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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소울메이트-197화 (197/250)
  • 제197화

    제197편

    사람을 친 것 같은 정황에 택시 기사가 황급히 앞으로 튀어 나간다.

    “저기, 괜찮으시…….”

    터억!

    누군가 택시 기사의 목을 낚아채면서 그의 발이 공중에 붕 떴다.

    “으극……, 커헉!”

    기사의 목을 쥔 괴한은 말이 없이 물끄러미 택시 안을 바라보고 있다.

    복면에 가려 그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택시 안의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

    ‘복면을 쓴 괴한. 신금천화교?’

    나와 결이는 본능적으로 택시 밖으로 뛰쳐나갔다.

    우드드득.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리며 괴한이 택시 기사를 저 멀리 내던진다. 힘없이 날아간 기사의 몸이 바닥을 구른다.

    “젠장.”

    휘이익!

    퍼억!

    곧장 내지른 결이의 주먹을 괴한이 막아낸다.

    퍽, 퍼억! 콰아악!

    연속해서 쏟아지는 결이의 공격. 하지만 괴한은 아주 가벼운 움직임으로 공격을 받아내고 있었다.

    “불길한 예감.”

    쉬익.

    내 디버프 스킬이 괴한에게 내리꽂힌다.

    그러나 챙! 하는 소리와 함께 스킬이 빗나간다.

    “먹히지 않는다고? 면역? 아니면…….”

    휘리릭!

    당황하는 순간 내 발밑에서 검은 그림자가 생겨나더니 촉수가 뻗어 나왔다.

    “큭!”

    양팔과 다리가 순식간에 속박당했다.

    빵! 빠앙!

    “어이! 뭐 하는 거야?!”

    “앞에 뭐예요?”

    “아이참, 길 막고 뭐 하는 거야?”

    뒤쪽의 차들이 움직이지 않는 우리 때문에, 연신 경적을 울려댄다. 그들은 지금 상황이 어떤지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힉. 뭐야. 각성자들?”

    “뭐야, 각성자들끼리 시비가 붙었나 봐.”

    “싸운다!”

    “얼른 여기서 벗어나!”

    겨우 차를 틀어 우리 옆을 지나는 사람들이 겁에 질려 소리를 지른다. 하지만 앞에서부터 엄청나게 밀린 차도 때문에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

    “젠장, 도, 도망가!”

    “휩쓸리면 죽을 거야!”

    차를 버리고 도망가는 사람까지 출몰했다.

    그로 인해 교통은 완전히 마비되어 버린 상황이다.

    빵! 빵!!

    뒤에서는 여전히 신경질적인 경적이 들리고 몇몇 사람들은 도로를 뛰어 뒤로 도망치느라 차에 치이거나 넘어지며 아수라장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 자식…….”

    휘이익! 퍼억!

    결이의 주먹은 아직도 괴한에게 유의미한 대미지를 주지 못하고 있다. 나는 움직임이 완전히 막힌 상태이지만, 상관없다. 내 스킬들은 내가 속박당한다고 해도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니까.

    “크윽! 억압의 손길!”

    촤르륵.

    사슬이 솟아오른다.

    괴한의 몸을 잡기 위해 여러 개의 사슬이 그를 덮치지만, 괴한은 요리조리 능수능란하게 피해 버린다.

    “이럴 수가.”

    빠르다. 그리고 강하다.

    지금까지 만났던 신금천화교의 무리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후우욱.

    드디어 괴한 쪽에서 공격을 가한다. 기합을 모아 돌려차기를 시전하는 순간.

    퍼어어억!!

    분명 결이는 그 공격을 막으려 했던 것 같은데 엄청난 소리를 내며 뒤로 멀리 밀려났다.

    역시 이 녀석은 무지막지하게 강하다.

    쿵쿵. 불안함에 심장이 크게 뛴다.

    휘익!

    괴한은 곧장 밀려난 결이를 향해 도약했다. 그리고 쏟아지는 괴한의 공격.

    내지르는 주먹이 거의 보이지 않을 지경이다.

    “크으윽!”

    그나마 결이가 공격을 막아내고는 있다. 하지만 어쩐지 기세가 밀리는 듯하다.

    “으아아아!!”

    번쩍!

    콰과광!!

    밝은 빛이 일더니 결이 주변으로 스파크가 엄청나게 튀었다.

    파직, 파지직.

    “드디어 스킬을 쓸 마음이 생겼나.”

    괴한의 목소리가 낮게 울린다.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낯선 목소리다.

