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화 (11/21)

#5.  

「-야, - 뭐하는거야?」  

언제나 서늘한 은우의 목소리에 역력한 당황함.  

은우는 재빨리 몸을 일으켜 뒤로 물러났지만, 반쯤 몸을 일으켜 침대 머리맡에 기댄 자세에서 준에게 

발목을 잡힌다. 준은 상체를 반 정도 일으킨 은우의 다리를 잡은 채, 다른 한 손으로 얇은 봄이불을 들

었다.  

펄럭.  

얇지만 큰 이불이 가볍게 공중으로 떠올라, 반쯤 앉은 상태인 은우의 하체와 그 옆에 앉은 준을 덮는다. 

완전한 어둠에 눈이 익자, 무테안경 너머로 이불 밑에 있는 준의 형체가 희미하게 드러났다.   

「어이, 지금……,」  

은우는 입을 다물었다.  

이불더미가 꿈틀거리는가 싶더니-  

누군가의 손이, 허리에 걸치고 있던 수건을 벗긴다.  

은우가 당황해서 이불을 반쯤 벗겨낸 순간, 준은 은우의 것을 입에 넣었다.  

「-…!」  

이불을 벗겨내려던 은우의 손이, 그대로 이불을 꽉 잡는다.  

물컹하고 뜨거운 혀가 날렵하게 움직이면서 도발한다.  

주머니 부분부터 핥아 올리기 시작해, 천천히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기둥을 타이르듯 어루만지고, 놀리

듯이 살짝살짝 건드렸다가 떨어졌다. 입을 꽉 다물고 있던 은우는, 가느다랗게 끊어질 듯 말 듯 숨을 내

뱉었다.  

「……하아…….」  

낮게 내뱉는 신음소리가 섹시하다.  

길게 공을 들이고, 실컷 애태우면서 준의 혀가 움직였다. 정성껏 핥아 올리다가 입에 넣은 채, 목구멍 

안 쪽까지 밀어 넣으며 머리를 움직인다. 은우의 다리가 이따금씩 경련을 일으켰다. 손을 뻗어, 준의 머

리카락을 꽉 잡는다.  

「-방문… 열려 있어….」  

「…….」  

「잠깐……,」  

움직임이 점점 빨라짐과 동시에, 은우의 다리도 딱딱하게 굳는다.  

그 때, 벌컥, 하고 현관 근처의 방문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은우의 손이 반사적으로 이불 속에 있는 

준의 머리를 꽉 잡았다.  

「-야, 이은우… 화장실 어디라고오-?」  

아직 술이 덜 깬 것처럼 들리는 목소리로, 허리를 벅벅 긁으며 걸어 나온 준민이 크게 소리친다.  

「방에서… 오른쪽.」  

가빠지는 호흡을 눈치 채지 못하도록, 침착하게 대답한다.  

욕실은 침실의 바로 앞이다.  

그가 화장실에 들어가려다가 방안을 유심히 쳐다보기만 해도-.  

친구가 바로 방문 앞까지 다가왔을 때, 준이 팽팽하게 솟아오른 선단의 끝부분을 혀로 꾹 누른다.  

은우는 온 몸을 경직시킨 채, 자신도 모르게 나오려는 신음을 눌러 참았다.  

순간적으로 경직된 은우의 움직임을 느낀 것인지, 막 화장실에 들어가려던 준민은 화장실 불을 켠 채 

의아한 얼굴로 은우를 본다.  

「-너 왜 그러냐?」  

화장실 불빛으로 인해 어둠에 눈이 익을 때까진 안방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할 것이다.  

쾅쾅쾅쾅, 심장 뛰는 소리가 스스로의 고막을 울린다.  

「-아무 것도… 볼일 급하지 않냐.」  

「아아… 맞다.」  

머리를 벅벅 긁으며 화장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탁, 하고 화장실 문이 닫혔다.  

동시에 준이 이를 세우고, 다시 머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비켜…. 못 참겠어.」  

한계에 다다른 은우가 나지막하게 속삭이며 준의 머리를 떼어내려 했으나, 꼼짝도 하지 않는다.  

「잠…, 윽-…,」  

완강한 준의 기세에, 결국 은우가 허리를 꺾는다.  

두팔로 준의 머리를 꽉 끌어안았다.  

입 안에서 사정하자, 준은 남김없이 그것을 삼켰다.  

「…….」  

물 내리는 소리와 함께 화장실에서 나온 친구는, 안방 쪽으로 눈길도 주지 않고 길게 하품을 하며 자신

이 나왔던 방으로 돌아간다.  

잠시, 살짝 거칠어진 호흡소리가 방 안을 떠돌다가 어둠 속으로 녹아들어 사라졌다.  

천천히 이불을 걷어낸 준이 몸을 일으킨다.  

그대로 처연하게 은우를 올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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