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The Answer-339화 (339/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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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이 조용해져갔다.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로스 타임까지 포함하여 약 5분 여의 시간이 남아 있었으니까.

"...정말 이걸로 끝이구나."

한 팬의 나지막한 중얼거림, 그 속에는 아쉬움과 슬픔이 있었다. 분명 이기고 있는 경기였다. 2 대 0의 스코어, 남은 시간을 감안했을 때 리버풀의 승리는 이미 확정적이다. 이번 시즌, 리버풀은 두 골차 이상의 리드를 잡은 경기에서 뒤집힌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자신들이 지지하는 팀이 이기고 있다는 사실이 그들의 공허한 마음을 채워주진 못했다. 그보다는 한 선수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더욱 컸다.

"이렇게 잘 하는데...한 시즌만 더 뛰어주면 안 될까..."

"그러니까. 어딜봐서 저게 은퇴해야 하는 선수의 플레이냐고. 어린 선수들을 좀 더 이끌어 줄 수 있을텐데..."

그런 마음을 담은 말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한다. 실제로 이번 경기에서도 선제골을 기록하며 팽팽했던 흐름을 단번에 리버풀로 가져온 일등공신이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무나 하기 힘든, 환상적인 플레이로 말이다.

"...그만 해. 데이빗은 정말 많은 것을 해 주었어.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줘야지. 실제로 우리의 고집에 한 번 응답해 주었잖아. 이제는 보내줘야 할 때야."

"알고 있어. 하지만 아쉽잖아. 저 플레이를 두 번 다시 보지 못하게 된다니..."

머리로는 알고 있다. 데이빗은 이미 할 만큼 해 주었고 이제는 그의 뜻을 이해해 줘야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장 아쉬움을 털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팬들은 마지막 1분, 1초까지 그의 모습을 눈에 담겠다는듯 지켜보기 시작했다.

오히려 차분해진 경기장 분위기, 데이빗은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 상태에서 계속 뛰고 있었다. 오늘이 정말 마지막이었다. 20년 간의 현역 생활의 끝, 두 번 다시 이 붉은색 저지를 입고 이 경기장을 누빌 수는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힘들어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발이 끌려도 억지로 떼어 낸다. 가쁜 숨을 내쉬며 한 발이라도 더 전진했다. 그것이 가장 아름다운 방식의 마무리가 아닌가 했다. 이 클럽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는 성취감도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경기장을 뛴 선수였다고 기억되고 싶었다. 팬들에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을 보이고 후배들에게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고자 했다.

[정말 가슴이 뭉클하네요. 이미 경기는 사실상 리버풀의 승리로 굳어진 상황이지만 데이빗 장 선수는 멈추지 않습니다. 필사적으로 공을 쫓고 달립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 선수를 이렇게까지 달릴 수 있게 하는 걸까요?]

[선수는 플레이로 말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데이빗 장 선수의 저 모습은 그 자체가 메시지인 겁니다. 경기에 뛰는 선수라면 언제나 열정적으로 뛰어야 하고 최선을 다 해야 한다는 겁니다. 팬들에게 그렇게 기억에 남고 싶다는 말을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죠. 아마 동료 선수들도 느끼는 점이 많을 겁니다.]

[조용해진 경기장, 이제 곧 이별을 준비해야하는 리버풀의 팬들의 눈시울이 붉어 집니다. 마지막까지 그들에게 감동을 준 선수로 기억될 것이 분명합니다. 다시 한 번 노래하고 소리치기 시작하는 팬들, 데이빗 장 선수의 모습에 감명을 받은 것일까요. 정말 장관입니다.]

해설자의 말대로 팬들은 차오르는 격정을 참기 힘들었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는 듯, 나의 이 모습을 기억해 달라는 듯한 데이빗의 움직임은 그들로 하여금 자리에서 일어나게 만들었다. 눈물을 글썽이며 노래를 불렀고 소리를 지르며 그에 화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다가온 마지막, 심판이 경기 종료 휘슬을 불었다.

데이빗은 휘슬이 울리는 순간 눈을 감았다. 정말 끝이었다. 이제는 저 휘슬 소리를 들을 수도 없을 것이다. 20년 동안 쉼없이 달려 왔던 여정의 끝을 알리는 소리, 데이빗은 지나간 시간을 떠올렸다. 힘들었지만 성장하고 있음을 느꼈던 리저브 시절, 꿈같았던 프리미어리그 데뷔전, 자신과 함께 했던 수많은 사람들, 그들과 함께 들어 올린 수많은 트로피, 그리고...자신보다 먼저 떠난 그들. 이제는 자신의 차례였다.

