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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소울메이트-244화 (244/250)
  • 제244화

    제244편

    “나가신다, 드릴 펀치!!”

    콱! 콰득! 콰드득!!

    번개 같은 속력으로 신금천화교의 ‘하늘샘’ 정예 요원들의 복부에서 씨앗을 빼낸다.

    “커흑!”

    “흑!”

    “크아악!!”

    “커어억!!!”

    씨앗을 잃은 하늘샘 요원들이 하나둘씩 바닥에 쓰러진다.

    “아, 아니……!”

    “이런!”

    그 모습을 보면서 당황하는 하늘샘 요원들.

    “이익……. 이럴 수는……!!”

    급기야 자폭을 결심한 요원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내가 누구인가.

    지금껏 소울 포인트를 민첩에다 죄다 투자한 보람이 바로 여기서 나오는 거다.

    쉬잇. 쉬이잇!!

    엄청난 속도감에 하늘샘의 정예 요원들은 마음대로 자폭하지도 못한 채 내게 씨앗을 빼앗기고 있다.

    자폭하기 전에 씨앗의 마나가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망량이의 눈을 빌린 내게는 그 모든 것이 보이는 상태.

    나는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촤앗! 촤아앗!!

    “주머니가 필요할 정도인데.”

    이미 손에 그득한 씨앗들.

    그리고 하늘샘의 정예 요원들이 당황한 틈을 타, 결이와 하케임이 제대로 실력을 뽐내기 시작했다.

    “하아아앗!!”

    콰차차차찻!!

    콰르르릉!!

    전격이 하늘샘 요원을 바짝 구워 놓는다. 이 정도면 씨앗이고 뭐고 자폭할 수 있을 만큼 남아 있지도 않을 것이다.

    ‘윽, 너무 과격하긴 한데…….’

    물론, 지금의 결이에게 과격하다는 거다.

    좀 더 피를 덜 보게 지켜 주고 싶었는데.

    이게 다 신금천화교 녀석들 때문이잖아!

    나는 분노하며 더욱 빠르게 몸을 놀렸다.

    한 놈, 두 놈.

    내 손에 씨앗을 빼앗기며 하나둘씩 쓰러져 간다.

    “하아아앗!”

    하케임의 창검이 내질러지고 손길을 따라 물줄기가 움직인다.

    쉬익. 촤아아악!!

    물줄기로 얻어맞은 하늘샘 요원들이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퍼억, 퍼억!!

    이제 남은 곳은 안영지와 펫들 쪽.

    “이익!!”

    스겅, 촤아악!!

    사람을 베는 소리와 함께 기합이 들려온다. 내 생각보다 안영지는 훨씬 잘 싸워 주고 있었다.

    “삐약!”

    카차차차찻!!

    썬더의 작지만 매운 전격 공격과.

    “샤아아앗!!”

    윙키의 독 공격이 서로 어우러져 하늘샘 요원들 하나하나를 쓰러트리고 있었다.

    어느새 수북하게 쌓인 하늘샘 요원들.

    “잘해 주고 있구나!”

    “삐약!”

    “쉬이이잇!!”

    “하준 님! 괜찮으세요?”

    “나야 괜찮죠. 끄떡없어요.”

    “피범벅이신데…….”

    “아, 그게 제 피가 아니라…….”

    “……게다가 괜찮으신 건가요? 그 머리…….”

    아, 아직 망량이가 내 머리를 삼키고 있는 참이다.

    꼴이 영 사납긴 하겠군.

    이제 씨앗은 다 회수했으니까 망량이가 나를 뱉어도 될 듯하다. 망량이는 내 생각을 읽은 것처럼 나를 단번에 뱉어 낸다.

    빌렸던 망량이의 시선이 거두어지고 맑고 또렷한 내 시선으로 돌아왔다.

    젖은 건 아니지만, 엉망이 된 머리를 손으로 대충 정리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래도 사태가 좀 진정된 것 같기는 한데요.”

    “맞아요.”

    툭, 털썩.

    하늘샘 요원들이 끝도 없이 쓰러졌다.

    “이런……. 제기랄…….”

    “순교자가 되어야 하는데…….”

    결국에는 항복하는 요원들도 발생했다.

    그들은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기도하기도 하고 하늘을 보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그런 모습이 나는 좀 오싹하게 느껴졌다.

    삐용, 위용.

    투타타타타.

    사이렌 소리와 헬기가 도착하는 모습이 보인다.

    헬기에서 내린 건 한세희였다.

    “대단하군요.”

    “크와웅.”