    “죽여 버리겠어.”

    “사람을 함부로 죽이면 안 되지. 그러면 나쁜 아이인걸.”

    괴한의 목소리에 웃음기가 살짝 어려 있다. 마치 방금 자신이 한 일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조금 지나친 농담이라는 듯이.

    그의 말에 오만함과 잔인함이 묻어 나왔다.

    뿌드득. 결이가 이를 갈았다.

    “이 자식!!”

    파츠츠츳.

    파지지직!!

    결이의 전격 공격이 시작됐다.

    파지지직, 콰아아앙!!

    “꺄아아악!”

    “도, 도망쳐!”

    “살려 주세요!”

    이제 도로 위에는 차를 버리고 도망가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결이를 이 정도로 상대해 내다니, S급이라는 건가?’

    이제 어지간한 A급들은 결이를 못 당해 낼 정도로 성장했다. 한데 지금 눈앞에 있는 괴한은 마치 고레벨의 S급처럼 결이를 쉽게 상대해 내고 있었다.

    ‘젠장 어떻게 된 거야.’

    파츠츠츳.

    콰아앙!

    쏟아지는 전격을 괴한이 피해 낸다.

    콰광! 쿠과광!

    도로와 차가 결이의 전격에 의해서 박살 나고 있다.

    차르르륵.

    억압의 손길을 사용해서 괴한의 움직임을 계속해서 방해하고 있지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결이의 전격을 피해 낸 괴한이 손을 뻗자 땅에서부터 시커먼 촉수가 솟아올랐다.

    슈와아악!!

    촉수는 호를 그리며 결이에게 휘둘러졌고 적중했다.

    퍼어억! 엄청난 소리를 내면서 결이가 저 멀리로 밀려난다.

    “크읏, 결아!”

    “주인님 제가……!”

    망량이가 나를 속박하고 있는 촉수에 달려들었다. 화르륵! 푸른 불꽃이 일더니 촉수가 고통스러운 것처럼 움츠러든다.

    “이익.”

    그 틈을 노려 강하게 몸을 비틀자, 팔 하나가 풀려나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자유로워진 손으로 인벤토리에서 새벽의 검을 불러낸다.

    스스슷.

    터억. 스걱! 손에 쥔 검으로 나머지 팔다리를 묶고 있는 촉수를 베어 낸다.

    츄르르릇.

    촉수를 베어 내자마자 다시 바닥의 검은 그림자 안으로 모습을 감췄다. 나는 멈춰 선 차들 위로 점프해 괴한을 향해 달려갔다.

    “이렇게 이목을 끌 줄은 몰랐는걸. 하앗!”

    그리고 곧장 괴한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카앙!!

    괴한이 검으로 내 새벽의 검을 받아낸다.

    “우리 신금천화교는 마땅히 빛을 받아야 할 곳이다.”

    “오늘은 순순히 어디서 행차하셨는지까지 알려 주고.”

    “네가 우리에 관해 캐내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안다.”

    “……!”

    카아앙!!

    괴한이 휘두른 검에 몸이 저만치 밀려난다.

    ‘내가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쪽에서도 알았다고?’

    이전에 나를 습격했던 괴한의 이름을 알아내 그 어머니가 살고 있는 집을 찾았었다. 그걸 이 녀석들도 알고 있다는 뜻인가.

    역시 녀석들은 계속해서 내 뒷조사를 하고 있었다는 거다.

    “그래서 이번에 이렇게 대담하게 등장하셨나?”

    “어머니의 뜻이므로.”

    “대체 어머니가 누구시길래 자식들 교육을 이렇게밖에 못 했대?”

    “…….”

    차르르륵!

    이번에는 억압의 손길을 이용해서 멀리 있는 괴한을 향해 공격을 가한다. 아까 실패했지만, 불길한 예감도 다시 한번 더 사용한다.

    츠츠츳!

    “이렇게.”

    차르르륵!!

    이번에는 나와의 대화에 집중했는지 미처 피하지 못한 괴한의 발이 사슬에 휘감겨 붙잡힌다.

    “사람들을 괴롭히고.”

    “…….”

    “피해를 끼치고.”

    차르르륵.

    내친김에 괴한의 양팔까지 사로잡는 데 성공한다.

    “게다가 다 큰 어른인 것 같은데 뭐만 할 때마다 어머니, 어머니. 나쁜 짓을 하면서 어머니 핑계 대는 것도 웃기고.”

    “나쁜 짓?”

    “나쁜 짓이라는 자각도 없냐?”

