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소울메이트-99화 (99/250)

제99화

제99편

[소울 포인트를 300개 이상 사용하였습니다.]

[넥스트 레벨이 해금됩니다.]

[두 번째 각성을 축하드립니다.]

“응? 넥스트 레벨? 두 번째 각성? 뭐야 이게?”

띠링.

[업적 업그레이드.]

[비정상적인 속도광] 등급: 사파이어↑

“앗, 업적도 업그레이드됐다!”

일단은 먼저 업적을 확인한다.

[비정상적인 속도광]

헤르메스의 신발 능력 20% 상승. 공중에 머무는 시간이 30분으로 늘어납니다.

추가 보상 아이템: 헤르메스의 반지.

‘이게 뭐야. 대박이잖아? 초 단위였던 스킬 사용 시간이 30분으로 늘어났다고?’

게다가 이번에도 추가 보상 아이템이 있다.

이렇게 풀세트로 맞춰지면 또 보너스 포인트를 얻을 텐데. 그렇다면 계속해서 비정상적인 속도광에 계속 투자하는 것이 꽤 메리트가 있는 일일 터.

스스스.

곧장 반지를 소환해 착용한다.

아무런 장식이 없는 얇은 반지라 거슬리지 않아서 좋다.

“이건 계속 이대로라면 문제없고. 그런데 문제는…….”

해금된 넥스트 레벨이라는 거다.

‘이건 어디서 보는 건데?’

넥스트 레벨이라니. 스킬 이름인가 싶어 스킬 창을 열어 본다.

“어라?”

[영혼 조율]

많은 마나를 소모하여 일시적으로 영혼 싱크로율을 맞출 수 있다.

적은 마나를 소모하여 꾸준히 특정 대상에게 사용할 시 지속적으로 싱크로율을 상승시킬 수 있다. 영구적이지는 않다.

못 보던 스킬이 생겨 있다.

설명으로 보아서는 소울메이트의 싱크로율을 말하는 것 같다. 싱크로율을 내가 조정할 수 있다니. 그런 기술은 처음 본다.

‘싱크로율을 끌어올릴 수가 있다고? 인위적으로?’

그렇다는 건 그 누구와도 소울메이트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것 아닌가.

‘있으면 좋긴 한데……. 그렇게까지 중요한 스킬은 또 아닌 것 같고. 흐음, 애매하네.’

새로 생긴 스킬은 그게 다가 아니었다.

[영혼 각성]

싱크로율 포인트를 일정 수치 모아 영혼을 각성시킨다.

대상은 넥스트 레벨을 이용할 수 있다.

솔직히 설명이 너무 없다.

시스템은 너무 불친절하다. 열이 받지만, 뭔가 굳이 해석하자면 앞서 생긴 영혼 조율 스킬과 함께 쓰는 것이 아닐까 싶다.

‘싱크로율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스킬이 생겼으니까. 소울메이트를 많이 사용할수록 싱크로율 포인트라는 게 쌓이는 형식이 아닐까. 이걸 일정 수치를 모은다. 그러면 영혼이라는 걸 각성시킬 수 있고…… 이걸 통해서 넥스트 레벨을 이용할 수 있다. 뭐 대충 그렇게 흘러가는 것 같은데.’

그러니까 넥스트 레벨이 대체 뭐냐고!

넥스트 레벨에 대한 설명만 쏙 빠져 있다.

‘아무래도 넥스트 레벨을 사용하는 게 뭔가 좋은 거긴 하겠지? 나도 넥스트 레벨이 해금되니 이런 부가적인 스킬이 생겼고…….’

하지만 딱히 넥스트 레벨이 아주 좋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솔직히 들어 본 적도 없고, 넥스트 레벨이 해금되고 생긴 스킬들도 서포터 계열이고.

‘아직 잘 모르겠단 말이야.’

다음으로 확인해 볼 것은 기본 상태 창.

레벨과 각 특성 스텟이 있으니 뭔가 실마리가 있을지도 모른다.

“으으으음…… 이건가?”

[은하준]

혼백의 인도자(Lv. 42)(N: Lv. 1)

약간 황당하다. 그냥 이렇게 N만 붙여 놓으면 다냐?!

“넥스트 레벨이 대체 뭔데?”

“인류 멸망을 막기 위한 첫 번째 걸음이라고 할 수 있죠.”

“우, 우와아아아악!!”

바로 옆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 거의 뒤집힐 뻔했다.

벌렁거리는 심장을 다독이며 주위를 둘러보지만, 누군가 있지는 않다.

조용하게 이글거리고 있는 망량이밖에는…….

