않은 나체의 여자.
혜지는 아니었다. 가슴도 작아서 거의 없다 할 수준이었다.
심지어 표정은 약간 찌푸린 듯 보였는데, 하윤은 본능적으로 그게 거짓된 표정임을 알 수 있었다.
싫은 척 하는 모습. 그리고 이현은 웃으며 그 여자의 몸을 만져주었다.
그러자 조수를 뿜으며 곧바로 꼴사나운 모습이 되었다.
‘뭐지…?’
뭔지 알 수 없었으므로 문이 닫히자마자 근처로 가서 귀를 기울였다. 방음이 좋지 않은지 새어나오는 소리가 있었다.
정확히는 창문이 열려 소리가 새어 나왔다. 뭐라고 떠드는 소리, 그리고 교성을 내는 소리.
뭔지 알만했다. 그리고 하윤은 약간 화가 났다.
‘나한테는 안해주면서 왜….’
그리하여 분함을 참지 못하고 현관문 앞에서 자위하던 와중이었다. 시간이 꽤나 지났는지 교성과 헐떡이는 소리가 멈추었다. 그리고 다가오는 소리. 하윤은 문 뒤에 숨어 이현이 나온 뒤에도 들키지 않게 했다.
“어. 간다.”
그리고 문틈 사이로 보았는데, 여자가 황홀하다는 표정으로 현관 앞에 엎드린 채 배웅하고 있었다. 보지에서는 연신 씹물과 정액이 흘러나왔다. 부러움에 얼굴이 어두워지던 와중이었다. 문이 닫혔고, 이현이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
하윤은 뒤에서 따라 걷다가 물었다.
“누구야?”
갑작스레 들려온 목소리에 이현은 기겁하는 듯 보였다. 물론 실제로는 알고 있었으므로 연기였다.
하지만 하윤의 얼굴을 본 순간, 진심으로 살짝 기겁하고 말았다. 뭔가 꾹 참고 있는 듯한 얼굴.
이현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가운데, 하윤이 다가왔다. 엘리베이터 내부에는 CCTV가 있지만 층에는 없다.
지금 이곳은 들키지 않는 공간이었다.
하윤은 굳이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그대로 달려들어 이현을 넘어뜨렸다. 졸지에 차가운 바닥에 눕게 된 이현은 어찌해야할지 몰라 당황했다.
해도 집에 간 후에나 할 줄 알았는데, 여기에서 이렇게?
예상에서 벗어났지만 굳이 저항하지는 않았다. 사실 저항하기도 힘들었다. 지금 하윤은 약간 눈이 돌아간 듯 보였으니까.
그리하여 차가운 바닥에서 바지가 벗겨졌다. 하윤은 여전히 어색하지만 격렬하게 손을 움직여 자지를 세웠다.
그리고는 손을 흔들어주기 시작했다.
“너가 나쁜거야…. 알지?”
잘 모르겠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열심히 움직이던 손이 멈췄다. 하윤 역시 바지를 벗기 시작했다.
그 속에는? 역시 없었다. 게다가 오기 전에 자위라도 했는지 이미 끈적하게 젖어있는 모습. 하지만 넣을 수 있을까?
이현이 지금 걱정하는 건 다른 게 아니었다. 당장 이틀 전에도 넣지 못해서 분위기가 이상해졌는데, 오늘도 넣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그 후로 삽입 자위를 좀 했던 것 같긴 하지만, 이틀만에 완전히 풀릴지도 의문이었고.
그렇지만 하윤은 이현의 위에 올라타, 조심스레 몸을 밀어내렸다. 찌직, 하고 뭔가 찢어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피가 조금씩 새어나왔다. 이미 두 명의 처녀막을 뚫은 적 있는 이현은 그게 뭔지 알아보았다.
‘이틀만에 다 풀었다고? 어떻게?’
약간 감탄과 당황이 반씩 섞인 가운데, 하윤은 잠시 숨을 거칠게 내쉬다가 안정을 되찾았다.
아프긴 했지만 참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은근히 압박감이 들어 기분도 좋았고.
애초부터 하윤의 몸이 건강했던 점, 그리고 지금 눈이 돌아갔다는 것도 한 몫을 하고 있으리라.
하윤은 잠시 허리를 들었다가, 내려보았다.
그 입에서 약한 신음이 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