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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nswer-233화 (23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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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숨 막히는 전반전이었습니다! 아마 이 경기를 보고 계신 분들은 시간이 가는 줄 모르셨을 겁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축구라는 스포츠가 왜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 이 경기가 제대로 보여 주었습니다. 정말 수준 높은 경기였습니다.]

[리버풀이 먼저 선제골을 넣자마자 바르셀로나가 반격합니다. 그리고 재차 달아나는 리버풀, 골의 클래스도 모두 대단했죠. 4강을 향한 양 팀의 열망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각 리그를 대표하는 챔피언들의 자존심 싸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전반전은 2 대 1, 홈 팀 리버풀이 한 골 앞서나가며 마무리되었습니다. 잠시 후에 돌아 오겠습니다.]

데이빗 장의 두 번째 골 이후 리버풀의 기세는 확실히 끓어 올랐다. 동점골을 허용하며 잠시 주춤한 것은 사실이다. 비록 바르셀로나가 리버풀의 날카로운 역습을 경계하는 바람에 주도권을 한 번에 내주지는 않았지만 리버풀도 어느 정도 부담을 느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에이스의 한 방이 그런 리버풀의 부담감을 완전히 날려 버려 주었다. 메시와 같은 혼자서 다 뚫고 들어가는 득점은 아니었지만 그에 못지 않은 수준 높은 개인 능력을 보여 주었다. 팀 원들의 사기가 오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너희에게 메시가 있다면 우리에겐 데이빗이 있다.

세계 최고의 선수라 불리는 리오넬 메시에 비해 뒤지지 않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그들의 에이스였다. 선수들의 자신감의 원천은 그것에 있었다.

자신들이 각자 1인분 씩의 역할만 해 준다면 충분히 경기에 이길 수 있다는 믿음, 설령 실수를 한다고 해도 곧바로 그가 되 갚아 줄 거라는 생각이 그들을 편하게 해 주었다. 2 대 1로 한 발 앞서간 이후 그들이 안정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잘했어 데이빗. 오늘도 넌 역시 최고야!"

평소 조용한 편이었던 루카스 레이바가 라커룸에서 그의 등을 두드리며 격하게 칭찬한다. 데이빗은 씩 웃으며 손사래를 친다.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야 루카스.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고."

"그래, 안도하기에는 일러. 전반에도 메시 그 망할 녀석에게 완벽하게 당해 버렸다고."

자존심이 상했는 지, 캐러거가 이를 갈며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그는 일 대 일 상황에서 메시에게 아무런 부담을 안겨주지 못했고 허무하게 자신의 뒤를 허용해 버렸다. 다른 선수들도 조금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래, 순간적으로 우리 수비가 완벽히 박살나 버렸어. 방심해서는 곤란해. 한 골 더 내주면 동률이야.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 한다고."

바르셀로나에 위협적인 선수가 많다고 하지만 역시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는 메시였다. 지난 경기,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 선수들은 뼈저리게 그 사실을 느꼈다. 정말 수비하는 입장에서 머리가 돌아버릴 것 같은 선수, 재앙과도 같았다.

"그래, 사실 너희들이 못했다고 보기 어려워.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만큼 대단한 선수야. 최대한 그가 공을 잡기 전에 패스를 끊어 내는 것이 낫겠지. 우리의 두 번째 골도 거기에서부터 비롯된 것 아닌가?"

실제로 제라드가 페드로의 메시에게 향하는 횡패스를 잘라낸 것이 역습의 시발점이었다. 달글리시 감독은 그가 공을 잡기 전에 최대한 막아 낼 것을 주문했다. 선수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독과 함께 후반전의 방침에 대한 논의를 거듭했다.

힐끔 시계를 확인하는 달글리시 감독, 이제 곧 나가야 할 시간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마음을 다잡아 주고자 입을 열었다.

"이제 남은 시간은 45분, 남은 것은 누가 더 간절히 승리를 원하는 가, 그것 뿐이다. 여러분들은!"

고조되는 목소리, 강한 눈빛으로 선수들과 눈을 마주친다.

"오늘의 승리를, 그리고 빅 이어를 진정으로 원하고 있는가?"

"물론이죠!"

"말해 무엇합니까? 그건 우리 겁니다!"

데이빗이 가장 먼저 호응하며 외친다. 뒤따라 호세 엔리케도 나섰다. 다른 선수들도 질 수 없다며 목소리를 드높였다. 반드시 이기겠다는 함성이 라커룸 안에 울려 퍼졌다. 달글리시 감독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바르셀로나는 지금 세계 최고의 팀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를 제패한 팀이기도 하지. 그들의 축구는 현대 축구의 흐름이 되었고 트렌드가 되고 있다. 그리고,"

잠시 텀을 두는 달글리시 감독 그리고 자랑스럽다는 듯 선수들을 향해 말을 이어나갔다.

