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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마무리 됩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리버풀 간의 프리미어 리그 31라운드 맞대결은 결국 2 대 2, 무승부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지난 시즌에 비해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양 팀간의 대결답게 수준 높고 팽팽한 경기였습니다. 뉴캐슬로서는 지난 19라운드 안필드 원정에서 당한 패배를 갚아 줄 수 있는 기회였는데 아쉽게 되었네요.]
[후반 45분까지 2 대 1로 리드하고 있었으니 말이죠. 세인트제임스 파크를 가득 메운 홈 팬들도 승리를 예감했을 겁니다. 하지만 추가 시간을 1분 남겨 놓고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해 버렸네요.]
[역시 리버풀의 해결사는 데이빗 장, 이 선수네요. 오늘 리버풀이 기록한 두 골을 홀로 책임지며 팀의 패배를 막아냈습니다. 이게 바로 에이스의 역할이죠.]
[리버풀로서는 천만 다행입니다. 2위인 맨체스터 시티가 어제 승리를 거두었거든요. 만약 패했다면 승점 차가 5점까지 좁혀질 뻔했습니다. 무승부도 만족스럽지는 않겠지만 5점과 6점은 체감이 다릅니다. 특히 골 득실에서 리버풀이 한참 앞서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죠.]
[2연승과 2연패가 맞물린다면 뒤집히는 점수차이냐, 그렇지 않다면 순위가 유지되는 점수차이냐 라는 점이 중요하겠습니다. 그만큼 이번 무승부는 리버풀에게 있어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뉴캐슬은 맨체스터 시티에 패한 토트넘을 승점 2점 차로 바짝 추격하며 5위를 노리고 있습니다. 4위 아스날과의 승점 차이는 12점이 나는 상태라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은 획득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만 최근 기세라면 아스날로서도 방심하기 힘들겠네요.]
리버풀은 세인트제임스 파크 원정에서 상상 이상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사실 라인업에 문제가 있었다. 공격수들이야 지난 바르셀로나 전에서 활동량이 그리 많지 않았기에 체력 상황이 크게 악화되지 않았지만 미드필더들은 달랐다. 특히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스티븐 제라드와 루카스 레이바가 풀 타임을 소화했기에 이번 경기에서 출전시키기 어려웠다. 더구나 바르셀로나와의 2차전 경기가 4일 뒤로 예정되어 있는 상황이라 더욱 그럴수 밖에 없었다.
이에 달글리시 감독은 수비진과 미드필더를 로테이션 급과 리저브 멤버들을 활용하며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었다. 리그가 중요하긴 하지만 이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2위 맨체스터 시티와의 승점 차를 8점 차까지 벌려 놓았던 상황이라 조금은 여유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뉴캐슬이 만만한 상대는 아니라고 하지만 공격진만큼은 베스트 멤버로 기용할 예정이었기에 최악의 상황이라고 해도 패배는 면할 수 있을 거라 예상했다.
"내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었나 보군."
선수들을 먼저 구단 버스로 보낸 달글리시 감독이 클락 수석 코치에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클락은 강하게 부정하며 그를 위로했다.
"제가 감독님이라고해도 똑같이 했을 겁니다. 지금 스티비나 루카스, 그리고 다른 친구들에게는 휴식이 필요했어요. 만약 오늘도 출전을 시켰다면 다음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타격이 컸을 겁니다."
"그거야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리그가 더 중요한 상황인데 너무 욕심낸 것이 아닌가 싶어. 나중에 지금 잃어버린 승점 2점이 어떻게 돌아올 지 모르는 것 아닌가."
"그렇게 따지면 매 경기를 이겨야 합니다. 그건 불가능하다는 것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욕심이라니요? 8강에 진출했고 1차전의 결과도 나쁘지 않습니다. 당연히 다음 라운드 진출을 노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걸 욕심이라고 표현하는 건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후우..."
"그리고 무승부도 나쁘지 않습니다. 승점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도 아닌데다 주전들에게 휴식을 줄 수 있었고, 리저브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물론 승리했다면 최고였겠습니다만 지금 상황에서 모든 걸 다 가지려 하는 건 욕심이겠지요."
열변을 토하는 클락의 말에 달글리시 감독이 고개를 끄덕인다. 잠시 마음이 약해진 것 같다며 쑥쓰러운 표정으로 웃음을 흘린다.
"고맙네. 내가 잠시 약한 소리를 늘어 놓았구만. 뭐 이제와서 돌이킬 수도 없는 일이니 이제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야겠지."
"탁월한 선택입니다. 그게 감독님 다운 모습이죠. 이런, 선수들이 기다리겠습니다. 이만 가실까요?"
"30호 골, 31호 골 인터뷰 확정이네?"
