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34 =========================================================================
'중거리 슈팅은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지?'
메시는 공을 잡고 돌아섰다. 제라드의 발에 살짝 공이 걸릴뻔 했지만 간신히 컨트롤해내며 그를 지나쳤다. 그리고 살짝 거리를 둔 채 자신의 돌파를 경계하는 상대 수비의 모습을 보고 혀를 찼다.
'우리 감독이 실제로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오른발을 강하게 공 옆에 디딘다. 그리고 팔을 돌리며 왼발의 백스윙을 시작한다. 그리고 활시위처럼 당겨진 왼발이 강하게 휘둘러질 때야 비로소 허겁지겁 슈팅 코스를 막기 위해 달려드는 상대의 모습이 보인다. 이미 늦었다는 것은 그들도 알고 자신도 알고 있다.
'나는 예외라고.'
메시 정도 되는 선수에게 감독 자신의 전술을 무조건 따르라 지시하는 감독은 없을 것이다. 과르디올라 감독 또한 마찬가지였고 실제로 메시에게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권한을 주었다. 그가 중거리 슈팅을 선호하지 않는 것은 중거리 슈팅에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유스 시절부터 몸에 배인 바르셀로나의 축구 스타일 때문이었다.
오늘 경기와 1차전을 통 틀어 처음 나온 메시의 중거리 슈팅, 전혀 경계하지 않았던 리버풀 수비진은 그에 대응하지 못했고 결국 메시의 슈팅을 리버풀의 골망을 다시 한 번 흔들었다.
해트트릭, 그리고 바르셀로나가 리버풀을 상대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뭘 멍하니 서 있는 거야?!"
벌컥 소리를 지르며 수아레즈가 달려 온다. 그리고 자신들의 골대 안에 있던 공을 꺼내 든다.
"역전 당했는데 팔자 좋게 가만 있을 거야? 우리는 두 골이 더 필요하다고!"
강한 승부욕을 보이는 그의 행동에 선수들이 이를 악 문다. 슬쩍 시선을 돌려 시간을 확인하는 캐러거, 이제 막 후반 15분이 지나고 있었다. 앞으로 30분이나 더 남아 있다는 사실에 묘한 느낌이 들었다. 역전할 시간이 충분하다는 생각보다는 30분이나 더 저들의 맹공을 버텨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웠다.
"정신 차려 캐라! 네가 그런 모습을 보이면 어떻게 해?! 부주장은 폼으로 달고 있는 거야?"
제라드가 그의 심리를 눈치챘다. 10년 이상 같은 팀에서 호흡을 맞추다 보니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실수에 대한 자책은 경기 끝나고 나서 해. 아직 포기하기엔 일러! 지난 원정 경기에서 후반에만 우리는 두 골을 따라 잡았어! 그때처럼만 하면 된다고!"
어떻게든 꺼져가는 불씨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여전히 어두운 표정들이지만 하나 둘 고개를 드는 선수들, 하지만 더 이상 길게 이야기할 시간이 없었다. 어느새 공을 들고 센터 서클에 당도한 수아레즈가 공을 내려 놓고 심판의 킥 오프 휘슬을 기다리고 있었다.
"쟤들을 봐. 우리 팀에서 경력도 제일 짧고 가장 어린 친구들이야. 저들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어. 그런데 베테랑이라고 하는 우리가 먼저 꼴 사나운 모습을 보여서야 되겠어?"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기고 제라드도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실상 제라드의 마음도 편한 것은 아니었다. 첫 역습을 만들어 낸 것을 빼면 그도 오늘 경기에서 크게 인상적인 활약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잘난 척하며 말은 했지만...나부터 정신을 차려야 해. 더 이상 민폐를 끼칠 수는 없어.'
큰 실수는 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있는 제라드였다. 리버풀에서 그의 위치라고 하는 것은, 무난한 활약으로 충분한 자리가 아니었다.
'카드를 한 장 더 받으면 4강을 뛰지 못하게 되지만...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이대로라면 4강에 올라가지도 못한다. 카드 걱정을 할 때가 아니었다. 좀 더 적극적으로, 거칠게 상대를 압박하리라 마음먹었다. 자신이 4강에서 뛰지 못한다고 해도 지금은 행동할 때였다. 자신의 플레이가 동료들의 투쟁심을 일깨워 주길 바라며 제라드는 마음을 다졌다.