    그의 곁에는 만티코어가 붙어 있었다.

    누가 봐도 전투를 위해 달려온 모습.

    “지파장 하나가 신선 길드를 습격해 왔어요.”

    “그렇군요. 그를 막아내다니, 대단합니다. 게다가 손에 든 건 씨앗들이군요.”

    “아, 맞아요. 이만큼이나 수확했답니다.”

    “이 지파장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온 것 같네요.”

    한세희는 주위를 둘러보며 감탄했다.

    “아주 섬세한 공격이었습니다. 나조차도 이런 건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군요.”

    “에이, 무슨 그런 말씀을.”

    “정말로 대단합니다, 은하준 씨.”

    색소가 옅은 한세희의 눈이 반들거린다.

    그는 내가 처치해 둔 이들의 상처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한세희는 씨앗을 빼내다 사람을 죽인 적이 있었으니까.

    그래, 그에게도 망량이와 같은 시선은 없다는 뜻이다.

    “크르르릉.”

    흑단이가 공중에서 내려와 지파장 유민국을 내려놓는다.

    “크으윽……. 이런, 꼴을 보이다니. 쿨럭쿨럭.”

    “이렇게 말까지 잘하는 상태라니, 수준급입니다. 앞으로 신금천화교를 제압하러 가는 데 은하준 님을 꼭 모셔 가야 할 것 같군요.”

    한세희는 뒤에 있던 힐러에게 유민국을 치료하라고 시키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주실 수 있겠습니까?”

    “물론이죠.”

    게다가 그 일이 길어질 것 같지 않으니까.

    “드릴 말씀이 있어요.”

    “뭔가요?”

    “신금천화교의 본거지를 알아냈어요.”

    “뭐라고요?”

    한세희의 눈이 커진다.

    “정말입니까?”

    “네.”

    “어떻게 그걸…….”

    “이전의 그 믿을 만한 소식통으로 말이죠.”

    “그럴 수가……. 그럴 리가…….”

    한세희는 정말 놀란 것 같았다.

    그는 턱을 매만지며 눈을 가늘게 떴다.

    “그래서 거기가 어딥니까?”

    “깜짝 놀랄걸요.”

    그가 내게로 성큼 다가온다.

    “세종시예요.”

    “세종시.”

    세종특별자치시.

    그곳이 신금천화교가 숨어 있는 본당의 위치였다.

    “그런…….”

    “그곳에 그 어머니라는 존재가 있어요.”

    “어머니.”

    한세희는 탄성을 내뱉었다.

    “당장 수색을 시작하겠습니다.”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물론이죠. 은하준 씨가 가지 않겠다고 했다면 제가 끌고 갔을 겁니다.”

    “그건 무섭네요.”

    “무섭긴요.”

    “하지만 당장 크게 움직이면 어떻게 도망칠지 모릅니다.”

    기껏 위치를 알아냈는데 도망가 버린다면, 다시는 어떻게 찾아야 할지 모른다.

    이번에 그쪽에서 먼저 접촉을 해 오지 않았다면.

    그래서 영혼 차원에서 조우하지 않았다면 아직 본당의 위치를 알아내지 못했을 거다.

    ‘게다가 이미 접촉은 실패한 것과 마찬가지다. 혹시라도 그 때문에 자리를 옮겼을 수도 있어.’

    당장 빠르게 움직여야 하지만, 비밀리에 조심스럽게 움직이기도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일단 세종시를 포위해서 아무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조치해 두겠습니다.”

    “조심스럽게 부탁드려요.”

    “네, 특히나 조용한 인원들로 수색부대를 짜죠. 근원지를 찾으면 저희가 함께 가장 먼저 본당을 치는 겁니다.”

    “흐음, 좋은 생각 같아요.”

    “그들이 얼마나 강할지는 몰라도 우리가 시간을 끄는 사이에 모든 공격 대원이 모두 모일 수 있을 테니까요.”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한세희가 헬기 쪽으로 돌아섰다.

    “더 챙길 물건이 있습니까?”

    “……흐음, 아니요.”

    웬만큼 필요한 건 인벤토리 안에 다 들어 있을 것이다.

    “바로 가죠.”

    “하준아?”

    설명을 듣지 못한 결이와 하케임이 급하게 따라붙는다.

    “세종으로 갈 거야.”

    “뭐라고?”

    “자세한 이야기는 헬기 안에서 할게.”

    나는 두 사람을 잡아끌어 헬기에 태웠다.

    * * *

    헬기 아래로 아름다운 도시의 야경이 반짝인다.