옆 자리에 앉은 디르크 카윗이 데이빗의 허리를 쿡 찌르며 부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데이빗은 난감한 듯 뺨을 긁으며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이야, 31라운드만에 31호 골이라, 너 이번 시즌에 리그 몇 경기 뛰었냐?"
"잠시만요...어디 보자..."
손을 들어 자신이 결장했던 경기를 셈해보기 시작한다.
"...그때 감기로 못 뛴 경기까지 포함하면...3경기를 결장했었네요."
데이빗의 대답에 카윗이 휘파람을 불며 놀라움을 표했다.
"그럼 리그에서 28경기에 31골이네. 햐, 진짜 이렇게 들으니까 말도 안되는 기록이네. 오늘 경기 이후로 리그 경기에 출장 안해도 득점왕은 거의 확정이나 다름 없네."
"그건 아직 몰라요."
손사래를 치며 설레발이라는듯 부정하는 데이빗, 카윗은 무슨 소리냐며 반박한다.
"야, 지금 2위가 아스날에서 뛰고 있는 로빈 녀석인데, 그 녀석은 지금 전 경기 출장에 24골이란 말이야. 지금 남은 경기가 7경기니까 남은 경기에서 꼬박꼬박 한 골씩을 넣어야 너랑 동률이라고. 근데 니가 남은 경기를 모두 결장할리도 없고, 로빈의 득점 페이스를 보면 매 경기 한 골은 좀 무리로 보이니까 사실 상 확정이나 다름없지 뭐."
"그게 그렇게 되나요?"
"그게 그렇게 되는 겁니다."
자신의 코를 살짝 치며 말하는 카윗의 모습에 데이빗이 어깨를 으쓱한다.
"뭐, 받으면 좋은 거죠. 그래도 지금 말하기에 이른 화제라고 생각하는 건 변하지 않네요."
"재미 없는 녀석. 내가 너였다면 아마 득점왕은 당연히 먹는 거라 생각하고, 프리미어 리그 최초로 40호 골을 노려 봤을 거야."
'40호 골이라...'
프리미어 리그 역사 상 리그 40호 골을 달성한 선수는 없었다. 심지어 42경기로 시즌을 치렀던 과거에도 40골은 커녕 35골을 기록한 선수도 없었으니 말이다. 데이빗은 남은 경기 수를 헤아려 보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자신이 없다기 보다는 만만치 않은 페이스가 요구되는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7경기에서 9골을 넣어야 달성할 수 있네요."
"그렇지. 근데 이번 시즌에 니가 골 넣는 페이스가 그 정도 되지 않냐?"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비슷하려나요?"
정확히 셈해보진 않았기에 데이빗이 고개를 갸웃한다. 카윗은 뭐 어떠냐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건데 쉬울리가 있겠냐. 그래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잖아?"
"그거야 그렇죠. 가능하면 해보고 싶긴 하네요."
선수로서 리그 역사에 이름을 새길 수 있는 기회를 쉽게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데이빗은 주먹을 불끈 쥐며 의욕을 드러냈다.
"그래 당연히 그래야지. 매 경기 한 골씩이야 늘 넣고 있으니까, 그 중에서 딱 2경기에서만 멀티 골을 넣으면 되네. 뭐야, 이렇게 말하니까 별로 어려워 보이지 않는데?"
"말이야 쉽죠."
"솔직히 너도 방금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
"뭐...생각보다 할 만 하겠구나 정도?"
부정하지 않는 데이빗의 모습에 카윗이 그거 보라며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어깨를 두드려주며 씩 웃음을 짓는다.
"잘해 보라고. 이제 남은 건 리그하고 챔피언스 리그밖에 없으니까 부상만 아니라면 전 경기 출장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거야. 몸 관리 잘해. 내 생각에 넌 부상만 당하지 않으면 충분히 기록을 달성하고도 남아."
"높게 봐줘서 고맙네요. 몸 관리는 저도 신경쓰고 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몸을 사리면 안될테니 최선을 다해야겠죠."
"그래그래. 그럼 되는거야. 뭐, 그 전에 바르셀로나 전부터 잘 치러야겠지만 말야."
한 동안 잡담을 나누던 데이빗과 카윗은 슬슬 졸음이 오는지 연신 하품을 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대화가 줄어 들었고 어느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좌석에 몸을 묻은 채 잠에 빠져 들었다. 그 외에 몇 몇 대화를 나누던 선수들도 피곤했는지 조용히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고 버스는 고요해졌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정적을 깨는 목소리.
"자냐?"
"아니,"
캐러거가 옆 자리에 앉은 제라드에게 조용히 말을 붙였다. 주위를 둘러 보니 동료들 대부분 잠에 빠져 있었다.
"디르크하고 데이빗 녀석이 하는 얘기 들었지?"
"들었어. 벌써 30호 골을 넘기다니, 참 실감이 안나는 녀석이네. 기록도 그렇고 말이야."