"데이빗 씨!!!"

상념을 깨듯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감았던 눈을 뜬다. 아직 앳된 티가 역력한 지금의 동료들이 자신에게 달려 오고 있었다. 벅찬 표정을 숨기지 못한 브램, 언제나 틱틱 거리지만 귀여운 면이 있는 존이 가장 먼저 보였다. 데이빗은 환하게 웃으며 그들을 맞이해 주었다.

"뭐냐 꼬맹이. 표정이 왜 그래?"

"...내가 뭘."

평소 장난치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눈시울이 붉어진채 우물거리는 존 캐러거의 모습이다. 이러니저러니해도 데이빗에게 의지를 많이 하던 존이었기에 그의 은퇴가 현실이 되자 평정을 유지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데이빗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웃으며 존의 머리를 토닥이며 살짝 안아 주었다.

"내 빈 자리, 채워 줄 수 있지?"

"...당연하지."

목이 멘 목소리로 웅얼거리지만 확실히 들었다. 그거면 되었다며 데이빗이 그를 토닥여 준 뒤 다른 동료들과도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다.

"정말 수고 많았어요 데이빗 씨. 마지막까지 당신은 최고였어요."

"고마워 브램. 마지막까지 너희들이 잘 도와줬으니까. 덕분에 나쁘지 않은 마무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네."

"고생많았어요 영감. 뭐...가끔 놀러 오시라고. 최소한 문전박대하진 않을 테니까."

"앤디 녀석이 퍼스트 팀에 올라 오면 잘 해 줄게. 아무튼 정말 수고 많았어요."

아직 젊은 선수들이었기에 이별에 익숙하지 않은지 다들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평소였다면 프로라면 당연히 누군가가 오고 떠남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해주었겠지만 오늘 데이빗은 그런 말을 할 수 없었다. 이들이 눈물을 보이는 이유는 자신 때문이었으니까. 그들에게 괜찮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다는 사실이 고마웠고 행복했다.

"저기 봐요!"

브램이 한 쪽을 가리키며 소리친다. 그가 가리키는 곳을 따라간 데이빗의 눈동자가 점점 커진다. 여전한 모습들, 그리운 옛 동료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자신에게 박수를 쳐주고 있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함께 들어 올리는 모습, 커다란 붉은색 천에 짧고 강렬한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형제여, 너와 함께 한 시간을 영원히 기억할 거야

"이거 좀 오그라들지 않아?"

수아레즈가 나이먹고 이게 뭐하는 거냐며 궁시렁거린다.

"그냥 닥치고 들고 있어.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부끄럽다고 하면 어떡해?"

마틴 켈리가 핀잔을 준다. 수아레즈는 자신이 생각하던 문구는 이런 것이 아니었다며 조그맣게 투덜거렸다.

"뭐 딱히 할 일도 없었으니까. 다들 데이빗이 은퇴하는데 무언가 하나 씩은 해주고 싶다고 입을 모았고..."

"저 녀석도 좋아하네. 좀 있으면 울 것 같은데 말이야."

"하하...저 양반들이 다 올 줄을 몰랐네."

상당히 감동을 받은 기색이다. 눈가가 시큰해 지는지 살짝 눈두덩을 누르는 데이빗, 그 사이 오늘 경기를 진행한 심판들이 그에게 다가왔다.

"오늘 경기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데이빗 선수."

오늘 경기에서 사용된 공을 건네며 악수를 청하는 주심, 데이빗은 환하게 웃으며 그에 응했다.

"이제는 벨 씨와 경기장에서 보는 것도 힘들겠네요. 당신은 정말 훌륭한 심판이었어요."

"그리 말해 줘서 고맙네요. 당신은 정말 최고였어요. 내가 이 일을 하는 동안 당신같은 선수를 또 만날 수 있을까요?"

"하하, 과찬이네요."

한 두 마디 덕담을 나누고 자리를 피해주는 심판진, 이제 곧 은퇴식이 시작될 것이기에 시간을 길게 빼앗을 수는 없었다.

데이빗은 센터 서클에 섰다. 은퇴식이 시작되고 구단과 협회에서 공로패를 전달하고 특별 시상을 진행했다. 그가 잉글랜드 축구에 미친 영향력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했기에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심지어 영국왕실에서도 그의 은퇴식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런 행사들이 끝나고 이제 오늘의 주인공 데이빗이 마지막으로 팬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게 되었다. 자신의 손에 들린 마이크를 어색한 듯 살펴보던 데이빗이 조금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입가로 가져갔다.