이후 재개된 경기는 여전히 리버풀의 열세 속에서 진행되었다. 아슬아슬한 장면이 몇 차례나 계속되었다. 아마 바르셀로나 쪽에 운이 조금 따라 주었다면 쐐기골이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제라드의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와 호세 레이나의 눈부신 선방이 아니었다면 골을 먹혀도 진작 먹혔으리라. 레이나는 페널티 박스 내에서 페드로와 1 대 1 상황을 맞이했고 믿기지 않는 선방을 보이며 막아 냈다. 재차 이어진 다비드 비야의 슈팅마저 몸을 일으키며 막아 내며 투지를 보였다.
제라드도 투혼을 불살랐다. 마치 내일을 보지 않는 것처럼, 무식할 정도로 뛰어 다니기 시작했다. 거칠게 상대에게 어깨를 들이 밀고 깊은 태클을 시도했다. 그들이 조금이라도 위축되길 바라며, 그리고 동료들의 투쟁심이 다시 타오르길 바라는 애처로운 모습.
그리고 그들의 투지는 헛된 것이 아니었다. 자신들과 다른 그들의 모습에 선수들은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리고 상대에 대한 분노까지. 악 밖에 남지 않은 선수들은 무식하게 덤벼들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제라드의 의도가 성공했다고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격앙된 플레이가 오래가긴 힘들었다. 냉정히 계산된 플레이가 아니라 흥분한 채 움직이는 모습이었으니 체계적이지 못했고 효율적이지 못했다. 그래도 축 처져 있는 것보다는 나았지만 말이다. 제라드는 이들의 불씨가 꺼지기 전에 동점골을 성공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는 않았다.
'진짜 투우가 된 꼴이군...!'
거칠게 달려드는 자신들을 상대로 요리조리 솜씨 있게 패스를 돌린다. 그리고 적당한 파울성 플레이는 피하지 않고 그대로 몸으로 감내하며 그라운드 위로 넘어진다. 이기고 있기에 가능한 플레이, 시간을 끈다고 욕할 처지는 아니었다. 자신들이 그들과 같은 입장이라면 똑같이 했을테니 말이다.
'시간이 없어...빨리...'
초조해졌다. 지고 있을 때의 시간은 뭐가 이렇게 빨리 가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잠시 터치라인으로 공이 나간 틈을 타 수분을 보충하며 전광판을 확인한 제라드는 놀라고 말았다.
'벌써 후반 40분이라니...'
막고, 막고, 막다 보니 시간이 어느새 그렇게 흘러 버렸다. 두 골이 필요한 리버풀이었다. 로스 타임을 포함해도 기껏해야 7분 남짓한 시간이다. 3분에 한 골씩 넣어야 했다. 하지만 서둘러서는 일이 되지 않는다. 아니, 서두르기도 힘들었다. 상대의 압박은 리버풀이 쉽사리 공을 전진시키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다. 41분, 42분, 43분...데이빗은 입술에 피가 맺힐만큼 강하게 깨물었다. 더 이상 참고 있기 힘들었다. 역습을 위해 기다리고는 있지만 이대로라면 경기가 끝날 때까지 변하는 것이 없을 것 같았다. 결심한 데이빗의 행동은 빨랐다. 체력은 충분했다. 남은 몇 분에 남은 힘을 모조리 털어 넣겠다는 각오로 데이빗이 내려 왔다.
"패스!!!!"
목이 터져라 패스를 요구하며 손을 흔들었다. 자신이 내려왔다는 사실에 잠시 놀란 표정을 짓는 제라드가 보였다. 하지만 버릇처럼, 지체 없이 자신에게 패스를 연결해주는 캡틴이다. 데이빗은 자신을 둘러 싸기 시작한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움직임을 확인했다.
'뒤는 마스체라노, 그리고 옆에서 부스케츠.'
수비력에 있어서 최고 수준의 두 선수였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자신의 갑작스러운 합류로 인해 마크가 완벽하게 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데이빗은 제라드의 패스를 받음과 동시에 몸을 반회전 시켰다. 시선을 전방으로 고정했다. 옆에서 달려드는 부스케츠를 원, 투 터치로 피해 냈다. 제 자리에서 펼쳐지는 라 크로케타, 그리고 땅을 박차고 달리기 시작했다. 마스체라노가 옆으로 붙으려 들었지만 순간적인 속도 변화를 통해 그를 떨쳐 냈다. 미묘하게 속도를 떨어뜨리는가 싶더니 곧바로 치고 달리는 데이빗의 움직임에 순간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마스체라노가 뒤쳐지며 떨쳐졌다.
'어떻게든 해야해...!'
내려와서 공을 받아 냈기에 최전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니, 지금 자신의 위치가 최전방이었다. 수아레즈는 진작부터 미드필드에 가담한 상태였으니 말이다. 여기에서 막혀서는 안된다. 뒤로 돌리는 순간 게임 오버라고 생각했다. 지겨울 만큼 겪었던 상대의 강한 압박을 다시 겪는 일 밖에 되지 않았다. 동료들을 믿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스스로 어떻게든 해야할 때였다.