프리미어 리그 출범 이후, 리버풀 소속의 선수가 득점왕을 차지했던 것은 단 2번, 97-98 시즌, 그리고 98-99 시즌에서 마이클 오웬이 달성했다. 그는 18골, 19골로 득점왕을 차지했는데 리버풀 역사 상 단일 시즌에 리그에서 30호 골을 기록한 선수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원 클럽 맨으로 커리어를 이어오고 있는 두 사람이 느끼는 감회는 그만큼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디르크 녀석 말이 맞아. 사실 상 득점왕은 9할 이상 확정되었다고 봐야지. 아스날의 반 페르시 녀석이 꽤 잘하고는 있지만 지금 7골 차이라고."
"득점왕 걱정은 진작 접었어. 당연히 받는 거야. 다만 40호 골이라..."
40호 골이 주는 무게감을 음미하듯 제라드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캐러거는 조용히 휘파람을 불엇다.
"만약 우리 팀에서 40호 골을 기록하는 공격수가 나온다면 정말 끝내주는 일이 될거야. 그렇지?"
"말해 무엇하겠어. 리그에서 처음 달성되는 기록이 우리 팀에서 나온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
본인들의 기록이 아님에도 그들은 진정 데이빗이 40호 골을 달성하길 바라고 있었다. 그만큼 그들은 리버풀이라는 클럽을 사랑했다.
"우승 가능성도 높고, 거기에 득점왕에 40호 골 공격수까지 나오면 이번 시즌은 최고라고 봐야겠네. 그렇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하는 제라드.
"너한테는 미안한 이야기일수도 있는데, 오해하지 말고 들어 줬으면 좋겠다. 괜찮겠지?"
"무슨 얘긴데 그래? 편하게 이야기해줘."
부담갖지 말고 이야기하라는 제라드의 말에 캐러거가 웃음기를 지우고 말을 시작했다.
"사실 저 녀석, 지금처럼만 해도 40호 골을 넣을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축구잖아. 갑자기 골 잘 넣던 공격수가 맛이 가는 경우를 우리는 실제로 너무 많이 보아 왔고 말이야."
"그렇지. 네 말이 맞아."
씁쓸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제라드. 그는 지금 첼시에서 뛰고 있는 절친했던 동료 토레스를 떠올리고 있었다. 득점과 관련한 클럽 레코드를 갈아 치울 만큼 재능이 넘쳤던 그가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던 것은 지금 생각해도 미스테리였다.
"그렇다면 우리가 좀 더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정확히는 네가 양보를 좀 해주는 거겠지만 말이야."
조심스레 말을 꺼내는 캐러거의 모습에 제라드는 비로소 그의 의도를 눈치챘다.
"페널티 킥 말이군."
진중한 태도로 고개를 끄덕이는 캐러거, 제라드는 문제 없다는 듯 수긍했다.
"나도 찬성이야. 뭐, 그 녀석이 새가슴도 아니고, 예전에 한 번 페널티 킥을 양보했던 적도 있었는데 잘 차는 것 같더라."
"실축하면 오히려 멘탈이 나가버릴지도 모르지만, 딱히 그럴 것 같지는 않아. 남은 경기가 7경기니까 못해도 페널티 킥이 한 두번은 나오지 않겠어?"
"그래. 1~2골만 거저 넣을 수 있다면 40호 골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테니까. 경기 당 한 골씩만 넣으면 되는거 아냐?"
"...언제부터 경기 당 한 골이 이렇게 쉬운 일처럼 얘기하게 되었는 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래."
캐러거의 말에 제라드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말하고 나니 스스로도 위화감을 느끼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러게. 사실 엄청난, 말도 안되는 페이스인데 말이야. 근데 우리 눈 앞에서 한 시즌 내내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녀석이 있으니 어쩔 수 없잖아. 안 그래?"
"맞아. 그런 페이스가 아니었다면 애초에 40호 골에 도전할 자격도 없었겠지."
껄껄 웃으며 기분 좋게 대화를 마무리하는 두 베테랑이다.
"내가 내일 감독님께 말을 하도록 할게. 데이빗 녀석도 거절하진 않을 거야."
"혹시 모르지. 제가 어떻게 감히 캡틴이 차는 페널티 킥을 찰 수 있겠어요? 라고 할지도."
"...젠장. 닥쳐."
============================ 작품 후기 ============================
-데이빗 40호골 공략 파티 모집중(2/10)
-딜러장(제라드)이 페널티 킥 버프를 뉴비에게 양보했습니다
-님 극딜염
-낮에 클로저스를 잠깐 했는데
-늑대개 시나리오(나타) 진행하다가
-홍시영 하는 짓보고 암걸릴뻔
-명치 때리고 싶어지는 캐릭터
-클로저스 하시는 분 계시면 같이...?
-쩔좀...
-30대 아재다보니 컨이 발컨