    반듯하게 닦인 도로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은 빌딩.

    연식이 오래되지 않은 도시의 모든 것들이 번쩍거린다.

    투타타타타.

    “슬슬 내리죠.”

    가장 높은 빌딩 위에 있는 헬기 착륙장으로 내린 우리는 새카맣고 반짝거리는 도시의 야경을 훑어보았다.

    “이곳에 신금천화교의 본당이.”

    “네, 정확하게 동 수까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도시에 분명 신금천화교의 어머니가 숨어 있어요.”

    어쩐지 영혼 차원에서 남자가 나를 밀칠 때 닿았던 가슴팍이 뜨거워지고 욱신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요원들이 침투할 겁니다. 이곳 세종의 곳곳에.”

    한세희가 조용히 말했다.

    “정확히는 마나 감응 장치로 전 구역을 샅샅이 훑는 겁니다. 조금이라도 수상한 마나를 발견하면 곧장 알아차릴 수 있죠.”

    “지파장들을 찾아내는 데도 도움이 됐던 기술이겠죠.”

    “네. 다른 지파를 찾아낸 덕분에 쌓인 데이터가 있습니다. 이들이 아무리 꼭꼭 숨어 봐야 시스템의 힘을 빌려 스킬을 쓰는 이상, 마나를 완전히 감출 수는 없거든요.”

    한세희는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본당이니 더 대단한 보안으로 숨겨 놨겠지만, 아마 몇 시간 걸리지 않을 겁니다.”

    “좋군요.”

    츠츠츳.

    헬기를 타면서부터 소울메이트로 이어진 덕분에 나는 한세희가 긴장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드디어 신금천화교의 본당을 찾아내는 것이다.

    드디어 그놈들을 뿌리 뽑을 수 있다.

    ‘안단홍도 이번에 찾을 수 있을까.’

    영혼 차원에서부터 스쳐 지나가던 영상으로는 그녀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일당을 모두 일망타진할 수 있다면 그녀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을 거다.

    ‘부디 무사해야 할 텐데.’

    50층이 넘는 빌딩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본다. 아무것도 모르는 세상은 그저 평소와 같이 흘러가고 있을 뿐이다.

    ‘그래, 신금천화교. 네놈들도 아무것도 모르고 그렇게 기다리고 있거라.’

    “괴물 특수 부대원들뿐 아니라 일반 군인들과 경찰들까지 세종 도심을 봉쇄하고 오고 가는 사람들을 검열하고 있다고 합니다.”

    “조심해야 해요. 여기서 티가 났다가 도망치면 안 됩니다.”

    “물론이죠.”

    우리는 곧장 특별 사무실을 마련한 후, 신금천화교를 찾았다는 연락이 올 때까지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몇 시간 후, 치직치직. 무전기가 울린다.

    “이상 징후가 나타나는 마나 근원지를 찾았습니다.”

    “신금천화교다.”

    사무실에 앉아 있던 결이와 나, 하케임과 한세희 등 여럿이 동시에 벌떡 일어났다.

    “어디죠?”

    “도시 중심지 정부 청사 근처입니다.”

    “알겠습니다. 곧 모두가 그리로 가지요.”

    수색 요원과의 통신이 끊어지고 결이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본다.

    “괜찮을 거야.”

    “물론 그래야지.”

    “걱정하지 마십시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씨앗을 가지고 있을까.

    그들이 자폭이라도 하면 신금천화교에 관한 단서들은 수포로 돌아간다.

    “우리가 가장 먼저 잠입해야 해요.”

    내 말에 한세희가 고개를 끄덕인다.

    “외관을 변신시켜 주는 아이템이 있습니다.”

    한세희가 언제 챙겼는지 인벤토리에서 아이템을 꺼내 내게 나눠 줬다.

    “아이템이 두 개뿐이니, 은하준 씨와 제가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 그렇지만!”

    “한결 씨는 근처에서 대기하다가 필요할 때 바로 합류하는 것으로 하죠.”

    “차라리 내가 들어가는 편이…….”

    결이는 안절부절못하는 얼굴로 나를 돌아본다. 하지만 한세희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한결 씨보다는 정확하게 씨앗을 발라낼 수 있는 은하준 씨가 동행하는 편이 훨씬 나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씨앗을 품은 신금천화교 교인들을 상대하는 게 성가시니까요.”

    “크읏…….”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우리를 불러라.”

    하케임이 결이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내게 말했다.

    “응, 걱정하지 마. 우리나라 최강의 헌터가 옆에 있으니까.”

    “…….”

    결이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아차차, 말실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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