"오늘 어땠나요? 괜찮은 경기였나요?"

짐짓 장난치듯 가볍게 말을 꺼내는 데이빗, 팬들은 열정적인 함성으로 대답해 주었다.

"사실 어제 잠을 제대로 못잤습니다. 오늘이 정말 마지막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어요. 마지막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할까, 무슨 말을 해야할까 고민했습니다."

조금씩 잦아드는 함성, 데이빗은 웃음을 지우지 않고 말을 이어 나갔다.

"하지만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저의 마지막은 오지 않은 것이니까요. 선수는 결국 플레이로 메시지를 전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까지 팀의 승리와 함께하고 싶었고 그것이 저의 의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언제나 행복을 느꼈습니다. 안필드에서 뛰는 것이 즐거웠고 여러분들 앞에서 절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이 즐거웠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저처럼 이곳에서 행복하길 원했습니다."

담담히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데이빗, 7만 관중이 들어찬 이곳 안필드는 그의 한 마디라도 놓칠세라 조용해졌다.

"저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세계 최고의 팬들과 선수들, 그리고 스탭들이 있는 이곳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니까요. 우리는 좋은 친구였고 형제였습니다. 가족만큼이나 서로를 좋아하고 사랑했죠. 이곳에서 보낸 20년은 제 인생에 있어 가장 큰 보물이 되었습니다."

조금씩 떨려오는 목소리, 데이빗은 애써 가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분에 넘치는 영광을 쥐었고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행복했습니다. 제가 당신들께 조금이라도 기쁨을 드렸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죠. 그것은 엄청난 일이었습니다. 제가 20년을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오직 그것 때문이었으니까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는 데이빗, 조금씩 들려오는 노래 소리가 그의 말문을 막았다.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 팬들의 모습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

자신에게 혼자 걷지 않을 거라고, 우리가 언제나 함께 할 거라고 이야기한다. 울면서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머플러와 저지를 하늘 높이 쳐들고 노래를 해 준다. 그 모습에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오늘 웃으며 떠나겠다고,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데이빗..."

어느새 다가온 스티븐 제라드가 살짝 그를 안아준다. 제라드의 눈도 어느새 조금 시큰해져 있었다. 아무말 없이 그의 어깨를 두드려 주는 제라드, 조금 진정이 되었는지 데이빗이 눈물 범벅이된 얼굴을 든다. 어느새 예전 동료들, 그리고 현역 선수들이 자신의 주변에 있었다. 데이빗은 미소를 지었다. 눈물 섞인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인사하는 데이빗.

"네, 저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었습니다. 오늘 이 경기장을 떠나지만 이 클럽이, 그리고 당신들이 앞으로도 행복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마이크를 내려 놓는다. 그의 곁에서 박수를 치던 동료들이 다가와 그의 팔과 다리를 잡았다.

"뭐...뭐하려고?"

"뭐긴. 너도 많이 해 봤잖아."

수아레즈가 씨익 웃으며 대답한다. 그리고 뭐라 대답하려던 데이빗에게 시간을 주지 않고 그대로 그를 높이 띄워 올린다. 어어 하는 사이에 하늘을 날기 시작한 데이빗, 현역들과 올드 멤버들로부터 받는 헹가래였다. 몇 차례 하늘을 날다 내려온 데이빗, 오늘 자신을 찾아와 준 소중한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와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쑥스러운지 말을 잇지 못하는 데이빗, 40대 중 후반에 접어든 나이지만 여전히 장난기 많은 호세 레이나가 데이빗의 목에 팔을 걸며 웃었다.

"수고했다 이 귀여운 녀석. 뭐, 남은 이야기는 파티장에 가서 하자고."

"하여간 페페...못 말려."

"저 인간은 지금 그냥 술이 마시고 싶은거야."

동료들의 가벼운 핀잔, 하지만 데이빗은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네요. 다들 오늘 집에 갈 생각하지 말아요. 20년 동안 참은 술, 오늘 다 마실테니까."

"죽이는데? 좋아. 오늘 오랜만에 다 모인김에 제대로 즐겨 보자고."