“설마…….”

“그래요. 제가 말한 게 맞아요, 주인님.”

“으, 으어?”

앳된 소년의 목소리가 또렷한 발음으로 말한다.

“마, 말도 안 돼.”

“뭐가요?”

“너, 너어…… 너 말을…….”

“전 항상 말하고 있었어요. 주인님이 못 알아들으셨을 뿐이지.”

“뭐라고?”

“얼마나 답답했다구요. 뭐 최근에는 어쩐 일인지 좀 알아들으시는 것 같긴 했지만요. 사실 그건 그냥 느낌상 알아들으신 거죠?”

“뭔가…… 징그러워.”

“넷?! 징그럽다뇨!!”

파란 불꽃이 파드득 떨리며 화를 낸다.

“내 망량이는…… 내 망량이는 이렇지 않은데.”

“나 참! 뭐라는 거예요! 애초에 제 말을 알아듣지 못한 주인님이 문제였다고요!”

“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

“애초에 혼백의 인도자시잖아요. 그러면서 도깨비불의 말을 못 알아들으시다니. 말이 안 된다고요. 저랑 주인님은 완전히 세트인데! 이제껏 팔푼이 주인님을 모시게 된 줄 알고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그래도 다행이에요. 이제 다 해결됐으니까요.”

“뭐?”

생각보다 망량이가 싸가지가 없다.

“이제 이 망량이와 대화가 가능하시니까. 본격적으로 성장을 시작해 볼까요?”

“본격적인 성장?”

“네! 넥스트 레벨이 해금됐잖아요. 모든 건 여기서부터 시작이라고요.”

“넥스트 레벨이 대체 뭔데?”

“1분기 마지막 퀘스트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이죠. 넥스트 레벨이 없으면 마지막 퀘스트는 무조건 실패거든요. 자격 미달~!”

“무슨…….”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 뭔가를 떠올리게 한다.

“인류 멸망…… 마지막 퀘스트? 설마…….”

내가 회귀하기 직전에 있었던 그 퀘스트를 말하는 건가?

“망량아! 좀 자세히 말해 봐.”

“네? 설명은 끝났는데요?”

“1분기가 있다는 건 2분기도 있다는 거야?”

“그, 그렇죠? 아마 그렇겠죠?”

“넌 대체 뭘 알고 있는 거야? 아는 것 전부 말해 봐!”

절박한 마음에 파란 불꽃을 두 손으로 꽉 쥐고 흔들었더니 망량이는 빠져나가기 위해 마구 허우적거렸다.

“저, 저도 별로 아는 건……! 주인님이 선택한 자들과 함께 마지막 퀘스트를 깨야 한다는 것뿐이에요!”

“선택한 자들?”

“네! 주인님이 없으면 누구도 넥스트 레벨을 가지지 못하니까요!”

“맙소사.”

갑자기 온몸에서 힘이 탁 풀린다.

망량이의 말을 듣고 보니 내게 왜 그런 스킬이 생겼는지 이해가 됐다.

왜 회귀 전의 미래가 결국에는 인류 멸망이었는지도 알겠다.

애초에 이 넥스트 레벨이라는 것에 도달하지 못해서 전 인류가 자격 미달이었던 거다.

“이 넥스트 레벨이라는 건…… 이걸 해금한 사람만 살아남을 수 있는 건가?”

“에이, 그건 아니죠. 그렇게 따지면 각성자가 아닌 사람들은 전부 죽어야 하게요?”

“그건 그렇지만……. 그럼 대체?”

“으음, 넥스트 레벨이 있어야 2분기 이상의 퀘스트에 도전할 수 있는 것뿐이에요. 한데 1분기 마지막 퀘스트 실패 페널티가 인류 멸망이니까 어쩔 수 없는 것뿐이고요. 넥스트 레벨을 가진 몇 사람이 퀘스트를 깨기만 하면 아무런 문제가…….”

조잘거리던 망량이가 말을 뚝 끊는다.

“이상하다? 주인님 계속해서 인류 멸망을 막아야 한다고 중얼거리셨잖아요? 그래 놓고 넥스트 레벨에 관해서는 하나도 모르시고. 마지막 퀘스트에 관해서 제가 말한 적도 없는데 어떻게 아신 거예요?”

“난……!”

순간 말문이 덜컥 막힌다. 그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는 이야기다.

“나는…… 회귀했으니까.”

내 말을 들은 망량이는 말이 없다.

이글거리는 불꽃 속에서 조그만 입이 천천히 벌어진다.

거기에다 까맣고 커다란 눈 모양까지 생긴다.