"그런 팀을 상대로 너희가 앞서고 있다. 나는 그 사실이 자랑스럽다. 긍지를 가지고 피치 위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고 와라. 그리고 증명해라. 세계 최고의 팀은 이제 우리 팀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Yes sir!!"

"젠장, 후반전 그냥 안 하면 안되나?"

"무슨 미친 소리야 그건?"

후반전 시작을 위해 선수들이 입장하자 안필드는 커다란 함성으로 가득찼다. 리버풀의 홈 팬들은 5년만의 챔피언스 리그 4강 진출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소리를 질렀고 노래를 불렀다. 한쪽에서는 빨리 리버풀의 승리가 결정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표현하는 이도 있었다.

"그냥 빨리 승리가 확정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이 잖아."

그 말에 핀잔을 주었던 친구, 그리고 주변 다른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은 동일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 리버풀의 승리를 바라고 있었다.

"그래도, 이 정도로 멋진 경기인데 계속 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 않아?"

긴장감 넘치는 경기였다. 자신들의 팀이 압도적으로 이기는 것도 아니었다. 마음 졸이며 지켜봐야 하는 소위 심장에 좋지 않은 경기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눈을 뗄 수 없는 수준 높은 경기력은 그들로서 상반된 감정을 가지게 했다. 이런 치열한 승부를 계속해서 보고 싶다는 축구 팬으로서의 원초적인 감정.

"그건 그래. 그래도 빨리 우리 팀이 세미 파이널을 확정 지었으면 좋겠어."

삐익-

심판의 휘슬과 함께 다비드 비야가 메시에게 공을 살짝 굴려 주었다. 메시는 후방의 사비에게 공을 내어주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에 발 맞춰 빠르게 라인을 올리는 바르셀로나의 선수들, 그들로서는 더 이상 물러 설 곳이 없었다. 최소한 한 골은 더 넣어야 연장을 바라 볼 수 있었다. 후반전이 통째로 남아 있다고는 하지만 여유 부릴 때는 아니었다. 최소 동점, 아니 역전까지 노리고 있었고 그런 그들의 의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마치 그들이 전반전에 당했던 기습을 그대로 갚아 주려는 듯한 모습, 경기 재개와 동시에 골을 노리는 모습이었다.

"당황하지 마! 공간만 내 주지 않으면 돼!"

혹여 선수들이 당황할까봐 크게 독려하는 목소리, 달글리시 감독은 어느새 테크니컬 에어리어까지 나와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다행히 리버풀의 선수들은 크게 당황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공을 빼앗아 내지는 못했지만 차분하게 상대의 공격을 지연시키고 있었다. 노렸던 기습이 통하지 않자 바르셀로나 선수들도 무리하진 않았다. 그들은 리버풀을 그들의 진영에 가두어 놓고 빈틈을 옅보며 공을 돌리기 시작했다.

'진짜, 저거 보고만 있어도 이렇게 짜증이 나는데...'

지난 1차전에서 징할 정도로 보았던 장면이다. 심지어 이번에는 더 했다. 지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더 공격적으로 나서는 바르셀로나였고 쓰리 백에서 한 명, 에릭 아비달을 끌어 올리며 미드필드에서의 숫자를 늘렸다. 역습에는 더욱 취약해 졌지만 그만큼 동료들이 느끼는 압박은 커졌다. 패스 기점과 2선에서 압박에 참여하는 인원이 한 명 더 추가되자 수적 우위로 간신히 균형을 붙들고 있던 리버풀이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

"루이스! 내려와서 거들어 줘! 데이빗 너는 전방에 남아 있으라고!"

점유율이 심각할 정도로 넘어가자 달글리시 감독이 참지 못하고 지시를 내렸다. 벌써 5분 가까이 공을 제대로 만지지도 못하고 있는 판국이라 어쩔 수 없었다. 역습 시에 파괴력은 떨어질 지라도 지금은 머리수를 맞춰야 했다. 그리고 데이빗이라면 불리한 상황에서도 공을 홀로 몰고갈 능력이 있는 선수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달글리시 감독의 결정은 조금, 아주 조금 늦은 셈이 되고 말았다. 이번만 막아 낸다면, 그리고 역습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골이나 다름 없다는 생각이 화근이 되었다. 기점이 하나 더 생긴 바르셀로나의 패스워크는 더욱 위력적이었다. 순간적으로 사비로부터 아비달, 그리고 메시까지 패스가 이어 진다. 제라드가 간발의 차로 메시에게 이어지는 패스를 잘라 내지 못했다. 메시는 자신을 마크하는 루카스 레이바를 피해 드리블을 시작하는 듯 싶더니 뒷 공간으로 쇄도하던 다비드 비야에게 스루 패스를 찔러 준다.

좁은 수비 틈 사이를 정확히 찌르는 패스, 순간적으로 리버풀의 수비 라인이 와해된다. 다비드 비야를 마크하는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비야는 침착하게 골문 구석을 조준하고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호세 레이나의 순발력이 빛을 발했다.