    “하얀 거짓말이라는 걸 아는가? 대의를 위한 작은 희생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뭐?”

    으드득.

    이가 갈린다.

    작은 희생?

    이 녀석들은 지난 시위 테러 때도 이런 식이었다.

    “대의? 대체 너희가 말하는 대의가 뭐길래 이런 짓을 저지른다는 거야?!”

    “너 같은 대적자가 알 턱이 있나.”

    “대적자?”

    “너는 빛의 어머니를 위한 그림자, 길 위에 깔릴 돌, 여명 직전의 어둠.”

    “뭐라는 거야.”

    뚜둑, 뚝.

    괴한이 오로지 완력으로 내 억압의 손길을 끊어 버린다.

    엄청난 힘이다.

    “그러기 위해선 너는 더 강해져야 한다.”

    “뭐라고?”

    쉬이익!!

    사슬을 끊어 버리자마자 괴한은 내게로 돌진한다.

    ‘피할 수 없어. 너무 빠르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내 몸이 본능적으로 먼저 움직인다. 헤르메스의 신발을 이용해 공중을 딛고 겨우 괴한의 검을 피해 낸다.

    “역시.”

    괴한이 피해 내는 내 아래를 지나며 피식 웃는다.

    “역시는 무슨 역시. 하앗!”

    나는 비껴가는 괴한을 놓치지 않고 검을 휘둘렀다.

    카아앙!

    “……!”

    이번에는 괴한이 검으로 내 공격을 막아내지 못했다. 제대로 적중했다. 하지만 그 사실 때문에 나는 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아예 공격이 먹히지를 않는다.’

    강철을 향해 식칼을 휘두른 것처럼, 내 새벽의 검은 괴한의 몸에 생채기 하나 낼 수 없었다.

    “이럴……수가.”

    “아직 더 강해져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치잇!”

    타앗!

    나는 공중으로 한 번 더 발을 내디뎌 괴한에게서 최대한 멀리 벗어나 본다.

    쉬이이익. 하지만 그도 잠시, 괴한은 곧바로 나를 따라잡는다.

    “네놈들이 뭐라고 하는지 나는 하나도 모르겠고!”

    파츳. 파츠츠츳!!

    일순간 괴한의 등 뒤에서 빛이 일더니 벼락이 내리꽂힌다.

    퍼어어어엉!!

    폭발이 일며 나도 저 멀리 튕겨져 나간다.

    “하준아!”

    “결아!”

    튕겨 나가는 나를 붙잡은 건 한결이다.

    “저 녀석 강해.”

    “응.”

    퍼엉, 콰르릉.

    폭발이 일어난 부근에서 불이 피어오른다.

    그리고 그 불꽃을 헤집고 괴한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전력으로 나서야겠어.”

    “응.”

    츠츠츳.

    결이가 검을 빼 들었다.

    그와 동시에 괴한 쪽에서도 기다란 장검을 빼 든다.

    타앗! 카아아앙!!

    결이와 괴한의 검이 서로 맞부딪혀 파열음을 낸다.

    검과 검 사이에 불꽃과 스파크가 튀고 있다.

    “크읏.”

    가가가각. 가각.

    두 검이 팽팽하게 맞서다 물러난다.

    먼저 검을 물린 것은 한결이 쪽.

    “이런 젠장.”

    “우리 신금천화교의 힘을 얕보지 마라.”

    “얕본 적 없어!”

    카아앙! 카앙!

    파츠츠츳.

    결이의 번개 검이 괴한을 향해 쇄도한다.

    “사람한테 이 스킬을 사용하게 될 줄이야.”

    결이의 눈이 빛나는가 싶더니, 번쩍! 하고 하늘에서부터 벼락이 떨어진다.

    콰차차차!

    벼락이 만들어 내는 거대한 검의 형태. 벌써 검의 형태를 세 개나 만들어 낼 수 있을 만큼 결이는 강해졌다.

    “우중격침.”

    투과과과!!

    거대한 검이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양 괴한을 향해 쏟아져 내린다.

    쿠과과광!!

    엄청난 굉음과 함께 붕괴가 일어난다. 차와 도로, 그리고 휩쓸린 건물까지 엄청난 기세로 박살 났다.

    구구구구…….

    먼지가 뿌옇게 차오르고 사람들이 일찌감치 대피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찰나.

    푸스스.

    먼지를 뚫고 괴한이 모습을 드러낸다.

    “아니…….”

    결이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진다. 나 역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인간의 몸으로 저걸 맞고도 괜찮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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