“으에?!”

“으에가 아니야. 미리 말하지만, 장난도 아니고 거짓말도 아니고 진짜 회귀했어. 그리고 이걸 말한 건 너밖에 없으니까 입을 조심해야 하고.”

“으아!”

망량이가 확 커졌다가 작아지며 갑자기 분주하게 방을 뱅뱅 돌기 시작했다.

“이럴 수가. 이런 경우에 관해서는 들어 본 적이 없는데? 역시 주인님은 팔푼이인 건가? 아니,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이봐…….”

“드디어 말이 통하게 됐는데 이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야. 사실은 주인님이 제정신이 아니라거나……. 하지만 그런 게 큰 문제가 되나? 지금까지는 충분히 괜찮았는…….”

“어이! 망량! 진정해! 지금 누구보다 진정이 안 되는 건 나라고.”

“하지만~!”

“쉿.”

망량이가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폐도 없는 주제에.

“회귀……를 하셨다고요. 정말요?”

“그래.”

“회귀를…… 왜 하셨는데요?”

“그건 나도 모르지. 중요한 건 회귀 전에는 너도 없었고 이런 넥스트 레벨에 관한 정보는 아무도 몰랐다는 거야.”

게다가 그뿐이 아니다.

회귀 후에는 이것저것 조금씩 회귀 전과 디테일이 다른 것들이 있었다.

물론 지금 생각해 보면 망량이가 생기면서부터 바뀐 것들이 대부분이다.

“오…… 그런……. 그럴 리가……. 그래요?”

“망량아, 일단 네가 아는 것부터 전부 말해 봐. 네가 제일 중요한 키 같으니까.”

“하지만…… 이미 말했다시피 아는 것 전부를 말씀드렸는걸요. 주인님은 혼백의 인도자세요. 넥스트 레벨, 즉 소울 레벨이 없는 자들에게 자격을 부여하는 분이시고요. 전 혼백의 인도자를 보조하는 일개 도깨비불일 뿐이에요.”

망량이는 우물쭈물 말했다.

“주인님을 돕는다. 주인님이 마지막 퀘스트나 넥스트 레벨에 관해 잘 모르실 때 알려 주기. 이게 제가 아는 전부예요. 정말이에요! 뭐가 어디서 잘못된 건지 모르겠지만…….”

어디서부터인가 잘못됐다.

이게 현 상황을 관통하는 문장인 것 같았다.

엉망진창이다. 보아하니 망량이 역시 모든 걸 알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이 모든 건 뭔가가 비틀린 거다.

“후우…….”

한숨이 절로 나오지만, 그래도 다행이라면 인류 멸망을 막을 확실한 방법을 찾았다는 거다.

이 넥스트 레벨이라는 것만 있으면 된다.

“세상에 각성자가 몇 명인데…… 그 모든 사람이랑 소울메이트를 맺어야 한다는 말이야? 그게 말이 돼?”

“말씀드렸다시피 전부일 필요는 없어요. 단 몇 명만이라도 참가 조건에 맞으면 퀘스트가 정상 발동되고 퀘스트를 완료하면 인류 멸망은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퀘스트를 완료하려면 아주 강한 각성자들이 필요한 것 아냐?”

“으음…… 마지막 퀘스트 내용이 뭔지 저도 모르지만…… 아주 쉽진 않겠죠?”

“하아…….”

망량이는 다시 불안해졌는지 눈치를 보며 방을 조그맣게 서성였다.

‘이게 무슨 일이야. 스케일이 더 커졌잖아. 나만 그걸 할 수 있다고? 대체 그게…….’

머리가 어지럽다.

물론 인류 멸망을 미리 알고 대비하는 건 나밖에 없었지만, 그렇지만!

“혼백의 인도자라는 것도 하나밖에 없는 거야? 그럼 너는 이런 정보를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네가 이런 걸 알고 있다는 건 무엇인가가 너를 교육했다는 거고, 그럼 도깨비불은 너 혼자가 아니라는 것 같은데.”

“자, 잠깐! 잠깐, 잠깐! 천천히 물어봐 주세요. 저도 뭐가 뭔지……!!”

망량이는 방 저쪽 끝으로 갔다가 천천히 다시 다가오며 심각한 표정을 만들어 보였다.

“제가 알기로는…… 혼백의 인도자는 주인님뿐이시고…… 1분기 마지막 퀘스트를 돌파할 방법도 주인님뿐이세요. 제가 이 사실을 어떻게 알았냐고 하면…… 어떻게 알았냐면…….”

푸른 불꽃 속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진다.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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