파앙-

놀라운 반사 신경으로 몸을 날려 공을 쳐내는 레이나, 그리고 피치 위로 쓰러지며 공의 행방을 확인했다. 다행히 캐러거가 먼저 걷어낼 수 있을 것 같아 보였고 조금 안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플레이는 끝나지 않았다. 찰나의 순간, 이변을 감지한 레이나가 부랴 부랴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크게 소리를 질렀다.

"캐라! 빨리!"

급하다 보니 어떻게 하라는 주문을 할 시간도 없었다. 사실 캐러거는 그리 굼뜬 행동을 한 것이 아니었다. 공을 마냥 기다린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뒤에서 달려드는 한 선수를 망각했다는 게 실수라면 실수였다. 패스를 날렸던 메시가 순식간에 접근하여 캐러거보다 먼저 공에 발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강하게 찬 공은 아니었다. 위력없는 슈팅, 하지만 억지로 몸을 일으켜 날리는 레이나의 손을 피하는 데에는 충분했다.

출렁-

가볍게 흔들리는 리버풀의 골망, 리버풀 선수들의 고개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제 경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따.

[역시 메시네요! 리버풀에게 쉽게 승리를, 4강행 티켓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메시의 동점골!]

[마치 전반전에 데이빗이 기록했던 두 번째 골과 거의 흡사한 골입니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수비가 클리어하기 전에 먼저 낚아 채는 무브먼트는 동일했죠? 정말 두 선수 모두 민첩함에 있어서는 최고입니다.]

[이렇게 되면 정말 모르겠네요! 양 팀의 승부는 90분이 모두 지난 뒤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마음이 급한 쪽은 리버풀이에요. 이제 한 골을 더 실점하게 되면 두 골이 더 필요해지는 상황이거든요? 이 골로 원정에서 벌어 놓았던 다득점을 모두 까먹은 셈이 되었으니 말이죠. 게다가 따라 잡힌 쪽의 심리가 더 불안할 수 밖에 없습니다. 리버풀 선수들은 빨리 마음을 추스려야 하겠네요.]

[이걸로 경기는 원점! 원점으로 돌아 갔습니다! 골 득실! 원정 다득점까지 모두 동일합니다! 승부는 알 수 없습니다! 누가 과연 세미 파이널의 무대에 올라갈 수 있을까요?]

"잊어 버려! 다시 시작하면 돼!"

떨어지는 고개를 간신히 세우는 말, 선수들은 이를 악 물고 버텼다. 후반 10분도 지나지 않아 벌어 놓은 것을 모두 까먹어 버리고 말았다. 전반이 끝나고, 그리고 라커룸에서 다졌던 결의가 순간 흔들릴 뻔했다. 어느 팀을 상대로 경기를 할때도 동점골을 얻어 맞게 되면 기운이 쭉 빠지기 마련이고 부담을 느끼게 된다. 하물며 뒤쫓는 상대가 바르셀로나임에야. 달글리시 감독은 선수들이 추스릴수 있도록,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르며 독려했다.

하지만 경기 흐름은 이미 바르셀로나로 넘어가 버렸다. 그들의 목을 죄던 원정 다득점 원칙마저 사라져 버린 지금 그들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없을 것 같았다. 간신히 멘탈을 잡고 있는 리버풀 선수들로서는 따라가기 벅찬 상황, 킥오프 휘슬이 울리고 1분도 지나지 않아 공격권이 바르셀로나로 넘어갔다. 그리고 다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한다.

"디르크! 준비하게!"

달글리시 감독은 마냥 손을 놓고 있지 않았다. 본인밖에 할 수 없는 역할, 교체 선수 투입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글렌 존슨의 움직임이 오늘 그리 좋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좀 더 역동적인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그를 위해서는 디르크 카윗만한 카드가 없었다.

"전 만전입니다 감독님."

묵묵히 준비 되었음을 밝히는 카윗, 그 또한 지금 경기 분위기가 영 좋지 못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이럴때 교체되어 들어가는 선수의 역할이 막중함을 잘 알고 있었기에 평소라면 한 두마디 던졌을 농담도 자제하는 모습이다.

"자네는 들어가서..."

사이드 라인에 서서 공이 밖으로 나가길 기다리는 시간, 그 시간도 아까운 달글리시 감독이 카윗을 붙잡고 그의 역할에 대해 꼼꼼히 설명을 계속했다.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투입을 기다리는 카윗, 하지만 공이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하다 못해 파울도 나지 않고 속절없이 몇 분이 더 지나갔다. 그리고 결국 다시 한 번, 사단이 벌어졌다.

============================ 작품 후기 ============================

-음 딱히 호날두 선수를 폄하하려는 건 아니었어요

-제가 뭐라고 그 선수를 폄하할 수 있겠어요

-두 선수 모두 위대한 선수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죠

-다만 소설에서 본의아니게 그런 느낌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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