제이미 캐러거도 기분 좋게 외쳤고 다른 선수들도 하나 둘 호응한다. 데이빗은 그들 가운데 서서 관중석을 향해 박수를 치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아직도 자신을 향해 노래를 불러주고 있는 팬들, 여전히 벅차 오르는 느낌이었지만 더 이상 눈물은 나지 않았다. 그보다는 따뜻함이, 행복이 채워졌다. 아마 이런 감동을 두 번 다시 느끼지는 힘들겠지만 오늘로 충분했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 받았으니까.

'정말...행복했어...!'

[完]

============================ 작품 후기 ============================

연재를 처음 시작했던 것이 2013년 7월이었네요. 중간에 연중 기간이 없었다면 좋았겠지만 어쨌든 이렇게 마무리를 지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네요.

사실 대단한 생각으로 시작한 글이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그냥 개인적인 취미생활에 약간의 용돈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시작부터 저의 사심이 가득한 내용으로 채웠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응원하는 팀, 좋아하는 선수에 대해서 마음껏 써나갔습니다. 제가 리버풀이라는 클럽을 좋아하다보니 자연히 리버풀이 주인공의 클럽이 되었고, 제가 좋아하는 선수들은 주인공의 동료로서 작중에서 비중이 높아졌죠.

제 친구 중 한 명은 저에게 그런 말을 하더라구요. 이건 독자가 대리만족을 느끼는 소설이 아니라 작가가 대리만족을 느끼는 소설이라고. 반박불가였죠ㅎㅎ얼마전에 제 글로 검색을 해 보았는데 어떤 평에서 이런 내용을 발견했습니다. 여러가지 평이 있었지만 '팬픽' 느낌이 난다는 말이 있었어요. 역시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애초에 글을 쓰기 시작할때부터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이 글을 이렇게 많은 분들이 보실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인기가 많아지면서 초기 설정을 좀 바꿔 볼까, 좀 더 많은 내용을 쓸 수 있도록 개요 구성을 다시 해 볼까 싶기도 했습니다. 주인공의 이적과 관련된 문제가 특히 그랬네요. 하지만 그땐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다기 보다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처음 마음 먹은대로 끝까지 밀고 나가보는 걸로 결심했습니다. 이 글에서 부족한 점은 다음 글에서 채워 넣자고 생각했어요.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남는 글입니다. 제가 처음에 생각했던 부분을 제대로 표현했나 싶은 부분이 너무 많아서;; 완결이라는 글자를 붙이면서도 손이 안 떨어지는 느낌이네요.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글이기도 합니다. 아쉬움을 느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갈 길이 멀지만 조금씩 나아질 수 있을 테니까요.

여러모로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아 행복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이 글로 조금이나마 즐거우셨다면 그보다 더 뿌듯한 일은 없을 것 같네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차기작은 열심히 구상 중입니다. 이래저래 쓰고 싶은게 많다보니 쉽게 결정하지 못했네요. 그래도 거의 마음을 굳혔는데 아마 다음 작품은 '야구'에 관한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The Answer 연재 재개 전에, 야구로 조금 끄적거려 놓은 것이 있는데요...지금 다시 읽어 보니 완전 핵노잼이라...어휴...도저히 이걸 연재할 생각이 들지 않더라구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썼나 싶을 정도로 노잼이었네요. 바로 싹 다 지워버렸습니다. 흑역사는 지워야 제 맛.

네. 그래서 지금 구상 단계입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축구보다 야구가 좀 더 쓰기 편할 것 같네요. 야구는 제가 요즘도 직접 하고 있는 스포츠기도 하고(사회인 야구) 지식적인 측면에서는 축구보다 좀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물론 잘 안다고 잘 쓰는건 아니지만 ^^;;

잠시 휴식을 좀 취하고 구상 및 비축분을 어느 정도 만들고 나면 돌아 오겠습니다. 그 사이에 The Answer E북 원고 작업도 마무리해야겠죠. 틈틈이 The Answer의 본편에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외전으로 꾸며볼까도 생각중입니다.

그동안 읽지 못했던 다른 분들의 작품들도 열심히 읽으며 공부도 하고, 야구 경기도 좀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고, 못다한 게임도 좀 하고...응?;

아쉬움이 많다보니 주절주절 말이 길어 지네요. 그래도 조만간 차기작, 혹은 외전으로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길었던 연중기간에도 끝까지 글을 기다려 주시고, 마지막까지 부족한 글을 아껴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덕분에 이 글이 완결이 날 수 있었습니다. 차기작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조금이라도 보완하여 보답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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