'사비...!'
옆에서 사비가 몸을 날려 태클을 걸어 오는 모습이 보였다. 카드를 불사한 깊은 태클, 급하게 공을 살짝 띄우며 그의 발을 피했지만 자신의 발까지 피하지는 못했다. 살짝 그의 발에 걸려 휘청이는 데이빗.
'이까짓 것쯤이야...!'
이를 악 물고 버텨냈다. 자신보다 체구가 작은 메시는 이보다 더 한 플레이도 버텨냈다. 나라고 못할 것 없다며 데이빗은 피치 위로 쓰러질 것 같았던 몸을 지탱했다. 그리고 멈추지 않고 달렸다. 휘슬을 입가에 가져갔던 심판도 경기를 속행시켰다.
'남은 건 둘!'
세 명을 제쳐냈다. 이것만 해도 엄청난 일이었다. 천하의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상대로 3명을 제쳐냈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재주가 아니었다. 아니,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기뻐하기엔 일렀다. 3명을 제쳤다한들 결국 골을 기록하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그저 아쉬웠던 분전이라고 몇 마디 언급된 뒤 모두의 기억에서 잊혀질 것이다. 데이빗은 그런 상황을 원하지 않았다.
사비의 태클은 아예 효과가 없지는 않았다. 잠깐 데이빗이 주춤하게 만들었고 그 시간은 헤라르드 피케와 카를레스 푸욜이 자리를 잡는 데 충분한 시간이었다. 견고히 자리를 잡고 있는 세계 최고의 수비수들을 향해 돌진하는 데이빗은 마치 불나방과도 같았다. 무모한 플레이, 평소였다면 스스로도 지양했을 플레이다. 하지만 지금은 받쳐주는 동료가 없었다. 어느새 푸욜의 앞까지 접근한 데이빗은 순간적으로 오른쪽으로 방향을 급격하게 꺾었다. 푸욜은 왼쪽에 피케가 있었기에 조금이나마 공간에 여유가 있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생각했다. 예상했던 바라며 푸욜이 당황하지 않고 그의 앞을 막아선다. 하지만 데이빗이 노린 공간은 그곳이 아니었다. 급격히 공을 꺾는 데이빗, 공을 꺾으며 발끝으로 공을 살짝 찍어 올린다. 왼쪽으로 슬쩍 떠오르는 공, 그 공을 데이빗은 머리로 받으며 앞으로 떨궈냈다. 그리고 푸욜과 피케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안 돼!!"
다급한 마음에 뒤에서 피케가 유니폼을 잡아당기는 것이 느껴졌다. 이미 페널티 박스 안이라 넘어진다면 페널티 킥을 받을 수 있을 것도 같았다. 하지만 불확실했다. 만약 심판이 반칙 콜을 불지 않는다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리라. 팔을 거세게 휘두르며 그의 팔을 떨쳐냈고 데이빗은 자유를 찾았다. 이제 눈 앞에 남은 것은 골대, 그리고 골키퍼 뿐이었다. 부랴부랴 달려 나오는 모습이 애처롭다. 데이빗은 가볍게 공을 다시 한 번 띄워 올렸다. 달려오던 골키퍼를 놀리듯 표표히 날아오른 공은 한 번 튕기고 골 라인을 넘어섰다. 그리고 안필드는 지진과도 같은 함성에 휩싸였다.
[오 마이 갓!!!! 믿을 수 없습니다! 오늘 제가 100번은 말한 것 같지만 정말 믿을 수 없네요! 이 경기는 정말 미쳤습니다! 역대 최고의 경기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데이빗 장의 커리어 최고의 골이 나왔습니다! 리버풀에게 패색이 짙던 후반 44분! 기적과도 같은 동점골을 만들어 냅니다! 오 갓! 대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혼자서 5명! 5명을 제치고 골을 넣어 버립니다! 다른 팀도 아니고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말이죠! 세상에 이런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또 있을까요? 오늘 신은 데이빗에게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아직 한 골이 더 필요한 리버풀입니다만! 시간은 아직 있습니다! 오늘 리버풀은 어쩌면 기적의 드라마를 쓸 지도 모릅니다!]
"씨발!!!넌 역시 최고야!!!"
"아직이야. 한 골 더 필요해!"
뒤에서 달려온 수아레즈가 격하게 자신을 안으며 기쁨을 표하는 모습, 하지만 데이빗은 웃지 않았다. 수아레즈도 금방 알아 들었다. 너무나 큰 기쁨이 잠시 그들에게 한 골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게 했을 뿐이다.
"그래! 네 말이 맞아! 얼른 가서 한 골 더 넣자고!"
이러고 있을 시간도 아까웠다. 데이빗은 가볍게 그와 하이 파이브를 나누고 골대로 달려갔다. 아직 한 골이 더 필요했다.
"저리 꺼져!"
자신이 공을 드는 것을 방해하는 발데스 골키퍼, 데이빗은 실랑이할 시간도 아까웠다. 낮게 으르렁대며 비키라고 말한다.
"말할 시간도 아깝다. 꺼져!"
수아레즈가 와서 거칠게 밀어버리고는 공을 챙긴다. 그리고 뒤도 돌아 보지 않고 센터 서클을 향해 달린다. 벅찬 표정을 짓고 있는 동료들의 모습이 보였다. 수아레즈는 크게 소리쳤다. 기쁨과 함께 속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감정을 담아서 말이다.
"젠장! 이 녀석이 혼자 날뛰고 있는데, 최소한 발목은 잡지 않아야 할 것 아니야? 남은 시간 기껏해봐야 3분이야! 다들 죽을 각오로 뛰어!"
그건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오늘 데이빗이 홀로 3골을 폭발시킬 동안 자신은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는 사실이 자존심 상했다. 기회가 없었다고는 하지만 데이빗은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냈다. 그 사실이 못내 분했다.
"한 골이야! 한 골만 더 넣자!"
"3분 뒤에 웃으면서 나가자고! 뒤처지는 녀석은 가만두지 않겠어!"
눈 앞에서 기적을 보았기에 그들은 다시 한 번 힘을 낼 수 있었다. 데이빗은 자신의 플레이가 그들에게 닿았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이제 남은 것은 역전하는 것, 그리고 승리를 만끽하며 그들과 함께 팬들에게 인사하는 것 뿐이었다.
"응...?"
센터 서클에서 휘슬을 기다리고 있는 메시의 표정이 영 좋지 못했다. 조금 불만스러운 표정, 아직 유리한 것은 자신들일텐데 왜 저런 표정을 짓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동점골을 먹어서 자존심이 상했나?'
고개를 갸웃한다. 하지만 휘슬이 울리고, 그는 메시가 그런 표정을 지었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우우우우우-
비겁하다!
정정당당히 붙어라 이 망할 꾸레 녀석들아!
야유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본격적으로 공을 돌리기에 나섰다. 공격할 의욕이 전혀 없는 모습, 이대로 경기를 굳히겠다는 의지였다. 데이빗은 이를 악 물었다. 경기 내내 폭발적으로 뛸 일이 거의 없었기에 체력 상황은 충분했다. 어떻게해서든 공을 빼앗고자 미친듯이 전방 압박을 시작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만만치 않았다. 상대의 진영에서도 제 집 드나들듯 마음껏 패스를 주고 받는 그들이었다. 자신들의 진영에 모두 내려와 공을 돌리고 있으니 수적으로도 우위에 있었다. 리버풀의 수비수들마저 가세하며 공을 빼앗기 위해 나섰으나 쉽지 않았다.
'젠장...!'
속절없이 시간이 흘러갔다. 정말 약이 올라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빼앗을만 하다 싶으면 잽싸게 다른 곳으로 돌려버리는 모습에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리고...시간이 되었다.
삑 삑 삐익-
"...아..."
종료를 선언하는 심판의 휘슬 소리, 기뻐 소리지르는 바르셀로나 선수들 사이에서 데이빗은 멍한 눈으로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졌구나..."
경기에는 비겼지만 결국 올라가는 것은 바르셀로나였다.
"......"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으면 했다.
"제길..."
한 걸음이 부족했다. 한 골만 더 넣었다면, 그럴 수 있었다면 지금 이렇게 무릎 꿇지 않았어도 되었을텐데.
"큭...젠장!!!"
기쁨에 겨워 환호하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자리가 그들의 것이어야 했다. 데이빗은 주먹으로 땅을 내리치며 오열했다.
============================ 작품 후기 ============================
-어...음....
-리버풀이 진다면 절 가만두지 않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 찔끔했는데
-역시 원래 계획대로...
-그래도 주인공은 지지 않았다능
-4강은?
-죄송합니다
-너흰 아직...아니 얘넨 아직 준비가 안됐...
-일단 한 대 맞아
-네?
-연재는 나중에 하고
-살려주세요
-그...그럼 즐감해 주세요
-(용기내어) 추...추천도 잊지 말고 부탁 드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